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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수상한 방문자

클라우드92019.08.27 17:11조회 수 2268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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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미국에 온 지 10년이나 되었네요. 5년 전, 제가 아직 고등학생 때 겪은 일입니다.

보통 낮에는 아빠는 회사 가고 엄마랑 남동생이랑 저랑 셋이 집에 있는데요, 동생이나 제가 학원을 가려면 엄마가 자동차로 운전을 해야지만 데려다 줄 수 있었습니다. 미국도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살던 캘리포니아 주는 땅이 넓어서 장보려고 나갈 때도 차가 필요한 지역입니다.

그 날은 동생이 학원을 가는 날이라서 낮에 엄마가 동생을 태우고 학원을 가서 저 혼자 집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방학이라서 딱히 공부 할 것도 많지 않고 대낮부터 집에 혼자 있으니 심심해서 노래를 큰 소리로 키워놓고 놀고 있었습니다.

그 때 누가 띵-동 하고 벨을 울렸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집들이 아파트가 아니고 단독주택이라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지나가다 놀러올 일이 별로 없습니다. 보통 올 일이 있으면 연락을 하고요. 저렇게 그냥 초인종을 누르는 사람들은 대체로 종교를 권유하는 사람 외에는 없기에 저는 문을 열러 나가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놀러온 이웃집 사람이면 전화가 올테니까요. 그래서 그 때 열어주지 뭐~ 하고 그냥 귀찮아서 제 방에서 노래 듣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났을까, 밖에서 또 초인종을 누르는 것이었습니다. 가지도 않고 말이죠. 제 방은 밖의 문과 거리가 가까워서 노래 소리가 들려서 집 안에 누가 있다는 것을 눈치 챈 모양이었습니다.

그 때부터 갑자기 초인종을 마구 누르기 시작하더군요. 갑자기 무서워졌습니다. 저는 얼른 노래 소리를 0으로 줄였습니다. 문 밖으로 누가 서 있는지 보고 싶었지만, 저희 집 문에는 문구멍이 없고, 문 옆에 유리로 된 벽이 있는데 그 커튼을 들추어야 밖에 누가 서 있는지 보이는데 그러면 저도 노출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겁을 살짝 먹은 상태에서 노래도 끄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좀 높은 톤의 남자 목소리로

"I can hear~ you~"

이러는 겁니다. 소름이 쫘악 돌더라고요. 뒷마당이 있으니 밖으로 도망칠까 생각도 들었지만 왠지 그 정도는 간파당할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총기 소지가 가능하니 수상한 사람이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니까요.

경찰에 연락할까 싶다가도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저 사람은 그냥 초인종 좀 누르고 안에 사람이 있는 거 같은데 문을 안 열어줘서 너 안에 있는 거 안다- 식으로 얘기란 거 밖에 없으니까요.

그 때 문 밖의 그 남자가 갑자기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휘파람을 그렇게 잘 부르는 사람을 처음 들어봤습니다. 새는 소리 하나 없이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마이너 톤의 부드럽고 음산한 멜로디의 노래를 계속해서 끊임없이 부르더군요. 저는 겁에 질려 안방으로 향했습니다.

그 당시 저희 집 모양은 ㄷ 모양이었습니다. 디귿자 안쪽이 문이었어요. 한 마디로 초인종을 누르려면 그 양옆으로 저희 집 건물이 있는 상태였죠. 그 양옆 건물 중 한 쪽은 창고였고 반대쪽이 안방이었습니다. 안방 창문에서 잘 보면 밖에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의 뒷모습이 보일 수도 있었거든요.

그렇게 저는 창문으로 몰래 보려고 했습니다. 그 때까지도 휘파람 소리는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었고요. 하지만 그 사람은 그 각도를 이미 계산했는지 문 앞에 딱 달라붙어 서있는지 않는 이상 보일 수밖에 없는 그 각도를 잘 피해 있어서 보이지 않더군요. 저는 안방에 있는 드레스 룸에 숨어있었습니다. 곧 엄마가 돌아올 때가 되자 그 사람은 없어졌고요…….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면 우리 집 길 건너에 항상 서있는 선탠이 심하게 되어있는 검은색 차였습니다. 앞집은 차고에 차가 세대나 들어갈 정도로 넓은 집이라서 굳이 길가에 차가 있을 이유가 없는데도 그 앞길에 검은 색 차가 한동안 서 있었거든요. 이것은 의혹일 뿐이었지만 말이죠. 하여튼 이 일도 저는 조금씩 잊어가고 있었습니다. 엄마한테 말은 했지만 가족들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거든요.

시간이 지나 한 달 후였을까요. 그 날은 가족들이 전부 집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밖에서 초인종을 누르더군요. 엄마는 저보고 누군지 보고문을 열어주라고 시켰고요. 저는 별 생각 없이 문으로 향했습니다.

갑자기 그 때 익숙했던 그 휘파람 멜로디가 문 바로 앞에서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잊고 있었던 한 달 전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당황해서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왜 문을 열지 않냐고 재촉했고, 동생도 학원 갈 준비 해야겠다고 나갈 채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지금 밖에 나가지 말라고 가족들을 말렸습니다. 밖에 이상한 사람이 있으니 나가면 안 된다고 말이죠. 

밖에선 계속 그 때 휘파람 소리가 계속 들렸습니다. 그렇지만 안방 창문으로 내다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길 건너에 까만 선탠을 한 자동차만 또 서 있을 뿐이었습니다. 겁이 무척 났지만, 엄마를 믿고 현관 문을 열었습니다.

다행히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휘파람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 후로 그 일을 겪은 일은 없지만, 아직도 I can hear you라며 휘파람 부는 소리는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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