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긴 인공 구멍

세계에서 가장 긴 인공 구멍

 

 

“세계에서 가장 큰 인공 구멍” 및 “세계에서 가장 깊은 인공 구멍”에 이어 구멍시리즈 제3탄 세계에서 가장 긴 인공 구멍에 대한 것을 알아보겠습니다.

 

앞 포스트에서 수직 깊이로 따졌을 때 콜라 수퍼딥 시추공이 12,262 m로서 세계에서 제일 길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수직 수평 모두를 합쳐서 구멍을 뚫은 것 중에 더 긴 구멍이 있습니다.

 

 

카타르의 알-샤힌 유정(Oil well at Al-Shaheen field, Qatar)

 

알-샤힌은 카타르의 수도 도하(Doha)로부터 180 km 북동쪽으로 떨어진 자리인 페르시아 만에 위치한 석유와 가스가 생산되는 유전입니다. 이 유정은 세계에서 가장 큰 가스 유전이 있는 North Field 또는North Dome Field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알-샤힌 유정의 위치

 

 

North Dome 유전은 페르시아만의 카타르와 이란의 국경선을 걸쳐서 있는데, 이란 쪽은 South Pars Field라고 부르고, 카타르 쪽은 North Dome Field라고 부릅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가스전(gas田)답게 이곳에서 생산되는 가스를 LNG로 실어 나르는 물동량이 전세계의 약 30%에 이릅니다. 이는 앞서 “석유 해상 수송로 –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에서 말씀 드린 내용입니다. 당연히 한국도 이곳에서 많은 양의 LNG를 수입합니다.

 

 

North Dome Field와 South Pars Field

 

 

알-샤힌 오일필드는 덴마크 머스크 그룹(Maersk Group) 산하의 Maersk Oil Qatar AS사가 카타르정부를 대신하여 Qatar Petroleum사와 PSA(production sharing agreement)계약 – PSA/PSC가 궁금하신 분은 포스트 “석유가스개발 사업의 대표적인 계약형태” 참조 - 을 맺고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1974년에 쉘(Shell)은 이곳에서 North West Deep-2 유정을 시추하다가 샤힌 저류암에서 폭발이 생겨 실패를 하게 됩니다. 이후 1992년에 덴마크 머스크 오일(Maersk Oil)이 이 유전을 다시 공식적으로 발견하게 됩니다. 1994년에 수평 시추 기술을 사용하여 평가정을 완료하게 되고, 같은 해부터 석유를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1995년에서 1996년에 단일지점 계류 로딩 부표, 새로운 공정 설비 및 STAR형태의 웰헤드 플랫폼을 추가하여 해저 수출 파이프 라인을 확장하게 됩니다.

 

2008년 5월에 스위스 기반의 대륙붕 시추 전문회사인 Transocean사는 머스크로부터 용역을 받아서 자사의 리그 GSF Rig 127을 가지고 세계에서 가장 긴 구멍을 뚫게 됩니다. BD-04A로 명명된 이 유정은 extend reach drilling(ERD) 기술을 사용하여 아무런 사고 없이 36일 만에 12,290 m(40,320 ft)의 길이로 구멍을 뚫는데 성공합니다. 이는 콜라 수퍼딥 시추공보다 26 m나 더 긴 것입니다. 수평 깊이로는 10,092 m였고, 나머지는 수직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S 여기서 잠깐

간단히 ERD라고 부르는 extend reach drilling 기술은 매우 긴 수평 유정을 시추하기 위한 것 입니다. ERD의 목적은 하나의 표면 시추 위치에서 더 큰 영역에 도달하고, 생산성 및 배수 성능을 최대화하기 위하여 긴 거리에 대한 저류암에 유정을 유지시키는 것 입니다.

 

ERD의 도식적인 표현

 

ERD의 어려움은 구멍을 청소하고, 드릴 스트링의 기계적인 부하를 관리하고 아래 구멍의 압력을 관리하는 것 입니다. 또한, 비용 문제도 고려사항이 됩니다.

 

 

 

알-샤힌 유전의 BD-04A 위성 사이트

 

알-샤힌 플랫폼

 

 

 

12 km 이상을 뚫을 때 콜라 수퍼딥 시추공은 수년의 오랜 기간을 걸쳐서 진행되었는데 BD-04A는 어떻게 36일 만에 뚫을 수 있는지 의아해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는 서로 뚫는 목적과 지질층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콜라 수퍼딥은 화성암 등의 딱딱한 돌덩어리를 뚫어야 하고, 또한 연구를 위하여 코어 샘플을 계속 채취해 간 반면, 카타르의 BD-04A는 석유개발을 위한 시추이고, 지질 또한 퇴적암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훨씬 쉽게 뚫을 수가 있는 것 입니다.

 

알-샤힌 유전과 관련하여 참고로 더 말씀 드리면, “수에즈 운하와 유조선(油槽船)의 크기” 포스팅에서 세계에서 제일 큰 유조선이 458 m 길이의 Knock Nevis호라고 밝혔는데, 바로 이 유조선이 2004년부터 2009년 8월까지 알-샤힌 유전에서 FSO(floating storage and offloading unit) 역할을 하면서 정박해 있었습니다.

 

2010년 1월과 8월에, 대우조선해양이 옥포 조선소에서 건조한 ULCC(Ultra-large crude carriers)급의 TI Asia와 TI Africa 유조선을 Knock Nevis호를 대신하여 FSO로 사용하게 됩니다. 이 두 유조선은 Overseas Shipholding Group과 Euronav의 조인트 벤처회사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사할린-I (Sakhalin-I) 프로젝트

 

러시아의 사할린 섬에서 오호츠크 해(Sea of Okhotsk) 연안에 있는 Chayvo, Odoptu, 및 Arkutun-Dagi라고 명명된 세 개의 유전으로부터 석유와 가스를 개발생산하기 위하여 컨소시엄을 구성한 프로젝트가 사할린-I 입니다.

 

사할린과 사할린-I 프로젝트의 세 개 유전

 

 

1996년에 사할린-I 컨소시엄, 러시아 연방정부 및 사할린 정부와 PSA계약이 이뤄집니다. 컨소시엄은 Exxon Neftegas Limited (ENL)로 정하고 ENL이 사할린-I 프로젝트의 관리와 운영을 맡게 됩니다.

 

 

S 여기서 잠깐

ENL(Exxon Neftegas Limited)의 지분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 30.0% - ExxonMobil (미국)
• 30.0% - Sakhalin Oil & Gas Development Co. Ltd. (일본)
• 20.0% - ONGC Videsh Ltd. (인도)
• 11.5% - Sakhalinmorneftegas-Shelf (러시아)
• 8.5% - RN-Astra (러시아) 

사할린-I은 원유 23억 배럴 천연가스 17조1천억 큐빅 피트나 묻혀있는 초대형 유전입니다. 투자를 해도 이런 곳에 투자를 해야 하는 것 입니다. 한국은 자원개발 투자에 관한 한 이미 국제적인 호구가 돼버린 지 오래입니다.

 

일본이 30%의 대주주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사할린 섬에 대한 애착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가 있습니다. 한국에게는 사할린이 일제강점기 시절 한인의 강제징용 된 곳으로 기억되지만, 일본인에게는 자기들 영토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할린은 남한 면적의 약 74%나 되는 큰 섬으로,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 뺏고 빼앗기는 형국으로 이어가다가 일본의 패전으로 1946년 소련이 사할린 남쪽까지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선언하였고,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Treaty of San Francisco)에서 일본은 사할린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하게 됩니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서명하는 일본 요시다 총리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일본과 연합국 사이의 평화조약으로서 51개의 나라가 참석하여 48개국이 서명을 하였습니다. 한국과 북한은 아예 초대받지도 못했습니다. 이 시기가 한국전쟁이 한창이기도 하였지만, 한국과 북한은 전승국으로도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즉, 스스로 쟁취한 독립이 아닌 타의에 의한 해방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승만대통령이 제대로만 했다면 이런 푸대접은 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지금과 같은 독도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2003년 이래로, 사할린-I 유정에는 Parker Drilling Company사의 52 m 높이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육상 리그인 Yastreb 리그를 사용합니다. 이 리그는 육상에 설치되지만, ERD기술을 사용하여 2,600 m 깊이로 시추를 한 후, 수평으로 오호츠크 해를 향하여 10 km를 더 시추하여 들어가게 됩니다. 이 리그는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 설계가 되어있고, -40℃의 추운 겨울에도 운전이 가능합니다. 오호츠크해가 일 년에 4달 동안은 너무 추워서 얼어버리기 때문에, 이렇게 육상에 리그를 설치하여 대륙붕을 시추하는 ERD방법을 사용하게 된 것 입니다.

 

사할린-I (Sakhalin-I)의 Yastreb Rig

 

S 여기서 잠깐

사할린-I 프로젝트에 이어서 사할린-II프로젝트도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 또한 초대형 유전인데, 이 컨소시엄의 이름은 Sakhalin Energy이고, 여기의 지분 50%+1주는 러시아의 Gazprom, 27.5%-1주는 쉘(Shell), 나머지 22.5%는 일본의 두 회사가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도 역시 일본회사가 확실하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1999년부터 원유와 가스를 생산 중인데, 원유는 하루 395,000배럴 생산하고 있고, 매장량이 12억 배럴에 이른다고 합니다. 당연히 천연가스도 엄청납니다.

 

 

2007년에, ERD 유정 Z-11의 총 길이는 11,282 m를 기록합니다. 2008년 초에 Z-12 유정은 11,680 m를 기록하면서 이 기록을 깨버립니다. 그러나, 2008년 5월에 앞서 언급한 카타르의 알-샤힌 유전에서 ERD 유정 BD-04A가 총 시추 길이 12,289 m를 기록하면서 Z-12의 기록도 깨지게 됩니다.

 

2011년 1월 28일, ENL의 Odoptu OP-11 유정이 12,345 m에 도달하면서 알-샤힌의 BD-04A의 기록도 깨져 버립니다. BD-04A보다 56 m나 더 길고, 콜라 수퍼딥 시추공보다 83 m나 더 긴 시추 공입니다. 총 길이 12,345 m에 수평 길이는 11,475 m이고, 기간은 60일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이 기록도 ENL 자체에 의하여 다시 갱신됩니다. 2012년 8월 27일에 Z-44 Chayvo well이 완료됐는데, 그 길이가 자그마치 12,376 m나 됩니다. 명실공히 이 유정이 현재를 기준으로 세계에서 제일 긴 구멍이라 하겠습니다.

 

 

 

사할린-I (Sakhalin-I)의 Yastreb Rig의 위성사진

 

이 포스팅이 2014년 올해 마지막 포스팅일 것 같습니다.

HAPPY NEW YEAR!!!

출처:http://blog.naver.com/2bfair/220225304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