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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며칠전 저녁 겪은 기묘한 이야기

title: 잉여킹아리수드라2015.03.31 23:23조회 수 1088추천 수 2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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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도 추워지겠다, 술이나 한잔 하러 친구들 만났다.

 


얼큰하게 1차 2차를 돌며 신명나게 취할 무렵이었다.

 


나는 내 입으로 말하긴 뭐 해도, 자체 주량이 소주3병정도는 된다. 3병까지가 맨정신(이라지만 헤롱거리면서) 어떻게든 집으로 갈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헌데 그날은 묘하게도 술이 잘 안 받아, 소주 한 병도 채 못 비우고 정신이 몽롱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3차로 간 노래방에서 나도 모르게 잠들고 말았다.

 


잠든 상태에서 꾼 꿈이 그야말로 기묘 그 자체다.

 

 

 

 


문득 눈을 떴는데, 노래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음울한 색의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의 반주가 흘러나오고 있었을 뿐.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는데도 마찬가지였다. 노래방의 건물은 칠흑같이 어두웠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 건물 밖으로 나왔다.

 


사방은 불이 꺼져 있었고, 온 사방으로 낙엽이 휘날리며 세찬 바람이 불고 있었다.

 


신호등도, 간판도, 가로등도 불이 꺼져 있었고 사방엔 아무도 없이 고요함 뿐이었다.

 


나는 술기운도 잊은 채 걸어 집으로 가고 있는데,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공원길만 이어졌을 뿐이다.

 


아무리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았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의 음색.

 


그리고 공원 저 편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살짝 잠이 깬 느낌이 들어 눈을 떴는데, 노래방 안이었다.

 


사방은 왁자지껄했고 맥주캔들이 찌그러진 채 탁자 위에 즐비했다. 꿈에서 깬 모양이다.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선곡 목록을 보는데, 내가 잠들기 전 마이크를 잡은 녀석의 노래가 아직 1절도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나는 몽롱한 기분에 고개를 휘저으며 잠을 쫓아보려 노력했지만,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시 잠에 들었다.

 

 

 

잠드니 다시 공원이 나왔는데, 허리가 기괴하게 구부러진 기분나쁘게 생긴 할머니가 내 앞에 서 있었다.

 


할머니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아리랑 열차를 타려면 어디로 가야 하니?"

 


아리랑 열차라니? 나는 듣도 보도 못했다. 문득 기차역을 말하는가 싶어 손가락으로 저 편을 가르켰다.

 


내 감이 맞다면 아마도 저쪽이 기차역일것이다.

 


손가락으로 저 쪽을 가르키는 도중에도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의 음은 계속해서 들려왔다.

 

 

 

문득 다시 잠에서 깬다.

 


기묘하다.

 


노래의 1절이 아니고 가사 4줄이 채 끝나지도 않은 채 꾼 꿈인 것이다.

 

 

 

다시 잠에 들었을 때, 나는 겁나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내 뒤에서 할머니가 쫒아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괴하게 굽은 허리를 한 할머니가.

 


눈이 허옇게 뒤집힌 채 마치 짐승처럼 양 팔과 다리를 이용해 겅중 겅중 나를 쫓아오며 이렇게 소리치는게 아닌가.

 


"아니잖아! 아니잖아! 아니잖아! 아니잖아! 아니잖아! 아니잖아! 아니잖아! 아니잖아! 아니잖아! 아니잖아! 아니잖아! 아니잖아! "

 


나는 기겁을 하면서 미친듯이 달렸는데

 


그 와중에도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의 음은 계속해서 들려왔다.

 

 

 

내가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깼을 때는 친구의 선곡인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이 성기같은 노래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얼마나 무서웠던지 온몸이 흥건했고, 술기운이 싹 가신 후였다.

 


대체 그 '아리랑 열차' 는 뭐고, 저 ♥♥같은 노래는 뭘까?

 


알수 없지만 머리는 숙취 때문에 살짝 지끈거리며 아파오고 있을 뿐이다.

 


담배가 땡겨 담배를 한대 빼물고 불을 붙인 후 한 모금 빨았는데, 이상하다.

 


맛이 느껴지질 않는것이다. 연기가 목을 타고 넘어가는 목넘김까지도 느껴지지 않는것이다.

 


그 순간, 노래방의 방문이 미친듯이 흔들리며 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

 


라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진짜로 당황해 비명을 지르며 친구들을 쳐다보았지만, 아뿔싸.

 


어느샌가 내 친구들은 ♥♥같은 노인네로 바뀌어 내게 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아니잖아! 를 연발하고 있었다.

 


나는 비명을 꽥! 하고 질렀는데, 그 순간 또다시 잠에서 깨어났다.

 

 

 

친구들은 나를 쳐다보고 있었고,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담배를 빼물었다.

 


이번엔 다행히 맛도, 목넘김도 느껴져 내가 꿈을 꾸고 있는게 아니라는걸 깨달았다.

 


선곡인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는 다행히 곧 끝났고, 나는 안전하게 집까지 돌아갈 수 있었다.

 

 

 

 


지금도 조금 궁금한건데, 대체 아리랑 열차는 무엇이고 흐린 가을에 편지를 써 와는 무슨 관계일까?

 


그리고 그 노인네는 대체 누구일까?

 


궁금해봐야 소용 없는 일이다. 

 

 

 

 

 

 



맛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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