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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겨울 기숙사에서 느꼈던 그것-2

클라우드92019.07.05 15:25조회 수 469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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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저는 순간적으로 느낀게

 

'혹시 저 인간이 내 위에서 자고 있는 친구한테 앙심이있어서 떄릴까 말까고민하는 것인가...?'

 

이런 불길한 예감이였습니다. 학교전체가 공공연하게 후배들을 집합시키는분위기였고,

 

기숙사는 잦은 집합과 구타의 온상이였으니까요.

 

그래서 전 제 위에서 자고있는 제 친구를 구하고자 선배의 기분을 풀어주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어둠과 정적속에서 선배를 올려다보며 나지막히 말했습니다.

 

"선배, 뭐 쳐다보세요?"

 

이렇게 말하자마자 선배는 "헉"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아랫쪽에있는 저를 쳐다보더니

 

정신이 번쩍 든 사람처럼 다시 제 윗쪽을 쳐다보고  좌우를 두리번 거렸습니다.

 

참.. 이인간이 뭔 생쇼를 하나 싶었죠.

 

그러던 선배가 저한테 매우 다급한 소리로 버럭 소리질렀습니다.

 

"다운아 빨리 불켜. 빨리 불켜 새/끼야!"

 

전 선배가 기분이 안좋은게 확실하다는 직감과 우물쭈물하다가는 제 친구보다 제가먼저 맞을것 같다는 생각에

 

벌떡일어나서 벽쪽으로달려가 불을 켰습니다.

 

그리고 다시 제 침대로 와서 앉았는데, 방이 환해지자 선배는 단숨에 2층에서 뛰어내리더니

 

제 맞은편 침대에 앉아 소리쳤습니다.

 

" 야! 다 일어나! 빨리!"

 

또 집합인가 싶은 불안감이 머리를 스쳤고, 잠을 자고있던 친구 4명도 벌떡일어났습니다.

 

새벽의 집합도 충분한 경험이 있는 친구들인지라, 다들 후다닥 일어나서 제 침대로 내려와 쭈루룩 앉았습니다.

 

선배는 맞은편에 홀로 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묵묵히 저희를 쳐다보고...

 

저희는 불안감에 오들오들떨며 각을잡고 앉아있었습니다.

 

1~2분간의 침묵이 흐른뒤, 서서히 긴장이 풀어지기 시작할때 선배가 입을 뗐습니다.

 

"A야 혹시 휴대폰 썼냐?"  (A는 제 위에서 자던 친구)

 

한참을 뜸들이던 선배는 정말 썡뚱맞은 질문을 했습니다. 휴대폰을 썼냐니... 저희는 모두 어리둥절해서

 

이건 또 뭔상황인가... 이젠 별의 별 트집을 다 잡는건가 싶었고, 제 친구 A는 대답했습니다.

 

"아니요. 저 계속 자고있었어요 선배."

 

친구의 대답이 있자마자 선배는 얼굴이 굳어지더니

 

"야, 혹시 말야... 혹시 뭐,  이상한거 있잖아, 뭐 그런거 본놈 있냐..?"

 

이렇게 저희 모두에게 물었습니다.

 

그떄 저는 오싹한 기분과 함께, 몇달전 들었던 울음소리가 생각이 났었고,

 

아, 이건 뭔가 문제가 있구나 라고 직감적으로 느꼈습니다.

 

제 친구들도 예전에 제가 겪었던걸 기억한듯이 웅성거리며 제 얼굴을 쳐다보더군요.

 

하지만 저와 선배 이외에는 다들 자고있었고, 아무도 그 어떤것조차 보지 못했습니다.

 

다들 묵묵부답이자. 선배는 한숨을 푹 쉬더니, 뭔가 갈구하는 눈빛으로

 

 

"A야 휴대폰 열어봐, 그리고 얼굴에 액정 불 비춰. 빨리"

 

 

이런 이상한 주문을 했습니다.

 

A는 의아해 하며 그대로 따라했고, 휴대폰을 폴더를 열어 액정에 불이 들어오자 그 불빛을 얼굴에 갖다 댔습니다.

 

그리고 그 얼굴을 뻔히 쳐다보던 선배는 얼굴이 점점 굳어지며 말없이 있다가 침을 꿀꺽 삼키더니 나지막히

 

 

"씨/발... 아니네..."

 

 

라고 내뱉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선배가 뭔가 보긴 봤다는걸 느낀 저희들까지 두려움에 떨기시작했습니다.

 

다들 무섭기도하고, 선배가 뭔가 보긴 했는데 뭔지도 모르겠고, 자초지종도 궁금하고, 그래서 제 옆에 있던 친구가

 

선배한테 물었죠.

 

 

"선배, 근데 뭘 보신거에요? "

 

 

그러자 선배가 잠시후 하는말이..

 

 

"내가 잠이 들락말락 하다가, 영 뭔가 불편한 기분이라서 계속 뒤척이고있었어

 

그러다가 A쪽 침대방향으로 옆으로 돌아누웠는데, 감은 눈 위로 뭔까 뿌연 느낌이 있는거야.

 

그 눈감고 있을떄 랜턴으로 비추는 빛이 어른거리는 것보다 더 약하게, 딱 휴대폰 액정 불빛 정도?

 

그래서 눈을 떴지. 그런데 A가 누운 자리에 (A의 배 위치쯤)에 얼굴이 있었어."

 

 

"무슨얼굴이요??"

 

 

선배의 말이 끝나자마자 다들 겁에질려 반문했습니다.

 

 

" 거 왜 있잖아... 얼굴은 작고 동글동글한데.. 눈은 동그란 애기. 대여섯살쯤 되보이는.

 

  그런 얼굴이 휴대폰 액정 빛을 살찍 비추는 것 처럼 희끄무레하게 빛이나면서 A 누운 위에 있었단 말야. 시/발..

 

  진짜 있었어. 진짜로..."

 

 


 

전 아래에서 선배를 빤히 쳐다보고, 선배는 제 위 A의 배 위치쯤에있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쳐다보고...

 

그런데 그 아이는 선배를 빤히 쳐다보며 얼굴을 좌우로 까딱까딱 흔들면서 방긋 웃고있었다고합니다.

 

선배는 그런 아이의 모습을 처음 보고 겁에 질렸지만,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도저히 분간이 안가서

 

겁이나지만 눈을 꼭 감고 한참후에 다시 떠 본것이였죠. 하지만 그렇게 반복해도 아이는 사라지지 않았고,

 

선배는 그저 겁에질려 꼼짝도 못한 체 (마치 제가 울음소리를 듣고 꼼짝못한체 앉아있었던것 처럼)

 

그저 아이와 눈을 맞추고 있을 뿐이였습니다.

 

그러다가 그 모습을 이상하게 여긴 제가 선배를 부르자

 

아이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겁에질린 선배는 저에게 당장 불을 키라고 소리친것이였죠

 

이러한 자초지종을 들은 저희들은 선배와 똑같이 겁에 질렸습니다.

 

선배의 이야기가 너무 현실감있게 무섭기도 했고. 항상 저희들 앞에서 가오만 잡던 선배가

 

무서워서 바싹쫄아붙은 모습을 보여준다는게 이 선배가 진짜 뭔가를 보긴 봤다는 확신을 심어주었고,

 

또, 제가 몇달전 들었던 울음소리까지 다시 부메랑처럼 되날아와 공포의 시너지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선배의 설명이 끝나고. 다들 잠은 자야겠는데, 무서워서 불은 못끄겠고, 각자 침대로 돌아가긴 무섭고...

 

그래서 선배를 포함한 저희 모두는 침대에서 각자 이불을 끄집어내 바닥에 깔고 6명이 다닥다닥 붙어서

 

불도 켠 체로 잠에들었습니다.

 

그렇게  삼 사일간은 무서워서 모두같이 뭉쳐서 잠을 잤지만 (매우 창피하게도)

 

일주일이 지나자 다들 그떄의 실감나는 공포를 잊더군요. 역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인가봅니다.

 

여튼 그렇게 고등학교 1학년의 기숙사 생활은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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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좀 뭔가 허무하게 <겨울 기숙사에서 느꼈던 그것>은 마무리를 짓게 되네요.

 

이왕이면 좀더 읽을거리가 많게 3화까지 하고싶고, 마무리도 좀더 깔끔하게 하고싶었지만,

 

사실 그대로의 전달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이야기가 짧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극도의 공포로 6명의 남자가 다닥다닥 붙어서 잠을 잤지만 일주일이라는 짧은시간이 지난 후

 

다시 그것을 잊고 일상으로 돌아온다는 것도 재밌는 경험이었다는 기억으로 남아있었구요.

 

덕분에 마무리가 좀 허무할지라도,

 

이 경험이 일상에서 일어나는 순간의 극심한 공포와 다시 현실로의 복귀를 단적으로 잘 다루었다고 생각되서

 

그냥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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