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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인연 - 동창이 겪은 이야기

title: 이뻥익명_d6a0642014.10.04 02:19조회 수 2084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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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고등학교 동창의 결혼식 피로연을 갔다가 희안한 이야기를 듣게 되어 써 보겠습니다.

 

세상에는 인연이라는게 있다고 느끼게끔 하는 일화이기도 하네요.

 

고등학교 졸업 후 결혼식 까지 단 한 번도 연락이나 만남을 갖지 못했던 그 친구는 저희끼리 운영하는 상조회에 연락을 해 왔다고 상조회 총무가 전하더군요.

 

결혼을 하게 되니 상조회 멤버들의 전화번호를 알고 싶다는 내용이었다네요.

 

그런 이유 였는지 처음 전화를 받을 때는 누군가 하고 의아해 하다가 반가워 했던 기억이 있네요.

 

몇일에 결혼을 하니 꼭 와달라고 하더군요.

 

연락 한번 없이 지내다가 염치도 없이 연락한게 굉장히 미안하다고, 얼굴을 보고 싶으니 꼭 참석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흔쾌히 응하고 이메일로 청첩장을 받게 되었죠.

 

저는 결혼식 돌 등등 기타 행사에 연락을 취해 참석을 요청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무슨일이 있어도

 

참석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소한 나를 잊지 않고 연락을 했다는 성의 표시로 생각을 하죠.

 

어중간하게 친한 친구가 청첩장이나 연락 한 번 없이 참석하기를 기대한다면, 저는 기대에 응해주

지 않는 성격도 가지고 있습니다.

 

결혼식 당일날 상조회의 여러 멤버들이 모여 그의 결혼을 축하해 주었고 식사 도중에 인사차 들르

게 된 새신랑이 참석한 친구들을 위해 동인천에 한 술집을 예약해 두었다는 말을 전해 주고 돌아가는 것을 보았답니다.

 

그 때 쯔음이 약 3시?

 

예약된 시간까지는 3시간 정도가 남아있어서, 식사 후 집에 들렀다가 옷을 갈아 입고 오겠다는 친

구들이나

 

기타 사정으로 참여가 어려운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시간 떼우기용 당구장에 가자는게 거의 지배적

인 의견으로 가고 있었죠.

 

그리고 시간은 흘러 저녁 6시.

 

피로연 장소에서 신나게 웃고 떠들다 보니 어느새 9시를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자정이 넘은 시간...

 

돌아갈 친구들은 이미 다 돌아갔고, 다음날 오후 비행기를 예약해 두었다는 새신랑은 굉장한 여유

를 부리고 있었죠.

 

 

"야 다른 애들은 피로연장도 안가고 바로 튀던데, 너는 괜찮냐?"

 

"비행기표가 없어서 어찌하다 보니 그렇게 됐네."

 

대충 저런 사정이었고 자정이 넘은 시간에 우리는 1차를 끝내고 2차를 목표로 한 술집으로 들어갔

죠.

 

이젠 자정이 훨씬 넘어 다음날로 날짜가 넘어간 시간.

 

거의 다 직장인이라 새벽으로 가는 시간에 장사가 없는 것인지, 그 때 모인 인원은 새신랑과 새신

부 저 포함 약 8명 정도 되어보였는데, 그 중에서도 자리에 앉자마자 뻗어 버리는 친구들도 몇 있더랬죠.

 

한 5명의 남녀가 술잔을 주고 받고 있었는데,

 

친구 중 한명이 묻기를,

 

"제수씨. 이 녀석 어떻게 만났나요?"

 

"아....이 이요?"

 

"이이? 벌써 그렇게 불러요?"

 

"아니 그게 대외적으로는....그렇게 하는게..."

 

살짝 웃으며 고개를 젖는 새신부.

 

신부 화장기가 조금은 남아 있는 듯 해 보였습니다.

 

"야야. 아까 그만큼 놀렸으면 됐지. 그만해라."

 

새신랑이 방어하고 나서더군요.

 

하긴 피로연장에서 무척이나 짖궂은 일을 많이 당했으니까요.

 

"내가 대신 이야기 해 줄게. 듣고 놀라지나 마라."

 

"약점잡고 협박하고 그런거 아냐 이거?"

 

"어허. 일단 들어봐."

 

사연은 이랬습니다.

 

군대 제대 후 마땅히 할일이 없어, 이왕이면 서울에서 뒹굴자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서울에 숙식 제

공 하는 회사를 찾아 여기 저기 구직활동을 벌였답니다.

 

하지만 생각대로 쉽지는 않았고, 끝내는 그냥 인천에서 직장을 구해야 하는 원점으로 돌아오게 되

었다네요.

 

그 와중에 생긴 인연이 있었으니, 구직을 위해 계속 전화를 하며 정이 든 아웃소싱 업체의 한 여성

 

즉 지금의 새신부가 주인공이었답니다

 

"허...인연이 그렇게도 생기냐? 재주도 좋네..."

 

저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부러울 따름이었죠.

 

그 속 사정이야 어찌되었든 여기저기 구직자리를 알아보면서 전화로 여러번 이야기 하다 보니 서

로간 호기심도 생기고 해서 한 번 만난 계기가 연인으로 발전하고 지금 까지 오게 되었다는 군요.

 

"그런데 말야 얘랑 인연이....."

 

웃음기 섞인 얼굴이 약간 거둬들이며 고개를 돌려 새신부를 바라보는 그.

 

집게손으로 신랑의 볼을 꼬집고 흔드는 모양새가 참 다정해 보이기는 개뿔...ㅜㅜ

 

하여튼...

 

그들의 연애기간이 약 7년 정도 되었다는데...

 

항상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모양입니다.

 

다른 연인들과 마찬가지로, 싸우고 헤어지기도 몇번.

 

그리고 그 싸운 이력중에 정말이지 다시는 안 볼것 같이 싸우고 헤어진게 결혼전 마지막이었을 때

 

였다네요.

 

"그때 얘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무슨 여자가 고집이 그렇게...아!! 아야!"

 

정말 보기에도 아플정도인 팔뚝의 살점을 떼어내듯 꼬집는 새신부의 손짓이 보는 저도 두렵게 만

들더군요.

 

"왜 그러게 여자를 화나게 해. 그러고도 결혼까지 용케왔다."

 

"그렇죠?"

 

맞장구를 치는 새신부.

 

저는 언제나 여성의 편입니다.

 

각설하고......

 

그 다음 이야기를 계속 잇는 새신랑.

 

 

 

그렇게 심하게 싸우고 몇일이 지나고 몇주가 지나더니 금새 두달이 지나갔다고 하더군요.

 

술도 엄청 마셨다고 하네요.

 

정말이지 이제는 정말로 끝인가 싶어 울기도 많이 울었다네요.

 

그래도 예전에는 누구 한쪽이 먼저 전화를 해 화해하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그럴 낌새마저 느껴지

지 않았고, 새신랑도 그 때 만은 자존심이 허락을 하지 않아 연락을 참으며 거의 반 폐인 상태로 직장을 다니고 있었던 시기였다고 하네요.

 

그러던 어느날 이었답니다.

 

야근을 하고 나온 시간이 약 밤 9시 정도 였답니다.

 

종로5가에 직장이 있어 인천행 전철을 타고 용산까지 와서는 다시 동인천행 직행 열차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는 변함없는 코스인데....

 

그날따라 좀 변한게 있다면 직행을 타는 이유가 빨리 가는 것도 있지만, 자리에 앉아 갈 수 있는

 

편안함이죠.

 

그런데 희안하게 그날은 서서 가야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더랍니다.

 

그래서 문가 손잡이에 기대고 서서 이어폰을 꼽고, 노래나 감상하자는 생각으로 창밖의 풍경을 멍

하니 바라보고 있었다네요.

 

어느새 전철은 신도림을 지나고, 그렇게 한산하던 공간도 거의 다 사람으로 가득찼더랍니다.

 

그리고 역곡을 지나 부천으로 가는 중간 지점이었다나요?

 

"응?"

 

뭔가 귀에 스친듯한 소리를 따라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네요.

 

고개를 돌린 눈앞에 보이는 건 몇몇 서있는 사람들과 앉아서 졸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정도.

 

이어폰에서는 계속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바깥소리는 안 들릴정도로 볼륨을 올려놓고 듣는

 

취향이라 그 소리를 깨고 들어올 정도의 소리였다면...

 

그전에 희안하게 신경을 쓰게 만드는 소리였답니다.

 

돌린 고개 그대로 시선이 닿는 이곳저곳을 세세하게 살펴보았지만,

 

뜻모를 소리가 귓가에만 남아있지, 근원지처럼 보이는 형태의 사물은 전혀 분간해 낼 수 없었던 모

양새 였답니다.

 

'노래 소리에 그런게 섞여있을리는 없는데....'

 

하는 정도로 생각하고 말았답니다.

 

그의 말로는 수백번도 더 들은 노래이고, 그런 소리가 당연히 섞일리는 없다고 전해주더군요.

 

저 또한 그렇게 어렵지 않게 이해 할 수 있었고요.

 

수십 수백번도 더 들은 노래에 뭐가 섞여 들렸으니, 그렇게 반사적으로 반응했을 것이고요.

 

그냥 환청을 들은 것이겠거니 하고, 별 생각없이 어두운 창문을 바라보며 지금 지나는 곳이 부천과

송내 중간쯤이라는 것을 인지 할 수 있었던 그 때였답니다.

 

'또?'

 

이번엔 확실하게 들을 수 있었답니다.

 

귓가에 남은 여운을 확실히 되새겨주는 소리.

 

자기도 모르게 고갤 돌려 보지 못했던 등뒤에 풍경을 보며, 소리의 근원을 찾으려 했답니다.

 

'나한테 들릴정도의 흐느낌이면, 거의 울먹이는 정도일텐데....'

 

돌아본 등 뒤나 마주 본 정면에서 울먹이고 있는 여자를 찾을 수는 없었답니다.

 

당연히 그렇게 큰 울음 소리를 주위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반응으로 앉아 있을리는 없었으

니 말이죠.

 

그는 내심 의구심이 들면서도, 확실히는 부정하지 못하고,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보기는 했지만, 주

위의 풍경만으로는 절대 찾아 볼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 정도쯤 되자 그냥 무시 할 수는 없는 소리가 되서, MP3 의 볼륨을 조금 낮추고 그 흐느낌에 귀

를 기울이게 되었답니다.

 

그러나 다시 들리지는 않았던 모양이더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귀에 신경을 모으고 소리를 잡아내는데 열중하다가 한순간 긴장을 풀었던 그 순간이었다고

하네요.

 

'흐흐흑...'

 

온몸이 저릴 정도로 소름이 돋아오르며, 소리는 귓가에 확실히 새겨지고 있었답니다.

 

발끝부터 올라오는 공포를 겨우 억누르며, 고개를 돌리면 또 보이지 않을 것 같아 어두운 창문에

반사된 풍경으로 그 소리의 근원을 찾아 볼려던 그 순간 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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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창문으로 반사된 전철안의 풍경안의 하얀 소복을 입은 긴 검은 머리의 여자가 돌아앉아 흐느껴 울고 있더라는 겁니다.

 

"허헉!!!"

 

반사적으로 비명이 먼저 튀어나왔다네요.

 

아무 의구심 없이 살펴보던 풍경이라 놀라움은 극에 달했다네요.

 

뒷 걸음질 치며 넘어질 뻔 한 몸을 겨우 가누고 나니, 주위에서 자신에게 집중된 시선을 따갑도록

느낄 수 있었답니다.

 

운이 좋았던건지 때마침 전철문이 열리고 그는 확인도 안하고 바로 전철에서 내려 저만치 멀리 자리를 옮겼답니다.

 

그쯤되자 무서움 보다는 쪽팔림이 더 우선이었고, 자신을 쳐다보는 누가 있나 싶어 이리저리 고개

를 돌리고 있었을 때였답니다.

 

'옘병...저런게 진짜 있네...'

 

그때서야 자신이 본게 헛것인지 가늠도 안될 귀신일까 싶은 존재였던가 생각되니 오싹함이 온몸을

 

강타하더랍니다.

 

괜시리 쪽팔림은 사라지고 얼른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야하겠다 싶어 개찰구로 나가는 계단을 향

해 잰걸음으로 달리듯 걸었답니다.

 

그러던 중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는데,

 

'부평?'

 

부평이라는 역 이정표가 보이더랍니다.

 

그 때 즈음 되니 무서움도 족팔림도 다 사라지고 한가지 생각나는게 있더랍니다.

 

얼마전 싸우고 헤어진 여자친구를 항상 데려다 주던곳이 부평역이었다죠.

 

정말 누구의 의지로 그랬는지 모를정도로 주머니안에 핸드폰을 꺼내 여자친구의 전화번호 단축키

를 누르게 되더랍니다.

 

약 10여 회 이상의 신호가 가더니, 상대편에서 통화를 수락한 음이 들리면서 귀에 익숙한 여자친구

의 목소리가 들리더랍니다.

 

"...여보세요..."

 

누가 들어도 알 수 있는 흐느낌이 섞인 목소리.

 

그는 하마터면 핸드폰을 손에서 그냥 놔 버릴 뻔 했다고 손에 핸드폰을 들고 힘없이 떨어뜨리는 시

늉을 해 보이더군요.

 

 

전철안에서 들렸던 흐느낌이 익숙하다고 느낌을 받고, 그토록 소리의 근원을 찾으려던 이유를 전화넘어로 들려오는 여자친구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네요.

 

그렇게 소리에 반사적으로 행동했던 것은 여자친구의 목소리임을 불현듯 알고 있었던 본능이랄까

하는 식으로 표현을 하네요.

 

그는 자신도 모르게 첫 마디로,

 

"너 무슨일 있니?"

 

하는 물음을 던졌고, 여자친구는 한참을 흐느끼다가,

 

"아빠 돌아가셨어...."

 

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그는 그길로 위치를 물어 병원으로 달렸고, 병원에 도착한 그 시간이 그녀의 아버님이 돌아가신지

 

10시간 정도 흐른 시간이었답니다.

 

평소에 지병이 있으신 아버님은 그녀가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한달 정도 후에 입원하셨고, 끝내는

그날오후 1시정도 운명을 달리하셨다는 이야기를 도착해서 들을 수 있었다는데, 그곳에 도착해 한 번 더 놀란 것은 하얀 소복을 입고 머리를 묶지 않은 그녀를 보았을때 였답니다.

 

그 모습은 전철안에서 봤던 그것의 모습과 완전히 판박이 였다고 하네요. 때마침 머리를 풀어 헤치고 다시 묶을려던 그 모습이 아니었다면, 절대 상상하기도 힘들었을 모습이었기도 했다고 전해주더군요.

 

여기까지 듣고나니 저는 왠지 새신부가 무섭게 까지 느껴지더군요.

 

눈치를 챘는지 눈웃음치며 그런 표정 하지 말라고 하던 새신부의 얼굴도 기억합니다.

 

얼마전 신혼여행 잘 갔다왔다고 친구에게 문자가 왔는데, 답문은 못 보내고 그저 잘 살겠거니

 

생각한답니다.

 

정말 인연이란게 어찌볼때는 무섭기까지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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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예전에 교대 근무를 할 때 였습니다.

 

네트워크 관제 업무를 할 때 였는데 그때는 3개조로 해서 주간 야간 철야 이렇게 세파트가 돌아가

던때였었죠.

 

그 중 동료가 철야 파트 때 겪었던 이야기를 예전에 써놓고 이제야 올리게 됐네요.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철야 근무 파트의 특성상 새벽 시간대에는 피곤함과의 마라톤을 하게 되죠.

 

엎드려 자다가도 전화가 오면 화들짝 놀라 깬다거나, 업무 특성상 새벽에도 안심을 할 수 없어 새

벽에도 낮과 같은 근무상태를 유지해야만 했죠.

 

아마 새벽 2시인가 였답니다.

 

자정이 되면 건물의 출입구를 봉쇄해서 밖으로 나갈 수가 없기 때문에 편의 점에서 미리 야식 거리

를 사다놓고 먹곤 했었거든요.

 

그때 준비 하지 못하면 5시까지는 그 안에서 배고픔을 견뎌야만 했던거죠.

 

그날도 업무를 하다 서버쪽 관제하는 분과 저희쪽 즉 이야기의 주인공이 소속된 네트워크 관제인

원 두명 총 세명이서 사다놓은 야식거리를 먹으며 대충 대화를 끝내고 돌아간 시간이 3시가 좀 안

되어서 였다더군요.

 

저도 그랬지만, 원래는 자야할 시간에 눈을 뜨고 버틴다는 건 상당히 몸에 데미지를 주는 일이죠.

 

저의 경우는 꼭 새벽녁에 설사를 한 번 한다거나 하는 증세를 겪고 있던 시기이기도 하고요.

 

이 이야기를 해 준 그분도 저와 비슷한 증세를 겪은 적이 꽤 된다면서 화장실에 갔던 이야기를 해

 

준것이었죠.

 

대화를 하고 야식을 먹고 자리에 돌아와 30분 정도 지나니 배에 살살 신호가 오더랍니다.

 

'아 신발 꼭 이러네...'

 

하는 불만을 안고, 화장실에 갔을 때 였답니다.

 

참고로...

 

지금 생각해보면 좀 뭐랄까..

 

그 화장실 밤에는 별로 가기 싫더군요.

 

그냥 분위기가 어두움을 분출한다 해야 할까요?

 

큰 건물 홀 옆 한 구석에 있는 화장실이고, 1층에 있는 인원이라면 꼭 그곳을 사용하기에 평시에는

사람의이동이 많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없는 새벽녁이 되면 그렇게 음산한 분위기를 내기도

어려워 보일 정도인 곳이었죠.

 

어쨌든 화장실에 갔고 급한 마음에도 다 열려있는 좌변기실 저 끝으로만 시선이 가더랍니다.

 

항상 사용하는 곳이었겠거니 생각되더군요.

 

급하게 문을 닫느라 '쾅' 하는 소리가 흠칫 놀랄정도로 크게 울리긴 했으나 일단 바지 부터 내리는

게 우선이었다죠.

 

근심과 함께 첫발을 내보내고 나서야 마음이 스윽 안정이 되더랍니다.

 

그렇게 안심이 되니 급하게 오느라 손에는 아무것도 없어 볼 일 보는 시간이 매우 적적했다죠.

 

이리저리 뭐 볼게 없나 주위를 둘러봤지만 그저 두루마리 휴지들만 보일 뿐이었고, 그렇게 여기 저

기를 둘러보던 시선은 저만치 천정으로 향하게 되더랍니다.

 

'..........'

 

벽이 오른쪽에 있는 맨끝 화장실로 1시 방향으로 고갤 돌리면 화장실 창문이 있습니다.

 

낮에는 몰랐는데, 밤에 앉아서 보니깐 가로등에 비추이는 흔들리는 나무가지들이 괜히 이상한 생

각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죠.

 

'낮에는 몰랐네...새벽엔 첫번째 칸으로 사용하자.'

 

라고 생각이 들더랍니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 어두운 나무가지들의 흔들림을 보자니 자연스례 그런 생각이 들만도 하겠죠.

 

저도 그전에 똑같은 생각을 했었으니까요.

 

그렇게 배에 신호가 거의 다 사라지고 충분하다고 느꼈을 무렵,

 

'또각또닥'

 

구두소리가 저 멀리 홀에서 부터 울리는가 싶더니 화장실 안쪽으로 이어지더랍니다.

 

'또각또각또각'

 

구두굽 소리는 남자의 구둣발 소리임에는 확실했다죠.

 

바로 옆칸으로 소리가 이어지고는 뒤이어 문을 잠그는 소리가 들렸답니다.

 

그리고 뒤잇는 옷을 내리는 소리도...

 

'경비 아저씬가?'

 

좀전 화장실로 향하며 잠깐 돌아본 인포메이션에서 경비 아저씨가 졸고 있는것을 보았던 기억을

 

떠올렸답니다.

 

그렇게 중요한게 아니었다죠.

 

볼일을 완전히 끝마친 동료는 좌변기의 물을 내리고 화장실 세면대로 향했답니다.

 

물 내려가는 소리가 크고 여운이 길게 이어지니깐 왠지 민망했다고 하네요.

 

그 때까지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답니다.

 

수도를 틀고 손을 씻은다음 새벽녁이라 번들번들 두껍게 번진 얼굴의 기름을 걱정하며 세수를 한

번 할까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였답니다.

 

'쿠우~~쏴아~'

 

하는 좌변기 물 내리는 소리가 들리고, 동료는 곧 누군가 나오겠지 하는 생각에 어차피 옆 서버실

동료 아니면, 경비 아저씨겠거니 하고 인사나 하고 이야기나 잠깐 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네요.

 

그리고 좌변기의 여운이 완전히 사라졌을 때 쯤...

 

동료는 세수를 대충 마치고 얼굴을 들여다보며 옆에서 누가 나올까 내심 상상을 하며 기다리고 있

었다죠.

 

그러나 화장실의 모든 소리가 정적에 다시 묻힐만큼 고요해질동안에 그 화장실의 문은 굳게 잡겨

 

있었답니다.

 

'........누구지...'

 

하는 의문이 살짝 들더랍니다.

 

'뭐 상관없지.'

 

하고 돌아설 생각에 세면대를 완전히 뒤에 두었을 때 였답니다.

 

'딸칵'

 

자신이 일을 보았던 옆칸에서 문고리를 밀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답니다.

 

누군지 기대를 했었던 모양인지 그대로 밖으로 나가기 보다는 반사적으로 고개가 돌아가 누군지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죠.

 

생각과 동시에 화장실의 문은 안쪽으로 끌리듯 열리고.....

 

".........."

 

약 10초 정도는 홀린듯이 그 화장실칸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쳐다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무도 그 안에서 나오지 않더랍니다.

 

그리고 좀더 시간이 지나자 자동 센서로 켜지는 전등이 꺼지는 것도 보았다죠.

 

그 때쯤 되니 뭔가 이상한 생각에 온몸에 소름이 확 돋아 올라오더랍니다.

 

그냥 그대로 밖에 나가자니, 뭔가 찜찜한 것을 뒤에 두고 오는 느낌이었고, 확인을 하자니 도저히

 

혼자서는 확인하기가 어려웠다고 하네요.

 

제3의 존재 같은 것을 그닥 신용하지 않는 성향의 사람이라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그 때 든 생각은

그 안의 사람이 심장 마비 같은 걸로 쓰러진거 아닌가 생각을 하기 했지만서도, 본능이 치고 들어

오는 생각은 도저히 억누를 길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바깥쪽으로 한 발을 걸치고 유사시 그게 무엇이든 밖으로 도망쳐 달려나갈 준비를 하

며 그 쪽칸을 쳐다 보고 있었답니다.

 

그와 함께 문이 열려 있음을 계속 확인하고 싶어서 였는지 좀더 화장실 안쪽으로 들어와 안으로 열

려진 그 칸의 문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소리도 미동도 없는 세번째 칸.

 

두려움보다 더 크게 샘솟는 호기심 때문에 그는 점점 더 안쪽으로, 세번째 칸 내부를 확실히 확인

할 수 있는 위치로 이동해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문이 반의 반도 열려있질 않아, 열려있다면 충분히 다 확인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안쪽은직접 문을 밀기전까진 확인 할 방법이 없었다죠.

 

그 때 다시 한 번 고민이 되더랍니다.

 

'내가 뭐 하고 있는 거지? 걍 가면 되잖어..'

 

마치 지금까지의 행동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다는양 스스로를 부정하고,

 

'내가 미쳤나 보다. 걍 가자.'

 

라는 마음을 먹자 호기심보다는 현재 상황에 대한 이성이 확실히 더 우위를 점하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돌아서야겠다는 생각이 들던 바로 그 때 문제의 칸을 막고 있던 문이 '끼익' 소리를 내며 서

서히 안쪽으로 열리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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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더랍니다.

 

하지만 좀전에 분명히.........

 

"으아아아!"

 

자기도 모르게 비명이 튀어나오고 아무도 없는 홀로 미친듯이 달려나오자 경비 아저씨도 그 소리

에 놀랐는지 그를 뻔히 쳐다보고 있었다고 하네요.

 

"무슨일이예요?"

 

"저...저...."

 

분명 놀랐다는 것을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겠거니 했지만 왠지 말해다간 실없는 인간으로 오해받

을 것 같아 입을 꾹 다물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사무실로 들어왔다고 했습니다.

 

안으로 돌아와 동료들에게 이야기 했을 때도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웃어넘기기에 바빴답니다.

 

아무도 믿지 않을 거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마치 자다 깬놈 취급하는 모양새에 더 이상은 말을 하

지 않았었고, 돌아가는 전철 안에서 제게 말해줄때도 웃지 말라고 하면서 이야기 해준게 기억나네

요.

 

그는 그 이후로 절대 새벽엔 화장실에 가지 않았다죠.

 

지금은 제가 그 회사를 나와 어떻게 지내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언제 한 번 놀러가봐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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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앓이의 원인

 

 

 

 

 

 

 

 

 

저는 1975년 가을에 결혼을 했습니다. 

남편은 중학교 선생님이었고 저는 큰아버지께서 운영하시는 목재회사에서 경리와 타자수 일을 하고 있었지요. 

시부모님은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분들이셨어요.  결혼을 하겠다고 처음 인사를 드리러 갔을 때,

시부모님은 절 깍듯이 반겨 주셨고,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무척 조심스러우셨습니다.  

전 두 분 다 아주 꼼꼼하고 예의바른 분들이로구나 하고 생각했지요. 

양가 인사를 마친 후 저희는 여느 다른 예비 부부들처럼 함께 사주를 보러 가려 했습니다. 

그런데 시어머니께서 둘이 사주를 따로 보러가지 말고 시댁에 점보는 이를 부르겠다, 잘 아는 사람

이니 잘 봐줄 거라며 시댁에서 점을 보라고 하셨습니다. 복채도 시어머니가 주신다면서요. 

내심 복채를 아낄 수 있겠다 싶어 시어머니가 하라는 대로 했습니다. 사주는 그냥저냥 평범한 수였

는데도 왠지 공짜로 점을 보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지요.

 

결혼 후 회사를 그만둔 저는 금방 임신을 했습니다. 

배가 불러오자 친언니가 언제쯤 아기를 낳으면 좋은 사주로 태어나는지 알아봐 준다고 했습니다.

초산인데 그걸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 별 믿음도 없이 언니에게 저와 신랑의 사주를 적어줬습니다. 

그런데 점을 보고 온 언니가 영 얼굴이 좋지 않았습니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말끝을 흐리고

별다른 답이 없기에 전 뭐 싫은 소리라도 들었나보다 싶어서 더 묻지 않았어요. 

이윽고 전 우리 큰아들을 낳았습니다. 

태어났을 때도 건강했고 별 이상이 없었는데 100일이 지나자 우리 아들은 설사가 유독 잦아졌습니

다. 먹은 젖도 자주 토하고 설사도 자주해서 병원으로 자주 들쳐업고 뛰었어요. 그런데 왠걸 병원

에 가서 이런저런 검사를 해보면 별 이상이 없다는 겁니다. 

아기들이 민감해서 그럴 수 있다는 말 뿐이라, 저는 백방으로 아기 배앓이에 좋다는 것도 알아보고

젖먹고 트림하는 것에도 신경을 많이 썼지만 밤새도록 우는 아기를 달래고 기저귀를 빨면서 전 점

점 지쳐갔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친정 어머니와 언니가 오셨을 때 걱정과 한탄을 쏟다가 눈물까지 보였습니다. 그러

자 조용히 있던 언니가 같이 점이라도 보러 가지 않겠냐고 하더군요. 아기 가졌을 때 점쟁이가 이

상한 이야기를 했다면서요. 

전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심정에, 언니가 들은 이야기도 궁금했기에 두말없이 따라 나섰습니다.

 

언니가 점을 보았던 무당. 아마 지금은 돌아가셨겠지요. 

작달막한 키에 턱에 큰 사마귀가 있는 무당 할머니가 절 보더니 다짜고짜 얼굴을 확 찌푸렸습니

다.  

'농약 냄새가 지독하다, 너거 집에 농약먹고 죽은 사람있나' 하고 물었습니다. 

전 손사래를 쳤습니다. 우리집은 그런 분이 정말 없었거든요. '정말 없냐' 고 묻던 무당 할머니는

'그럼 너거 시댁에 알아봐라, 농약먹고 죽은 귀신이 단단히 들러붙었다' 며 당장 남편을 데리고 오

라고 했습니다. 

학교 선생님인 남편은 무당 할머니 만나기를 꺼려 했지만 제 설득으로 우리 부부는 같이 점집으로

갔습니다. 

무당 할머니는 제 남편을 보자마자 호통을 쳤습니다. '이 놈 맞구만!' 하고 대뜸 남편 뒷덜미를 내

리치더군요. 

할머니는 '니 동생이 지금 니가 장가를 가니까 샘이 나서 그런다' 며, 농약먹고 죽은 아이 원한이

보통 큰 게 아니다, 당장 보내주라고 하셨습니다. 

남편은 그 말에 화들짝 놀라며, 밑으로 아주 어릴 때 죽은 여동생이 있던 건 맞지만 농약을 먹고 죽

은 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3남 1녀의 막내로, 제일 위에는 장녀인 시누가 있었고 그 밑으로 시아주버님들 둘, 막내가

남편이었어요. 

그런데 너무 어릴 때(3살) 죽어서 저한테 일부러 말하지 않았던, 여동생이 있었다는 겁니다. 

옛날에는 아기들이 죽는 일이 흔했고, 아기가 태어나도 호적에 바로 올리지 않고 1~2년씩 늦게 올

리는 일이 예사였기 때문에 굳이 죽은 여동생을 저한테 이야기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무당 할머니는 왜 그 조그만 아(아이) 한테서 농약냄새가 진동을 하냐,  니가 뭘 모르고 있

나본데 놔두면 그 아가 조카까지 잡을 거라며 당장 굿을 하든 떡을 하든 달래주라고 합니다. 

그 여동생이 죽었을 때는 남편은 5살로, 남편은 여동생에 대해 거의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이름도

없었대요. 그냥 막내야, 막둥아 그렇게 불렀답니다.  

남편은 결국 시어머니께 물어보았고, 시어머니는 놀라며 통곡을 하셨답니다. 그 막내 여동생이 농

약을 먹고 죽은 게 맞다고요.

 

막내 여동생이 3살이 되던 해에 흉년이 들어 농사를 거의 망쳤다고 합니다. 온 마을이 어려워졌고,

멀건 죽으로 온 가족이 연명을 했답니다. 
그 막내동생은 가장 어렸던 만큼 배가 고프다고 유달리 더 울고 보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막내 여동생이 갑자기 보이질 않아서 온 집안을 뒤져보니 막내 여동생이 창고에

쓰러져 있었다고 합니다. 

배가 고파서 온 집안을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입에 넣어보다, 창고에 들어가서 농약이 든 조그만

병에 입을 댄 거랍니다. 

우유처럼 뽀얀 액체농약이 먹을 것인 줄 알았나 보더라고, 이미 숨이 끊어졌기에 막내딸을 애장터

에 갖다 묻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제일 큰 시누이와 시아주버님들은 이 사건에 대해 기억하고 있었지만, 어렸던 남편은 쉬

쉬하는 사이에 잊은 것입니다. 

저는 그제야 저 시집올 적에 왜 점쟁이를 따로 데려왔는지 알았습니다. 혹시라도 이 이야기를 알까

봐서 미리 입막음을 한 사람을 데려온 것이지요.

 

시댁에서는 이름도 없던 막내딸에게 '명순' 이라는 이름도 지어서, 절에 신주를 만들어 가져가 넋

을 달래주는 기도를 했습니다. 

저 역시 따라가 가엾은 시누이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너무나 배가 고파 입에 넣은 농약에 얼마나

배가 아팠을까요.... 

우리 아들은 돌을 넘기더니 건강하게 자라 지금은 건강한 청년이 되었습니다. 

시누이가 내세에는 좋은 집에서 좋은 부모만나 행복하게 살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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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괴담 신미미 3개

 

 

 

 

 

 

 

 

 

목소리를 듣고 싶어

 

몇 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밤중에 갑자기 익명의 낯선 남성이 나에게 전화를 했다. 

내가 '신미미부쿠로' 저자라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지금부터 할 얘기, 믿어주실 수 있지요……? " 

라며 몇 번이나 다짐을 받은 후에야 그 남자는 기묘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아래는 그 익명의 남성이 들려준 이야기를 재현한 것이다. 

몇 년 전에 여객기가 추락한 사고가 있었죠. 

유명한 가수 S씨도 타고 있었고, 승객과 승무원이 거의 다 사망했던…… 그 사고 말입니다. 

사실은 그 비행기에 제 약혼녀도 타고 있었어요. 

그걸 사고 당일 TV 뉴스에서 알았습니다. 

그때는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아서 완전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어요. 

이건 거짓말이다, 틀림없이 거짓말이다, 어쩌면 그녀는 탑승수속이 잘못됐다거나 해서 그 비행기

에는 안 탔을 거야……. 

금방 아무 일 없이 돌아올 거야……. 

하지만 TV에서는 탑승자 모두 절망적이라고 하고……. 
정말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날 밤에 울고 있었습니다. 

제가 대신 죽었으면 좋았을 거라고, 그런 생각을 하면서요. 

그런데 어느새 잠이 든 겁니다. 

꿈 속에서 제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어요. 

"A군―, A군―" 하면서요……. 그녀 목소리였습니다. 

제가 "어디 있어!" 라고 하니까, 그랬더니……. 

"미안해. A군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 

그 순간, 잠이 깼습니다. 

그건 제가 그녀 생각만 했으니까, 그래서 그런 꿈을 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랬더니 다시 잠이 안 오고 그녀만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또 꾸벅꾸벅 졸았더니 똑같은 꿈을 꾸는 거예요. 
어디선가 그녀가 제 이름을 부르는 꿈……. 

"A군―, A군―" 하면서요. 

그건 분명히 그녀 목소리였어요. 

그래서 잘 들어보니 그 목소리가 저희 집 현관 쪽에서 나는 거예요. 

'설마!' 하면서 현관문을 열었습니다. 

그녀가 있었어요. 거기요. 

등을 돌리고 서 있었어요. 

흠칫했지만 거기 있는 건 틀림없이 그녀였습니다. 

그래서 "야, 너……" 하고 불렀는데, 

"미안해. A군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 

라고 등을 돌린 채로 그러는 겁니다. 

그런데요, 저는 여기 있는 이 사람이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구나 하고 그냥 그걸 알 수가 있었습

니다. 
그래도 뭐랄까……. 그렇기 때문에 더 그녀가 불쌍하고 안쓰러워서 그 사람이 유령이라고 해도 안

아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계속 저에게 등을 돌리고 

"미안해. A군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 

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이제 됐어. 알았으니까 얼굴 좀 보자. " 

제가 그러면서 그녀의 어깨를 잡고 제 쪽으로 돌려세웠어요. 

그랬더니 그녀가…… 

얼굴이 없었어요. 

얼굴이 뻥 뚫려서 후두부(後頭部)라고 해야 하나, 푹 꺼진 두개골 안쪽이 보이는 겁니다. 

남아있는 건 턱 아래쪽밖에……. 

"앗! "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더니 그녀는 그 자리에서 슥 사라졌어요. 

그건 뭐, 공포 정도가 아니라 전율이 등줄기에 쫙 흘렀습니다. 

허겁지겁 방에 들어가서 그녀의 부모님께 그 이야기를 하려고 전화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딱 제가 전화하기 바로 전에 그분들께 신원확인이 됐으니까 시신을 확인하러 오라는 전

화가 왔다고 해서 저도 따라가고 싶다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같이 갔습니다. 

많은 시신들이 줄줄이 누워 있었어요. 

이게 따님 시신이라고 담당자가 가르쳐 줘서 보니까 그녀의 얼굴에 붕대가 감겨 있는 겁니다. 

설마설마 했습니다. 

붕대 위에는 코나 눈 같은 입체감은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이 붕대, 풀어서 얼굴을 보여주시면 안될까요? " 

라고 했습니다. 

가는 동안에 그녀의 부모님께도 제가 그녀의 얼굴이 없었던 꿈 이야기를 해서 그분들도 붕대를 푸

는 것에 동의하셨습니다. 

그런데 담당자가 자꾸 머뭇거리는 거예요. 

그래도 우리가 계속 부탁하니까 담당자도 결국 꺾여서 

"충격이 크시겠지만 어떻게든 꼭 보시겠다면……. " 

이러면서 그 붕대를 풀어줬습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면이 씌워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플라스틱을 들어냈더니 

턱만 남아있는 그녀의 얼굴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그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 몇 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단 하룻밤도 그 일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그 남성은 목이 메었다. 우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이런 얘기는 다른 아무한테도 할 수가 없어서요……. " 

라는 한 마디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아몬드 아이즈(almond eyes)

 

벌써 30년도 더 된 이야기다. 

O씨는 어렸을 때 카나가와(神奈川)현의 후지사와(藤?)시에 살았는데 초등학생 때부터 방랑벽이

있어서 학교 수업을 빠지고 버스를 타고 모르는 동네에 가서 돌아다니곤 했다고 한다. 

그날도 목적지 없이 버스를 타고 가다가 도중에 가마쿠라(鎌倉)시의 어딘가에 내렸다. 

그리고 거리를 아슬랑아슬랑 걷다 보니 주택가에서 길을 잃어버렸다. 

그런데 헤매고 다니다가 다시 버스 정류장을 찾았고 가마쿠라 역으로 가는 버스가 와서 그걸 탔다. 

많이 걸어서 피곤했는지, 아니면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지 그때 버스 계단에서 현기증이 확 났다. 

'아, 속이 안 좋다.' 라고 생각하며 자리에 앉아서 O씨는 버스 창문으로 바깥 풍경을 계속 보고 있

었다고 한다. 

가마쿠라 시 주변에는 들판이나 논밖에 없었다. 

그런 허허벌판에 다음 버스 정류장이 보였다. 

그 정류장에는 아무도 없어서 버스가 그냥 지나치려고 했는데 그때 O씨는 이상한 것을 보았다. 

버스 정류장 표지판 밑에 뭔가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아무래도 어린이 3명 같은 그것. 

그러나 아이들이 아니었다. 

그 쪼그려앉은 것은 어쩐지 열심히 파삭파삭, 파삭파삭 땅을 파고 있었는데 비쩍 마른 더러운 몸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고 두 팔이 몹시도 가늘었다. 

'뭐가 있네?' 하면서 보고 있으려니 갑자기 그 묘한 것이 고개를 들고 O씨를 보는 것이었다. 

그 순간, 

'아, 기분나빠……. 싫어! ' 

O씨는 그렇게 생각하며 정신을 잃었다고 한다. 

그러나 O씨는 그 세 명의 아이들같은 것이 O씨를 본 순간의 얼굴을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

다고 한다. 

야윈 몸에 비해 머리가 이상하게 컸고 머리 꼭대기가 뾰족하게 솟아 있었다. 

그리고 입이 있었다는 인상은 없지만 가로로 긴 거대한 아몬드 모양의 눈. 

그 눈 속에 눈알은 없었고 눈 전체가 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런 것들과 눈이 마주쳤던 것이다! 

그 뒤의 일은 기억이 없지만 영능력자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아귀(餓鬼 : 굶어죽은 귀신)'라고

했다고 한다.

 

 

 

 


썩은 머리

 

디자이너 K씨가 어느 여름, 더운 밤에 이런 경험을 했다고 한다. 

그날 밤, K씨는 잠을 자기가 불편해서 끊임없이 뒤척이고 있었는데 갑자기 방이 어마어마한 악취

에 휩싸인 것을 깨달았다. 

뭔가 썩는 냄새였다. 

'아니, 냉장고 안에서 고기가 썩었나? ' 

원인은 그런 것밖에 생각할 수가 없어서 주방에 가 보려고 일어나서 방 전등 줄을 잡아당겼다. 

방 안에 불이 팟 켜졌다. 

그러자 눈 앞에 

질척질척하게 썩은 갈색 머리통이 둥둥 떠 있는 것이었다. 

그 머리에서 상상도 못 할 악취가 발산되고 있었다. 

그것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형태가 망가져 있었고 시커먼 액체를 이불 위에 뚝

뚝 흘렸다. 

그리고 K씨는, 생각다 못해 그것을 

"에잇! " 

하고 두 손으로 붙잡았다. 

K씨는 그렇게 하면 그것이 사라질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라지기는커녕, 뭉글뭉글 썩은 살 속으로 K씨의 손이 파고들어서 딱딱한 두개골같

은 것을 꽉 잡은 감촉이 전해졌다. 

그리고 동시에, 그 머리에 붙어있던 살점이 확 흩어지면서 악취가 코를 찔렀다. 

"으아아아악! " 

생각도 못했던 상황에 공포의 절정이 K씨를 덮쳤다. 

반쯤 자포자기한 K씨는 그 머리통을 벽에 집어던졌는데 그 순간, 그 머리가 사라지는 것이었다. 

뚝뚝 떨어져서 침대 시트를 적시던 오물도 동시에 흔적없이 사라졌다. 

다만, 그 악취만은 온 방 안에 그대로 떠다녔고 특히 K씨의 두 손에 한동안 찌들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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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가 말해준 첩(?)에 대한 저주

 

 

 

 

 

 

 

 

 

우리 할머니는 시골에 사시는데, 마을이 크지 않아서 이웃들끼리 잘 알고 지내는 편이야. 

우리 할머니가 올해 팔순이신데 이건 좀 오래된 이야기라눙! 물론 그 진행기간은 길었다ㅠㅠ

 

할머니네 집 바로 아래 집에 할머니 또래의 어떤 가족이 살았어. 

부부랑 자식이 셋인가 넷인가 그랬는데, 남자가 바람이 난거야. 

바람 상대는 읍내의 술집여자였다고해. (할머니 말씀으로는 상을 젓가락으로 치며 노는 여자였다

고 하셨엌ㅋㅋㅋㅋ) 

그 여자도 이 남자가 유부남인 거 알고 있었고, 자식이 있는 것 까지도 알고 있었다는데, 

어쨌든간 둘이 바람이 나서 읍내에다가 살림을 차림. 

본처는 처음에는 몰랐는데, 남자가 아예 집에 들어오지 않기 시작하면서 + 소문이 나면서 다 알게

되었대..

 

처음에는 사정도 해보고, 화도 내보고, 애들은 어쩌냐고 어르기도 해보고 그랬는데 

남자가 굉장히 지조있게(!) 그 여자는 못버리겠다고 하면서 두집살림을 시작함. 

물론 후처 쪽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나봐..후처하고도 애를 낳았고. 

게다가 후처는 굉장히 당당했대..그러니까 본처분은 아주 속이 문드러져갔지.

 

 


그러다가 본처 분이 자살을 했나 홧병이 났나..할머니가 이부분은 잘 기억이 나지 않으신다든데 

암튼 40대 초반에 일찍 돌아가셨어. 그 자식들은 우리 엄마 또래(50대초)인데 지금도 그 마을에서

잘 산대. 

  

근데 내가 듣고 무서웠던건 ㅠㅠ 솔까 뻔한 얘길 수도 있는데.. 

저분이 돌아가시고 나서 후처 사이에서 낳은 자식들이 다 죽었어. 

요근래 하나남았던 막내가 죽으면서 하나도 남지 않게 됐구, 지금은 그 후처도 혼자 쓸쓸히 산다더

라.. 

50대가 되기 전에 셋 다 죽는다는게 흔한 일은 아니지 않니? 

자식은 셋이었는데 (아들 딸 아들) 

첫째 아들은 간질인가를 앓다가(결혼도 못했던걸로 알아), 딸은 자살, 아들은 농기계 사고로 죽었

대 

특히 저 최근에 사고로 죽은 막내아들은, '왜 거기서 그렇게 사고가 났지????' 이 생각이 드는 사고

였대

 

 

너무 뻔한 스토리고 우연일 수도 있는데 

정말 본부인이 죽고 나서 자식들이 저렇게 되었다고 하니까 무섭긴 하더라 

진짜 위에서 저주하나 싶고..하늘이 벌을 내린건가도 싶고.. 

아직도 할머니네 마을에서는 조강지처가 저주내린거라고 수군수군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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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 목격담

 

 

 

 

 

 

 

 

 

 

 

때는 2009년, 내가 강원도 산골에 문하생으로 입주하게 됐던 그날로 거슬러 올라감. 

제일 가까운 슈퍼가 걸어서 30분 거리에 있는 그 첩첩산골에서 살아야 한다는 건, 당시 갓 스무살이 됐던 나에게 있어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음. 

막 짐을 풀고, 첫날이니 편히 쉬라는 말씀에 방에서 나와 괜시리 답답해져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어떻게 저떻게 별채에 도착하게 됨.

 

 


구조는 대략 이랬다능ㅋ

 

 


ㅁㅁㅁㅁ 

ㅁ본채ㅁ=====입구 

ㅁㅁㅁㅁ 

ㅣ다리ㅣ 
ㅣ ㅣ 
ㅣ☆ ㅣ 
------------ㅣ ㅣ--------------- 
개울 ㅣ ㅣ    개울 
------------ㅣ ㅣ--------------- 
ㅣ ㅣ 
ㅣ ㅣ ★  
ㅁㅁㅁㅁ 
ㅁ별채ㅁ 
ㅁㅁㅁㅁ

텍스트로 나타내려니까 영 이상한데, 실제로는 본채와 별채 사이 거리가 저것보다 멈. 한 1~200미터정도? 

새하얗게 사방은 눈이었고, 어디선가 풍경 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같았고. 

지나다니는 사람 하나 없이 바람에 스치는 나무 소리뿐인 그 적막한 한 가운데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 

콘크리트?로 된 본채와는 달리 나무로 지어진 별채 기둥에 기대서 별채 주위를 탑돌이 하듯 빙글

빙글 돌고 있었음. 

종교가 있는건 아닌데 그냥 우연히 서점에서 작은 사이즈로 나온 천수경이 있길래 그걸 사왔었거

든 

하여간 그거 읽으면서 계속 빙빙빙 돌고있었어.

 

근데 그러다가 문득, 저 까만 별이 위치한 지점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지금 뒤를 돌아보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음. 

근데 사람이라는 게 그렇잖아, 안된다 안된다 하면 더 하고 싶은거 

그래서 그냥 힐끔 뒤를 돌아봤음. 

뭐가 있을거란 생각 자체는 애초에 할 수가 없었음. 아예 지나다니는 사람 자체가 없는 곳이라.

 

근데 뒤를 돌아본 그 곳에는, 

새하얗게 털이 북실북실한 백호 한 마리가 있었음. 

저 그림?에서 흰 별이 있는 곳이 그 백호가 있던 곳이야 

온통 흰 털에, 정말 엄~~~~~~~~청나게 큰 몸집에, 군데군데 잿빛 털이 섞여 있었고 

호랑이 특유의 검은 줄무늬가 등에 얼룩덜룩 새겨져 있었음.

 

아니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 2009년 대한민국에 무슨 호랑이야 ㅡㅡ; 

그걸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호랑이의 등을 마주한 순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쨍 하고 얼어

붙는 느낌이 들었어 

고양이? 늑대? 다른 산짐승? 

그런 거랑은 차원이 달랐음. 그 호랑이를 본 순간 레얼 내 주위에 있던 모든 공기가 완전히 정지해

버린 것 같았음 

갑자기 나타났던 그 백호는 목을 꼿꼿히 세운 채 건너편의 산자락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고 

이윽고 소리도 없이 발을 움직여 유유히 개울 위를 지나는 다리를 건너는데, 신기하게도 그 호랑이

가 첫 걸음을 떼는 순간 귓속으로 

그동안 정지해 있었던 바람소리가 휭 하고 몰아치는 걸 느꼈어

 

그리고 난 진짜 죽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얼른 별채 2층으로 올라가 반대편 벽으로 숨었고, 

다시 그쪽을 봤을때 백호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있었음

 

그 산에 워낙 야생동물이 많아서 이런저런 학자들도 다녀가고 여기저기 CCTV며 트랩같은 것도 설

치되어 있는걸로 아는데 

집을 방문한 동물박사님들께 여쭤봐도 호랑이가 있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라며 그냥 웃기만 하실

뿐, 

심지어는 우리 선생님마저도 헛것을 본 거라 하셨지만 

사는 내내 단 한번 크게 앓은 적도 기가 허하다는 소리를 들은 적도 없는 나는 

(실제로 그 집이 음기가 굉장히 강한 곳에 위치해서, 처음 들어오는 사람은 모두 한번 크게 앓는데

난 나오는 날까지 잔병치레 한번 안 했음) 

그 생생한 경험을 아직까지도 사실이라고 믿고 있음.

 

 

 

그리고 이걸 쓰다보니 생각난건데, 그 일이 있고나서 한 한달정도 지났나, 하여간 아직 눈이 덜 녹

았을 때였음 

그 집에는 엄청 큰 개가 하나 있는데, 대체로 목줄이 채워져 있는 편이고, 목줄이 없어도 등산 좀

하다가 집에 돌아오곤 함ㅋㅋ 

개를 키워본 적이 없어서 모든 개가 다 그런건진 모르겠지만ㅋㅋㅋㅋ

 

하여튼, 그때쯤에 오래된 친구 하나가 날 보러 온다고 장조림이니 뭐니를 바리바리 챙겨 온 적이

있었음. 

눈 때문에 차가 많이 늦어져서 원래 시간보다 늦게 밤 9시정도나 되어서야 그 친구가 도착을 했어 

선생님은 주무시고, 문하생 선배언니도 자기 일 때문에 바빠서 

그냥 혼자 가야겠다고 맘 먹고 집을 딱 나섰음.

 

근데 그 강원도 산길에 가로등이 있어 뭐가 있어, 달빛 하나만 덩그러니 있는데 그마저도 썩 도움

이 되질 않아서 

핸드폰으로 발 아래만 간신히 비춰 가며 30분동안 산을 타고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었음. 

근데 스무살때의 난 레알 겁이라는게 없어서, 설마 이 밤에 누가 날 잡아가랴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음.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산짐승 만나서 인생 씌야 할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뎈ㅋㅋㅋㅋ

 

하여튼 중간쯤 오니까 저번에 본 호랑이 생각도 나고 해서 갑자기 좀 무섭더라고. 

하필이면 갑자기 전파도 안 터져서 친구한테 전화도 못 하고, 그렇다고 이 추운날 친구가 기다리는

데 다시 집으로 돌아갈수는 없고. 

그냥 후덜덜덜 하면서 내려가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뭔가 시커먼 짐승 하나가 확!! 튀어나오는거야 

레알 깜짝 놀래서 헉 뭐지 하고 보니까 예의 그 멍멍이가 어디선가 진짜 호랑이처럼 확 튀어나와서

내 열 걸음 앞에 딱 멈추더라 

마중나온줄 알고  "올ㅋ백룡이구나"하고 머리 쓰다듬어주고 다시 길을 가려는데 

얘가 뒤로 안 돌아가고 계속 내 앞으로만 걷는거야 

엥 뭐지? 싶었는데, 그래도 혼자 가는것보단 안심이 되고, 어쨌든 얘가 나보다 여기 오래 살았으니

까 ㅋㅋㅋㅋ 

멍멍이만 믿으면서 그 산을 다 내려왔음.

 

조금 가다가 내가 뒤쳐진다 싶으면 그자리에 서서 기다리고, 따라붙는다 싶으면 다시 앞으로 가고, 

그러고 이제 민가가 보일때쯤 되서 백룡아 다왔다, 하고 옆엘 봤는데

 

없어. 

없음. 

없어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언제 없어졌는지도 기억 잘 안남.ㅋㅋㅋㅋ걍 보니까 없었음.

 

하여간 이자식이 기특하게 나 산 내려오는 길 봐주러 왔구나 싶어서 기분좋게 친구랑 닭 먹고, 친

구 숙소 잡아주고 

밤 새도록 순대국밥 먹으면서 얘기하다가 날 꼴딱 샜음ㅋ 

그래서 근처 가게에서 멍멍이 주려고 강아지용 참치?같은걸 한캔 사서 다시 집에 올라왔는데

 

그 멍멍이를 본 순간 깨달았음

 

 


아. 이 멍멍이 하얀색이네 

어제 그 개 분명 까만색이었는데. 아무리 어두워도 털 색깔 자체를 혼동할수는 없는데. 

백룡이는 하얀 개였구나 참.

 

그럼 어제 나 가는 길 내내 같이 가준 그 멍멍이는 어디서 온 멍멍이일까.......... 

마치 나 아는 사람처럼, 엄청 오래 알고 지낸 사람처럼 따라오던 그 멍멍이는 뭐지. 멍멍이가 맞긴

했나.

 

잠시 멘붕을 겪다가 그냥 참치 멍멍이한테 던져주고 내방으로 쏙 들어옴ㅋ

 

 


그 이후로는 별 탈 없이 특별한 경험 없이 잘 지내다가 학교로 돌아갈 때가 되어서 하산하긴 했는

데, 

이제와 생각해보니 그 호랑이도 그렇고, 그때 날 지켜줬던 까만 멍멍이도 그렇고 

그 산의 산신령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당 

갓 스무살 된 여자애 혼자 집 떠나 멀리 산골에서 살게 된다니까 보살펴 주고 싶으셨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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