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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우리가게에 있던 그 무언가 2편

title: 팝콘팽귄노인코래방2019.07.02 13:36조회 수 171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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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만에 가게에 다시 나간 엄니껜 변화가 생겼음. 

말했다시피 천주교 신자였던 어머니지만 다른 종교를 가진 손님이 오면 혹시 불쾌할까 봐 종교적인 물건을 가게에 두는 걸 싫어하셨음.

그런데 가게에 성모마리아상... 성수병.. 성경을 비치해 뒀고 묵주를 손에서 놓지 않으셨음.

이게 심적으로 좀 도움이 되셨겠지만, 여전히 낮에도 혼자 계시질 못하고 가게방엔 아예 들어가시질 못하셨음.

그럼에도 한동안 아무일이 없었음.

 


그랬는데...........

 

이번엔 나한테 일이 터졌음...ㅡㅡ

원래 무딘 성격과 나름 이성적이라는 자부심, 거기에 중2병이라는 버프를 받고 있던 나는 귀신따윈 믿지 않았음.

그랬는데......(아 지금도 소름이..)

진짜 더워서 죽어버릴 정도로 더운 열대야였음. 

열두시 퇴근은 이미 오래전 일이고 대략 열시쯤 문을 닫으시기에 그 즈음에 가게로 갔는데 아주머니들이 몇 분 계셨음. 

난 아주머니들이 모이면 정말진짜레알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소재로 몇 시간을 대화하는 능력을 보면 지금도 놀라움..

시간이 열두시가 넘었는데도 가실 생각을 안 하시는 거임. 그러다 한시쯤 됐나.. 그제서야 다들 가셨음.

난 짜증이 엄청 난 상태라 엄니와 아무런 얘기도 안 하고 가게 정리를 했음.

가게 홀 불도 끄고 (방은 아예 불을 안 켜놓고 지냈음.) 샷다도 내리고 가려는데,

에어컨을 안 끈 것 같은..

짜증이.. 짜증이.. 막 터져나오고 진짜 귀찮고 그래서 엄니께 그냥 가자고! 가자고! 껐을 거라고, 안 껐으면 내일 끄자고 일단 짜증을 냈음.

 

 


ㅡㅡ....

 

나는 샷다를 반쯤 열었음..ㅜ

들어가 보니 역시나 에어컨 소리가 들렸음. (밖도 아예 깜깜하고 가게불도 다 꺼져 있어서 아무것도 안 보임.)

우리 가게 에어컨을 설명하자면 스탠드형이 아니라 벽에 설치하는 그런 모델이었음.

에어컨 리모컨은 항상 돈통이라고 불렀던 동전용 반찬통에 놔둠.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십 수 년간 생활했던 내공을 발휘헤 더듬더듬 리모컨을 찾았음. 

그리고 에어컨을 끄려고 봤는데..

 

.
..
....

 

 

 


에어컨 위에 씨뻘건 남자 얼굴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음..

 

얼굴에 불이 붙은 것처럼 씨뻘건 얼굴을 한 남자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 거임. (지금도 머리가 쭈뼛쭈뼛 서네요ㅜ) 

몸통? 이딴 거 없음.

걍 에어컨 위에 머리만 있음.

님들은 이런 상황이면 어떨꺼 같음? 다리에 힘이 풀려서 풀썩 주저앉거나 울 것 같음?

절대 아님...

온몸이 돌처럼 굳어져서 주저앉기는 커녕 숨도 제대로 못 쉼..

그러던 그 때.....

 

 

 

"나가!!!!!!!!!!!!!!!!!!!!!!!"

 

물론, 그 뒤의 기억은 없음.

그 말을 들은 것까진 기억나는데 다음 기억은 집에서 깨어난 거임.
(신기한 건 엄청 큰 소리였는데 어머니께선 아무 소리 못 들으셨다고 하심.)

난... 그 이후로.. 귀신이 막 여기저기 출몰하진 않지만 있긴 있다고 생각하게 됨..

무튼 아부지 엄니께 자초지정을 얘기하니, 엄니께서 이제 절대 가게 못 간다고 몸져 누운 상황이 돼버렸음.

이런 상황은 우리 외할머니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됨...

외할머니는 어머니와 다르게 독실한 불교 신자셨음.

그리고 부평에 사셨는데, 외할머니의 지인 중에는 '보살님'이라 불리는 분이 계셨음.

잠깐 이 보살님에 대해 기억나는 걸 말하자면, 할머니와는 요즘으로 치면 절친인 분이셨음. 

나도 몇 번 뵌 적이 있는데, 안경을 쓰시고 엄청 뚱뚱하셨음.

어린 나는 보살=여자 스님인 줄 알았는데, 그 분은 옷도 그냥 평범한 옷을 입으시고 머리고 안 깎으셨어서 의아했었음.

또 정말레알 남자 같이 무서웠음ㅜ

유독 나한테만 그러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 분의 얼굴도 잘 못 쳐다봤음.. (지금은 돌아가셨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아직도 그 분의 정확한 직업?은 모르겠네요. 다만, 점집을 했다거나 퇴마를 전문적으로 하셨던 건 아니라고는 하네요.)

무튼 할머니께서 우리 가게의 상황을 그 보살님께 말하게 됐음.

천주교 신자였던 어머니께선 처음에 완강히 반대를 하셨는데, 굿 같이 동네 사람들 이목을 끄는 그런 건 안 하기로 합의하고 그 분을 우리 연립에 모시고 오게 됨.

 

 

이전 글 말미에서 쓴 것처럼 보살님을 집으로 모셨음.

집에서 이런 저런 자초지정을 들으신 보살님은 하얀 수건 두 장을 달라고 하시고는 외할머니, 어머니와 같이 바로 가게로 가시게 됨.

도착하자마자 보살님은 할머니, 어머니께 안에서 무슨 소리가 나더라도 절대로 들어오면 안 된다고 하셨음.

그리고는....

 


가게 문에 대고 똑똑똑 노크를 하고 들어가심... 
(난 이 대목에서 좀 소름 돋았음. 나만 그런가?ㅋ)

 

셔터가 열려있어서 밖에서 안이 다 보이는 상황인데, 보살님이 들어가자마자 엄니가 봤던 귀신이 있던 자리 (진열장으로 막지 않았으면 원래 문이 있던 그 자리) 를 보고 있다가 철문 쪽으로 해서 방으로 들어가셨음.

그런데.. 들어가신 보살님께서 두 시간이 지나도 나오시질 않는 거임.

들어가 봐야 되는건지, 아닌지.. 그런데 또 절대 들어오지 말라고 했으니...


막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드디어 보살님이 나오시는데...

보살님 얼굴은 팥죽색이 됐고, 옷은 물에 빠졌다가 나온 것마냥 흠뻑 땀으로 젖어 있었음. 
(수건은 방에 두고 왔다는데 그 이유는 잘 모르겠음.)

무튼 보살님께선 아무런 말씀이 없으시고 어서 집으로 가자고 하셨음.

그리고 집으로 다시 오시자마자 보살님께선....

다른 사람들한테 알리지는 말고 빨리 가게를 정리하라고 하시는 거임.

영문을 몰라서 다들 벙쪄 있는데, 보살님께서 말씀해주시기 시작하셨음.....


지금 우리 가게엔 남자귀신 하나와 여자귀신 하나가 있는 거임.

여자귀신은 떠도는 령이고 남자귀신은 아주 오래전부터 화장실 (기억하심? 건물 뒤 쓰러져가는 화장실) 에 붙어 있었다고 함.

아니 그럼 계속 거기에 붙어있을 것이지 왜 우리 가게에 들어왔지? 라고 생각하는데....


이때부터 개소름....

 

.

.


보살님께서 갑자기 어머니께 건물 뒤에 아무것도 없었냐고 물으심.

뭘 두기는 커녕 화장실이 무서워서 철문은 웬만하면 열지도 않는 우리였음. 뭘 뒀을리가 없음.


그런데 어머니께서..


"예전에.. 창고가 하나 있긴 했었어요."

라고 하시는 거임.

??
??????
????????
창고? 우리 가게에 창고가 있었다고? 왜 난 모르지?

...라고 생각하던 때, 갑자기 아주 어릴적 나무 창고 기억이 나기 시작했음.

연립에 살 때야 그 가게방을 창고로 쓰면 됐지만 여기로 이사오기 전에도 창고는 필요했었음.

그래서 아버지께서 목공소에 부탁해서 잠금 장치가 있는 나무로 된 작은 창고 (말이 창고지 크기가 대략 아주 작은 엘리베이터 크기) 를 철문 열고 나가자 마자 왼쪽 바로 옆. 그러니까 지금은 막아버린 가게방 창문 바로 앞에 두고 썼던 게 갑자기 기억이 났음.
(가끔 말 안 들으면 아부지께서 내게 저기다 가둔다는 무서운 말을 했던 것도 같이 덤으로 기억이 났음..)


보살님께서는,

"그럼 그 창고가 맞나보네.."

라고 하시면서 말씀을 이어나가시길,

화장실에 있던 그 남자 귀신이 그 창고를 만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창고로 들어왔고 거기를 자기 집이라고 생각했다고 함. 

그런데 이사오면서 더이상 쓸모가 없어지자 아버지께서 창고를 없앤 거임.

즉, 남자 귀신 입장에선 우리가 집을 부순 거였음ㅡㅡ..

그러자 바로 앞에 비어있는 우리 가게방으로 들어온 거라고 함.


여자귀신은 처음엔 없었는데 떠돌다가 들어와서 같이 지내는(?) 그런 령이라고 하심.


그런데 문제는,

여자귀신은 보살님 힘으로 다른 곳으로 보낼 수 있는데 이 남자 귀신은 엄청 강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걸 다 했는데도 오히려 자기를 비웃듯 어지럽게 했다고 함. 

그리고 충분히 해코지를 할 그런 귀신이라 하심. 
(이런 싀베...... 그런 놈을 내가 봤다니ㅜ...)


이 정도 령을 쫓으려면 굿도 한 두 번으로는 안 될 거라는 것이었음.

만약 굿을 한다치면 우리 가게는 물론 건물 전체에 피해가 가는 건 불 보듯 뻔했음.

그러시면서 지금 가게는 이미 운이 다 했으니 그냥 헐값에라도 얼른 빨리 정리하라는 것이었음...


듣고 있던 우리는 진짜 무서웠음...

지금도 이 때 생각하면 무서움..


무튼....

어머니는 며칠간 고심하시다가 결국 십여 년간 했던 가게를 접으시고 다른 사업을 시작하게 됨. 

십수년이 지난 현재는 그런 일 없이 무난무탈하게 살고 계심. 나 또한 무탈하게 살고 있음.

끝~~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여기서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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