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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설화

조선을 떠돌았던 12가지의 음습한 괴담 12편

클라우드92020.01.30 00:10조회 수 955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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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년대 후반, 진천(鎭川)에는 유성기(兪聖基)라는 부자가 살고 있었다. 

 

어느날 아침 이 부자가 아침을 먹고 있는데, 등에 아이를 업은 여자 거지가 문으로 들어오더니, 

슬금슬금 유성기가 밥을 먹는 곳까지 들어왔다. 

여자 거지는 말 없이 대뜸 국을 가져다가 그 자리에서 벌컥벌컥 절반을 마셨다. 

그리고 여자 거지는 한 마디 말도 없이 

또 더러운 맨손으로 이런저런 반찬을 엉망으로 주워서 질겅질겅 씹어먹기 시작했다. 

 

곁에 있던 부자의 하인이 깜짝 놀라서 여자 거지를 넘어뜨리고 두들겨 패버리려고 했다. 

그렇지만, 유성기는 눈짓으로 만류했다. 

유성기는 부유한 사람으로서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기가 먹던 밥을 절반을 덜어서 그 여자에게 주었다. 

유성기는 "국과 반찬을 먹었으니, 밥도 먹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그러자 그 여자는 한참을 유성기를 보더니, 밥을 받아서 다 먹었다. 

그리고 여자는 꽤 괜찮아 보이는 그 밥그릇을 들고는 말없이 집을 나갔다. 

 

여자가 집을 나가자 유성기의 종 하나가 여자를 가만히 따라가 보았다. 

여자가 간 곳을 따라가 보니, 마을 앞 숲 속으로 여자는 사라졌고, 숲에 들어가 보니, 

여자와 한패로 보이는 일당들이 가득 있었다. 

가만히 보니 이들은 협박과 사기를 치는 협잡꾼의 무리들인 듯 하였다. 

마침 그 때는 시비를 걸어서 일부러 몸을 다치게 한 뒤에 

관가에 고발한다고 으름장을 놓아서 돈을 뜯는 일 따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던 시절이었다. 

 

두목으로 보이는 자가 여자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 빨리 왔느냐?" 

 

여자가 상황을 설명하면서 대답했다. 

 

"인심이 너그러운 사람이라서 차마 그 분에게 해를 끼칠 수는 없었다." 

 

두목이 씨익 웃더니, 다시 물었다. 

 

"그 말을 들으니 나라도 그 사람은 괴롭히고 싶지 않다. 그런데, 그러면서 그릇은 왜 가져왔느냐?" 

 

여자가 다시 대답했다. 

 

"만약 내가 그릇이라도 들지 않고 빈손으로 왔다면, 

나 혼자 다 해먹고나서 너를 속인다고 의심하지 않았겠나." 

 

그리고 나서, 여자는 아이를 업고 있던 포대기를 풀었는데, 그 안에는 죽은 아기 시체가 들어 있었다. 

 
 
 
오늘은 이걸로 마지막
내일보자 읽게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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