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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나는 무당사주 (동창 귀신)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2019.03.04 13:08조회 수 76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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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름굿을 내릴 때 내가 무당님한테 들은 말이 있었다. 
나에게 바로 교복입은 어떤 귀신이 붙어있다는 말. 
아마도 나의 친구 중 하나가 아닐까 추측한다고 하셨었다.

 


굿을 치루고 집으로 돌아와 그 말도 잊어갈 때쯤 나는 가위에 눌리기 시작했다. 
교복입은 귀신이 내 몸에 올라타 나를 한참 내려다 보고 있는 모습을 보기 시작했다. 
사실 그 귀신의 교복을 본 순간 나는 좀 놀랐다.

 

바로 내 중학교때의 교복이었다. 
하지만 얼굴은 아무리 봐도 내가 모르는 얼굴이었다.

 

그날도 내 중학교 동창인 듯한 귀신은 내 위에 올라타 나를 한참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귀신을 아는 체 하면 안좋다는 건 전 글에서도 언급했었으니까 뭐..)

 

나는 눈을 감은체로 가위가 풀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 귀신이 입을 열었다.

 

"눈 떠"

 

여지껏 지켜보기만 해왔던 귀신이 말을 걸어오는 건 처음이라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들리지 않는척 그냥 계속 눈을 감고 있었다.


"눈 뜨란 말이야. 내가 보이는 거 다알아. 넌 나 보이잖아. 눈 떠. 눈 떠."

계속 무시하면서 일정 시간이 지나자 가위는 풀렸다. 
그렇게 일상생활을 하고 또 아 왠지 오늘 가위 눌리겠는데 싶은 날은 어김없이 가위에 눌렸다. 
또 같은 귀신이 내 위에 올라타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오늘은 눈 떠 줄꺼지?.. 응? 눈 떠.. 눈 떠.."

계속해서 눈 뜨란말만 반복하는 귀신. 
어차피 귀신에게 여기저기서 시달림 받는 나라 두려움 같은 건 ... 사실 두렵지만 -_-;; 그래 뭐 한번 보자 싶어서 눈을 떴다.


"역시 내가 보이지. 넌 내가 보이는 구나."


-너 누구야?


"몰라... 내가 누군지 몰라"


이년 보게나... 죽은 주제에 지 이름도 잊었나보다.


- 너 ㅇㅇ중학교 나왔어?

"아니"

-근데 왜 우리 학교 교복 입고있어?

"나오진 않았어..... "

 

보아하니 학교에 다니다가 자살한 귀신 같았다. 
같은 반에 그런 얼굴을 한 친구는 없었고, 또 내가 기억하는 아이들 중에서도 그런 얼굴을 가진 아이는 없었다. 
한마디로 얘는 내 친구도 아니다. 
그냥 나랑 같은 학교에 나왔다는 이유와 내가 영감이 좀 남들보다 강하다는 이유에서 나한테 붙은 듯 했다.

 

그렇게 귀신과 나의 동거생활은 시작됐다. 
작은 방에서 컴퓨터에 열중하고 있노라면 어김없이 그 귀신은 창가옆에 서서 나를 지켜봤다. 
내가 밥을 먹을때 화장실에 갈때도 어김없이 나를 종종 쫓아다녔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자 나는 이제 슬슬 이 귀신이 좀 갔으면 하는 바램이 커져갔다. 
사실 좀 지겨웠기도 했고. 
계속 가위에 눌리며 지내자니 많이 불편했다.


-야 넌 너 갈 곳으로 안가냐? 언제까지 내 주위에 밍기적 거릴껀데?


그러자 동창 귀신은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나도 너처럼 살고싶어. 아는 사람 만나서 영화 보고 밥먹고 그러면서 살고 싶어"

-그런 년이 왜 죽었는데.


"....왕따 당했어."

-......


사실 나도 중학교 시절을 왕따 당하며 보냈던 지라. 남일 같지가 않았다. 
그제서야 그 귀신의 마음이 좀 이해가 갔다.


"그래서 자살했는데.... 너는 살아있더라"


-.... 너 이름 진짜 기억안나? 이름 말해주면 니네 부모님한테 연락해서 천도제 좀 지내주라고 할께.

 


자기 이름도 기억못하는 그냔은 사실 같은 중학교에 나온 이 사람 저 사람한테 붙어있다가 최종적으로 나한테 옮겨 붙은 듯 했다. 
(사실 이건 내 추측이지만...)

 

"그냥 이대로 조금만 지내다 갈께."


-너 자꾸 그러면 나 무당집 찾아가던가 스님 찾아갈꺼다.


"그럼 딱 삼일만. 삼일만 있다가 갈께"

 

 

3일만 있다 간다는 말에 그러라고 하고 가위에 눌린체 잠에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3일을 귀신과 함께 보내다가.. 마지막날...

친한 언니와 극장에서 약속이 있어서 함께 나가게 됐다. 
영화가 밤 늦게 보는 거라서 그렇게 밤에 영화를 보다가 집에 돌아갈때가 되어 가고 있는 중에.

귀신이 따라오는 걸 멈추었다.


길거리에서 귀신이랑 대화하는 건 미친년 취급받기 쉬워서 그냥 말없이 왜 안오나 돌아보는데. 
그 귀신이 그랬다.

 

"나 이제 갈께."

 

갈 곳은 아는 건지. 어디로 갈지는 아는 건지. 
그렇게 간다고 말하고. 귀신은 가버렸다.

 


허무한 끝이 었지만 그 말을 마지막으로 동창 귀신은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돌이켜 생각해보건데. 
그 귀신은 나를 통해서 해보고 싶었던 것들 이루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친구들과 밥먹고 수다떨고.

어떤이 에겐 너무나 쉬웠던 것이 그때 당시의 그애에겐 한낱 꿈에 불과한 것이라.

 


자살한 귀신이라 쉽게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부디 잘갔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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