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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모르는게 약 아는게 힘-4☆

title: 병아리커피우유2015.06.04 17:52조회 수 2328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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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라는 현상은 기본적으로 수면도중에 뇌가 각성했어도 몸의 근육들은 이완돼있어서 몸이 움직이지 않는 현상이다.

간단하게 머리는 깨어있지만 몸은 깨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위눌림을 귀신의 존재 증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지만 그런 사람은 과학상식이 부족하다고 비웃어주고 싶다.

라고 가위에 눌린 상태로 생각했다.

몸을 움직이려고 필사적으로 꿈틀거렸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다.

몸에 석고를 붓고 굳어버리면 이런 느낌일까.

단단한 무언가가 사방에서 몸을 조이는 듯한 느낌이다.



그때 누군가 앉은 것처럼 내 옆의 매트리스가 움푹 꺼졌다.

가위에 눌렸지만 침대위에 무언가가 있다는 느낌이 분명하게 들었다.


끼이이이익


스프링이 눌리면서 나는 소리가 들렸다. 점점 내쪽으로 소리가 다가오고있다.

누군가 침대에 있다!

나는 가위를 풀기 위해서, 온몸을 비틀었다. 하지만 풀리지 않는다.

강도? 경찰에 신고를 해야하나? 근데 몸이 움직이지 않아?

아빠인가? 아빠가 들어온건가? 분명히 열쇠를 나눠가졌다.

그래아빠일것이다.잠깐나를보려고들어왔다가자고있는나를깨우기가뭐해서옆에서지켜보는것일뿐이다.

라는 추측은 틀렸다.

'그것'이 내 얼굴에 손을 얹었다.

질척질척하다. 피비린내가 난다. 욕실에서 꿨던 꿈과 똑같다!

갑자기 눈이 번쩍 떠졌다. 그리고 욕실에서 봤던 그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침대 옆에 앉아서 나를 내려다보고있다!

무표정했던 여자가 갑자기 울상을 지었다. 눈에서 눈물대신에 피가 쏟아진다.

피가 내 코와 입으로 들어간다. 숨이 막힌다. 기도와 식도를 피비린내가 찔러온다.

꿈이다! 이건 꿈이다! 깨야한다!

내가 보는건 꿈이다!


"아아아악!!!"


나는 비명을 지르면서 몸을 일으켰다.

가위가 풀렸다! 몸이 움직인다! 꿈에서 깼다!

나는 숨을 내쉬었다.

역시 귀신은 없다.

꿈일 뿐이잖아.




그런데 피비린내가 사라지지 않았다.




옆을 보니 그 여자가 핏물로 시뻘건 눈동자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허어어억...꾸르륵...."

여자가 입을 열었다. 말 대신에 피가 쏟아져나왔다.

여자의 머리가 저절로 으깨졌다. 으적하는 소리와 함께 여자의 뒷통수에서 핏물이 뿜어져나왔다.

목이 갈라지고 그곳에서도 피가 쏟아져나왔다. 피가 매트리스를 서서히 적신다.

저건 사람이 아니다! 사람은 저정도 상태에서 살아있을 수 없다!

사람이 아니다. 그렇게밖에 설명할수가 없었다.

나는 20년동안 쌓아온 상식이 통째로 무너지는걸 느꼈다.

그것이 손가락을 쳐들고 나를 가리킨다.

손가락 끝은 손톱이 뽑혀있었고 으깨어져 뼈가 보일 정도였다.

순간 욕실에서 꿨던 꿈에서 내 목이 갈라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설마 내 목을 노리는건가?

여자가 침대 위로 기어올라왔다. 나에게 점점 다가온다.

"저리가!!! 저리가!!!"

나는 여자를 피해서 뒤로 물러나다가 침대에서 굴러떨어졌다.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 침대 아래로 기어들어갔다.

...

갑자기 조용해졌다.

뭐지? 사라졌나? 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침대 스프링이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끼이이이익 끼이이이익


나는 무서워서 울음이 터져나왔다.

"아빠...엄마....흐윽...."

끼익거리는 소리가 침대 가장자리로 움직였다.

그리고 그 여자는 방바닥과 침대 아래쪽으로 거꾸로 얼굴을 내밀었다.

시뻘건 눈동자가 나를 직시한다.

아래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에서 피가 뚝뚝 떨어진다.

"꺄아아아아아 아아아아!!"

나는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녀는 어째서인지 더 이상 다가오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침대 아래에는 아까 내가 가져온 옷가방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어머니가 비싼 부적이라고 신신당부를 해서 버리지는 못하고 꾸역꾸역 모아놓은 부적들을 모아놓은 주머니가 있었다.



'이건 손을 막는 부적이고, 이건 성적이 올라가는 부적이고, 이건 재액을 피하는 부적이고...'

'아! 엄마! 내가 그런거 사지 말라고 했잖아! 나 그런거 필요 없다고!'

'엄마말 듣고 이거 가지고 다녀. 가방에 넣어둘테니까 절대로 몸에서 때면 안된다!'

'잘되긴 뭐가 잘돼. 그런거 가지고다니면 애들이 놀린다고! 그거 내 가방에 넣어놓기만 해봐! 학교가는길에 다 버릴거니까!'

'야 이것아! 이거 하나에 얼만줄 알아! 이건 15만원이고 이건 20만원짜리야!'

'허~얼. 엄마 진짜 미쳤어?! 그런거 다 미신이라니까! 돈아깝게 진짜!'

'이것아! 내돈으로 샀는데 뭔 난리야! 그리고 내가 너 잘되라고 이러는거야! 어?'



중학교때 엄마와 나눴던 대화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나는 허겁지겁 가방을 열고 부적주머니를 꺼내고 가슴에 꼭 안았다.

효험이 있는 것인지 그 여자는 더이상 다가오지 못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나는 그대로 잠이 들고 말았다.



7)

눈을 떴을때는 이미 아침이었다.

나는 부적주머니를 안은 그대로 침대 아래쪽에 웅크리고 있었다.

꿈인지 생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은 없는 모양이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대자로 뻗었다.

어젯밤의 격렬한 공포를 기억해내며 곰인형마냥 부적주머니를 고쳐안았다.

침대 밖으로 나가려고 몸을 뒤집는 순간

머리맡에서 핏자국을 발견했다.



2인용의 침대는 여대생 혼자서 밀어내기에는 무리가 있었지만

나는 낑낑거리면서 침대를 옆으로 밀어냈다.

어느정도의 틈새가 나자 나는 침대와 벽 사이의 공간을 들여다보았다.

그곳에는 이미 말라붙어 갈색으로 변한, 피로 된 글씨가 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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