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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북소리 그 후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2015.05.22 11:31조회 수 618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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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267화 - 북소리를 투고한 저기 있는데, 오늘은 그 이후에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누구나 자는 위치나 방향은 거의 변함이 없기 마련인데, 저 같은 경우는 당시 제 방에서 혼자, 보통 머리를 부엌과 맞닿는 벽 쪽 방향으로 두고 자는 편 이었습니다.

잠버릇이 좋지 못한 저는 그날따라 양 팔을 올려 만세 자세를 하고, 부엌과 맞닿는 벽 쪽에 가까이 붙어서 자고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그렇지 않는데, 그날은 유독 손과 벽 사이의 거리가 약 10cm 정도 밖에 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참 신나게 자고 있을 때, 손목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감촉에 잠에서 깨어난 저는 말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가위에 눌려 움직여지지 않는 몸은 둘째치더라도 손목에 느껴지는 차가운 감촉. 차마 쳐다 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였지만, 그 감촉은 누군가의 '손'이었습니다.

이상한 점은 당시 저는 차가운 손이 닿는 순간, 그 손이 부엌으로 부터 뻗어져 나왔다고 스스로 단정을 지었다는 것입니다. '저의 몸과 벽 사이에 누군가가 있을 수 있는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라는 식으로 추측해 나간 것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그것이 아무런 의심의 여지가 없는, 정말 당연한 사실처럼 느껴졌습니다.

여하튼, 깊이 생각할 틈도, 놀랄 틈도 없이 그 '손'은 강한 손아귀 힘으로 저를 힘껏 잡아당기기 시작했습니다. 가위에 눌려 몸은 움직여지질 않고, 그렇다고 벽 쪽을 올려다보면 무언가 절 바라 볼 것만 같아 아무 것도 하질 못하고 이 상황이 빨리 지나가길 비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몇 분 후, 가위에서 풀려났고, 체력을 모두 소진하는 것처럼 풀려나자마자 바로 잠들었습니다.

며칠 뒤 저의 언니와 이야기 하는 도중 언니가 겪었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언니가 해 준 이야기는 부엌에서 자던 도중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저희 집은 단독주택으로 부엌에 보일러실이 붙어 있어서 집에서 부엌이 제일 뜨겁습니다. 그래서 언니는 몸이 피곤할 때면 부엌에서 자주 잠을 청하곤 했는데, 이상하게도 저는 부엌에서 자면 몸이 더 피곤하고 찌뿌듯해서 부엌에서 자는 것을 꺼려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날도 언니는 홀로 부엌에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한참 자다가 여닫이문이 열리는 소리에 잠에서 깬 언니의 눈 에, 어떤 할머니가 부엌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 할머니는 언니에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는 언니의 머리맡에 앉아서 언니를 지긋이 바라보기만 하였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언니도 난생 처음 보는 할머니가 자기를 바라보는 것에 대하여 어떤 위화감도 느끼질 못하고, "할머니 왜~ 할머니 왜요~" 라고 말을 걸다가 어느 순간 퍼뜩 정신이 들어보니 할머니는 온데간데없었고, 분명이 꼭 닫아 두었던 여닫이문이 30cm 정도 열려 있었다고 합니다.

언니는 자신에게 아무 해코지도 하지 않고 자신을 지켜보기만 했으니 나의 수호신이 아니냐는 둥,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 하는 듯하였으나, 저는 마냥 웃을 수는 없었습니다.

저를 잡아끌려했던, '부엌'으로 부터 나왔던 손,
그리고 언니가 목격한 할머니와 열려있는 문…….
찜질방처럼 뜨거운 부엌에서 잠을 청했음에도, 유독 저의 몸만 안 좋아 진다는 점,

우연이라고 생각하기엔 이상한 일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 참, 얼마 전에 고향에 내려가 보니 북소리가 들리던 때에 근처에 있던 낡은 곳집이 철거되어 있고 처음 보는 작은 건물이 세워져 있더라고요. 곳집 바로 옆에 흐르는 하천 주변을 공사 하면서 곳집도 깨끗하게 신축하였다고 합니다. 기분 탓인지, 주변에서 느껴지던 으스스한 기운도 사라진 것 같습니다.

[투고] 꼬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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