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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실화괴담] 단편 모음 23 검은 토끼님의 열두번째 이야기 사진주의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2014.09.30 21:43조회 수 798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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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시험대비가 중순에 이르러 웬만큼 긴장이 극에 다다를 때였습죠.

또, 일요일에다. 선선한 봄에 불구하고 후덕한 날씨가 나름 불쾌지수를 높여가고있을때.

친구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민상이 모하누?"

익숙한 사투리. 시험기간에는 통 친구들끼리 문자를 하지 않았던 터라 멋모를 반가움을 느꼈지요.

"와 ! 오랜만이네. 나 쉬고 있어"

"풀어지면 안돼제?"

"ㅡ.ㅡ."

"ㅋㅋ.친구들끼리 모여서 도서관갈낀데 가치?"

"오. 콜!"

도서관. 그렇습니다. 우정의 장소 (?)

아시겠지요. 결코 공부는 목적이 아닌 장소 (?)

그렇지만. 그래도 고딩인지라 공부는 해야만 하기에. 공부에 필요한 자습서나, 플레이어 등을 챙긴 뒤.

급하게 옷을 입고 약속장소로 나갔습니다.

친구들 모두가 어느새 나와 저를 반겨주더군요.

"니들은 시험 긴장도 안 돼?"

"할게뭐있어? 한만큼 나오겠지."

상준이가 제 등을 턱턱 쳐주면서 긴장을 풀어주더군요.

"그랴그랴. 그런 기다"

옆에서 씩 웃어대는 친구 놈의 표정에. 수상함과 동시에 이질감을 느꼈지요. (?)

그렇게, 도서관에 도착한 뒤 자리를 잡고 가방을 내려놓은 뒤 후다닥 도서관을 뛰쳐나왔습죠.

"놀고온뒤에 꼭 공부야 알았지?"

그래도 불안감에. 다시 한 번 친구들에게 말하자 친구들이 따가운표정으로 수긍하더군요.(-_-)

이리저리 싸돌아다니다, PC방에서 썩고있을때 문득 시간이 궁금하더군요.

"야. 지금 몇 시야?"

제가 물었습니다.

"어.잠깐만"

"8:00(pm)" (저희가 놀기 시작한 시각은 2 : 00(pm) 이었지요. ㅋ)

준호가 말했습니다.

"헐. 야, 우리 너무 오래 놀았다. 공부하러가자"

제가 제의했지요.

그러나 친구들은 무응답, 단지.

"아 ! 그걸 왜 못 쏴!"

하고. 서로를 비탄하는 말만 주고받을 뿐.

"나 먼저 가서 공부하고 있을게."

하고. 짤막한 말 한마디를 뱉은 뒤, 쓸쓸하게 걸어가고 있었습죠.

해가 빠르게 지더군요.

밖은 밤 이라고 하기에는 이르지만. 초저녁에 가까운 어두움.

급하게 이리저리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 끼어.

횡절주절하게 횡단보도를 건넌 뒤. 마트를 지나 도서관으로 가는 골목을 들어갈 때였습니다.

골목길 건너편에 보이는 도서관이. 왠지 모르게 흐물흐물 거리는 듯.

정신이 아찔하더군요. 순간적으로

'아. 왜 이러지'

하고. 고개를 흔든 뒤에 다시 도서관을 보니, 

다행스럽게도. 도서관은 그대로 있더군요.

그래도, 무언가 때어놓을수없는 모질한 기분에 찝찝함을 이끌고 도서관에 도착했습니다. 

그 뒤, 열람실에 들어가 핸드폰을 끄고 공부를 시작했습죠.

얼마나 지났을까요?

잠시 쉬는 시간을 보내자는 타령으로 핸드폰을 켜고 차를 마실 때였습니다.

역시나, 제 말은 듣지 못했는지 25통의 문자의 내용이 모두 제 위치를 묻더군요.

"나 도서관이야."

짤막한 문자 한통을 보낸 뒤, 다시 공부를 하기위해 들어가려고 한때.

"위이이 - 잉"

답장이 왔습니다.

"우리 매점인데, 밥 먹자"

상준이가 보냈더군요.

마침, 배가 고팠던 터라. 당장 매점으로 달려갔습니다.

사람으로 북적여, 음식 시키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줄 알았습니다만.

"어 ! 여기야"

하고 손을 흔들어대는 준호 와 제 친구 일행 이외에는 단 한사람도 없더군요.

"뭐야? 왜이리. 사람이 없어."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우리가 늦게먹는거야."

"아, 그러네."

그럴 만도 하지요, 11시에 누가 밥을 먹겠나요. 애초에 간식이라면 옆방에 있는 간식점에 사람이 넘치겠죠.

주방 아줌마에게 음식을 주문 한 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였습니다.

"투 - 두둑"

"빙 -"

하고 불이 픽 나가 버리더군요.

저희는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데. 저쪽 주방에서 소리가 들리더군요.

"에이시 - 또 정전이야? 도데체가."

그러면서, 여전히 들리는 음식 조리 소리에 놀람을 감추지 못하고 있을 때.

준호가

"음식 나오면 가지고 나가서 먹자."

라고 하더군요.

물론, 모두가 수긍했지요.

저희 테이블 불이 들어왔고. 어둠속에 테이블의 붉은빛을 보니 순간적으로 몸이 부르르 떨리더군요.

식판을 들고 밖으로 나와 계단위의 옆쪽 벤치에 앉아. 음식을 먹고있을때. 아래에서 아줌마가

"학생들 ! - 밥 먹고, 주문 대에 식판 올려놔! 아줌마 잠깐 고치러 갖다 올게 !"

라고 하시길래.

"예 ! -"

하고 이어서 밥을 먹었습니다.

서로가 어떻게 시험 대비를 해왔고, 힘든 점이 뭐였고. 이런 종류의 이야기였지만.

도중 친구놈때문에 이야기가 어이없이 끊겨버렸죠.

"저거 뭐고?"

항상, 친구 놈은 한 마디로 사람을 휘어잡는 힘이 있나봅니다.

물론, 많이 다녀 보며 겪어본 저희들은 순간적으로 경직될수밖에없었죠.

"..또 뭔데"

준호가 유난히 몸을 떨며 원망하듯 친구놈에게 물었습니다.

"아니. 저거 봐라, 저거"

친구 놈이 매점의 철장 창문을 가르키더군요.

"아무것도 없는데?"

준호가 다급하게 물었습니다.

"아 !"

상준이가 알겠다는 듯 내뱉더군요.

"저기. 흔들리는 거 뭐야?"

"내가 아노."

저 또한, 무언가가 빠르게 이어서 좌우로 왕복하는 것을 보았죠.

어느새, 밥은 모두 먹고 식판을 가져가야하는데.

이 매점 아줌마는 뭘 하는지 도데체가 불이 다시 들어오질 않더군요.

상준이가 어느새 경비에게 건의를 하고 나왔는데. 경비 말이

"아 - 저거 고쳐도 소용없어. 자주 정전되니께. 그냥 상관하지 말고 할일 혀"

라는 겁니다. 나 참..

"어쩔 수 없네."

제가 말했습니다.

"그냥 가자"

또다시 제가 제의했지요.

"너는 눈이 장식이가?"

친구 놈이 절 다그치더군요.

"그렇다고 여기서 뭐하게?"

"……."

침묵. 이후

"터벅 - 터벅"

하고 친구 놈이 앞장서 계단을 내려가더군요.

곧, 매점으로 들어가기 위해 정문 가까이 왔을 때 친구 놈이 말했습니다.

"식판만 두고 나오는 기다."

아이들 모두가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거렸고, 

잠시 후. 달려가듯 친구 놈이 매점 안으로 들어가고. 그 뒤를 빠르게 쫓아갔습니다.

"탕 -"

하고 던지듯 주문 대에 식판을 내려놓고 빠르게, 뒤로돌아 출입문을 향해 나갈 때.

"쿵 - "

하고 무언가 강하게 부딪히는 소리가 났습니다.

"뭐야."

준호가 달리다말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피더군요.

"아 ! - 빨리나와 !"

라고 제가 다그쳤고. 그제야 준호가 걸어서 출입문 쪽으로 걸어오더군요.

그때였습니다.

"위 - 이 - 잉"

하고, 자동 유리문이 닫히더군요.

매점의 문은 이중적으로 되어있습니다.

한개는 안쪽의 유리자동문과, 한개는 맨 밖에서 닫는. 철문으로 돼 있지요.

저희는 철문이 열리고 유리 막을 경계로 준호와 마주보고 서있는데.

또다시.

"쿵 -"

하고 부딪히는 소리가 났습니다.

그제야 사태 파악이 되는지, 준호는 열고 싶어서 유리를 계속해서 주먹으로 쳐댔고.

저희도 열기위해 애를썻지만. 이게 꿈쩍을 하질 않더군요.

잠시 후, 

"어 - 거기 학생 !"

하고 반갑게도 1층으로 올라가는 지하계단에 경비아저씨가 내려오더군요.

"예비 형광등 켰어 !"

하고. 다시금 계단을 올라가시더군요.

"경비 아저씨! 여기 친구가 갇혔어요!"

라고 소리를 질렀건만. 경비아저씨는 들리지 않는 듯. 유유히 계단을 타고 위로 올라가시더군요.

그때 - 빠르게 머릿속을 스치는 한 단어.

"예비 형광등"

"불 켜졌다."

친구 놈이 씁쓸하게 말하더군요.

곧, 유리 경계. 아니, 준호의 뒤에 흔들리는 것의 정체가 나타났습니다.


















 

 

 

 

 

 

 

 

 

 

 

 

 

 

 

 

 

 

 

 

 

 

 

 

 

 

 

 


빠르게. 좌우로 흔들리는. 이루,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행동.

공중에.물체가.

아니.사람이.

아니.귀신이.

무언가에.매달려.

줄에.매달려.

끝까지.

좌우 천장에.

부딪혀.

다시금.

부딪히기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매우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그것에. 황당해서인지.

두려워서인지. 말을 하지 못하고 준호와 눈을 마주친 뒤.

그저.

"털썩"

하고. 주저 앉아버렸습니다.

"쿵 -"

"쿵 -"

"쿠웅.―"

소리의 낌새가 달라지더군요.

"……."

말없이 제 어깨를 잡아주던 상준이가, 급하게 간식실로 달려가 사람을 부르려했습니다만,

"없어."

"아무도 없다고!!"

라고. 불 꺼진 간식실 입구에서 저희를 보며 소리치고. 복도에 울려 퍼지는 부르짖음.

"저거. 움직인다."

하고 친구 놈이. 저에게 말을 했습니다.

"……."

말없이 저희와 마주보고 있던 준호가. 결국.

뒤로



돌아버렸습니다.



 

 

 

 



"으 - 아아아아아아악 !!!"

미친 듯이 소리치며 유리문을 긁어대던 준호가 쓰러져 뒤로 기어가듯. 유리에 계속해서 박치기 하더군요.

그것은.

이후. 슬며시, 흔들림을 멈추고.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조금씩.

다가오더군요.

"안 된다.."

친구 놈이 어이없게 쳐다보며 멍하니 말했습니다.

"불. 불이 켜져야 한다 아이가.."

친구 놈이 이리 당황하고 아무 짓도 하지 못했던 건 처음인지라. 저 또한 당황할수밖에없었죠.

무턱대고 생각나는 대로, 핸드폰을 꺼내 플래시를 준호 뒤쪽으로 비추자.

그것이 멈칫 하듯, 잠시 움직이지 않더군요.

그때였습니다.

아주. 정말 감사하게, 유리문이

"위 - 이 - 잉"

하고 열리더군요.

말 할꺼없이. 준호, 저 , 친구 놈 , 상준이 또한.

문 열리는 순간. 소리를 지르며 출입 문 쪽으로 달려갔습니다.




이후.

차가운 밤공기에 안정감을 되찾은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열람실에 가서, 가방을 꾸리는데.

문득 주의의 정적이 소름을 돋우더군요.

어느새 시간은 2 : 00(am).

널찍한 열람실에. 저희만이 열람실 중간에 서 있다는 것이. 멋모를 느낌의 공포감을 주더군요.

"가자."

상준이가 말했고. 눈물로 범벅된 준호도 얼굴을 닦으며. 가방을 싸매고 도서관을 나왔습니다.

싫지만, 도서관의 출입문으로 내려가야 하기에. 계단을 밟았고. 어김없이 매점의 철장창문을 보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불은 들어와 있지 않더군요.

그렇게, 친구들과 말없이 도서관을 나오는 때.















친구들이 보았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보았습니다.



















그저.

하염없이.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하게.

흔들리고 있는.

그. 물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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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토끼님의 열세번째 이야기

 

 

 

 

 

 

 


"후드득 -"

그날은 유난히도 비가 오고 아침인데도 밤같이 어둡고 흐리더군요.

아침에 일어나 방에서 나오자마자 인상이 구겨졌습죠.

"에이시.."

괜스레 짜증을 부리며 티비를 보고있던중,

"위이 - 잉"

문자가 왔습니다.

"야 선배들이 지하창고 청소하래 나와"

준호의 문자였습니다.

"왜 오늘 같은 날에 ㅡㅡ."

답장을 보냈지만 오지 않는 문자, 그에 찝찝함을 느끼며 서둘러 준비했습니다.

짜증이 배로 늘었고, 그렇다고 하늘같은 선배님들의 명령을 씹을수도없고. 빠르게 씻고 학교로 달려갔습니다.

친구 놈이 학교 정문에서 우산을 쓴 채 기다리더군요.

"제법 빠르게 왔구마"

무표정으로 말을 내뱉는 친구 놈을 보고 친구 놈 또한 컨디션이 좋지 않음을 느꼈죠.

그렇게, 서로 우산을 쓴 채 침묵을 지키며 운동장 중간쯤을 가로질러 가고 있을 때.

친구 놈이 침묵을 깼습니다.

"오늘 이건 아이다."

"뭐가?"

"하아. 기분 허벌나게 찝찝하구마.."

"나도 컨디션 망쳤어."

위로차 말을 해 주었죠. 

그런 저를 친구 놈이 흔들림 없는 눈으로 바라보며,

"너 우리학교 지하창고 안들어가봤노?"

라고 묻더군요.

순간적으로 몸을 빠르게 내려치는 한기에 몸을 떨었습죠.

"뭐야, 창고는 창고지"

애써 모르고싶다는듯 제 입에서 말이 막 튀어나오더군요.

"참나."

친구 놈이 코웃음 치며 저를 보고 말하더군요.

"귀신 천지다 천지."

딱 - 한마디를 듣자마자 발이 우뚝 멈춰서지더군요.

"뭐야 그게."

초조하게 머릿속은 복잡하고 돌아가고는 싶은데 선배의 부탁이고,

저 멀리 나무 그네가 보이고. 마주본 채 세워진 기숙사들.

음침하기 따로 없는 학교의 모습에 겪었던 일들이 생각나며 머리가 아찔해졌습죠.

그런 저를 사정없이 내리치는 빗방울 소리들이 원망스럽기 짝이 없었죠.

"뭐하노 ! -"

어느새 저만치 지하로 가는 입구에 친구 놈이 서서 저에게 소리 지르더군요.

"아. 응,"

그제야 발이 떨어지더군요. 

결국, 지하에 들어가게 되었고. 창고의 문 앞에는 상준이 , 준호 , 영진이가 기다리고 있었죠.

"이거 안 열려."

"키는?"

"여기"

친구 놈이 키를 가지고 문을 열려는데 이게 꿈쩍을 하질 않더군요.

"막고있구마."

"뭐가?"

".."

무응답. 그저 계단을 향해 다시금 밖으로 나가는 친구 놈

"나오나 ! 뒤 창문으로 들어가게"

터벅 - 터벅 힘없이 계단을 올라가는 친구들 뒷모습이 뭐 그리도 허전한지요.

그렇게, 나온 뒤. 저희 학교 뒤편에 지하 창고에 이어지는 비상용 계단이 있는데.

그 옆의 환기창문이 항상 열려있습니다. 환기창문 치고는 참 크지만요.

하여튼, 그곳을 통해 지하 창고로 들어가게 되었습죠.

지하 창고 뒷문 위에 비상구 표시가 있지요.

왜, 그 사람 달리는 모양 있잖습니까.

그 부분에 무언가 붙여있더군요. 누런색의 종이.

부적같이 생긴 이상한 종이였습죠.

"안 들어가?"

상준이가 말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친구 놈이 앞장서서 가더니만. 뒷문 앞에서 떡 - 하니 서서 들어가질 않더군요.

상준이가 먼저 들어갔고, 곧 저희들도 따라 들어갔죠.

"하아 -"

깊은 한숨을 내쉬며 어쩔수없다는듯 들어오는 친구 놈도 보였습죠.

"딸 - 깍"

먼저 들어온 상준이가 창고 모퉁이에 전등 스위치를 눌렀더군요.

또, 동시에 들려오는 이상한 기계음.

곧, 희미하고 미약한 불빛이 창고를 메웠습니다.

어찌도 그리 반갑던 지요.

또, 동시에 두렁한 지하 창고가 모두 들어났죠.

"왜이리, 더러워!"

준호가 안심한 듯, 짜증을 부리며 창고 모퉁이 쪽으로 가더군요.

"우리 뭐 해야 해?"

제가 물었습니다.

"농구공이랑, 배드민턴 채 정리하고 쓰레기 치우라는데?"

상준이가 자기 핸드폰에 온 문자를 보며 말했습니다.

"시작하자 !"

힘을 내기 위해 소리를 크게 질렀고, 지하 창고에 쩌렁 쩌렁하게 울렸습죠.

그렇게, 열 내며 치우고 있을 때. 문득 친구 놈이 보이지 않는다는걸. 눈치 챘습니다.

사방을 이리 저리 보던 중. 친구 놈이 가만히 서서 귀를막고 불안한 듯 고개를 여차래 좌우로 흔들며

무언가를 떨쳐 내려는듯한 모습이 보이더군요.

"야 ! 왜 그래 !"

친구 놈한테 소리를 질렀습니다.

상준이, 준호, 영진이가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친구 놈을 보더군요.

그러나 들리지 않는지요. 계속해서 땀을 흘리며 귀를막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대는 친구 놈의 모습에

안쓰럼움과 동시에 소름이 쫘악 오르더군요.

결국, 친구 놈에게 다가갔습니다.

친구 놈은. 창고에 일렬로 배열되어있는 창고밀실쪽 가운데에 서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친구 놈 앞 쪽으로는 뻥 뚫린 좁은 길 이었죠.

친구 놈을 그곳을 뻔히 보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기를 반복하더군요.

"왜 그래 !"

어깨를 때리듯 흔들었습니다.

"아."

손이 닿자마자 축축해질 정도로 땀을 많이 흘렸더군요.

불안한 듯 눈이 이리저리 돌아가는 친구 놈의 모습에 덜컥 겁이 나더군요.

그리고 제가 서있던 자리. 그러니까 친구 놈과 같은 위치.

제 앞에 또한

좁은 길이 뻗어있었습죠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다가오는 건지, 멈추어있는건지 판단도 가지 않더군요.

그런 저희 둘의 모습을 보고 있던 영진 이와 준호 상준이가 한꺼번에 와서.

"아 청소 안하고 뭐하냐?"

라고 따지듯 말하며 저를 흔들었습니다.

몸 경직이 풀리더군요.

말할 것도 없이 뒤 출입문으로 뛰었습니다.

친구 놈 또한 끌고 오듯이 같이 뛰었고요.

친구들도 갑자기 뛰는 저희를 쫓아 뛰더군요.

어찌도 그렇게 멀게 느껴지는지요.

문득 뒤로 돌아 밀실을 보았지만,

다행히.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안심하고 달리는데, 문득 농구공 박스 쪽에서 

"파 - 스윽"

하고, 이상한 소리가 나더군요.

뭐랄까, 무언가가 강하게 터지고 찌익 미끄러지는 듯한. 소리랄까요.

시선이 뒤로 가지더군요.

 

 

 

 

밀실 쪽의 통로에서, 무언가가 기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추옥 - 추옥 - 하고 기이하게 움직이는 그것에.

눈물이 줄줄 나오더군요.

느꼈지만, 지하실 출입문으로 달리고 있는 때가 벌써 몇 분인데.

뭐 저렇게 문이 먼지요.

기가 막혀서 말도 안 나오더군요.

"멈춰 바라"

친구 놈이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이미 홀렸다."

나 참. 머리가 띵 - 하더군요. 홀린다는 게 이런 거구나. 하고요

그때, 준호 핸드폰에 전화가 왔는지 음악이 터졌습니다.

"여보세요!!"

무척이나 다급하게 전화를 받는 준호.

정말 다행스럽게도, 감시하고 있던 선배 형이 전화를 한 것이지요.

"형 !! 지하 창고 뒷문으로 빨리 내려와줘 !!"

선배가 알겠다. 라고 했는지, 준호가 전화를 끊고 다급하게 뒷문만 바라보고 있더군요.

그렇게,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그것'을 바라보며 가만히 서있었습니다.

참 사람 죽을 맛이더군요.

"파 - 스윽."

이게, 가까이 오니까 경악을 금치가 못하겠더군요.

이리 저리 짓밟힌 듯하다 추렴새의 몸짓.

얼굴은 뭐그리 일그러졌는지요.

또, 하반신이 없더군요.

온몸에 소름이 지속해서 강하게 돋고, 몸은 미친 듯이 떨리고.

저희 넷 모두 손을 잡고 있었는데, 떨림이 전해질정도 이었습죠.

그때.

"야 ! 청소 안하고 뭐해 !"

하고 선배 형이 내려왔습니다.

저희를 보더니, 무언가를 알겠다는 듯이 출입문위에 있던 누런색종이를

팍 찢어버리더군요.

찢어지는 순간, 저희 앞에 있던 '그것'이 무척이나 괴로운지요.

소리는 지르지 않았지만. 일그러진 얼굴이 다시금 일그러지며.

뒷걸음질로 기어가며, 밀실 통로로 다시 들어가더군요.

"털썩 -"

모두가 뭐라 할 것 없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습니다.

그런 저희 모습을 보며 선배가 너무도 침착하게 씩 웃으며 오더군요.

"뭐가 웃겨요."

영진이가 따지듯 말했습니다.

"처음 겪어봐?"

놀랍게도, 선배가 되묻더군요.

선배가 예기를 해주셨는데, 밀실 쪽에는 종이찢는기계가 줄지어 있는데, 고등학교 1학년 여자애들 3명이 들어와

놀다 그만, 한 여자아이가 종이찢는기계에 부딪혀 버렸다는군요.

말 할 것도 없이 그 자리에서 갈리기 시작했고, 나머지 2명의 여자 애들은 놀라서 그냥 뛰어 도망갔다고 하더군요.


여자아이 2명은 모두 졸업했고, 저것이 그 여자애들 2명을 찾는 거라고 그러더군요.

또, 저 누런색 종이는 지하실에 풍기를 막는 거래나.뭐래나. 저걸 때면 풍기가 안 좋아져서

물러간다고..

그때, 친구 놈이 추가로 말하더군요.

"그런가보다. 처음 나랑 눈이 마주쳤을 때, 뭐라 뭐라 계속 중얼거리는데, 슬픔이 격차오르더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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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토끼님의 열네번째 이야기

 

 

 

 

 

 

 

 

시험 대비를 하다보면 저는 가끔 이상한 기분을 느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갑작스럽게 소름이 돋는다던가. 혹은 방에서 멀리 떨어진 화장실의 물소리가 들린다

던가 하는 괴상한 일들이지요.

 

그날도 새벽을 넘기며 시험 대비를 하고 있던 중 이었습니다.

 

여간 어려운 문제 하나를 붙들고 낑낑대던 와중, 목이 말라 거실로 나왔습죠.

 

그렇게 물을 먹고 나니 또 게을러지는 제 자신이 조금은 한심스럽더군요.

 

쉬는 시간 이라는 핑계를 대며 친구 놈과 문자를 하던 와중 문득, 배가 고파오더군요.

 

‘뭐, 먹을것 없을까나?’

 

하고 냉장고를 이리 저리 뒤적거렸습죠.

 

한참을 뒤적거리다보니, 샌드위치 하나가 남아있더군요.

 

얼른 우적우적 씹어 먹은 뒤 배도 채웠겠다, 다시 공부를 하기 위해 방으로 들어가서 앉았을 때

여전히-

 

“꼬르륵.”

 

하고 배가 곯더군요. 그렇다고 이 와중에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것이잖습니까.

 

스스로 자제를 하며 겨우겨우 참고 공부를 하는데, 이게 영 집중이 안되더라죠.

 

정신을 차렸을 때 전 이미 츄리닝을 입고 모자를 쓴뒤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따고 있더군요.(-

_-)

 

“에이, 뭐 어때…….”

 

자기 합리화를 시킨 뒤 현관문을 살며시 닫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렸습니다.

 

고요함.

 

그 적막한 새벽에- 차 소리가 가끔들릴뿐 사람 소리라고는 도저히 들리지도 않더라죠.

 

시간을 확인해보니 3:24(am)쯤 되었더군요.

 

“딩-동”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곧바로 탄 뒤 1층을 누르고 거울을 보고 머리를 만졌습니다.

 

문제가 풀리지 않아 이리저리 뜯고 뜯었던 흔적이 머리에 고스란히 남아있던터라, 누르는데 애

좀 먹고있을때-

 

“1층입니다.”

 

벌써 도착했더라고요.

 

“에이, 뭐 밤인데 누가 볼려구.”

 

그날따라 혼잣말이 참 많이도 나오더라죠.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계단을 타고 내려와 주위를 보니 문득 저 멀리 횡단보도가 보이더군요.

 

신호는 계속해서 바뀌고 바뀜을 반복했고- 사람이 없어야 할 터 인데.

 

여학생처럼 보이는 한 사람이 가방을 앞쪽으로 양손으로 든뒤, 서 있더군요.

 

‘..재 뭐야?’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었을 때도, 여자는 미동조차 하지 않고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조용히 서 있

더군요.

 

어차피, 저랑 상관도 없는 사람이니 그러려니 하고 지나쳤습니다.

 

편의점에 도착한 뒤에 삼각 김밥과 이외 몇 음식과 음료를 산 뒤, 나와 집으로 향하고 있을 때 쯤

이었습니다.

 

제가 집에서 나올 때는 일부로 피한 곳 한곳이 있습니다.

 

외골목인데요.

 

저희 집 쪽으로 빠르게 올라가기 위해서는 이 외골목을 반드시 지나야해요.

 

 

 


 

 

 

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음식을 빨리 먹고 싶었던 걸까요?

 

결국- 외골목의 계단을 타고 한걸음 올라갔습니다.

 

문득, 그러고 보니 나가다 본 그 여학생이 신경이 쓰이더군요.

 

고개를 돌려 횡단보도를 보았고- 전 기겁했습니다.

 

여학생이 횡단보도 한 중앙에 서서 저를 바라보고 있더군요.

 

순간 심장이 덜컥- 하면서 등에 땀이 한줄기 흘러내리더군요.

 

‘그냥가자‥‥.’

 

스스로 자기 의식을 끊임없이 거는데, 다리가 원망스럽게도 움직이질 않는 겁니다.

 

미칠 노릇이었습니다.

 

그때- 여학생 방향 쪽 도로에서 찻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치인다.’

 

그런 생각을 하니 그제야 다리가 움직이더군요.

 

안심을 했습니다만, 제 다리를 집방향쪽이 아닌 여학생 쪽을 향해 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씨!―’

 

구해야한다. 라는 생각이 돌아가자는 욕구를 억누르고 계속해서 머릿속에 울리더군요.

 

그런데, 참 이상한 건 말입니다.

 

여학생은 꼭 제가 와 주기를 바라는 듯, 한발 한발 뒤로 가면서 저를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위협감을 느꼈는지- 그제야 제가 잠시 뛰는 것을 멈추고 여학생을 바라보았죠.

 

그때- 머릿속을 딱 한 사실이 스치더군요.

 

‘왜, 경적 안 울려?’

 

이미 차는 여학생이 보이고 보일정도로 조금 가까이 온 상태였습니다.

 

신기하게도 경적 한 방 울리지도 않더군요.

 

‘사람이 아니다.’

 

그렇게 느꼈을 때, 눈물이 죽 하고 흘러내리더군요.

 

이미 정신은 없었습니다.

 

미친 듯이 집 방향 쪽으로 뛰기 시작했고, 뛰던 도중 고개를 돌리니

 

여학생이 전과는 다르게 두 양팔을 축 내리고 고개를 푹 숙인뒤 몸을 좌우로 조금씩 흔들며 서

있더군요.

 

 

 

 

 

 

 

 

 

 

 

 

 

 

 

 

왜인지몸에 한기가 죽- 올라오면서, 점점 다리가 빨라졌습니다.

 

심장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했고, 땀은 비 오듯 쏟아지더군요.

 

또, 그대로 서 있어주었으면 정말 고마웠을 겁니다.

 

한참을 달리고 있노라니.

 

“라... 라라...”

 

식의 이상한 음률이 울리듯 퍼지더군요.

 

‘뭐야?’

 

하고 뒤로 돌아 여학생을 바라보았을 때- 전, 그녀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정수리가 부러지듯

느꼈습니다.

 

여학생은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비록 느린 속도였지만 그 미묘한 음률을 계속해서 입으로 떨며

 

천천히 끊기듯, 카메라에 한방씩 찍히듯.

 

조금씩.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으아아악!!!!”

 

소리를 지르고, 눈물범벅이 된 채 집 쪽으로 달려가 현관문을 들어갔을 때 쯤-

 

도로에서-

 

“끼이이익 - 꽈아앙”

 

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털-썩”

 

다리가 풀리더군요.

 

그대로 주저앉았습니다.

 

이제 죽는다고 그녀가 오고 있다고 머리는 일어나라고 수없이 명령을 내렸지만

 

제 발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

 

그런 저의 예상도 빛나갔습니다.

 

한참이 지나니 다리에 힘이 돌아오고 일어나졌을 때, 서둘러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올라간

뒤 베란다를 통해

 

도로를 보니, 여학생은커녕 차 2대가 자기들 끼리 부딪혀있더군요.

 

“..뭐야”

 

친구 놈한테, 그 내용을 문자로 보내고 상담을 하니 그때 까지 고맙게도 공부를 하고 있던 친구

놈의 답장은 이랬습니다.

 

 

 

 

 

 

 

“너, 동무로 데려가다 운전자 2명 대려 간기다. 고맙게생각혀”

 

 

 

 


그 문자를 보니, 온몸이 진정되지 않고 미친 듯 떨리며 답장도 보내지 못하고 방으로 들어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쭈그려 앉아 잠에들은듯 합니다.

또, 잠에 들었을 쯤 귀에 살며시 앰뷸런스 카 소리가 들리기도 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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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토끼님의 열다섯번째 이야기

 

 

 

 

 

 

 

그날은, 아침부터 어두운 하늘에 비가 내렸습니다.

 

학교 창문가에 앉아, 멍하니 밖을 바라보는 기분도 묘하게 몽롱하더군요.


“기분더럽제.”


그렇게 밖만 바라보고 있으니, 뒤에서 친구 놈이 거들어 말하더군요.


“무지 찝찝해, 끝나고 뭐 하고 놀래?”


제 입에서 불쑥 갑작스러운 제의가 튀어나오더군요.


“글쎄다..”

 

“숨바꼭질 어떠냐?”


제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놀란 제가,


'비오는 학교에서 어느 정신 나간 놈이 숨바꼭질을 하겠느냐고!'


따질 준비를 하고 뒤로 도니 영진이가 웃으며 제 말을 막고 말하더군요.


“지루하고, 답답할 땐 섬뜩한 게 최고잖아?”

 

“그건 그래, 애초에 우리 학교에서 숨바꼭질 해 보는 게 처음이고.”

 

“재미있겠네.”

 


그런 제의에 뭐가 좋다는 건지, 상준 이와 준호가 찬성하더군요.

 

그런 분위기에 막말하여 망칠수도없는 노릇이고 하니

 

결국 저도, 한숨을 내쉬며-


“알겠어, 하자.”


라고 말해버렸습니다.

 

친구 놈도 재미있겠다는 표정으로 곧 수긍하더군요.

 

지루한 수업이 끝나기를 애타기 기다리니, 어찌도 그리 시간이 가지 않는지요.

 

그렇지만, 어쩌면 그런 지루한 시간이 저희의 결정을 바꾸게 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요?

 

결국 지루한 수업시간이 모두 끝나고 즐거운 야자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저희 다섯은 우산을 쓰고 운동장 왼쪽 구텅이에 모여 규칙을 정하고있었죠.

 

 

 

 

 

1. 반드시 학교에서만 숨을 것.

 

2. 무슨 일이 있으면 핸드폰으로 연락할 것.

 

3. 잡히면 지금 이 곳으로 와서 앉아있기.


이 세 가지뿐이었습니다.

 

단순해 보이는 규칙이기에, 더욱 재미를 느꼈고- 이어서 가위 바위 보를 시작했습니다.


“가위바위보 !”

 

“가위바위보 !”


그런데, 정말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왠만해서, 게임에서는 결코 지거나 걸리는 일이 없는 친구 놈이 술래가 된 겁니다.

 

그런데 이놈이 이상한 말을 하더군요.


“후회안해?”

 

“무슨소리야?”

 

“내가 술래 되면 재미를 뛰어넘는 재미가 될껄?”

 

“하?”


뭐 저희는, '술래 처음 된 놈이기에 어색한 면이 있겠지.' 라는 식의 생각으로 빠르게 흩어졌습니다.

 

자, 숨은 위치를 말해보겠습니다.

 

영진 이와 준호는 학교 옥상으로 숨는다고 했고, 저 같은 경우는 상준 이와 시청각 실에 숨었습니다.

 

안 그래도, 친구 놈 말이 여간 신경 쓰였던 저희도


'찾기 쉽게 숨어서, 빨리 술래를 바꾸자.'


라는 제의를 저희들끼리 주고받았고, 결국 강제수긍이 되었죠.

 

그렇게, 숨고나니 묘한 소름이 몸을 싸- 하게 지나가더군요.

 

동시에 짜릿한 느낌이 몸을 떨리게 하는 것도 잊을 수가 없더라죠.

 


“야, 무슨소리 안 들려?”


망을 보던 상준 이에게 물었습니다.


“응, 아무소리도 안 들려. 아마 시청각실쪽은 아직 안온 듯한데?”

 

“그거, 안심이네.”

 


갑자기 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왠지, 그런 순간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그렇게, 상준 이와 시청각실 구텅이 어두운 구석에 숨어 숨죽이고 귀를 기울이던 중-

 


“삐걱..삐걱..”

 


나무판자가 밟혀 삐걱이는듯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군요.

 

그때, 상준이가 기겁을 하고 자기 입을 손으로 막더군요.

 


“왜 그래?”

 


속삭이듯 물었습니다.

 


 

“야.. 나무판자로 된 복도는 4층 아니야?”

 

“그런데?”

 

“왜 지금 여기서 나무판자 소리가 들리는데?”

 


 

오싹했습니다.

 

들려선 안 되는 소리였습니다. 그 소리는.

 

그렇담, 딱 한 가지 결론밖에 생각나지 않더군요.

 


 

‘다른 소리’

 


 

쿵- 하고 몸이 미친 듯이 떨리기 시작하더군요.

 

동시에, 제 평소 청각으로는 들을 수 없을 정도까지 들리더군요.

 

예민해진 거겠지요.

 


 

“삐걱…….”

 

“삐걱…….”

 


 

이거, 사람 미치더군요.

 

저희가 몇 번 소리를 들었을때- 한 가지 알아낸 사실이 있었습니다.

 

지금 이 소리를 내는 '무언가'가 여하튼 저희 쪽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었죠.

 


 

“아..뭔데..”

 


 

제가 중얼거렸습니다.

 


 

“조용해..!”

 


 

뭐하나, 하고 상준 이를 보니 핸드폰을 꺼내 준호 쪽으로 연락을 가하고 있더군요.

 

발신음이 어찌도 그리 크게 들리는지요.

 


 

“좀, 받으라고!”

 

“덜컥- 여보세요?”

 


 

준호의 목소리였습니다.

 

평소에는, 달갑지 않던 목소리가 그 순간에는 왜 그리도 살가운지..

 

또 아직 잡히지는 않은 모양인지라, 안심이 되었죠.

 


 

“너희, 별 일 없어?”

 

“응, 근데 이거 규칙 위반이잖아.”

 

“어째서?”

 

“무슨 일이 있을 때만 전화 하는 거 아니었어?”

 

“무슨 일이 있어.”

 

“무슨 일인데?”

 

“시청각 실은 1층 아니야?”

 

“당연한걸 왜 물어, 1층맞지”

 

“나무판자 복도는 4층이지?”

 

“응, 4층”

 

“근데, 우리 쪽으로 나무판자 소리가 다가와.”

 


 

그 말이 끝나자마자 준호가 침묵하더군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전화기 반대쪽, 즉 준호가 있는 쪽에서-

 


 

“삐걱..”

 


 

하고 마찬가지로 같은 소리가 들리더라죠.

 


 

“준호야?”

 

“‥‥.”

 

“에이씨!”

 


 

상준이가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더군요.

 

조금씩

 

조금씩

 

이성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삐-걱..삐걱”

 


 

더 미치는 사실은, 소리가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는 것-

 

거기서 저희는 한 가지 결단을 내렸습니다.

 


 

'뛰어서 준호 쪽으로 가자.'

 


 

빠르게 일어나 상준 이를 앞세워 문을 열고 복도를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친구 놈에게 걸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 소리 하나 찍 못내고 달렸죠.

 

땀은 미친 듯이 흘러내리고, 몸은 떨리고- 광속 적으로 발이 기계처럼 돌아가더군요.

 

그러던 와중,

 


 

“…….우드득.”

 


 

하고 듣자마자 온몸에 소름이 돋아 다리가 풀릴 정도의 소름끼치는 소리가 뒤에서 들려오더군

요.

 

털털- 거리고 순간적으로 제가 흐트러졌습니다.

 

넘어질 뻔했죠.

 

다시 자세를 잡고 상준이 뒤를 따라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하던 중-

 

호기심은 어떻게 억제할 수가 없더군요.

 

그렇게, 계단 모서리를 통해 달려왔던 모서리를 보니

 

'무엇'이 서 있는 건지- 오고있는건지.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하여튼 기이한 자세로 있더군요.

 

 

 

 

 

그런 모습을 보니- 더욱 몸이 반응했습니다.

 


'옥상으로 가자.'

 

“야! 뭐해!”

 


 

상준이가 다급하게 올라오라고 손짓하며 물었습니다.

 

 


“어..!”

 


 

그러던, 상준이가 갑작스럽게 고개를 위층창문 쪽 커튼으로 시선을 돌리고 털썩- 주저앉더군요.


 

“왜 그래..”

 

“저…….저.저거..”

 


 

저도 곧 상준이 쪽으로 뛰어가 위층 커튼을 보았습니다.

 

아무것도 없더라죠.

 


 

“너, 나 약올리냐?”

 

“아 진짜, 뭐 있었어..!”

 


 

다리를 덜덜 떨면서 안쓰럽게 저를 쳐다보는 녀석을 보니 저도 뭐라 할 수가 없더군요.

 

그렇지만, 그렇게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삐걱..”

 


 

하는 소리가, 그런 사실을 자각시켜주었죠.

 

그러나 그런 사실도 잠시- 결국.

 


 

“찾았다.”

 


 

친구 놈의 목소리가 저희가 있던 옆쪽 복도에서 들려왔습니다.

 

급하게 뒤돌아 복도를 보니, 친구 놈이 씩- 웃으며 걸어오더군요.

 

참, 이상하지만 그런 친구 놈의 모습을 보니 한숨과 안도감이 확 들더군요.

 

다짜고짜, 친구 놈에게 달려가 지금까지 겪었던 일들을 죄다 설명했습니다.

 

친구 놈 표정이 서서히 굳어가더군요.

 


 

“역시, 그렇노..”

 

“무슨 말이야?”

 

“일단, 다 찾고 설명하구마”

 


 

결국, 저희 셋은 함께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어떻게 보면, 재미없게도 준호와 영진이의 위치를 팔아넘긴 심정이었습니다만 어쩔 수 없었죠.

 

또, 올라가던 중- 커튼 쪽의 얼굴을 본 듯도 하더군요.

 

 

 

 

 

 

 

 

 

 

 

 

 

 

 

 

“끼-이익”

 


 

옥상 문을 열자, 듣기 불쾌한 소리가 울리더군요.

 

동시에 옥상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숨어있던 준호와 영진이가 화들짝 놀라며, 저희를 바라보더

군요.

 


 

“헤헤, 미안..”

 

“아...! 나쁜!”

 


 

금세, 상황을 파악했는지 준호가 원망 섞인 질타를 날리더군요.

 

그런 모습에, 저희도 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준호 얼굴이 정색을 하더라죠.

 

또, 영진이가 손가락으로 저희 뒤를 가리키며-

 


 

“뒤에.뭐냐?”

 


 

라고 의문스러운 질문을 던졌습니다.

 

친구 놈이 기겁을 하며 뒤로 돌았고- 소리쳤습니다.

 


 

“다 비키라!”

 


 

말 할 것도 없이, 영진 이와 준호가 비켜서서 난간과 마주보게 길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친구 놈이 상준 이와 제 팔을 잡더니 옥상으로 들어가 준호와 상준이 쪽으로 가더라죠.

 

그러자 저희 뒤에 있던 '무언가'가 눈에 간신히 보일정도의 속도로-

 

난간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멍- 하니 바라보고 있던 저희도

 

다리에 힘이 풀리듯-

 

그대로 쓰러져 주저앉았습니다.

 

또, 동시에 밑을 순식간에 보고 온 영진이가 말했습니다.

 


 

“아무것도 없어.”

 


 

이 무슨, 말이 되는 상황입니까?

 

그렇게, 저희는 이 학교에서의 숨바꼭질이 얼마나 병신 같은 짓 이었는지를 뼈저리게 느끼며 학

교를 나와 운동장 쪽으로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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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토끼님의 열여섯번째 이야기

 

 

 

 

 

 

 

이번에 겪은 일은, '흉가체험' 입니다.

 

박박 볶아대는 더위 속에, 지침을 느낀 저와 친구들은 이 더위를 날릴 방법을 궁리하던 중- '흉가

체험'을 결정하게 되었습죠.

 

당장 조사를 시작했고, 얼마 가지 않아 결국 '쌍계사 폐호텔'을 선택하게 되었습죠.

 

또, 찾기 시작했는데 여러 티비 프로그램들이 기이한 일들을 과학적으로 접근 하여 풀어가는 바

람에 별 재미를 보지 못하겠더군요.

 

그러다, 굉장히 짜릿하고 위험하다는 '쌍계사 폐호텔'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또, 많은 후기들을 보니 심령사진도 굉장히 많이 찍혔다고들 하시더라고요.

 

그 때문일까요?

 

여러 번 폐호텔을 제거하기위해 포크레인을 가동하면- 공장에 들어가기 시작하는 경계선에서

픽- 하고 전원이 나가버린다고도 하더군요.

 

또, 여러 체험자들의 공통된 말에 의하면 도깨비 형상의 얼굴이 2층 복도 벽을 긁듯이 돌아다닌

다고도 하더라고요.

 


 

“야, 장난 아니다. 무지 재미있겠네!!”

 


 

한껏 들 뜬 영진이가 활짝- 웃으며 마우스를 내심 두드리더군요.

 


 

“그래서, 언제 갈껀데?”

 


 

제가 물었습니다.

 


 

“이번주, 토요일 어때? 보충 없어.”

 


 

준호가 말하더군요.

 


 

“그래, 그럼 토요일로 결정한 거다?”

 


 

영진이가 말했습니다.

 


 

더불어, 보충 없는 토요일에 대한 날씨도 살펴보니- 하염없이 '맑음' 표시. 그야말로 금상첨화였

지요.

 

그리고 금요일이 되자 아이들이 슬슬 계획을 짜자고 제의를 했고- 방과 후, 아이들과 운동장을

가로질러 걸어 나오며 계획 짜기를 시작했습니다.

 


 

“1박 2일로 가자. 다음 주 월요일 날은 여유롭게 학교 가야지.”

 

“그래야겠네. 그럼, 내일 각자 짐 챙기고 여유 있게 교통비 가져와서‥‥.”

 


 

이윽고, 모든 계획을 세운 뒤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던 길 이었습니다.

 

같이 걸어오던 친구 놈이 자꾸만 한숨을 푹- 내쉬는 겁니다.

 

어느새 저희 집이 보이고, 친구 놈에게 인사를 했는데- 친구 놈이 말을 걸더군요.

 


 

“얌마”

 

“응?”

 


 

대충 대답하고 집으로 들어가서 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지라 조금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녀

석 표정을 보니 그런 생각이 삭- 가시더군요.

 


 

“정말 갈낀가?”

 

“무슨소리야, 가야지! 벌써 약속까지 잡아놓고.. 왜? 넌 못가?”

 

“그게 아니제..”

 

“왜 그러는데?”

 

“아이다..”

 

“왜? 표정 무지 심각해 너.”

 

“아이다. 잘가레이!”

 


 

친구 놈이 굉장히 우울하면서, 보자마자 싸늘할 정도의 표정으로 이상한 질문을 연달아 하더니-

인사를 하고는 획 가버리더군요.

 


 

“뭐야‥‥.”

 


 

그냥 말 그대로 찝찝하더군요. 순식간에 좋던 기분은 날아가고, 괜스레 짜증이 나더라고요.

 

그런가보다. 라고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집에 돌아와 세수를 하던 도중에- 퍼뜩 의심이 들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친구 놈이 표정이 안 좋은 일은 꼭 귀신하고 꼬이고- 불운한 일이 생기기가 일수

였으니깐요.

 


 

“알게 뭐야!”

 


 

겨우 그런 사소한 일로 기분 망치기가 싫어서, 방으로 들어가 챙길 목록을 준비하고 가방을 싸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내일을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때부터서야 기대 때문에 마음이 조금씩 들뜨기 시작하더군

요.

 

 

'
'
'
'


아침이 밝고, 일찍 눈을 뜬 뒤 가볍게 몸을 씻고 준비한대로 모두 챙긴 뒤- 친구들과 약속장소로 나갔습니다.

 


 

“여어!”

 


 

손을 크게 흔들며 친구들을 부르자, 빨리 오라고 소리를 지르더군요.

 


 

“간다, 가!”

 


 

잠시 뒤, 버스를 타고 폐호텔의 지역으로 떠났습니다. 아이들도 즐거운지 작게 노래를 부르거나

떠들고 장난치기도 했습죠.

 

집에서 나와 친구들을 만날 때는 2시 쯤 이었습니다만, 도착하니 6시정도 되어 제법 어둡더군요.

( 버스에서 내려서 걸었습니다. )

 

또, 어찌 그리도 섬뜩한지요.

 

건물의 벽이 오래 되어 그런지, 달빛을 받아 푸르스름한 끼를 띄고있어서 추운 느낌이 들기까지

하더군요.

 


 

“재미있겠다. 들어가자!”

 


 

영진이가 앞장서서 입구에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이거 하나씩 몸에 지니고 있는 게 좋을 끼다.”

 


 

전부터 어두운 표정을 한 친구 놈이 어느새 히죽 웃고는 작은 구슬들을 하나씩 주더군요.

 


 

“이게 뭔데?”

 

“함 화끈하게 즐겨야안카노?”

 

“하? 무슨소리?”

 

“들어가제이!”

 


 

킥킥 웃어대는 친구 놈이 조금 원망스러웠지만, 덕분에 분위기도 한껏 들뜨고 건물로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야, 그만좀 터트려라.”

 


 

입구에 들어가 1층 복도를 마주할 때부터 쉴 새 없이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리는 영진이를 보고

준호가 말했습니다.

 

막상 들어가고 나니 이게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춥지도 않은데 괜스레 소름이 확확 끼치고, 친구 놈은 계속해서 웃어대고- 말리기도 했지만 전

혀 아랑곳하지도 않더군요.

 

그때, 친구 놈이 웃음 끼를 띤 채로 중얼거리더군요.

 


 

“아, 이제 우리가 들어왔는지 알았나보구마..”

 

“어..?”

 


 

도통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더라고요. 누가 알았다는 겁니까? 대체 그런 소리를 듣고 나니 친구들

이 하나같이 밀착해서 걷더니 동시에 말도 없어지더군요.

 

그렇게 1층 복도를 느리게 걷고있을때였습니다. 위쪽 천장에서

 


 

“쿵! 쿵! 쿵! 쿵!”

 


 

하고 굉장히 선명한 소리가 들려오더군요.

 


 

“뭐야!”

 


 

반사적으로 놀란 제가 소리쳤습니다.

 


 

“뭐가?”

 


 

무슨 일인가 하는 표정으로 저를 보고 준호가 묻더군요.

 

미칠 노릇이죠.

 


 

“이 소리 안 들려? 발소리 나잖아!”

 

“뭔 헛소리야! 겁주지 마!”

 


 

식은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하더군요. 그때- 제 옆에 친구 놈이 말했습니다.

 


 

“니들 구술 버렸노?”

 

“아, 응. 미안 왠지 너한테 받은 물건은 좀 무서워서..”

 

“나도 같이 버렸는데?”

 


 

그랬더라고요. 친구 놈이 준 구술을 가지고 있던 건 저와 상준이 뿐. 영진이와 준호는 버렸다고

하더군요.

 


 

“아.. 이게 무슨소리야..”

 


 

티격태격 말씨름을 하던 중, 정색한 상준이가 천장을 바라본 채로 말하더군요.

 

그 말을 들으니, 갑작스럽게 다리에 힘이 쭉- 풀렸습니다.

 

다행히, 친구 놈이 지탱해줘서 쓰러지지는 않았지만 괜스레 힘이 쭉- 빠지더군요.

 


 

“괜찮다. 별 짓 안하면 헤치지는 않을 끼다.”

 


 

다른 사람도 아닌 친구 놈한테 그런 말을 들으니 어찌도 그리 안심이 되던 지요. 그러던 때- 정말

원망스럽게도 상준이가 이상한 말을 계속해서 중얼거리더군요.

 


 

“이거, 발소리야…….?”

 

“아이다.”

 


 

친구 놈이 대답했습니다.

 


 

“왜 자꾸 저 곳에서만 소리가 나는데?”

 


 

눈이 핑- 풀린 상준이가 흐르는 눈물을 눈치 채지도 못하고 소리가 나는 천장을 가리킨 채로 물

었습니다.

 


 

“달리는 게 아이다. 계속 박고있는기다.”

 

“뭘..?”

 

“머리말이다. 머리.”

 


 

-쿵

 

말 그대로 몸이 흔들렸습니다. 아이들은 어느새 걸음을 멈춘 지 오래였고 서서 서로의 얼굴을 바

라볼 뿐 이었죠.

 

그리고 머릿속에 상상하고 싶지 않은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빠르게 지나치더군요.

 

무언가가 바닥을 향해 엎드려 계속해서 머리를 박아대는 모습이 말입니다.

 


 

그렇게 한참을 듣고 있는데, 어느 순간 소리가 멈추더군요.

 


 

“멈췄어.”

 


 

상준이가 말했습니다. 그제야 정신이 돌아오는 건지, 눈물을 닦으며 싱긋 웃더군요.

 

그때-

 


 

“쨍-그랑!!”

 


 

결국,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저희 이야기가 지루했던지, 준호와 영진이가 돌멩이를 창밖으로 던지고 놀다가 실수로 호텔 안

의 유리창을 깨 버린 겁니다.

 

순간적인 정적과 동시에-

 


 

“쿵! 쿵! 쿵! 쿵! 쿵!”

 


 

하고 다시는 듣고 싶지 않은 그 소리가 아까와는 전혀 비교조차 되지 않는 속도로 빠르게 들리더

군요. 더군다나 미치겠는 건- 이 소리가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 계단 쪽으로 이동하며 들린

다는 것.

 


 

“…….뭐야.”

 


 

그냥, 듣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발이 떨어지지가 않더군요. 그저- 저 멀리 떨어져 어둠에

싸여있는 계단을 바라볼 뿐 이었죠.

 

그리고

 

얼마 안가 계단에 무언가 미친 듯이 뛰어 내려오는 게 보였습니다.

 

그때부터 본능적으로 몸이 반응하더라고요.

 


 

'도망가'

 


 

라고 말입니다. 그 순간 제가 입구를 향해 뛰기 시작했고, 아이들도 놀란 지 소리를 지르며 같이

뛰더군요.

 

전 참 멍청이인가 봅니다. 그런 순간 까지 호기심은 절 주체할 수 없게 흔들어 대더군요.

 

달리던 중 뒤를 돌아 달려오던 쪽을 보았는데- 참 재수도 없지요.

 

하필 달빛이 깨진 유리창을 통해 복도를 밝게 비추는 구간에 '그것'이 나타났습니다.

 

 

 

 

 

 

 

 

 

웃고 있었습니다.

 

찢어질듯, 두 눈에서는 무언가가 뭐 그리도 흘러내리는지요.

 

또, 달려오는 모습이 참 기이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팔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다리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심하게 달랑거리며

방향이 제각기 이상한 방향으로 꺾여있는 팔과 다리.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히죽 히죽 웃어대며 달려오는 모습.

 

더군다나, 속도는 가히 저희보다 훨씬 빨랐습니다.

 

어떻게- 그 정도 거리였으니 달릴 여유가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순간 구역질이 밀려오더군요.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벌려지던 입이 갑자기 쫙- 찢어지면서

 

저희를 향해 성대가 갈라질 정도의 높은 톤의 여자 목소리로-

 


 

“나가!!!!!!!!!!!!!!!!!!!!!!!!!!!!”

 


 

하고 소리를 지르더군요.

 

눈앞에 뿌예졌습니다. 두 눈에서는 눈물이 줄줄 흐르고 다리는 사정없이 복도를 내리 차며 달리

더군요.

 

달리고 달려 결국 입구를 뛰쳐나왔고, 멈추지 않고 도로까지 달리고 나니 그제야 다리가 멈추고

동시에 무너지듯 앉았습니다.

 


 

“아..미친..뭔데..”

 

“‥‥.”

 


 

다들 거친 숨을 몰아 내쉬기 바빴고, 안정을 되 찾은 뒤 버스를 타고 마을에 도착한 뒤 말 없이

서로 인사하고는, 헤어져 집에 돌아와 빠르게 잠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꿈을 꾸었습니다.

 

벗어나고.

 

벗어나도.

 

끝이 없는.

 

그 복도를 사정없이 달리는

 

다시는 꾸고 싶지 않은.

 

그런 꿈을 말입니다..

 

 

 

 

 

 
이번 경험으로, 다시 한 번 '귀신' 이라는 존재를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흉가. 참 재미있는 장소 입니다.

올 여름, 짜릿한 경험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은 이 폐호텔을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뭐, 결국- 1층만 둘러보고 재미있다는 지하실과 2층은 올라가 보지도 못한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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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친구 놈에게 구술의 정체를 물어보니. 참으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아, 그거 말이가?”

“응. 구술.”

“그거, 흐음.. 뭐라 말하누? 한마디로 말하자믄 귀신을 부르는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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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친구 놈이 주는 물건 따위 받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다짐하는 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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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웃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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