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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층 침대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2018.12.22 10:14조회 수 546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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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1508 추천 수 0 댓글 4
오늘로 난 열 살이 됐다. 이제 거의 다 큰 어른이나 마찬가지다! 아빠처럼. 난 엄청 자랐다. 무슨 뜻이냐면 이제는 9시 반까지 깨어있을 수 있다는 말이지. 추가로 이제 난 새로운 농장 일을 하게 될 거라고 엄마가 그랬다. 그리고... 드디어 난 위층 침대에서 잔다. 위층 침대 자체도 좋아 보이긴 했지만 사실 남동생들 때문에 짜증났었다. 넷이나 있어서, 걔들한테서 멀리 떨어질 수 있다는 거 자체로도 좋다.
 
아빠는 나한테 항상 "어린애가 혼자 위에서 자는 게" 안전한지 모르겠다고 그랬었다. 아빠는 내가 자다가 굴러 떨어지기라도 할까 봐 걱정한 걸까?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이젠 상관없다! 오늘은 위층에서 보내는 첫날 밤이다. 멋지군!
 
아빠가 굿나잇 인사를 하러 왔다. "사랑한다, 꼬맹아. 안전하게 잘 자거라."
 
날 올려다보던 아빠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친구, 비밀 하나 알려줄까?"
 
"좋아요. 뭔데요?"
 
아빠는 내가 어렸을 때처럼 내 머리에 손을 올려 쓰다듬었다. 난 이제 다 큰 애니까 좀 짜증 났지만, 아빠가 나랑 장난치는 건 좋았다.
 
근데 아빠는 장난치는 표정이 아니었다. "너는 이제 특별 임무를 맡게 됐어. 위층에서 잔다는 건 감시탑의 경비병 같은 역할이라는 뜻이야. 알겠니? 네 동생들을 잘 돌보렴.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그 애들을 보호하는 게 네 역할이야. 알아들었나, 병사?"
 
난 눈을 굴렸다. "아빠, 난 열 살이에요. 다섯 살짜리가 아니라구요. 아무튼 알았어요. 제가 쟤들을 지킬게요." 난 웃으며 아빠에게 혀를 내밀었다. 난 아빠가 웃어줄 거라고 생각했다. 아빠는 웃지 않았다.
 
 
 
아빠가 굿나잇 인사를 하고 불을 끈지 최소한 한 시간이 지났다. 난 완전히 깨어있다. 여기 누워서, 창문을 쳐다보면서. 다 큰 애가 된다는 게 이런 걸까? 생각한다…
 
생각한다. 바깥이 얼마나 어두운지.
 
생각한다. 이 위층 침대에서, 내가 어떻게 저 멀리 우리 집 앞 닭장까지, 옥수수밭까지 볼 수 있는지.
 
생각한다. 저 보름달이 달빛을 비추는 게 멋지다고. 사실은 우리 땅을 좀 오싹하게 보이게 할 뿐이지만.
 
생각한다. 밭에 있는 저 허수아비가 진짜로 소름끼친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누가 우리 땅에 몰래 들어와서 옥수수밭에 숨은 다음에, 우리가 자는 동안에 죽이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 엄마는 내가 영화를 너무 많이 본다고 한다.
 
생각한다. 내 상상이 날 괴롭히고 있다고. 엄마가 말했던 대로다!  밭에 허수아비 같은 건 없다. 내 "상상"일 뿐이다.
 
생각한다. 누가 엄청나게 빨라서, 옥수수밭에서부터 내 방 창문까지 몇 초만에 뛰어오면 어떡할지.
 
하지만 우리 밭에 있는 저 남자는 그렇게 빠르진 않다. - 그는 다리가 짚으로 되기라도 한 것처럼, 기우뚱거리면서 뛰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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