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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나 보여?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2019.03.04 13:12조회 수 62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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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은 어렸을 때부터 거품 물고 까무라치는 경험도 대여섯 번 있었고

 

실제로 태어날 때도 팔삭둥이로 태어나서 집안의 걱정거리였다.

 

넉넉지 않은 집안 살림에 2개월 가량을 인큐베이터 안에 있었다.

 

그렇게 해서 살아난 여동생은 잘 울지도 않고 뱃구레도 크지 않아서 속 썩이고 태어난 애가 잘 자

란다고 집안 어른들이 한 마디씩 할 정도였다.

 

 

 

그런데 그런 동생을 끌고 여기저기 돌아다닐 때였다.

 

나와 동생이 네 살 차이니까, 내가 여덟 살, 동생이 네 살 쯤 되었을 때 일이다.

 

문방구를 가려고 동생 손을 이끌고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동생이 갑자기 거품을 물고 까무러쳤다.

 

사람이 그렇게 앞에서 거품을 물고 눈을 까뒤집는 걸 처음 봤다.

 

당시 빨간색 체크무늬 치마를 입었었는데 그 일이 끝나고 보니 오줌으로 흥건히 젖어있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간 나도 그때 자지러질 듯이 놀랐다.

 

주위에 있던 어른들이 몰려와 동생 입에 수건을 물려주고, 동생을 들쳐업고 그늘로 데려가는 걸

 

꼼짝도 하지 못하고 지켜보고 있었다.

 

 

 

근처에 있던 평소에 잘 알던 과일가게 아줌마가 계시던 건 천운이었다.

 

과일가게 아줌마는 동생의 손발을 따고, 내 젖은 옷을 갈아입히고, 청심환 반 알을 먹여 날 재웠다.

 

다행히도 달려온 의사 선생님은 별 이상이 없다고 말했고, 황급히 달려온 우리 엄마는 쓰러진 우리

자매를

 

보며 눈물로 속을 태웠다.

 


 

갑자기 대체 왜 발작을 일으켰을까, 하고 어른들이 고심하며 서울 병원까지 데려가 검사를 받았지

 

이상은 없다고 나왔다. 어디 한 군데 딱 부러지게 이상이 있다고 나오면 그게 훨씬 낫다.

 

이상이 없다고 나오면 아픈 사람이나 가족으로서는 미칠 지경이다. 어쨌든간 결국 동생의 발작은

성장 중에

 

일어난 묘한 일로 치부되었고 곧 잊혀졌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었다. 동생의 발작이, 단순한 성장통이 아니라는 것을.

 

 

 

그 일이 일어나고 며칠 뒤였다. 동생과 함께 학교를 가는데, (엄마가 학교 앞까지 데려다줬다. 무슨

일이 생길까봐)

 

그 당시 동생은 나와 같은 초등학교 유치원에 다니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유치원 앞까지 데려다주

려 복도를 타박타박

 

걷고 있는데, 동생이 조용히 속삭였다.

 

 

 

"언니, 나 그때...."

 

"응?"

 

"그때 길 건너는데, 어떤 아저씨 위에 머리만 떠 있는 언니가 있는 거야. 머리 엄청 길고 입도 빨갰

어. 근데 목밖에 없어서

 

내가 보고 있으니까, 그 여자가, 긴 머리칼로 아저씨 목을 칭칭 감으면서.... 내가 보여? 라고 말하

면서 웃었어.

 

근데 이빨이 하나도 없었어"

 

 

 


 

.......

 

그 날, 집 앞 건물 전세를 놓던 건물주 아저씨가 목을 매달았다.

 

자살이었다.

 

 

 

 

 

나중에 더 커서 들은 소문으로는, 그 아저씨가 아랫도리 버릇이 나빴다 했다.

 

심지어 자기 집에 가정부로 들어온 시골에서 올라온 여자아이도 겁탈했다고, 그 여자아이가 임신

을 해서 배가 불렀었는데

 

만만치 않게 성격이 사나웠던 그 집 여자가 배를 차서 아기를 사산시켰다고, 그런데 남자는 그걸

보고만 있다가 쫓아냈다고,

 

그래서 아이를 잃은 그 처녀는 미쳐버렸고, 나중에 산에서 목을 매달아 자살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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