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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섬에서 본 하얀 여자

가위왕핑킹2020.06.01 03:35조회 수 702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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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게시판에는 첫 게시글이라 어떻게 써내려 가야할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아무쪼록 부족한 글이더라도 제
오싹했던 경험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


저희 아버지의 고향은 전라남도 여수 입니다.
그중에서도 배를타고 섬까지 들어가야 진짜 태어나서 자라온
땅에 발을 들여놓는것이 됩니다.
저는 어렸을적 부터 대문만 열면 눈 앞에 훤히 펼쳐지는 바다
가 너무나도 좋아서, 틈만나면 시골에 내려가자고 졸랐을 정도로
그곳이 친근하고 좋았습니다.

섬의 이름은 적금도 라고 하여 그 안에 있는 저희 작은 마을들을
통틀어서 적금리라 합니다. 이 이름이 붙은 이유가 한가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섬에서 금이 나왔다 하여 붙여진 이름 인것입니다.
일제 강점기때 일본군이 적금도에 상륙하여 많은 사람들을 섬 뒤편
에 있는 동굴로 끌고가 강제로 금을 캐는 노동을 시켰고, 순진했던
섬 사람들은 그곳에서 번쩍이는 금들을 캐어 일본군에게 순순히 내어
주었다고 합니다.
그 일들은 광복이 되고나서도 소식이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오랜시간
섬의 주민들이 노동에 몸을 바쳐야 했습니다. 급기야 그 굴안에서 죽은
사람들은 그대로 앞바다에 버려져 물귀신이 되었다는 얘기도 어렴풋이
들은적이 있던것 같습니다.

제가 귀신을 봤던 상황은 아주 어두운 밤이었습니다.
그래도 대명절이었던 만큼 섬 주변 여기저기에 어린아이들 부터 시작하여
나이가 지긋이 드신 노인분들까지 참 많았었습니다. 그때 전 막 중학교에
입학하기 직전의 나이였으며, 밧줄로 단단히 동여매어져 있는 빈 배에 뛰
어 올라가 이것저것 구경하는 것을 즐겼습니다.
그러던중에 저희 할머님의 남동생이신 삼촌 할아버지께서 새로산 보트에
절 태워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때만 해도 물살을 가르면서 멀찍히 뻗어
나가는 보트가 정말 멋있어 보였기에 흔쾌히 타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얼마 안지나서 점퍼를 입고 나오신 삼촌 할아버지가 먼저 보트에 오르시고
다음으로 제가 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빠른 속도로 섬을 한바퀴
돌기 시작했습니다. 꽤 빠른시간이었다고 생각했는데 보트는 금새 돌아서
섬의 뒷쪽까지 신나게 질주했습니다. 그러던 중 과거 일제강점기때 섬의
주민들이 노동을 했었다는 동굴앞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 도중 저에게 보인 것은 동굴앞에 희미하게 떠있는 정체불명의 여인
이었습니다. 보트의 힘에 바람도 새차게 불었고 너무도 시원하고 기분이
좋은 나머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한바퀴를 뱅 돌았지만 집으로 들어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것은 전혀 말이 안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바다의 밀물 썰물은 정말이지 무서울 정도로 차이가 심합니다. 오후중에는
물이 갯벌까지 빠졌다가 저녁 7시 정도가 되면 바로 바닥에 있는 자갈이 가리
워져서 보이지 않을정도로 물이 차오르는데, 하물며 걸어다닐 땅도 없는 뒷
바다에 여인이 서있을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묘하게도 그 여인이 서있던 곳의
뒷편은 지금은 돌로 단단하게 막혀진 동굴이었고, 형체도 희미했으며 아무런
미동없이 절 주시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한동안 그 일로 인해 뒷바다에 나가서 어른들이 낚시를 하는 것 조차 구경하기
싫어했었고 결과적으로 그것이 지금은 좋은 추억이 되었습니다만, 아직도 어른들
께서는 그때의 섬뜩했던 이야기를 하면 믿어주지 않으십니다..

하지만 어느샌가 그 일을 돌아보면 무섭다기 보다는 쓸쓸하고 가슴 한켠이
슬퍼지는 이유는 뭘까요.

이 이야기는 유일하게 제가 봤던 한명의 귀신 이야기 입니다.
이후로 저는 귀신을 본적이 없고, 한번도 섬뜩하다거나 하는 기분을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

출처 : 루리웹 핑크핑크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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