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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공포에 질린 상태로 구조 출동했던 실화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2017.11.21 13:50조회 수 2844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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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의무소방출신입니다.
2년간 별의 별 사건들에 다 출동해봤는데
복무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사건?을 앞으로 간간이 써볼까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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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전역을 40일 가량 앞둔 2017년 5월 31일.. 
바다의 날이었어요. 엥? 바다의 날이 뭐야? 
바다의 날은 그냥 바다를 아끼자! 하는 날입니다 ㅎㅎ 참 쉽죠?
이 날은 제가 속한 안전센터의 구조대원 인력이 부족해 소방차 중 산악구조차(대부분이 생각하는 매우 큰 트럭인 아닌 그냥 개조용 쏘렌토(2인승)입니다.)를 타는 날이었습니다. 
제가 구조대출신인지라 인명구조경험이 꽤나 있어 구조대원 대타가 가능했어요. 

근데 이 날은..
Vip까지 오시는 바다의 날 행사로 인해 여러대의 소방차가 차출되었고.. 
그 중엔 저희소방서 메인구조대(대문짝만하게 119구조대라고 써있는 옵티머스프라임킹갓엠페럴 트럭 맞습니다)까지 차출되어
제가 타는 산악구조차가 관할(시 단위) 구조출동을 모두 커버해야하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어요. ㅎㅎㅅㅂ

엄청난 불안감과 긴장감이 몰려오는 와중 곧장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해안가 갯바위에서 추락하여 몸을 움직일 수 없다는 내용이었어요. 
모든 출입문을 잠그고 삐용삐용 소리를 내며 출발하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갯바위라 하면 분명히 가는 길이 없는데.. 무리 산악구조차라 해도 못가는곳이고
생각해보니 갯바위 옆에는 군부대가 있는데..어떻게 들어간거지? 
라는 생각도 들지만 일단 신고자 위치와 부상상태 파악이 중요하기 때문에 잡생각은 제껴두고

차로 갈 데까지 갔는데 역시나 신고자는 보이지 않습니다.
같이 출동한 구조대원분은 통화를 시도하고 저는 육성으로 "신고자분 어디계세요 ㅠㅠ 제 목소리 들리세요?" 를 엄청나게 외쳤습니다. 
ㄹㅇ 훈련소에서 떼창하던것보다 더 크게 불렀습니다. 이 날 목 쉬었어요 ㅜㅜ
그러는 와중에 신고자 위치를 대략적으로 파악한 구조대원분이 저에게 먼저 들어가라고
어느길로 어떻게 따라가서 어찌고 저찌고 하면 나온다고..했답니다 신고자가 ㅎㅎ

결국은 저 먼저 혼자 신고자를 찾으러 갯바위를 타고 산을 타고 이리저리 뛰어다녔습니다.
완전 미로더라구요 갈림길이 막 엄청많아요! 세상에 현실로 미로찾기를 해보다니! 
근데 발 한 번 잘못 디디면 죽게생겼더라구요 굴러떨어져서..  완전 절벽 그 자체입니다. 
그렇게 뛰어 다니는데 갑자기 눈 앞에 뚜둔. 군 위장도색이 보이는겁니다. 

뭐지?하고 봤더니 사격대? 라고 해야하나 1사로 2사로 할 때 그 사로같은 것들이 눈 앞에 장관처럼 펼쳐진 상황.. 정도는 아니고 앞으로 진행하는데 끊임없이 나오더군요 일정 간격을 두고. 
가면 갈 수록 사로들이 계속 나오고 철조망이 바닥에도 쳐져있고 막 뭐라고 글씨도 써져있네요. 
하지만 저는 오작 신고자 위치파악만을 위해 뛰었습니다!
는 구라고 갑자기 엄청난 공포감이 밀려오는겁니다. 

딱 봐도 훈련장인거같아요 여긴..
마치 기록사격 실시중인 사격장에 들어간 느낌이더라구요.
길을 잘못들었나? 죽일수도있을까? 하는 생각과 엄청난 공포감이 밀려오면서 뇌가 마비되는데
좌뇌새끼는 "야 얼른 신고자 찾아 병신아!"  
우뇌새끼는 "너 그러다 총맞아 죽는다! 빨리 나가!" 라고 재촉이나 하고 개새기들이.. 
(근데 좌뇌우뇌가 뭐죠 ㅎㅎ) 
그래도 신고자가 우선이다 생각되어 그냥 신고자를 찾아 진행하는데 
정말 덥고 힘들어서 땀이 나는것보다 식은땀이 줄줄 흐르더라구요. 
손으로 이마를 만져보니 차가운느낌이 들기도 하면서.

그렇게 총 20분가량 뛰어서 결국은 신고자를 찾았습니다.
제가 최초로 접촉해서 환자상태를 파악하는데 대략 2~3미터 높이에서 울퉁불퉁한 바위로 떨어져 타박상을 발견하고 골절이 의심되는 상황..
하지만 지형도 지형이고 저 혼자라 할 수 있는게 없어요ㅠㅠ
그래도 최선을 다해 환자를 진정시키고 좀 더 정확하게 환자상태를 파악해서 
몇 분 후 도착한 구급대에 상태를 알려주고 응급처치를 끝냈지만
도저히 환자를 옮길 수가 없어요! 절벽지형이고 바로 앞은 바다라 이송 할 수가 없는 상황인데
소방헬기나 선박을 부를 수도 없는상황에다가 해경 선박과 헬기도 부를 수 없는 상황! 
ㅋㅋㅋㅋㅋ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뭐 이런 개떡같은! 

결국은 어렵사리 구조하고 해경이 중계해준 민간선박을 이용해 육지로 이송합니다. (선주분 감사했습니다.) 
육지에 대기하고 있던 또 다른 구급대에게 인계하고나서야 저의 임무는 끝이났습니다. 
대략 2시간가량 소요되었고, 구조하면서 피복이 찢어지기까지했던 어려운 출동이었어요.
같이 출동했던 분들도 거기 함부로 들어갔다가 총맞아 죽는거 아니냐고 엄청 무서웠다고 하시더라구요ㅜㅜㅋㅋㅋ
갔다와서 정말 너무 허기가 져가지곤 맛없는 밥도 엄청먹고 ㅋㅋㅋ

나중에 들어보니 제가 휴가나간 사이에 신고자분이 오셔서 그 때 구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감사인사하러 오셨다고하네요.
한 번 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멀리까지 오셔서 고맙다고 하셨다는 얘기 듣고 뿌듯하기도 하고 제가 더 감사하더라구요. 
정말 힘들었지만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ㅎㅎ


3줄 요약
1. 인명구조하러 출동함. 
2. 가는중에 총맞아 죽을걱정함.
3. 안죽고 훈훈하게 끝남. 

 

출처: 웃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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