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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15년전 절에서 겪었던 신기했던 일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2015.07.29 03:27조회 수 1354추천 수 2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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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5년 됐네요...

 

 

처음 한 1-2년간은 생각하면 오싹하고 그랬는데..

세월이 흐른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습니다..그렇다고 제가 심약하냐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15년 전 대입에 실패하고 재수를 시작하려고 할 때였지요...

근데 왠지 학원은 가기 싫더군요..그래서 어머님께 절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어머님 고향이 경남 칠원인데 유명한 절이 있다더군요...

근데 거기 연락해 보니 이미 방이 다 찼다더군요...

 

근데 인연이 될려고 그랬는지...저는 무심코 사회과부도 책을 펼쳤습니다...

전국지도를 보며 큰 절 표시된데마다 연락해 볼려고..놀랍게도 방이 다 찼다더군요

(당시엔 사시나 공무원 준비하는 분들이 절을 많이 찾아..)

 

 

근데 모 절에서 한 절을 소개시켜 주더군요...

전화를 했더니 방 하나가 비었다더군요...방세는 한달 15만원...


그 절은 경북 안동에 있는 절이었습니다...

안동엔 안동댐이 있는데.그 댐위에 산이 있고 그 산 중턱에 있는 조그맣고 조용한 절이었습니다...

 

스님은 달랑 한분 계시고 할머니 두 분 밥 하시는 보살 아주머니 한 분...

그리고 공부하는 형이 두 분 더 있었습니다...

 

 

공부방은 절 뒤 켠에 옛날 초가 비슷하게 방 3개를 만들어 각자 공부했는데요. 

첫 날 그 중 제일 나이 많은 형이 (당시30세)오리엔테이션을 한다더군요...

그 형은 미대 출신인데 우스개 소리를 잘하고 재미있는 형이었습니다...

 

안동 시내에 미술학원과 커피숖도 하고 어머니 소원이 공무원이라

7급 공부하러 왔고 온 지는 1년 됐습니다.


그리고 한 형은 당시22세인데 행시를 공부하는 참 조용하고 착한 형이었습니다

(항상 웃는 얼굴)

 

이 형은 2년 다 되어 가고..하여튼 첫 날 그 형이 그러더군요...

내가 여기 온 것은 인연이다..내가 전화오기 3일 전에 방이 비었다더군요..

 

 

근데 그 이유가 찝찝했습니다...

내가 오기 전에 어떤 남자분이 요양차 있었는데 그 당시 최고의 스타인 여자 연예인 L양의 매니저라더군요 (확실하더군요..문병 와서 찍은 사진도 있더군요).. 

그 분은 항상 가부좌를 틀고 있고 그 두 형은 어디가 아픈지도 몰랐답니다...

그 매니저도 우스개 소리를 잘하고 재미있어서 두 형은 매일 소개팅 좀 시켜 달라고 졸랐다더군요..

 

근데 그 방들 앞에는 너른 마당이 있었는데요..

그 중간에 무슨 나무인지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거대한 고목이 한 그루 버티고 있었습니다...

 

 

30세 형 말로는 그 아저씨가 매일 하는 말이

저 나무가 죽든가 내가 죽든가 둘 중의 하나라고 그랬다더군요...

 

그 형은 그냥 농담으로 듣고 흘렸는데요 어느날 밤 그 아저씨가 일어나 고함을 치면서

미친 듯이 그 나무 주위를 삽으로 파더라더군요...

 

전부 놀라서 일어나 보니 땅을 파고 소금을 뿌리고 있더라더군요...

그리고 며칠 뒤 갑자기 위독해져서 병원으로 옮겼는데 사망했다더군요...

 

 

그 날이 내가 전화하기 3일 전이었습니다..스님이 전화를 받자 다들 좀 찝찝하지 않느냐며 반대했는데..스님은 다 인연이다면서 괜찮을 거라며 나를 받았다더군요.. 

그 스님은 당시 55세였는데 5세 때 출가하여 조계종에서 법력이 높기로 5손가락 안에 꼽힌다더군요...

 

그래서 종종 신들린 사람들이 그 조그만 절(절이라기보단 암자)로 몰려 오고 그 스님은 치료해 주고 조계종의 높은 자리로 갈 수 있는데도 그 스님이 사양해서 그냥 거기 머무른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 절에서 사시 합격자도 많이 나왔는데 어느날 스님이 법정에 갈 일이 있어 갔는데 그 절에서 공부했던 판사가 모른체 했다더군요...

 

그래서 그 스님이 호통치고 따귀 때리고 하니까 죄송하다며 사과했다더군요...

 

제가 본 첫 인상은 매우 깔끔한 용모에 동안이셨습니다(한30대로 보일까)

 

서론이 너무 긴데요...그 절에서 하도 희한한 일을 당해서...

 

 

각설하고...



방으로 들어와 보니 어두침침한 것이 방바닥이 평평한게 아니라 오르막 내리막이 있더군요...

방에는 옛날 문고리 달린 창호지 문이 두개 있는데,

하나는 밖으로 통하는 문이고 하나는 내 방 옆에 붙은 광으로 통하는 문이었습니다...

 

 

방문은 새 창호지로 깨끗이 발려 있더군요..그리고 책상하나 의자하나 그게 다인 단촐한 방입니다..산에서 지샌 경험이 있는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산 속의 밤은 매우 깁니다... 

저녁을 먹고 좀 공부하다 새벽이 되었겠지 시계를 보면 밤 9시 정도...

정말 무료하게도 시간이 더디 가더군요..아침 식사가 6시라...

그 전에 일어나 방에 불이 안 켜 있으면 밥을 안 준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새벽 2시에 새벽 예불(이건 희망자만 참석) 그리고 새벽 4시에 기상 ..모든 신호는 목탁으로 이루어지는데요...2번 딱딱 치는 식이었습니다... 

저는 첫날이라 피곤해서 10시쯤 잠자리에 누웠는데요

옆방에선 벌써 코 고는 소리가 크게 들리더군요...

 

잠이 들었는데 "탁..탁 '하는 소리에 잠이 깨었습니다...

밖에 달빛이 은은히 창호지 문을 비추는데...

 

누군가 조그만 돌 같은 걸 방문 으로 던져 탁탁 부딪히고 있더군요...

 

저는 무섭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여 이 상황이 뭔가 나름대로 생각해 봤는데...

그 절엔 밥 짓는 아주머니가 한 분 계신데,,30대 중반의..과부였습니다...

 

근데 그 분 밑에 6세 정도 된 남자 아이가 있었거든요...

 

난 걔가 밤에 놀러 나와 내 방으로 돌을 던지는 걸로 생각했습니다(애써 생각하려 했죠)

 

한 2시간을 계속 던지더군요...

무서워 나가지도 못하고..방문은 문고리에 숟가락으로 걸어 뒀으니 여차하면 나가야지...

옆방에 형들도 있고 그렇게 안심하며 될 데로 되라며 잠을 잤습니다... 


얼마나 잤을까..목탁을 2번 딱딱 치는 소리와 옆방 형이 밥먹으러 가자는 소리에 깼는데요..

문을 열고 나와 할 말을 잃었습니다..

문을 열면 방3개가 연결 된 (방이 일자로 족3개거든요)

폭 50센티 정도의 툇마루가 있는데요....문이 잘 안 열리는 거예요...

 

힘껏 밀치니 세상에....내 방 앞에 조그만 돌들이 수북히 쌓여 있는 겁니다...

쌀 반가마 양은 되겠더군요...

 

근데 두 형이 내게 이러더군요..놀라지 말라고..밤에 예삐가 처음 온 사람이라 와 본 거라고...

난 그 애 이름이 예삐구나 하며 아무렇지 않게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밥을 먹는데 큰 방에서 다 같이 먹었는데,,방 안엔 다락으로 가는 조그만 문이 있더군요..방이 굉장히 커서 저 멀리 있는 티비가 잘 안 보이고 소리만 들렸습니다...

그래도 유일하게 티비를 볼 수 있는 시간이죠...

 

그 티비 옆엔 사진이 걸려 있는데..

빨간 옷을 입고 검은 생머리를 늘어뜨린 여자인데 기도하는 모습의 사진...

(얼굴은 안 보이지만 왠지 너무 예쁠 것 같아 가까이 가 누군지 볼려고 했지만 용기가 없어서...)

 

항상 밥만 먹고 나오기 바빴습니다...(당시 좀 낯설고 그땐 내성적이라..)

 

그리고 또 하나 이상했던 건 할머니 한 분이 밥 먹기 전에

밥을 따로 쟁반에 차려서 다락 앞에서 절을 하고 들어가는 거에요...

 

난 그래서 환자가 한 분 더 계시나 생각했죠... 


밥을 먹고 나와서 형들이랑 수다 떠는데 꼬마애가 놀러 왔더군요..

이 꼬마는 내가 나오는 날까지 날 너무 좋아해서 항상 놀아 달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20대겠네요...

 

나보고 야구 하자길래 그래 예삐야 했더니 다들 눈이 휘둥그레 지는 거예요...

근데 그 꼬마가 "나 00에요.."하는데 예삐가 아니더라구요..

 

"그럼 예삐는 누구지?"

 

꼬마가 대답을 안 하더군요..

꼬마와 종이 둘둘 말아 테잎 붙인 공으로 야구를 하는데 이 꼬마가 너무 재미있어서

똥 누러 가는 것도 미루다 옷에 똥을 싸면서 게속 하기도 했습니다...

 

난 그게 마음이 아파 되도록 많이 놀아 줄려고 했지요... 

당시엔 5월초였는데...저녁엔 추워서 군불을 때어 주었습니다...

그럼 방바닥이 너무 뜨거워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하며 잠이 들곤 했지요...

 

 

며칠 뒤 22세 형이랑 밭에서 상추를 따는데 그 형이 그러더군요...

 

"첫날 안 놀랬냐"

 

고 그러면서 예삐에 대해 얘기해 주더군요...

 

예삐는 다락에 있는 고양이인데,25년 되었다고..

그 밥 주던 할머니가 키우던 고양이인데(고양이가 25년을 살다니...)

 

지금은 늙어서 잘 거동을 못해 할머니가 밥을 갖다 준다더군요...

 

근데 그 고양이가 사람말도 다 알아 듣고 심지어 속으로 욕하는 것도 알아 듣는다더군요...

그래서 할머니가 밥을 안 주거나 조금만 소홀히 하면 눈에 불을 켜고 무시무시하다더군요..

 

 

그리고 절에 사람이 처음 오면 꼭 밖으로 나와 돌을 던져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데 다락 근처엔 얼씬도 하지 말라더군요...

 

 

자신은 딱 한 번 밤에 예삐를 보았는데 (밤에 밭에서 산책하는 것) 개보다 크더라더군요....

그리고 그 고양이는 손을 쓴다더군요...문도 열고 잠그고 .... 


그 후 별일 없이 두어달이 흘렀는데요...

그 동안 무술 닦으며 전국을 돌아다니던 스님(정말 환상이었습니다)

땡초같은 스님..병 스님들이 며칠씩 묵으며 거쳐 가더군요....

 

지루하시죠..무서운 얘기는 이제부터인데... 


저도 절 생활이 몸에 익을 즈음..봉고차 한대가 올라 오더군요...

거기서 아줌마 아저씨 한분씩 내리는데 신들린 아줌마라더군요..

 

근데 두 형들이 무서워 어쩔 줄 모르는 거예요...

 

 

그 강인한 형들이...

22세 된 형은 작년에 마당에서 돌아다니던 허연 형체를 봤다더군요...

그러면서 집으로 내려가고..30세 된 형도 집으로 갈려길래

(두 형 다 집이 안동 시내에 있었습니다)

 

내가 붙잡았죠...

 

그러면 나도 무섭다고...

 

 

오후4시쯤 되자...

 

 

스님이 오셨는데,장삼 같은 걸 화려하게 입으시고 심벌즈 같은 걸 들고 있더군요(바라?)

 

그러면서 나더러 나중 저녁에 신호하면 두꺼비 집을 내리라더군요...

그리고 신발은 잘 숨겨 두라면서 휙 가시더군요....

 

 

잠시 후 스님과 얘기를 나누고 온 형에 의하면 그 아줌마는 처녀 귀신인데

스님 법력으로 오늘 내쫓는다...

 

근데 일단 귀신을 불러내어 내쳐야는데 불빛이 하나라도 있으면 안 된다...

 

그리고 귀신을 내 쫓으면 그 아줌마를 대웅전에 가두고 하룻밤을 혼자 지새게 만드는데

그 때 귀신이 갖은 협박과 회유로 문을 열어 달라고 한다더군요..

 

근데 그 때 문을 열어 다시 들어 오면 두번 다시 내쫓지 못한다...

그리고 귀신이 여의치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온다...

 

그래서 신발을 숨기라는 거다...사람을 못 찾으면 동물이나 식물에 붙는다더군요...

 

 

그 말 듣고 왠지 으시시하더군요... 


신발을 꽁꽁 숨기고 무서워 그 형 방에 같이 있었습니다...

 

오후부터 어두워질때 까지 스님이 불경 외우는 소리와 심벌즈 같은 것 치는 소리가 게속 들렸는데요...8시쯤 되었나..스님이 부르더군요...

불 내리라고 빨리...두꺼비 집은 내 방 옆에 있었는데 난 무서워 못 나가고 형에게 부탁했지요...

 

 

형은 한참 망설이더니 후다닥 나갔다 부리나케 들어오더군요...

완전한 어둠과 불경 외우는 소리...

 

 

한 10분 지나니까 두꺼비집 올리라더군요...

끝났다고...

 

그리고 스님 왈

 

"오늘 밤엔 일찍 자고 밖으로 돌아 다니지 말아라..."

 

난 무서워 그 형과 같이 잘려고 했는데...

형이 뭐가 무섭냐며 내방으로 내몰더군요...

 

방에서 방문을 숟가락으로 꼭 걸어 둔 채 자리에 엎드려 '진학'이란 대입 잡지를 봤습니다... 

방에 누우면 매우 더운데요..불을 때서..

근데 갑자기 추워지는 겁니다...

 

등골이 오싹하기도 하고...방바닥을 짚어 보니 철철 끓고 있는데...

난 추운 겁니다...

 

무서워 옆방으로 갈려니 벌써 코 고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그래서 나도 빨리 잘려고 잠자리에 누웠습니다..천장에 달린 백열등이 빤히 보이더군요...

 

근데 잠은 안 오고 점점 몸은 추워지고...뭔가 다가오는 느낌이 확실히 나더군요...

(제가 나온 고교는 미션스쿨이라 성경 시간이 있었는데 외우기 시험을 자주 쳤습니다)

 

근데 얼핏 기억나길 주기도문이나 사도 신경 중에 하나가

귀신을 쫓는데 사용되었다는 게 떠오르더군요...

 

전 기억력이 좋은 편이라...둘 다 그 때 까지 외우고 있었는데요...

뭔지 몰라서 마음 속으로 두 개를 돌아 가며 외웠습니다...

 

그러다 맘이 편해지면서 잠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잤을까?

오싹하는 느낌에 잠이 깨었는데요 처음에 들어온 건 빛나는 백열등이었습니다...

 

근데 잠을 깼는데 마음 속으로 아직 그 둘을 외우고 있더군요...잠이 깬 건 추워서였습니다...

이젠 몸에 소름이 돋더군요..그리고 그 존재가 바로 방문 앞에 있는게 너무도 뚜렷이 느껴지더군요...

 

너무 무섭더군요....속으로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을 계속 외우는데...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내 몸이 뻣뻣한 채로 머리부터 스르르 일으켜 세워 지는 겁니다...(물리학적으로 불가능하죠)

 

굉장히 천천히....공중부양하듯..너무 무서워 호흡이 가쁘더군요....

그리고 주기도문과 사도 신경이 기억이 나지 않는 겁니다..

 

극심한 공포로...몸이 방바닥과 한 30도 정도 되었을까..

이젠 고통이 밀려 오더군요...내 몸 속의 뼈들이 딱딱 소리내며 빠지는 겁니다...

 

너무 고통스러워 아무 생각이 안 나고 그 때 그 주문만 외우면 된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신을 고도로 집중해서 한 소절을 기억했습니다...

 

근데 고통이 심해 마음 속으로도 한자 한자 떠듬 떠듬 외웠는데요...

몸은 계속 서고 있고 이제 한 45도 정도 섰습니다...

 

그 정도 서니 광으로 향하는 문이 보이더군요.. 


그때 든 생각이 아차 저문은 왜 안 잠궜을까?

 

근데 애써 기억해낸 한 소절이 끝나는 순간 갑자기 내 입이 턱 벌어지더니...

내 입에서 이상한 주문이 나가는 겁니다...

 

나도 모르는 언어....

 

근데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내 입술과 혓바닥이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핸드폰 진동처럼 부르르 떨리더군요...

 

정말 찰나였습니다..1초도 아니고 찰나..

 

그 긴 주문이 찰나에 팍 나가자 내 몸이 쿵하고 뒤로 떨어지는 겁니다...

그 순간 마음에 안도감이 들면서 내가 이겼다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 몸이 춥지도 않고 온몸에 땀으로 축축하더군요...

몸에 고통도 신기하게 전혀 없고...안도하며 머리를 옆으로 돌렸죠(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방문쪽을 바라보는데 (문이 내 머리에서 한 40-50센티 앞)

깨끗하던 창호지가 한 4-5백년 된 창호지처럼 누렇게 빛이 바래서 다 찢겨서 너덜너덜하더군요...

 

그리고 더 놀라운 건 문을 잠궈 놨는데 그 반대 방향으로 빼꼼히 열려 있더군요... 

밖으로 별이 총총 보이더군요...놀랄 겨를도 없었습니다...

그 때 방에서 마치 태풍처럼 바람이 빠져나가는 겁니다...(미국의 토네이도 라고 할까)

 

바람이 얼마나 세든지 밖으로 날려 갈 것 같더군요

있는 힘껏 책상 다리와 문지방을 양손으로 잡고 방바닥에 납짝 엎드렸는데

책상까지 날려 갈려고 하더군요...

 

그렇게 순식간에 바람이 밖으로 빠져나가자 고요가 찾아왔습니다...

 

그 때 옆방의 형 코고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그리고 문을 보니 놀랍게도 원상복구가 되어 있더군요...

그와 동시에 식당방에서 괘종시계가 치더군요..4번...4시였습니다...

 

밖으로 뛰쳐 나갈려다..그것도 혹시 유혹하는 건지 몰라 그대로 아침까지 있었습니다...

6시에 밥 먹으러 가자고 깨우는 형도 거짓처럼 들리더군요... 

밥을 먹고 바로 스님방에 가니 내가 말하기도 전에 스님이 다 알더군요...

 

"어제밤 무서웠지?'

 

라며...

 

 

그리고 책상 위에 봉투가 놓여 있고 저더러 주더군요...

두 달치 방세 돌려 준다고...(스님이 절 친아들처럼 참 예뻐하셨습니다)

 

제가 집에 찾아 가겠다고 온 걸 다 아시더군요....

말 한마디 안 했는데...

 

그러면서 터미날 까지 차를 태워준다더군요...차 태워 주는 건 제가 처음이라더군요...

 

내릴때 스님이 다시 놀러 오고...

그리고 대입은 마음 편히 가지고 내년까지 공부하라더군요...

 

실제로 그 해에 또 낙방해서 삼수해서 대학을 갔습니다...

 

그 후로 한 번도 못 찾아 뵈었는데..참 궁금하네요...


출처 뽐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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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에 열린 동창회 (by 자연보호) 15층 (by 변에서온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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