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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우리 할머니 2화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2015.05.10 08:44조회 수 841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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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신거 같아 오늘 다른 에피소드를 꺼내기위해 왔습니다.


 

또 쓰지만 괴담이나 그런게 아니고 지금은 돌아가신 진짜 우리 할머니의 이야기입니다.

 

할머니는 키가 그 연세에 안맞게 크십니다.

키가 약 160대 후반이니 젊었을 땐 170이였다해도 믿었을 겁니다. 동네에서도 키큰 할머니라고 하면 모두가 알정도였죠.

그리고 돌아가시기전까지 지팡이를 집지도 않으셨습니다. 가족이 돈을 모아 고급목재로 된 지팡이를 사드렸지만 어느새 집에 가보면 항상 구석에 밖혀서 먼지만 쌓이고 있었죠.

풍채가 좋은 편은 아니셨지만 힘이 좋으셔서 말도 없이 장도 항상 혼자 보시고 양손으로 가득 봉지를 들고 그냥 걸어 다니시는 일이 매번이셨죠.

아직도 저에게 직접 기른 옥수수를 쪄준다고 한손엔 보자기 가득 옥수수를, 다른 한손엔 압력밥솥을 들고 갑자기 집에 찾아 오신 기억이 납니다.

 

오늘은 제 고모와 큰어머니가 할머니와 격은 일화를 적어보려 합니다.

 

둘째 큰아버지에게 그 얘기를 들은지 얼마 안되서 저는 큰 고모댁에 방문할 일이 생겼습니다.

간김에 저녁을 함께 하면서 은근슬쩍 할머니에 대해 여쭤봤죠.

왜 갑자기 그런거 물어보는지 이상하게 생각은 하시면서도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예전 고향에서 할머니와 살고 있었을 때 시골마을에선 굿판이 많이 벌어졌다고 했습니다.

마을도 작은데 굿판이 벌어지면 온 동네사람들 구경이였죠. 하지만 이상하게도 할머니는 절대 굿판 근처에는 가지도 않았다는 겁니다. 굿이 끝나면 떡이라도 나눠주니 갈법도 한데말이죠.

하루는 고모가 할머니와 읍내에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길목을 막아서고 굿을 벌이는 집이 있어 어쩔수 없이 통과해야할 일이 있었답니다.

결국 구경하는 사람들을 밀치면서 지나가는데 갑자기 굿판이 조용해지면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더랍니다. 그래서 무슨 일인가하고 살펴보니 굿을 하면서 춤을추던 무당이 어느순간 갑자기 뒤로 돌아 무릎을 꿇고 앉아서는 할머니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있던 겁니다. 그걸 본 할머니는 급하게 고모 손을 잡고 그 곳을 빠져나갔다고 하지만 고모는 그 때 할머니를 쳐다보던 구경꾼들과 그 무당의 마치 금방이라도 자지러질것 같던 무서운 표정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후에도 바로 옆집에서 굿을 하던 무당이 갑자기 찾아와 할머니 다리를 잡고 미칠듯이 통곡하던 적도 있었다고 하니 이제와 생각해보면 할머니는 신내림을 받았어야했나 생각한답니다.

 

이 얘기를 듣고 바로 집에가서 어머니에게 전해드렸더니 전 또 다른 일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큰어머니는 가끔 사주와 점을 보러 다닙니다. 하지만 아무대나 가는건 아니고 정말 유명하다는 점집만 찾아가죠.

제 부모님은 그런데에 돈을 쓰는 큰어머니가 별로 마음에 안드셨지만 사주볼 때 저의 가족까지 신경써줄데가 있어서 가끔 소식을 듣고는 했죠.

한번은 2000년 경에 큰어머니가 가족 모두의 점을 보러 간적이 있었답니다.

그리고 가는 김에 요새 노하신 할머니의 점도 보려고 자료를 챙겨갔었다고 합니다.

그 점집은 유명하다고 해서 일부러 몇달 전부터 예약까지 해서 찾아갔던 곳이라고 하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가족들의 문제나 과거까지 모두 들어 맞쳤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할머니의 점을 봐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거기서 문제가 있던거죠.

지금까지 막힘없이 술술 풀어가던 무당은 할머니에 대해서는 아무말도 못했던 겁니다. 되려 큰어머니에게 대체 이분이 누구시냐고 되물었답니다.

우리 시어머니시라고 대답하자 무당은 꼭 좀 뵙고 싶다고 하면서 이 분은 이렇게는 점을 못본다고 가능한 아무날이나 모시고 와달라는겁니다.

그러면서 그 날 점을 본 복채를 받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마지막까지 꼭 좀 모시고 와달라는 말만 부탁했답니다.

그 일이 있고 이상하게 생각한 큰어머니는 다른 유명 점집에 찾아가서 할머니의 사주를 또 부탁했는데 마찬가지로 돌아오는 답은 이분이 누구시냐는 되물음이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 할머니를 모시고 처음 갔던 점집으로 찾아갔답니다.

이상한건 예약까지 하고 찾아가야했던 점집인데 그 날은 무조건 오라는 말만 했고 맨날 북적이던 점집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는 겁니다.

그렇게 할머니를 모시고 문을 들어서는데 원래는 그냥 가만히 앉아서 쳐다 보지도 않고 '이리오라' '앉으라' 이런식으로 말했던 무당이 큰눈을 하고선 갑자기 일어나서 헐레벌떡 다가와 할머니를 모시고는 손님이 앉는 자리가 아닌 자기자리에 앉게 했답니다.

뒤에 화려한 병풍이 있고 큰 방석과 여러 장신구들이 있는 곳 인데 할머니에게 전혀 위화감이 없었답니다.

그러고는 큰어머니는 서있게 하고 자기가 손님이 앉는 자리에 가서는 큰절을 올리는데 그 절을 아무소리 않고 그냥 받고 계시는 할머니가 정말 무서웠다고 합니다. 마치 원래 그래야 된다는거 마냥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무당을 내려보는데 뭔가 달랐다네요.

그러고선 큰어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해달라는 말을 하고 한 10여분을 계속 혼자 떠들었다고 하는데 중간중간에 '장군님'이라는 호칭을 계속 불렀답니다. 예를 들면 '왜 이제오셨습니까 장군님' 이런 식으로 말이죠.

 

한 10여분뒤에 무당이 한참 떠드는 걸 멈추고 문을 열고 나와서는 큰어머니는 쳐다보지도 않고 어디론가 가더니 금방 돌아와서 할머니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했답니다. 그리고 할머니를 천천히 부축해서 문밖까지 모시고 나가서 모범택시를 불러 택시값까지 지불해주고 코너를 돌아 떠날때까지 엎드려서 절을 하는데 너무 섬뜩해서 할머니에게 아무말도 못했다는 겁니다.

할머니는 뒤로 집에 도착할 때까지 한마디도 않하시다가 도착해서는 큰어머니가 이제 돌아간다고하자 '고맙다'라는 말을 했답니다.

 

아직 그 고맙다라는 의미를 모르겠다고..

 

 

이번 이야기는 어찌 하다보니 무당관련된 얘기로만 맞춰졌네요.

괜찮으면 내일 또 다른 에피소드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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