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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오랜만에 글남겨봅니다

title: 메딕오디2020.01.17 14:23조회 수 2524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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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친구

 

 

 

가볍게 글 남기고 가려 했으나, 이야기의 시대가 진지한 때 인지라 궁서체로 쓰겠습니다. 

 

오늘 남길 이야기는 친구의 아버님께서 겪으신 이야기입니다. 

  

실화, 소설을 떠나서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때는 유월 민주항쟁 넉달전인  1987년 2월, 당시 밖에 내놓은 물사발이 얼어터질 정도로 

 

추운 날씨에 겪은 일이라고 합니다.

 

(지난 글도 겨울날에 일어난 일이었는데,, 겨울에 태어나서 그런지 겨울 이야기에 인연이 많은가 봅니다.)

 

 

당시 친구 아버님은 광산에서 일하시다 건강이 나빠지셔서 강원도 횡성에 있는 부모님댁에 내려와

 

요양도 할 겸 양친을 모시고 농사를 지으며 살고 계셨다고 합니다.

 

 

이 동네가 정말 조용한 동네였다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이웃집이라고 해봐야 

 

앞집 어른 내외, 뒷집 어른 내외,총각하나, 그 옆집 춘천댁 부부뿐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꽤나 깊은 기슭에 있는 곳이라 읍내라도 나가려면 고개 하나 넘고 산허리를 둘러 

 

바쁜걸음으로 한 시간 반~ 두 시간 가량 걸렸다고 합니다.

 

 

추운 날이 계속 되다가 조금 훈훈한 기운이 도는 그런날이 있었는데, 

 

당시에 한 두해정도 작물이 잘 자라지 않아 사람 먹을거리는 있는데 가축 먹일 것이 부족해 

 

친구 아버님이 나무 껍질이라도 벗겨 뜨끈한 쇠죽이라도 끓여주자 싶어 

 

쌓인 눈을 걷어내고 정오가 조금 넘어서 뒷산에 올랐답니다.

 

 

나무 껍질을 벗기다 커다란 칡 뿌리를 발견하시고는 이게 왠 횡재냐 싶어 칡 뿌리를 캐시는데 

 

이 놈이 얼마나 굵고 실한지 캐도 캐도 계속 나오더랍니다.

 

 

쌓여있는 눈을 치우고 칡을 캐셔야했기에 많이 피곤하셨는지 산 중턱에 허름하게 지어놓은 오두막에서 한 숨 주무셨답니다.

 

그러다 꿈을 꿨는데 아내가 다리를 심하게 다쳐 지게에 지고 급히 산을 내려가는데 

 

뒤에서 시커먼 저승사자가 스스스스스 하면서 쫓아오더랍니다. 

 

이놈이 필시 아내를 노린다 싶어

 

 

 "안된다 이놈!!! 저리 꺼져라! 내 마누라는 안된다 이놈!" 

 

 

하면서 산길을 마구 뛰어내려가던 도중에 길이 험하여 평소에는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오솔길이 보이길래 

 

그리로 냅다 뛰어 내려갔답니다.

 

마구 뛰어 내려가는데 문득 뒤를 보니 저승사자가 온데간데 없어 안심하던 찰나 

 

다리가 시큰하더니 고꾸라졌답니다.

 

 

무슨일인고 하니 저승사자가 쇠스랑으로 다리를 후려쳐 다리가 90도로 꺾여서 펄떡 펄떡 뛰고 있었답니다.

 

그 와중에 아내가 무사한가 싶어 보니 저승사자놈이 아내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질질 끌고가는걸 보고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깼고 기분이 심히 나빠져 내려갈 채비를 하셨답니다.

 

 

겨울이고 산중이었기에 안그래도 짧은 해가 더 빨리 저물어 어둑어둑해지고 눈발이 날리기 시작해 

 

지게를 짊어 지고 바쁜걸음으로 내려오셨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싸리문을 열고 마당에 들어서니 

 

어머님이 아이고 아이고 이를 어쩌냐 하시는 소리가 들리는게 아니겠어요?

 

 

아뿔싸, 필시 무슨 일이 있구나싶어 방으로 뛰어 들어가니 

 

친구 어머님이 다리에 제법 큰 상처를 입고 누워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에 친구 어머님은 친구의 누나를 잉태중이었는데 소일을 하느라 잠깐 소우리를 열어놓았고 

 

배곯은 송아지가 친구 어머님 방향으로 뛰어나와 부딪히니 행여나 아이가 다칠까 배를 감싸다 

 

그만 마당에 세워두었던 쇠스랑에 상처를 입으셨던 겁니다. 

 

상태를 보니 열이 펄펄나고 끙끙 앓으시는데 잘못될까 겁이 덜컥 났더랍니다.

 

 

공교롭게도 집이며 이웃집에도 전화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다 아내를 데리고 둘이 읍내로 가자니 

 

눈 때문에 잘못하면 둘 다 불귀의 객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 

 

뒷집 총각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흔쾌히 동행을 허락했다고 합니다.

 

 셋이서 산을 내려가는데 어째 가면 갈수록 눈발이 거세지더랍니다.

 

 내려가는 도중에 멧돼지 한마리가 튀어 나왔는데 이 놈이 굶주렸는지 뒷발을 슥슥 그으며 노려 보더랍니다.

 

 두 분이서 놈의 눈을 쳐다보면서 서서히 뒤로 가는데 옆쪽에 길이 험해 잘 다니지 않는 오솔길이 보였고,

 

 뒷집 총각이 

 

 

 "형님, 형수님은 살려야지요. 거 무사히 내려가서 만납시다."

 

 

 하고  이놈!! 하고 소리치더니 오솔길로 냅다 뛰어가더랍니다.

 

 멧돼지라는 놈이 일단 위협을 하거나 등을 보이면 달려드는 습성이 있드랬죠. 

 

지게를 지고 있어 덩치가 커보였던 친구 아버님을 놔두고 등 보이며 달아난 총각을 쫓아가더랍니다.

 

 

 한 30초쯤 지났나 저 밑에서 쾅! 하는 소리가들리더니 번쩍 하더랍니다.

 

 뒷집 총각이 너무 걱정되서 오솔길로 뛰쳐 내려가니 역한 누린내가 확 나더랍니다.

 

 

멧돼지는 온데간데 없고 저 밑에 총각이 나무에 처박혀 아이고 대가리야 하면서 신음하고 있길래 

 

상태를 보니 피칠갑을 하고 있어 빨리 내려가서 총각을 챙겨 산을 내려오셨답니다.

 

 

그렇게 무사히 의원에 도착해 치료를 하는데 

 

뒷집 총각은 피칠갑은 했어도 몇 군데 까진 걸 제외하면 멀쩡했다고 합니다. 

 

멧돼지 피겠다 싶어 내려왔던 오솔길로 가보니 구덩이가 움푹 파여있고 

 

가죽 조각 고깃조각 핏자국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답니다.

 

 

이게 어찌된 영문인가싶어 어른들께 물어보니 

 

이 곳이 예전 6.25 전쟁 당시 중공군을 상대로 항전했던 지역이었다고 합니다.

 

아마 멧돼지는 지뢰를 밟고 폭사했을 거라고요.

 

 

여담으로 친구 어머님을 쳤던 송아지는 잘 키워서 잡아먹었답니다.

 

못되처먹은 놈이 맛은 좋구먼!  하시던 할아버지의 말씀이 잊혀지지 않으신다고...

 

 

출처 : 오유...꽃님바라기



웡 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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