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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아버지께서 해주신 이야기

title: 메딕오디2019.06.08 21:00조회 수 92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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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보기만 하다가 한... 10년 전쯤에 아버지께 들었던 귀신 얘기가 생각나서 주저리 주저리 적어봅니다.

 

이야기에 생동감을 주기 위해 지금부터 1인칭으로 쓸까 합니다, 아버지 시늉을 하려니 쑥스럽군요.

 

때는 우리 아버지가 스무살 때였답니다. (지금은 환갑을 훨씬 넘기셨죠.)

 

그러니까 아주 아주 오래전 얘기랍니다.

 

 

 

 
 

 

어느 더운날 여름... 

 

나는 한 동네에 같이 사는 단짝친구 a와 b와 함께 반도(두 개의 대나무 사이에 그물이 쳐 있는 고기잡는 도구)와 

 

 

양동이를 들고 고기를 잡으러 갔다. 장소는 잘은 모르겠지만 수원 북쪽에 있는 어느 개천.

 

고기를 신나게 잡다보니 해가 지고 있었다. 

 

이동수단도 없어서 웬만한 거리는 걸어서 다니던 시대였기 때문에 부지런히 걸어야 깜깜해지기 전에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a가 앞장서고 그 뒤로 나와 b가 반도를 들고 그 사이에 양동이를 걸고서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기에 꼬불거리는 논두렁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앞서가던 a가 갑자기 누구에게 끌려가는 듯이 휘청거리면서 아주 빠른 속도로  멀리 달아나는 것이었다. 

 

나는 저 놈이 왜 저러나 싶었다. 

 

또 장난이 치고 싶어 저러는 거려니 생각했는데, 그 녀석은 갑자기 집에 가는 방향과는 반대인 쪽 논두렁으로 가는 것이었다.

 

 

"야!! 장난하지 말고 똑바로가!! 그쪽으로 가면 집이랑 반대쟎아!!!!" 

 

 

라고 소리쳤지만 그 a는 들은 척도 안하고 우리와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이러다 안 되겠다 싶어서 나와 b는 앞서 가는 a를 쫓아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앞서가던 a 녀석이 갑자기 휙 하고 논두렁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고 곧이어 첨벙하는 물소리가 났다.

 

나는 달리면서 막 웃음이 나왔다. 

 

까불고 장난치다가 논에 물을 대려고 만들어놓은 둠벙에 빠졌으니 웃음이 날 수 밖에.

 

하지만 좀 이상했다. 

 

평소 수영을 잘 하는 녀석인데 그리 깊지도 않은 둠벙에서 허부적 거리며 좀처럼 나오지를 못하는 것이었다. 

 

가만히 보고 있으니 헐떡거리면서 물을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먼 거리도 아니고 바로 발 앞에서 말이다.

 

(논에 물을 대려고 파 놓은 둠벙은 사실 조금 깊다. 게다가 완만한 경사가 아닌 우물 형태로 가파른 형태다)

 

나는 얼른 한 발 떨어져서 반도 그물을 a에게 내 밀었다. 

 

가까운 거리라서 손을 내밀어 잡을 수도 있었지만 그러다가 나도 같이 빠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실제로 물에서 살기 위해 뭔가를 잡으려 하는 사람의 악력은 정말 대단하다)

 

a의 손이 반도의 그물에 걸렸다. 그리고 녀석은 정말 급했는지 두 손으로 그물을 헐레벌떡 움켜쥐었다.

 

b와 나는 녀석을 끌어내기 시작했다. 

 

처음에 녀석은 순순히 잘 끌려나오는듯 하더니 두 발로 논두렁의 벽을 지탱하고 서서 

 

우리를 끌어당기는 듯이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순간 화가나고 황당했다. 

 

구해주려고 이 고생을 하고 있는데 얼른 나오지는 않고 버팅기고 있다니......

 

 b와 나는 반도를 옆쪽으로 잡아당겨서 녀석을 옆으로 쓰러뜨렸고 별 반항 없이 녀석을 무사히 논두렁 위로 끌어올렸다.

 

물에서 건져진 녀석은 반 정신 나간 얼굴로 그 둠벙에서 조금이라도 더 멀리 떨어지려는 듯 헐레벌떡 기어서 10미터쯤 도망쳤다. 

 

그리고는 자신의 몸에서 뭔가를 떼어내려는듯 손으로 몸 구석 구석을 한참동안 털어댔고 

 

뭔가에 홀린 듯 가만히 있다가 또 몸을 털어대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나와 b는 그런 행동을 하는 a의 모습을 어이없이 지켜봤었다.

 

그 날 뭔가에 홀린듯 다리에 힘도 못 주는 그 녀석을 북문근처 집까지 대려다 주고 우리는 헤어졌다.

 

.

.

.

.

 

매일 보던 얼굴인데... 그 날부터 며칠간 a가 보이질 않았다. 

 

은근슬쩍 궁금해지기도 했지만 뭐 큰일 있겠나 싶어서 별 신경이 쓰이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방에 누워있는데 마실 온 a의 어머니와 우리 어머니가 마당에서 하시는 말씀이 들렸다.

 

(우리 어머니와 a, b 어머니들은 서로 친하게 지내는 형님 동생 사이었다. 한 동네에서 몇 십 년을 함께 살았으니...)

 

낚시 갔다 온 그 날부터 녀석이 이상하다는 것이었다. 밖에도 안 나가고 농사일도 안 도우려고 한다고...

 

.

.

.

 

그 후로 한달이 넘게 지난 후 친구들 술자리에서 a녀석을 만날 수 있었다.

 

 

나: "야! 너 그동안 뭐하고 지냈길래 얼굴이 그 모양이냐!!"

 

a: "응... 그냥...... "

 

 

우리는 친구들과 어울려 코가 삐뚤어지게 술을 마셨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나는 a에게 그 날 일에 대해 물어보았다.

 

한참을 망설이는 듯해 보이던 그 녀석은 힘들게 입을 열었다.

 

 

"나 그날 이상했어... 

 

 어두워지기 전에 집에 빨리 가려고 서둘러 걸어가는데 앞에서 이쁜 여자가 하나 오더라구..

 

 그러더니 그 여자가 갑자기 내 팔장을 끼고 어디론가 끌고 가더라구...

 

 마음은 끌려가면 안 되겠다 싶은데 몸이 말을 안 듣더라... 그러다가 정신 차려보니까 물 속이더라구..."

 

 

나는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처음 그 상황을 지켜본 나에겐 a의 말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물에서 나가야 겠다는 생각에 헤엄을 치려고 하는데 생각대로 몸이 안 움직이더라...

 

 이러다 죽겠다 싶었는데 손에 니가 내민 그물이 걸린 거지...

 

 물에서 끌려나가면서 이제 살았다 싶었는데... 내 뒤에서 뭔가가 허리를 꽉 끌어안더라...

 

 그 때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무서워서 눈물이 나......"

 

 

스무살이나 된 덩치도 큰 녀석이 손으로 눈물을 훔치며 말을 계속 이어갔다.

 

 

"물 밖으로 나왔는데도 누군가가 계속 내 몸에 손을 대는거야... 무서워서 혼났어..."

 

 

나는 그제서야 그 날 a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가 됐다.

 

갑자기 뭔가에 홀린 듯 집과는 반대 방향으로 끌려가듯 하던 것... 

 

둠벙에서 나오지 않고 버팅기던 것... 

 

물 밖으로 나와서 소스라치게 놀라며 손으로 몸 이곳 저곳을 계속 털어내던 것까지....

 

.

.

.

.

.

 

시간이 흘러 가을이 됐고 나는 친구들과 산에 놀러갔었다.

 

한 동안 멍하게 지냈던 그 친구도 아무일 없었는 듯 평소상태로 돌아왔고 우리는 그 일을 잊고 지냈다.

 

한참을 놀고 거의 산 아래까지 내려왔을 때 

 

우리는 아래에서 올라오는 행색이 초라한 노파 하나와 눈매가 날카로운 젊은 여자 하나를 마주쳤는데,

 

그런데 노파가 올라오던 발걸음을 멈추고 산에서 내려가는 a를 위아래로 계속 훑어보는 게 아닌가.

 

우리는 아무 생각없이 그 일행을 지나쳐가고 있는데 뒤에서 노파가 우리를 향해 말했다.

 

 

"재수없는 놈!!!!! 몸에 귀신 손자국을 왜 그리 많이 달고다녀!!!!!!!!"

 

 

그 친구와 나는 기절할 뻔 했다.

 

그리고 그 친구는 다리에 힘이 풀려서 얼마 남지 않은 산 아래까지 걸어 내려오지도 못했다..

 

 

 

 

재밌게 보셨나요??

 

저희 아버지께서 평소에 쫌 뻥이 쎄셔서 저도 이 이야기를 완전히 믿지는 않습니다만......

 

뭐... 그 때 당시 아버지 본인 말로는 100% 실화라고 하셨던 얘기입니다.

 

좀 재밌게 하려고 끝부분을 제가 약간 각색했네요... ㅋㅋㅋ

 

원래 아버지께 들은 얘기는 a분이 일도 못하고 겁에 질려서 집에만 틀어박혀있자 무당에게 끌려갔는데 

 

무당이 보자마자 귀신 손자국이 왜 이리 많냐면서 호통을 쳤다고 합니다.

 

 

그럼 이만~

 

 

 

출처 : 짱공유닷컴. 나이스비에스 



웡 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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