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어머니의소원

title: 병아리커피우유2015.05.28 17:41조회 수 866추천 수 2댓글 2

    • 글자 크기


어머니 얘기를 해드릴까 합니다. 73년도 결혼하시던 해의 이야기니까, 거의 40년 전쯤이 되네요. 아직 제 형이 태어나기 전이었다니까요.

외할아버지께선 어머니께서 결혼하시기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외할아버지 얘기를 많이 듣지는 못했지만 상당히 맘이 따뜻하고 다정한 분이셨다고 합니다. 제 외할머니는 상당히 여장부 같은 분이셨는데 외할아버지께서 외할머니께 고분고분 맞춰주면서 사셨다고 하네요.

어렸을 때까지 살던 예전 집은 당시로서는 꽤 잘진 마당이 넓은 집이었습니다. 작지만 정원도 있었고 마당엔 쇄석도 깔아놓고 했었던 기억이 선하네요. 집 대문은 마루를 기준으로 마당의 왼쪽 끝에 위치해있었죠. 대문을 나서면 작은 골목을 따라 뒷집을 갈수 있었습니다. 뒷집에 살던 준석이네 가족생각도 갑자기 나네요. 아 나중에 이 준석이네 가족 얘기도 한편 올리겠습니다.

어머니의 원래 고향은 서울이셨는데 시골로 시집오신지 얼마 안 되셨을 때랍니다. 밤에 잠을 자고 있는데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더랍니다. 어머니가 그 소리에 먼저 깨셔서 좀 불안한 마음에 누굴까 하고 있는데 희미하게 어머니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나더랍니다. 그러더니 더 선명하게 **아~~하면서 더 크게 대문을 두드렸답니다. 근데 그 순간 직감하셨답니다. 바로 외할아버지 목소리라고.

어머니가 눈물을 죽죽 흘리시며 나가보려고 하는데 아버지가 벌떡 일어나서 말리셨답니다. 아버지 말씀으로는 갑자기 잘 주무시던 어머니가 벌떡 일어나시더니 아버지가 오셨다고. 딸 사는 거 보려 오신 거라고 울면서 나가려 하셨답니다. 그 순간엔 아버지는 만약 지금 집사람이 나가면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무서운 생각이 들어 어머니를 강하게 제압하셨다고 하네요.

어머니가 한참을 우시다가 겨우 진정하셔서 주무시고 아버지는 안방 등을 켜놓고 날을 새셨다고 합니다. 날이 밝아 아버지께서 나가보니 누가 왔다가거나 대문을 열었다거나 하는 흔적은 없어서 안심 하셨다고 하구요

그날 아침 일찍 준석이네 어머니(당시에 저희 어머니보다 1년 먼저 결혼한 새댁이셨습니다.)가 집에 오셨답니다. 준석이네와는 앞뒤로 붙어있어서 제가 어렸을 때도 참 서로 많이 놀러 오고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걱정스레 하시는 말씀이 어제 새벽에 문 두드리는 소리 때문에 밤잠을 설쳤다며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셨다고 하네요. 그 말에 어머니는 또 한 번 대성통곡을 하셨고 아버지도 너무 놀라서 한참을 멍하니 계셨다고 합니다.

시간도 많이 지났고 이제 어머니도 환갑을 훌쩍 넘기셨지만. 아직도 그날 외할아버지가 저쪽 세상에서 하루 휴가를 받아서 딸 사는 거 보고 싶어 오신 거라 믿으시면서 뭉클해 하십니다. 그러면서 나 죽기 전에 꼭 다시 한 번 오시리라 믿고 계시더라고요. 아마 어머니의 소박하면서도 불가능한 소원은 이루어질까요. 하지만 소원이 이루어지는 날은 저희에겐 좋은 날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들이 두렵습니다.


    • 글자 크기
무서운 공포실화 (by 김스포츠) 오야붕 고양이 (by 뒤돌아보지마)
댓글 2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6580 실화 내 소꿉친구 는 귀신보는 아이 (7부)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2859 2
6579 실화 중고 전자피아노 온돌방 914 2
6578 실화 우리가 미쳐몰랐던 사실들 21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371 2
6577 실화 우리와이프는귀신이보인다9-1편2 title: 잉여킹냠냠냠냠 997 2
6576 실화 10년전 이등병 시절 공포체험.Sull3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499 2
6575 실화 영화 컨저링3의 소재가 되는 늑대 인간 사건,2 title: 메딕셱스피어 1929 2
6574 실화 중고차 살 때 무당 친구가 말린 썰.jpg7 팔렌가든 1494 2
6573 실화 제 가위 첫경험 이야기2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10704 2
6572 실화 인생 속 귀신과의 대면 10화2 익명_f22e82 1973 2
6571 실화 귀신 믿어요?2 백상아리예술대상 139 2
6570 실화 군대 있을 때 선임에게 들은 얘기2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959 2
6569 실화 귀신이 보이는 친구 35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523 2
6568 실화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 최후의 쇼핑3 title: 투츠키71일12깡 912 2
6567 실화 네비가 안내한 공동묘지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2395 2
6566 실화 군대괴담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863 2
6565 실화 무서운 공포실화3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220 2
실화 어머니의소원2 title: 병아리커피우유 866 2
6563 실화 오야붕 고양이2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755 2
6562 실화 삽살개 이야기2 title: 양포켓몬익명_43cbb4 2066 2
6561 실화 장례식 갔다오는길에 겪은 실화2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861 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