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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모르는게 약 아는게 힘-5(완결)☆

title: 병아리커피우유2015.06.04 17:53조회 수 2615추천 수 2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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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경찰들이 집을 찾아왔고 폴리스라인이 쳐졌다.

과학수사대라는 글자가 써진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집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내가 화장실에서 발견한 핏자국과 청소기 안의 사금파리에 묻어있던 피, 그리고 벽에 써진 글자의 피가 전부 동일인물이란걸 밝혀냈다.

전 집주인은 잠적했지만 경찰들이 부산의 어느 모텔에서 찾아냈다고 한다.

경찰들은 나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던졌고, 나는 최대한 내가 꾼 꿈이야기는 배제한채로 설명했다.

그리고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잠시 원래 살던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그 뒤로 경찰이 어떻게 조사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밝혀진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전 집주인은 의처증이 있었고 자신의 아내가 바람을 피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내를 방에 감금시키고 반항하면 폭력을 휘둘렀다.

자백에 따르면 3개월정도 감금시켰다고 하지만 경찰은 반년 이상으로 보고있다.

전 집주인이 풀어줄 기미가 없고 점점 폭력의 강도가 강해지자

아내는 반쯤 체념하며 남편이 출근한 틈을 타 몰래 방에 피로 메시지를 남겼다.

아마 쉽게 보기 힘든 곳에 글자를 남겼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글자는 세 차례에 걸쳐서 써있었는데

첫번째는 자신이 죽으면 남편이 범인이니 이걸 보고 잡으라는 글과

두번째는 자신의 친가에 남기는 몇줄의 유서

세번째는 남편을 저주하는 내용이었다.

(이런게 써있으니 가위에 안눌리는게 이상하지-라고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그러다 어느날 아내는 밥을 주려고 들어온 전 집주인을 냄비로 내리치고

남편이 정신을 못차리는 사이에 방 밖으로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남편은 바로 따라나왔고 집 밖으로 탈출에 실패한 아내는

베란다로 도망쳐서 도움요청을 하면서 소리를 지른다.

화가 끝까지 난 전 집주인이 화분으로 아내의 머리를 가격한다.

그것만으로 아내가 죽지 않고 반항하자 사금파리 조각으로 목을 수차례 그었다.

불행히도 목격자는 없었고, 전 집주인은 아내의 시체를 화장실 욕조에 넣어뒀다.

그리고 피가 빠져서 가벼워진 아내의 시체를 은닉한다.

이것이 내가 이사오기 하루 전 일이라고 한다.

집값이 이상하게 쌌던 이유는 도주하기 위해서 집을 급하게 처분했기 때문이란다.



9)

나는 경찰의 조사가 끝난 후에 다시 그 집으로 돌아가서 살게 됐다.

조금 찝찝하긴 했지만 아마 어머니가 괜찮다고 했으니 괜찮을 것이다, 라는 미신적인 생각을 하며 자기합리화를 했다.

어머니의 말씀에 따르면 원한을 풀어준 영혼이 보답을 할수도 있다고 한다.

근데 이미 보답은 받지 않았나? 비싼 집을 싸게 샀잖아. 차익이 얼만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집을 엄청 싸게 구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어머니가 남주기 아까워서 그러셨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번 일을 계기로 어머니가 믿는 그것들이 완전히 허구는 아니라고, 조금이나마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이 이야기를 아버지께 하니 아버지는 "허어~"거리시며 탄식을 하시더니

나보고 놀란 마음에 환각을 봤을 수도 있으니 정신치료를 받아볼 것을 권하셨다.

나는 조금 억울했지만 나조차 믿기 힘든 경험이었고, 역시 나도 20년동안 쌓아온 상식이란게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겠다고 수긍했다.


유서가 쓰여진 안방의 벽지를 포함해서 전 주인이 쓰던 물건들은 전부 버리고 새로 들여왔다.

어머니께서 가구는 남이 쓰던걸 쓰는게 아니라고 격렬하게 주장하셨기 때문이다.

가구를 배치하는 작업은 어머니도 도와주셨는데 간만에 어머니랑 무언가를 해서 즐거웠다.

하지만 어머니가 안방에 달마도를 붙인 것은 즐겁지 못했다.




후...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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