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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아버지의 첫휴가

title: 병아리커피우유2015.05.28 18:00조회 수 1156추천 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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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해주신 이야기입니다.

아버지께서 군대에서 첫 휴가를 나오시던 날. 강원도에 있는 부대에서 나와 동기들과 차 한잔하고 나서 울산에 도착하니 벌써 해가 어둑어둑 지고 있었답니다.

당시

아버지께서 사시던 마을은 산을 하나 넘어가야 했는데, 그 날따라 어렸을 때부터 나무하러 다니던 뒷산이 그렇게 낯설게 보이셨답니다. 아버지께선 휴가나와 오랜만에 와서 그런가 하고 산을 넘어가셨고... 어느덧 해가 지고 밤이 깊어졌다고 합니다.

밤 하늘엔 달빛조차 비추지 않아 산은 온통 시커먼 어둠으로 둘러쌓여 있었고, 아버지께선 조바심을 내시며 한참 걷고 있었는데, 앞에 누군가 서있었답니다.

너무 어두워서 누군지 몰랐지만, 자세히 보니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마을 동생이었답니다. 아버지께서 너무 반가워서 [오랜만이지? 잘 지냈어?] 하시며 인사를 했는데, 이상하게도 그날따라 동생은 조용하게 분위기가 왠지 처연하더랍니다.

아버지께선 얘가 왜 이러니? 하셨지만, 반가운 마음이 앞서 같이 마을로 향하셨고, 동생은 앞장서서 말도 한마디 하지 않은 체 걷더랍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동생을 따라가다보니 늘 가던 길이 아닌 이상한 곳으로 가더랍니다. 앞장서서 가던 동생에게 이 길이 맞냐? 했지만 동생은 여전히 아무 말도 없이 가기만 했고... 아버지께선 새로 생긴 지름길인가 싶어 따라가셨답니다.

그때부터였답니다. 동생은 앞에서 가고 있었는데, 점점 동생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이더니만, 산 길은 점점 험해져서 휘적휘적. 덤블과 가지를 헤치고 가게 되셨답니다. 땀을 뻘뻘 흘리도록 따라 갔는데, 동생을 따라 잡을 수 없었답니다.

그러다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어 주위를 살펴보니... 이게 왠 일이지... 아버지께선 왠 무덤가에 와 있더랍니다.

그때부터 공포에 사로잡히신 아버지께선 죽기살기로 산에서 뛰어오셨고, 몇시간을 헤매고나서야 집에 도착하셨답니다. 집에 도착하셨을 땐, 온 몸이 가시에 찔린 상처투성이였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어머니(저의 할머니)께 방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셨는데, 어머니는 아버지를 가만히 쳐다보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답니다.

[걔, 두 달전에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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