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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어느 야밤에 겪은일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2019.03.07 12:08조회 수 68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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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0살 남짓 넘었을 때의 일이죠.

 

그 때 안좋은 일도 있고, 매일같이 악몽이 시달리고 이상한 환영과 씨름을 할때 쯤이었을꺼에요.

 

그래서인지 웬지 집에서 나가기도 싫고, 밖에 거의 나가질 않았을 때거든요.

 

근데 어느 주말 밤에 너무너무 출출한데 먹을거리는 없고, 배가 고파 미치겠더라구요.

 

그래서 지갑 불끈 들고 나갔죠. (식구들의 열화와 같은 떠밀림에...)

 

저희 집은 빌라인데, 저희 옆동은 이름은 같은 빌라이면서, 약간은 다른 구조로 새로 생긴 빌라로

 들어선지 얼마 안됐거든요.

 

그 빌라는 계단 부분 벽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게 보여요.

 

밤에는 자동으로 불이 켜지면서 층층이 올라갈 때마다 깜빡 켜지고 하는...


그날 밤에도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막 집을 나서고 계단을 내려서서 뛸 준비를 하는데...

맞은편 빌라 옆(새로 생긴 건물) 쪽에서 마침 4층에 불이 켜지더군요. (총 5층 건물)

 

 '아~ 누가 내려오는구나.'

 

라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통.통.통.

 

 

뭔가가 내려오긴 내려오더군요.

 

 

내려오는데.....

 

 


희한한게 계단 난간 있죠?

 

그 쪽에 찰싹 붙어서는 머리만... 정확히 말하면 머리카락이겠죠?

 

몸의 형체도 안보이는. 얼굴도 안보이는. 더벅머리라고 해야 하나요?

 

그게 통.통.통. 튕겨지면서 내려오더군요. 계단 손잡이 쪽에 붙어서...

 

 


헉.....

 

 '아냐. 아니겠지. 뭐야? 어린아이인가?'

 

라고 생각이 되서 유심히 보게 되었죠.

 

곧 내려오면 알겠지. 라는 생각에 그 이상한 상황을 지켜보았죠.

 

 

그리고는

 

3층...

 

또 불이 켜지더군요.

 

 

곧이어

 

 

 통..통..통..

 

 

그제서야 알겠더군요. 이건 어린아이도 무엇도 아닌 이상한 존재라는 걸...

 

그 검은 머리가 내려오는데, 소름이 쫙 끼치더군요.

 

곧 있으면 1층에 다다를텐데... 어떡하지? 어떡하지?

 

 

머리 속이 혼란스러워졌죠.

 

이대로 그냥 지나쳐서 슈퍼를 갈 것이냐...

아니면 냅다 집으로 뛰쳐들어 갈 것이냐...

 


곧 이어서 2층에 불이 켜지더군요.

 

 

통..통..통..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그 검은 머리는 무심하게 목적지를 향해서 내려오더군요.

 

내 바램과는 달리...

 

그 상황에서 그냥 그 빌라 앞을 지나간다는건, 어지간한 담력의 소유자가 아닌 이상 결코 지나 갈

 수 없을거란건 믿고 있습니다.


저도 도저히 그 상황에서 그 빌라 앞을 지나가면서까지 수퍼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더군요.


배가 고프다는 생각도 할 겨를없이...

 

그 자리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 밖에는 안들더라구요.


1층에 불이 켜지기 전에 이 상황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

 

그 생각이 퍼뜩 들자마자, 어느새 제 몸은 계단을 향해 뛰어가고 있더군요.ㅎ

 

 가자마자 문 꼭 걸어 잠그고...(뒤따라 올 것만 같은 두려움에...)

식구들은 이 상황을 아무 것도 모른채 티비만 열심히 시청중이고, 두 손에 아무것도 안들려 있는 나를보고 무수히 많은 질타들이 쏟아졌지만...

 

그런 잔소리들을 뒤로한 채 식구들 속으로 몸을 파고들고 결국엔 시켜먹었답니다. -_-;;;

 

굳이 그 좀전의 목격한 상황을 얘기할 수도 있으나, 걱정하실 아부지와 오직 내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동생이 그런 일들을 얘기하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에 그냥 혼자서 감당해낼 수 밖에 ㅜ.ㅜ

 

 그 후로 밤에 바깥에 나가지를 못하겠더군요.

 

대낮에 지나가도 웬지 소름끼치고...

 

하지만 저는 심각한 건망증의 소유인지라 일주일이 지나고 나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녔더라는...ㅎ

 

 그래도 가끔 밤에 계단 쪽에 불이 켜지면 흠짓 놀라기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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