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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그 녀석들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2015.07.25 13:10조회 수 984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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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안가 쪽에 주택 공사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때는 7월 초순이었고 점심 시간에는 해안가에서 도시락을 먹곤 했습니다.
처음엔 혼자서 먹었는데, 중간에 친해진 동년배의 하청업체 직원도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해안가로 갔더니, 평소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그 날은 10~12살 정도로 보이는 애들이 네 명 정도, 파도치는 곳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여기 바다는 수영 금지 구역이긴 했지만,
저도 어릴 땐 여기서 친구들이랑 헤엄치며 놀았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 날도 해안가에서 도시락을 먹으려고 했더니 A가
"오늘은 햇빛이 내리쬐니, 그냥 현장 그늘에서 먹자"고 했습니다.
듣고보니 특히 햇빛이 강한 날이라, 밖에서 먹기엔 너무 덥겠다 싶었습니다.
현장에 있는 그늘에서 도시락을 먹는데 왠지 바깥 쪽이 시끄러웠습니다.
경찰차와 헬기가 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무슨 일인지 밖에 보러 가자고 A에게 말했습니다.
A : 난 안 갈래
저는 바깥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너무 궁금해서, A를 두고 다른 직원과 같이 구경하러 갔습니다.


사람이 무리지어 있던 곳은 평소에 A와 같이 점심을 먹는 해안가였습니다.
모여 있던 구경꾼 이야기를 들어보니,
바다에서 헤엄치던 아이 하나가 파도에 휩쓸려서 행방불명이랍니다.
그러고보니 좀 전까지 해안가에서 놀던 아이가 한 명 안 보였습니다. T-T


저는 후회스러웠습니다.
평소처럼 해안가에서 도시락을 먹었더라면, 파도에 휩쓸린 아이도 빨리 발견 되었을 터이고
수영에 자신이 있었으니 어쩌면 제가 구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고요.


씁쓸한 기분으로 A가 있는 곳에 가서, 해안가에서 일어난 일을 말해주었습니다.
"오늘 거기서 먹었더라면 우리가 뭔가 도왔을 수도 있는데" 하고 말했더니
"하하하, 안 돼. 그럴까봐 오늘 거기서 먹기 싫었던 거야"


저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어서 A에게 재차 물어보니
A : 거기 수영금지 구역인 곳에서 좀 여러 일이 있어서..
    이런 말 한다고 이상한 사람 취급 하지 마.
    넌 그쪽으론 둔한 것 같아서 말 안 하고 있었는데,
    현장에서 도시락을 먹는 게 훨씬 시원한데 어째서 매일 해안가에서 밥을 먹고 싶었어?
나 : 그야, 바다도 보면서 밖에서 먹는 게 더 맛있을 것 같아서...
A : 그런 것 치고 매일 덥다 덥다 노래를 부르면서 도시락을 먹고,
    다 먹으면 바로 사무실로 돌아가서 에어컨 바람을 쐬곤 했지?


그러고보니 해안에서 처음 먹은 날엔 바다를 보면서 먹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 것 때문이긴 한데
이틀 째부터는 제가 왜 그렇게 그늘도 없는 더운 곳에서 굳이 먹었는지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A : '그 녀석들'이 노르는 건 처음부터 너였고, 계~~~속 넌 '그 녀석들'에게 불려서 간 거야.
나 : 뭐????


A는 현장에서 절 처음 보았을 때도, 바다에 있는 '그 녀석들'이 절 끌어당기려고 하는 느낌이 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처음 보는 사이에, 그것도 원청 감독에게 말해봤자 무시당할 것 같고
자칫 잘못 했다간 쫓겨날 것 같아서 매일 도시락을 같이 먹으며 감시했다고 합니다.


A는 '그 녀석들'이 절 끌어당긴 다는 건 알 수 있었지만
'그 녀석들'은 A에게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귀신?은 저에게만 정신 안테나 같은 걸 연결해서
바다 쪽으로 더 끌어들이려고 했던 것 같은데,
제가 너무 둔해서 일이 제대로 안 풀렸나 봅니다.


A : 그러니까 '그 녀석들'이 네 눈 앞에서 애들을 바다로 끌어들이려고 한 거야.
    '그 녀석들'에겐 둔한 너보단 어린이 쪽이 더 부르기 쉽거든.
    그렇게 하면 네가 아이를 구하려고 바다로 들어올 걸 알고 있었던 거야. '그 녀석들'은.
    내가 방해해서 아이가 대신 끌려간 거지만...
    오늘은 '그 녀석들'과 파장이 딱 맞는 애가 놀러와서 그랬는지
    내 눈에도 '그 녀석들'이 보이더라고.
    내가 널 해안에서 데리고 나올 때 '그 녀석들' 분위기 때문에 나도 쫄았어.
    노리던 널 내가 데리고 가서 화가 났었나 봐.
라고 A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걸 다 알면서 왜 놀던 애들을 방치했냐고 A를 다그쳤더니
A : 넌 그렇게 끌어당기는데도 아무 것도 못 느끼니까 그런 소릴 할 수 있는 거야.
    아이들이 놀 던 곳은 완전히 '그 녀석들' 영역이었고,
    너도 그게 보이면 절대 가까이 가지도 못 할 거고, 신경도 안 쓰고 싶을 걸.
    널 해안에서 현장으로 데려온 것만으로도 난 내가 용기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정말 엄청 무서웠단 말이야, 그 녀석들이 원망하는 얼굴이...


A 말에 따르면 보이지 않고, 느끼지 못 하는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불려서 끌려가는 일이 있다고 했습니다.
또, 그렇게 불린다는 걸 눈치채지 못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반대로 보이고, 느끼는 사람은 위험한 곳에는 선뜻 다가가지 않는답니다.


A : 너 길에서 큰칼을 들고 있는 사람한테 애가 다가가면 몸을 던져서 막을 수 있어?
   보통 그렇게 못 할 걸.
   그렇게 했다간 다음 순간에 어떤 꼴이 될 지를 알기 때문이야.
   그것처럼 나도 보인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사람을 구할 정도로 난 좋은 사람이 아니거든.
   상대방이 사람이라면 말이라도 통하겠지만,
   상대방이 이 세상 사람도 아니라 경찰도 내 말을 믿어주지도 않을 테고.
   그런 일에 휩쓸리는 건 싫어.
   하지만 너랑은 죽도 잘 맞았고, 나 몰라라 하다가 무슨 일 있으면 좀 그렇잖아.."


이 해난 사고는 저녁 뉴스로 잠깐 방송되었습니다.
저는 밤에 신경이 쓰여서 차를 타고 해안가로 보러 갔습니다.
아직 헬기가 해안가 주변을 날고 있었고 많은 사람이 손전등을 들고 해안가를 찾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자기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하던 A는
작년 가을에 익사할 뻔 한 아이를 구하다가, 애는 구하고 혼자 세상을 떠났습니다.
두 번째는 보고도 모르는 체 할 수 없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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