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잠긴 붙박이장

title: 메딕오디2020.01.16 14:42조회 수 2973추천 수 1댓글 1

    • 글자 크기


10년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겪은 일입니다.

저는 우주소년단이라는 청소년단체에 가입해서 임원직도 하며 열심히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여름방학에 전국 우주소년단 연맹에서 캠프를 하는데, 그 해 여름에는 경기도에 있는 한 유스호스텔로 캠프를 가게 되었습니다.

저희 학교는 당시 신설 학교여서 활동 경력도 짧았고 힘이 없어서 배정받은 숙소는 유스호스텔 가장 높은 층의 복도 가장 끝 방이었습니다. 314호 정도 이었을 겁니다.

그 방은 다른 방들과 좀 떨어져 있었는데, 다른 방들과는 다르게 두 개의 붙박이 장 중 하나가 자물쇠로 꼭 잠가져 있었습니다.

교관 선생님은 전에 밤새 장난치다가 그 방, 그 붙박이장에서 죽은 아이가 있어서 잠가두었다고 했지만, 으레 겁주려고 하는 이야 기겠거니 해서 다들 웃으며 믿지 않았습니다.

2박 3일 캠프의 첫날밤을 지내고, 다음 날 아침.
붙박이장 근처에서 잤던 아이들 몇 명이 울상을 하며 저에게 하소연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언니, 밤에 붙박이장에서 끼익, 끼익 하는 소리가 들려서 잠을 못 잤어요…….
"붙박이장이 조금씩 열리는 것 같은 소리가 자꾸 나서 무서워요."
"밤에 누가 붙박이장에서 나와서 방 안에서 있는 걸 봤어요."

확인해보니 정말 붙박이장 문이 살짝 벌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열쇠로 여전히 잠겨 있었고, 어제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거니와, 나무로 된 붙박이장 문이 오래되어 그런 거라고, 조금은 찝찝한 마음을 감추고 달래주었습니다.

오후 활동을 하고 다시 숙소를 돌아왔습니다. 다들 기분이 묘해서인지 방에 들어와서 조용히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화장실 쪽에서 똑, 똑 물 떨어지는 소리가 났습니다.

누가 수도를 제대로 잠그지 않은 건지 해서 후배에게 확인하고 오게 하였지만 그 후배는 물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똑, 똑 물 떨어지는 소리는 분명히, 계속 들렸습니다. 아이들이 불안해하는 것 같아 제가 직접 화장실로 가서 확인을 해보았지만, 화장실에는 물이 떨어지는 곳은커녕, 물기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그 때 친구가 말했습니다.

"그런데, 원래 화장실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이렇게 방 안까지 크게 들려?"

그 때까지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화장실은 현관 바로 앞에 있는 구조라 방과는 분리되어 있고 문도 따로 쓰는 곳이었던 겁니다.

그러자 모두 소리를 지르며 방에서 뛰쳐나왔습니다. 저희는 방을 바꿔 배정받게 해달라고 부탁드렸지만, 하루밖에 남지 않았으니 참으라는 선생님들의 말씀에 무서운 마음으로 그 방에서 하룻밤을 더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날 밤에는 저와 친구들이 붙박이장 앞에서 자게 되었습니다. 다들 이런저런 일에 심리적으로 불안했는지 저희는 밤새 떠들고 놀 생각도 못하고 취침 시간이 되자마자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저는 잠귀가 밝아 행여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일어나려고 했지만, 아침까지 도중에 깨는 일 없이 잤습니다.

다음 날 아침.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저희는 무사히 하룻밤을 보낸 것에 기뻐하며 퇴소식을 맞이했는데, 퇴소식을 하기 위해 줄을 서는 중, 옆 방에 묵고 있던 다른 학교 임원이 저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너희 학교 애들은 정말 대단하다! 어제 교관 선생님들 감시 심했는데 어떻게 피한거야?"

저는 영문을 몰라 "왜?" 라고 되물었습니다.

"어제 마지막 날이라 교관들 감시가 엄청 심해서 우리는 밤새 놀려다가 혼나고 포기 했는데 너희 방은 밤새 엄청 시끄럽게 잘 놀던데? 우리 방 아이들까지 시끄러워서 잠 못 잘 정도로……."

그 말을 듣고 오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희 방 아이들은 분명, 취침 시간 후 바로 잠자리에 들었고 저와 대부분의 아이들이 아침까지 숙면을 취했기 때문입니다. 그 아이의 말처럼 옆방까지 들릴 정도로 시끄럽게 논다는 건, 한두 명이 도중에 일어났었더라도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이제 집에 가니까 괜찮아 라고 두려운 마음을 감추고 퇴소식 후, 숙소에 마지막으로 들러 짐을 정리하고 빠진 물건이 있는지 점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 보게 되었습니다.
자물쇠로 잠긴 붙박이장의 문이 열려 있는 것을.

과연 캠프 기간 동안, 저희 방에는 저희 말고 누가 있었던 것일까요?



웡 웡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3690 실화 구포열차사고와 할머니 무당 이야기2 title: 하트햄찌녀 381 1
13689 사건/사고 인도 전역을 충격에 빠트린 부라리 마을 일가 사망사건2 title: 하트햄찌녀 423 1
13688 사건/사고 헤어진 남자친구의 살인을 사주한 여자친구3 title: 하트햄찌녀 431 1
13687 실화 선산은 함부로 옮기는게 아니다3 title: 하트햄찌녀 388 1
13686 미스테리 억울한 귀신들이 스스로를 드러낼 수 없는 이유3 title: 하트햄찌녀 406 1
13685 사건/사고 중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린 10대 살인사건4 title: 고양이3티끌모아티끌 392 2
13684 단편 털뽑기3 패륜난도토레스 342 1
13683 실화 무덤에서 따라 온 아이3 패륜난도토레스 353 3
13682 실화 작년 직장에서 있던 일3 패륜난도토레스 381 2
13681 실화 중3때 느꼈던 직감.txt1 패륜난도토레스 283 1
13680 실화 밤길 조심하세요1 패륜난도토레스 249 2
13679 실화 꿈속에서 만난 대리기사3 패륜난도토레스 218 2
13678 실화 패기로 귀신 쫓아낸 ssul5 패륜난도토레스 285 2
13677 실화 소름 돋았던 꿈 얘기2 패륜난도토레스 180 1
13676 기타 집단폭행1 패륜난도토레스 204 2
13675 실화 제가 중학생때 선생님께 들은 얘기에요.3 패륜난도토레스 232 2
13674 실화 베오베에 제일무서운왕따 글을보고 썰3 패륜난도토레스 219 1
13673 전설/설화 안동 귀신나무5 패륜난도토레스 254 1
13672 실화 지금 생각하니 무서웠던 친구3 패륜난도토레스 208 2
13671 단편 죽은 소녀의 다잉매세지2 패륜난도토레스 137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