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인적이 드문 화장실

title: 고양이3망고오렌지2019.10.10 15:17조회 수 2401추천 수 2댓글 1

    • 글자 크기


저는 26살 직장인 여성입니다.
제가 올해 초봄 즈음에 겪었던 일입니다.
당시 저는 방배동의 한 핸드폰가게에서 일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만 두고 다른 직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일하고 있던 매장에는 화장실이 따로 없었는데, 화장실에 가려면 옆 건물의 화장실에 가야했습니다. 남자친구와 통화를 하기위해서 그 화장실을 빈번하게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주로 1층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했지만, 그곳은 오래되고 남녀공용이라 2층 화장실을 이용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건은 그 2층 화장실에서 일어났습니다.

저는 남자친구와 통화를 많이 하는 편이라 전화로 다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경험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누군가와 통화를 할 때에는. 특히 다투는 경우에는 주변을 신경 쓰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 날도 남자친구와 통화하다가 다투었는데, 1층 화장실이 잠겨있어서 어쩔 수 없이 2층 화장실로 갔습니다. 두 칸 있는 화장실 중 왼쪽 칸에 들어갔고, 남자친구와 심하게 다투던 중이라 문도 잠그지 않고 통화에 집중했습니다.

한참 통화를 하고있는데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가 나는 겁니다.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계속 통화를 하면서 저 사람 나가면 나도 나가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통화를 하다 보니 신경 쓰이는 게 있었습니다. 결국 신경이 쓰여 통화를 마쳤는데, 분명 그 사람이 들어온 소리는 들었는데 나간 소리를 듣지 못한 겁니다. 시간이 한참 흘렀는데도 말이죠.

그 때부터 다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척하면서 계속 통화하는 시늉을 했습니다. 말 그대로 혼자 떠든 거죠. 그러면서 밖의 누군가에게 계속 집중했습니다. 보이진 않지만 그 사람은 숨을 죽이며 제가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문아래 아주 조그마한 틈으로 아직 있는지 확인이라도 하고 싶어서 엎드린 자세로 숨죽이며 계속 통화하는 시늉을 하며 보았습니다.

그 순간 진짜 소리 지를 뻔 한 것을 가까스로 참아내고 바로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 틈사이로 보는 순간 제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그 사람의 눈이었던 것입니다. 그 사람 역시 숨죽이며 그 틈사이로 저를 몰래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 순간 눈이 마주친 거죠.

심장이 터져 나갈 것 같았지만, 잽싸게 핸드폰을 진동으로 바꾸고 남자친구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매장전화번호와 함께 사장님을 불러달라는 메시지를.

문자를 보내고 사장님이 오신 건 정말 1, 2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짧은 시간이 몇 십 년 같았습니다. 절 부르시는 사장님 목소리를 듣고서야 저는 다리에 힘이 풀리고 그 자리에서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사장님한테 들었는데 20대 초반의 젊은 남자였는데 품안에 뭔가 숨기며 당황한 모습으로 나가더랍니다. 정황을 잘 모르시는 사장님은 제가 무슨 일이 났나, 저만 찾기에 급급하셔서 그 사람에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너무 소름이 끼칩니다. 아직도 그때 그 남자의 눈빛을 잊지 못합니다. 그 이후로 저는 아무리 낮이어도 인적이 드문 화장실은 가지 않습니다.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0433 혐오 [약혐] 바보야~~~1 익명_65a109 826 1
10432 기묘한 세계의 유명 흉가 BEST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826 1
10431 2CH 다리2 앙기모찌주는나무 826 1
10430 기타 아프간 파병 기간이 끝난 군인들의 이야기 title: 아이돌미션임파선염 826 3
10429 미스테리 호주에서 전해지는 독특한 흡혈 짐승1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826 3
10428 실화 고속도로 졸음 쉼터 괴담3 title: 아이돌미션임파선염 826 1
10427 실화 불청객2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827 1
10426 실화 목을 조르는 손3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827 1
10425 실화 이름없는 여자아이3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827 2
10424 실화 폐가의 령2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827 3
10423 실화 귀동냥귀신이야기15- 사람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827 1
10422 단편 낡은 바이올린2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827 1
10421 실화 스키장 가는 길2 여고생 827 3
10420 단편 지하철 치한 VS ...3 여고생너무해ᕙ(•̀‸•́‶)ᕗ 827 0
10419 단편 떠 다니는 물 귀신1 금강촹퐈 827 0
10418 혐오 [인류멸망 시나리오] 1위 : 새로운 바이러스 생산의 위험, 합성 생물학 히잉 827 0
10417 2CH 사랑스러운 그녀1 도네이션 827 1
10416 실화 흉가에 추락한 드론을 찾으러 갔는데...5 title: 양포켓몬자연보호 827 1
10415 실화 내가 본것은 뭐였을까?2 title: 토낑도나짜응 828 2
10414 실화 원한 서린 길2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828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