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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여덟살 여름 시골에서

title: 고양이3망고오렌지2019.08.19 14:16조회 수 1431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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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가입한 지  얼마 안된 오유 초보 입니다

 

평소 공게 글이 재밌어서 겁이 많은 편이지만 눈팅하러 오고 했는데요~ 

 

오늘은  새벽 일찍부터  요란하고 시끄러운 소리에 일찍 잠이 깨버려서  멍때리다 공게에 글 올려봅니다.

 

글쓰는 재주가 없으니 양해바래요

 

 

 

 

제 친할머니께선  무속인이십니다

 

손님받아 점 봐주고  굿 하시는 그런 거 보단

 

할머니 친정이 경북  김천인데

 

가족분들이나  동네 지인 분들 집짓는 자리와 시일을 봐주시는게 다였어요 

 

할머니댁에는 법당이 있었는데  제가 어릴 적 부터

 

할머니랑 오래 살아 그런지 매 음력 초하루와 보름엔 과일이나 사탕등 올려 드리고 절을 하곤 했죠

 

지금은  연세가  많아서  법당은 안하시고 가까운 절에 가셔서 가족들 기도 하곤 하십니다

 

아이코 본문을 써야는데 넘 길어 졌네요

 

 

제목 처럼 제가 여덣 살에 김천 시골에서 겪은 일인데요

 

여름 방학이 시작되고 가족들 여름휴가를 계획 했었죠

 

제 아버지 형제가 3남2녀인데

 

우애가 좋아서 1년에  하계 동계 휴가를 날짜  맞춰 같이 가거든요

 

저는 사촌들과 만나서  놀 생각에 넘 기뻐서 들떠 있었더랬죠

 

그런 저에게  시련이 닥치고 말았습니다

 

 

휴가 전 날에  할머니께서 집으로 오셨어요

 

아버지께서  낼 출발할 때 모시러 갈껀데

 

날씨도 덥고 무거운 짐까지 들고 이고 오셨냐며 타박을 하시더라구요

 

그런  상황을 보고 계시던 엄마가 냉수 한잔 드시람서  할머니를 주방으로 모시고 갔어요

 

두 분 대화 내용이

 

 

할머니: 에헤이 걔는  안된다 내가 김천 델꼬 갈끼다

 

 

엄마: 물을 무서워하니 백사장에서만 놀게할께요  

 

         방학만 기다려 왔는데  애가 크게 실망할꺼예요

         

 

할머니:  아니다  야야~  꿈자리도 안좋고  새벽기도 할라고 법당 초를 켜는데

 

             갸가 슬쩍 보이더만  내 몸이 너무 추워가  떨려서  법당 초에 불도 못켜겠드라

 

             내말 들어라 

 

 

이러시는 겁니다(걔 는 필자를 뜻합니다요)

 

 

대화가 끝난 후 엄마는 저에게 여벌의 옷과 간식이 든 가방을 챙겨서 주시더니 

 

할머니 말씀 잘 듣고 시골 갔다 오면  아빠 쉬는 날  또 놀러가자고 하셨어요

 

영문도 모른 채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아빠 차에 실려서 김천으로 가는 내내 울다말다를  반복했죠

 

시골에 가니 아제 아지메들 뿐 제  또래 사촌들은 없었어요 

 

 

젤루어린 이란성쌍둥이  남매가 있었는데

 

그 사람들도 고 2학년 어린 저에겐 어른들처럼 느껴질 뿐 놀거리도 없는 시골이 너무 싫었어요

 

제가 오리입을 한 마냥 삐죽거리고 있으니 저에게 와서 

 

요 앞  물가가서 놀까? 개구리볼래? 송아지 낳았는데 가볼래 

 

등등 어린 저랑 놀아주려고 남매 둘이서 진땀을 빼고 있던 중 

 

 

할머니:  야들아  물에는 델고 가지말그라

 

남매:     네~~ 고모 알겠어요

 

나:  할머니 미워 우아왕아아아 

 

 

울음이 터졌죠

 

난감한 남매가 경운기 태워 준다며 

 

경운기 뒤에  넓은 바구니에  과일 옥수수등 간식거릴  챙겨  셋이서 마을 구경을 나섰어요

 

골목길을 지나오니

 

2차선 차도가 있었구 차도 건너편엔 꽤 넗고

 

수심은 모르겠지만  제 또래 혹은 초등 고학년들이 

 

놀고있던 걸로 기억하니 깊지 않은 개천가? 뭐 그런게 있었어요 

 

제가  내려서 놀고싶다는 눈빛을 광속으로 보내니

 

 

 

여: 깊지 않은데 잠시만 놀까?

 

남:  안된다 고모한테 혼난다 무조건 오늘 내일은  조심해야 된다 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저는 또 우애앵하고 울었죠

 

어영부영 대충 논길 밭길 누렁이 송아지 구경하며 놀고 있는데 비가 조금씩 오는겁니다

 

노는 건  중단하고

 

집으로 들어가니 동네 어른들 모여서 천막같은 거 설치를 하고

 

돗자리를 깔고  제사때나 구경하던 큰 상도 몇 개  놓고 있는 겁니다

 

어른들 분주함에 마당에서 있음 안되겠다 싶어 작은방으로 들어가서 혼자 놀다 잠이 들었어요

 

몇시간 쯤 잤나~ 어두운 밤이 된 거  같은데 밖은 시끌벅쩍 했어요

 

남매가 눈부비는 저에게 밥 먹으라고 밥상을 가져다 주는데 

 

지금 생각하면 저도 참 버릇이 없었구나 생각해요

 

 

암튼 밥상을 거세게 거부하고 할머니에게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고 칭얼대러갔습니다

 

할머닌  안된다 낼 사주시겠다며 단호하셨고 

 

남매는  요긴 도시가 아니라 슈퍼가 멀어서 낼 날 밝으면 사준댑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제가 아니죠  

 

저는 방으로 가서 가방을 뒤적거려 조그만 동전지갑을 주머니에 챙기고 때를 기다렸어요

 

할머니 정신없는 사이 남매 눈을 피해

 

아까 낮에 경운기타고 놀다 조그만  슈퍼를 봐 놨어서 대문으로 돌진했어요

 

그때 갑자기 뒤에서 뭐가 절 잡아당기듯 목덜이를 낚아챈단 느낌? 

 

그 때문에 뒤로 넘어져서 울음이 터졌어요  

 

탈출은 실패로 돌아가고 눈물 콧물 범벅이된 저를 할머니께서 

 

안고 깊은 한숨을 쉬시더니 하드가 그래  먹고싶나 하셨어요 

 

제가 웅웅 하고 대답을  하니

 

 

할머니: 그라믄 내랑 하드사러가자 

 

             대신 할매 손 꼭 잡고 절대 놓으면 안된다 알긋제 

 

 

하시며 약속하자고 손가락을 걸었어요

 

 

 

할머니 손잡고 저는 콧노랠 부르며 아까 낮에 봤던 2차선 도로까지 갔을 때쯤

 

갑자기 할머니께서 제손을 더 세게 잡으시며 할매 손 놓지말라고 꼭 잡으라고 하셨어요

 

 

저는 좀 아팠지만 꾹 참고 고개를 끄덕이며 웅 할매 하고 대답했어요

 

2차선 도로에서  우측은 논이 있고 좌측은 냇가였는데

 

할머니와 전  논을 오른 쪽으로 두고 마을 슈퍼로 가고 있었어요

 

 

할무니 슈퍼 멀었나~~ 여쭤보려 왼쪽으로 고갤드니

 

할머니께서 앞만 보고 걸어가라고 하시는겁니다

 

노래불러 보라셔서 아기염소 부르며 가는데

 

제가 왼쪽으로 즉 냇가쪽으로 시선을 돌렸더니

 

할머니께서 에헤이 똥강새이 말 안듣제 하시며 퍼뜩 노래 불러라 하시는 거예요

 

 

근데 저는 그 짧은 순간 보고야 말았어요

 

 

냇가쪽에 저랑 할머니와 같은 방향으로 가는 여자를  

 

 

7부 정도되는 바지에 반팔 티를 입고

 

어깨까지 내려오는 산발인 여자를 

 

어린 저지만 갑자기 무섭단 생각에

 

할머니 말씀대로 노래를 부르며  왼쪽은 보지도 않고  슈퍼에 도착했어요

 

 

 

시골이라 그런지 10시도 안됐던 거 같았는데 문이 닫혀있어  

 

슈퍼 앞 평상에 저를 앉히고는 문을 두드려서 주인 분들을 깨우셨어요

 

저는 아까 그 여자가 아직 있나 싶어 냇가쪽을 바라 봤어요  

 

근데 그만  산발한 여자와 제가 눈이 마주친 겁니다 

 

여잔 슈퍼 앞을 뚫어져라 보고 있음에도 건너오진 않고 저만 주시하듯 바라보는데

 

너무 무서워서 

 

할매 할매 소리지르니 할머니께선 제 시야를 가리시곤 

 

 

요  망할것이 누굴 델꼬 갈라고 여기까지 쫓아왔냐며

 

니는 못델꼬 가니까 썩 꺼져라 하시는 겁니다

 

 

그렇게 험한 말을 하시는 할머닐 처음 본 거였어요 

 

무뚝뚝하셔도 따뜻한 분이신데 ㅠㅠ

 

잠시후 슈퍼 문이 열리고 노부부께선 윤보살님

 

이 시간에 왠 일이냐 시며 안으로 들어오시라고 인사를 하셨어요 

 

 

저는 할머니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고 뒷걸음질로 슈퍼안으로 들어갔어요

 

할머니께서 

 

시원한 물 한잔 달라셔서 제게 먹이시곤 전화 좀 쓰자고 하시더니

 

시골집에 전화해서 자전거나 경운기 갖고 오너라

 

점방으로~ 얇은 이불 실어가 오라고 조카를 부르셨어요

 

저는 아이스크림이고 뭐고 무서워서  덜덜 떨고있는데 

 

잠시후  남매가 슈퍼로 왔어요

 

 

 

할머니:  이불 갖고와서 알라 동동싸매라  목 위에까지 

 

 

 

 

말을 듣곤 이불로 저를 싸매더니

 

할머니께서 논쪽으로 해서 집에가자  하셨어요

 

그리곤 제 우측엔 할머니 좌측엔 쌍둥이 여동생이 앉았어요  

 

논쪽으로 보라고  할머니 조카가

 

제 어깨동무를 해서 고개를 못돌리게 꽉 잡은 채 집으로 출발 했어요

 

 

절반쯤 갔나 싶었는데 할머니께서  불경을 갑자기 외기 시작하셨어요

 

 

점점 할머니 목소리가 커지는데 너무 무섭더라구요

 

도로에서  논 사이 길로 들어서는데 잠시 세워봐라 하시더니 할머니께서  

 

 

 

눼 이년아 아까도 집앞을 서성이더만

 

여기서부터 한발짝만 더 들어오면

 

니는 내가 천도 안해줄끼다  에라이 나쁜것

 

잘 살고 있을거라 생각하고 내가 니를 원망도하고

 

욕도했지만  그러면 천벌받을까 싶어  

 

니 죽은거 뵈길래 하루가 멀다 하고  니를 위해

 

기도했겄만  내 정성이 부족하더냐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들끼리 있어야 하는 법

 

다시는  내 새끼 내가족 근처에도 얼씬하지 마라

 

니 좋은데 가라고 천도해줄 사람 나 뿐이니 명심하라고

 

 

 

 

등등 한참을 호되게 소릴 지르시더라구요  

 

그러시다 됐다 이제 집에 가자 하셔서  집까지 무사히 왔어요

 

집에 돌아와서 부터 저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는데

 

아침에 눈을 뜨니

 

할머니께서 내 새끼 내 강아지 하심서 저를 꼭 안아 주셨어요

 

 

 

이틀뒤 저는 무사히 엄마 아빠 품으로 갔지만

 

여름방학 내내 수영장도 욕조에도 못들어가게 하셔서

 

목욕탕도 못가고 할머니께서

 

방학 내내  법당에 쓰는 향을 띄운 물로만 씻겨줬답니다

 

 

에고 짧게 쓴다는게 넘 길어 졌어요

 

무섭지도 않고 필력 부족한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유님들  즐건 주말 되세요 

 

    

 

출처 : 오유...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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