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영감이 있는 누나

title: 잉여킹냠냠냠냠2018.03.27 11:38조회 수 925댓글 1

    • 글자 크기


우리 누나 이야기다.

 

누나한테 직접 듣거나 한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우리 누나는 영감이 있는 것 같다.

 

이건 내가 중학교 때 일이다.

 

 

 

그날 학교가 끝난 후, 친구 A랑 B가 우리 집에 놀러왔었다.

 

2층의 내 방에서 평범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

 

해가 저물 무렵, 슬슬 친구들이 돌아가려 하는데, 꽝하고 엄청난 기세로 방문이 열렸다.

 

 

 

다들 깜짝 놀라 얼어있었다.

 

문밖에는 우리 누나가 서 있었다.

 

누나는 B를 가만히 째려보더니 한마디 툭 뱉었다.

 

 

 

[...고양이 13마리. 이 쓰레기야. 너 어떻게 한거야, 걔들한테. 이제 곧 모습을 드러낼거야.]

 

순간 방안이 어슴푸레해졌다.

 

불은 그대로 켜져 있는 상태였는데도.

 

 

 

그와 동시에 털이 흠뻑 젖은 개한테서 날 법한 비릿한 냄새가 방안에 가득 찼다.

 

구역질을 느껴 입을 막고 몸을 숙이자, B의 발목이 보였다.

 

내장까지 전부 뜯겨나가 피투성이가 된, 갈기갈기 찢어진 동물의 시체가 보였다.

 

 

 

삼색털, 검은털, 갈색털 죄다.

 

정말 끔찍했다.

 

피거품까지 일고 있었으니.

 

 

 

[너, 두번 다시는 우리 집에 오지마.]

 

누나는 그렇게 말하고, 방문을 닫고 가버렸다.

 

이상하게 누나가 나가자 곧 내 방은 원래대로 돌아왔다.

 

 

 

얼굴이 창백해져서 A와 마주 보고 있는데, B가 바닥에 주저앉아 말했다.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었어... 왠지 말이야, 달라붙어 오는 고양이를 잔혹한 방법으로 죽이면 죽일수록 시원했거든...]

 

서 있는 내게 B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등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평소 B란 녀석은, 성실하기 그지 없고 상냥한 친구였다.

 

그런 짓을 할 거라곤 꿈에도 상상 못했으니.

 

 

 

그 순간 온몸에 소름이 끼쳤던 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 후 나와 B는 점차 소원해졌다.

 

서서히 B의 모습도 이상해져갔다.

 

 

 

혼자말을 중얼중얼 되뇌이기도 하고, 벽을 보며 사과하기도 하고.

 

얼굴도 초췌해져서, 원래 나이보다도 훨씬 더 늙어보일 정도가 됐다.

 

B는 그 다음해 봄에 전학을 갔기에, 그 이후 소식은 나도 모른다.

 

 

 

최근에 들어, 나는 누나에게 문득 그 때 일이 떠올라 물어봤었다.

 

[혹시 그 때 B 녀석, 어떻게 도와줄 방법은 없었을까, 누나?]

 

누나는 또 한마디 툭 던질 뿐이었다.

 

 

 

[어떻게든 찾아보면 방법은 있었겠지. 근데 귀찮잖아.]

 

나는 B나 고양이들의 원한보다, 우리 누나가 더 무섭다.



맛있당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3750 실화 상주할머니7 title: 병아리커피우유 5561 14
13749 실화 상주할머니35 title: 병아리커피우유 2415 13
13748 실화 사람이 살 수 없는 집 5화2 개팬더 1200 11
13747 실화 왜 없지?7 개팬더 2580 11
13746 실화 귀신은 있다5 title: 병아리커피우유 2520 10
13745 실화 사람이 살 수 없는 집 -마지막 글-7 개팬더 1475 10
13744 실화 추천)상주할머니24 title: 병아리커피우유 2455 10
13743 실화 상주 할머니46 title: 병아리커피우유 2056 10
13742 기묘한 교도소에서 생긴 일3 싸랑해여 7110 9
13741 실화 여자친구를 기다리다..7 사나사랑 2383 9
13740 실화 어릴적 들은 제사에 얽힌 이야기8 헤르르르트 5080 9
13739 실화 귀신썰 첫번째21 형슈뉴 8320 9
13738 실화 공포의 북문. 충격 실화 써봅니다.8 형슈뉴 4738 9
13737 실화 추천)상주 할머니55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904 9
13736 실화 가져와선 안될물건4 title: 병아리커피우유 3366 8
13735 실화 검은고양yee12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901 8
13734 2CH 6.25전쟁 라디오 괴담6 title: 잉여킹아리수드라 3390 8
13733 기묘한 [기묘한 이야기] 지옥은 만원9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3670 8
13732 사건/사고 일베충 ** 레전드.16 title: 하트햄찌녀 3251 8
13731 실화 [미스테리] 졸리기 전에 귀신 썰 모듬18 형슈뉴 7653 8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