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불에 탄 집

スペシャリスト2018.04.18 03:22조회 수 706추천 수 1댓글 1

    • 글자 크기


우리 집 근처에는 이사 왔을 때부터 다 타버린 집이 한 채 있다.

내가 이 곳으로 이사 오기 훨씬 전에 타 버렸다고 한다.

이미 오랜 시간이 흘러 탄 냄새조차 나지 않지만, 그 비참한 모습만은 변함 없이 남겨져 있다.

 

근처 사람들은 말하는 것을 꺼리고 있지만, 그 집에서 일어난 화재로 여자 아이가 1명 죽었다고 한다.

아직 유치원도 들어가지 않은, 어린 여자 아이가 불에 타 죽었다는 것이다.

 

화재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것은 아버지의 담뱃불이었다.

한밤 중이었던 탓에 발견조차 늦었다고 한다.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아버지는 무사했다.

비몽사몽간에 불이 난 것을 알아 차리고, 창문으로 뛰쳐 나가 구조되었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딸을 잊고 있었다.

 

그가 그것을 알아 차린 것은 집 전체가 불길에 휩싸인 후였다.

아내는 이미 죽은 뒤였고, 이렇다 할 친척 한 명 없었다.

혼자 남은 아버지는 슬픔에 휩싸인채 사라졌다.

 

그래서 지금도 그 집은 불에 탄 흔적만을 남긴채 남아 있다.

그 집을 인수할 친척도 없는 탓에 쭉 그대로다.

 

어느 날 밤 중, 나는 그 집 앞을 지나가게 됐다.

가로등 불빛을 받은 탓일까, 다 타버린 집이 유령처럼 비치고 있었다.

모두 타 버렸다고 해도 집의 형태는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훨씬 전에 시에서 철거해버렸을 것이다.

무너지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집 안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아직 타 버린 잔해들이 남아 있는 것일까?

아이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은 남아 있을까?

아버지가 있던 흔적은 남아 있을까?

두 사람의 추억은 남아 있을까?

 

그런 것들을 생각하며 나는 집을 올려다 봤다.

가로등에 비친 창가에, 오렌지 빛의 형체가 떠올랐다.

 

창문 근처에, 작은 여자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검고 붉은 얼룩이 여기저기 보인다.

여자 아이는 금이 가고 불에 녹아 눌어 붙어 피가 흐르는 입술로 말했다.

 

[아빠, 뜨거워...]

 

...지금도 아이의 아버지는 행방불명이라고 한다.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8468 2CH 할아버지의 고백2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901 1
8467 2CH 오랜만에 만난 친구1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736 1
8466 2CH 만지면 안되는 것1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1050 1
8465 실화 큰외삼촌 돌아가셨을때 귀신과 같이있었던 썰2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685 2
8464 실화 내가 밤 낚시를 안가는 이유2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3296 2
8463 실화 내 친구한테 있었던 일2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318 1
8462 실화 1년전 동성로에서 귀신보고 영대병원실려간썰2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901 2
8461 실화 유치원때 죽을뻔 했던 일2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136 2
8460 실화 학생 나 좀 도와줄래?3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441 3
8459 실화 그게 정말 저승사자였을까.2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193 2
8458 실화 할머니집 옆집 이야기1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237 2
8457 실화 군시절 선임에게 들은 이야기2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180 2
8456 실화 최악의 여름1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181 2
8455 실화 울엄마 이야기3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259 2
8454 실화 내 생애 가장 무서웠던 왕따 사건3 앙기모찌주는나무 3235 1
8453 2CH 한밤 중, 어머니가 나를 깨웠다.1 앙기모찌주는나무 1522 2
8452 기묘한 하반신 불구의 그녀3 앙기모찌주는나무 2040 2
8451 실화 살면서 겪었던 기묘한 일들1 앙기모찌주는나무 1298 2
8450 실화 고갯마루의 토째비1 앙기모찌주는나무 856 1
8449 2CH 새벽 두시에 걸려온 전화1 앙기모찌주는나무 1039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