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짧은 괴담 모음

title: 연예인1오바쟁이2015.08.26 09:17조회 수 1079추천 수 1댓글 2

    • 글자 크기



[앗수아까]

 오지탐험의 계기는 식물 연구가 아니라 곤충을
연구하기 위함이었으나, 정글에 즐비한 독초 때문에
곤충보다는 식물에 대해 알아가던 나날이었다.
 독충이든 독초든 단련된 피부 덕에 끄떡없어하는
현지 원주민들마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우리가
근처라도 갈라치면 괴성을 지르며 가로막던 식물.
그들이 ‘앗수아까’라고 부르는 거대한 주머니를 가진
식물이었다. 항상 조심해서 다니느라 허리 필 새가
없는 정글 속 유일하게 혼자 넓은 땅을 차지하고
넓게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식물. 그러나 원주민의
반응 탓에 우리는 앗수아까에 접근하길 피했다.
 문제는 팀원 A양과 B군이 오지에서 동고동락하며
사랑에 빠진 것. 거기까지야 팀장인 내 소관이 아니기에 
그들의 애정행각을 눈감아주었으나 
어느 날 밤 뜨거운 혈기를 멈출 수 없었는지 손을 꼭 잡고 
마을 밖 으슥한 곳으로 향하던 걸 누군가 본 것을 마지막으로 다신 돌아오지 않았다. 
정글에서 1주일을 더 체류했지만 수색은 허사로 돌아갔고, 
우린 한국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연구 발표를 위해 자료를 편집하고 있는 지금.. 
그간의 여정이 담긴 사진 속 마지막 날에 찍힌 앗수아까의 주머니가 어쩐지 딱 두 사람만큼 불룩하다..
 
 
[결혼기념일]

“여보, 오늘 무슨 날인 줄 알아요?”
“알지. 우리 결혼기념일이잖아.”
 매년 이 날을 잊을 순 없죠. 늘 해왔던 것처럼 향을 피우고, 제사상을 차렸어요. 
기독교 신자인 저희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마음이 너무 아파서.. 
무슨 짓을 하고 있냐구요? 죄송해요. 설명을 안 드렸네요. 
저희 부부가 결혼하던 날 예식장에서 제공한 식사에 문제가 있었어요. 
뷔페식 요리 중 어느 것이 문제였던건지.. 손님 대부분이 쓰러지셨고, 
몇 분은 병실에서 그만 고인이 되고 마셨어요. 
저희는 그때 신혼여행을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행복에 겨워있었는데.. 
그 날의 충격 때문에 저흰 이렇게 향을 피우고 상을 차려서 그 분들의 넋을 위로한답니다.
“이제 됐어. 치우자. 케잌 사왔어.”
“와인도 하나 딸까요? 우후후.”
처음엔 눈물로 사죄했어요. 갈수록 덤덤해졌고..
죄송해요. 앞이랑 말이 다르죠? 저희도 별 수 없나봐요. 
우리 부부한텐 남의 일이고, 1년에 한 번 있는 결혼기념일인데 
언제까지 남의 집 제사를 같이 지내줄 순 없잖아요. 
저희 잘못도 아니고.. 할만큼 했으니까.. 이제 좀 잊고 싶네요. 
내년부턴 이런 귀찮은 일 안 할 거에요. 진짜 우리 잘못도 아닌데 짜증나.
 
 
[쌍둥이 병사]

 군대 상병 1호봉 때 얘기. 풀린 군번이라 밑으로 줄줄이 받아온지라 
딱히 신병에게 관심은 없었지만 중대에 나란히 도착한 쌍둥이 신병들은 겉보기만큼
특이한 점이 있었다. 그들 집안은 꼭 귀신과 말하는 자식이 대를 걸러 하나씩 태어난다고 한다. 
즉 형제의 할아버지가 바로 귀신과 말하는 능력이 있었으니 쌍둥이 중 하나는 
그 능력을 이어받았을 것이라고 집안에선 얘기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말을 깨치고도 전혀 귀신과 대화하는 일이 없었는데, 그 이유가 사춘기 즈음에 밝혀졌다. 
형은 귀신이 보이기만 하고 들리진 않았고, 동생은 들을 줄만 알지 볼 줄은 몰랐던 것. 
그러므로 어느 쪽이든 귀신과 친해질 수 없었던 것이다.
 함께 경계를 서면 가끔 흠칫흠칫 혼자 놀라는 모습에 가끔 섬뜩하긴 했지만 
쌍둥이가 딱히 귀신이 어쨌다느니 얘기를 하는 편은 아니라 나중엔 그 모습마저도 익숙해졌다. 
안 무서워서 미안. 하지만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귀신과 통하는 초능력이 쌍둥이에 이르러 반반씩 갈라져 전해졌듯, 
어쩌면 우리들도 몰라서 그렇지 초능력이 작게나마 잠재되어있는 것이 아닐까? 
왜, 가끔 멀쩡히 살다가 환청을 듣거나 귀신을 봤다고들 하지 않는가.
그게 환청이나 환각이 아닐 수도 있단거지.
 
[빵셔틀]

 우스개로 빵셔틀 최고의 순간이라고들 하는 거..
일진이 빵 사오라고 시킬 때 네 것도 사먹으라며
돈 더 얹어주는 거.. 들어봤어? 왜 그러냐고?
쩝.. 미안. 그냥 해본 소리야. 문득 생각나서.
좀 들어줄래. 네 생각이 듣고 싶어. 그때 본 게
과연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이었는지.
 중3 때였어. 일진 중에 김 모라고 있었거든?
우리 반에 뚱뚱하고 느릿느릿한 박 모, 별명이
밥샙이었는데. 밥샙한테 빵을 사오라는거야.
매점에 안 파는 거, 문방구까지 뛰어가야 사올 수
있는 피자호빵. 식으면 죽는다고 윽박을 지르니까
애가 죽어라 뛰는거야, 그거보고 다 쳐웃었지.
나도 웃었고. 근데 애가 안 와. 종 쳤는데.
수업 중에 학교 뒤집어지고. 교통사고가 난거야..
애가 트럭에 치였다고, 듣기론 차마 눈 뜨고 못 볼
정도로 상태가 심했다는데.. 
선생님들이 바로 천으로 가려서 직접 본 사람은 한 명인가 그래. 걔가 말했지.. 
아무튼 수업 중에 부장 쌤이 문 열고 그 얘기 처음 해줄 때, 
내 뒷자리에 앉아있던 김 모가 했던 말이 있어.
"젠장, 내 빵.”
어? 웃겨? 웃기려고 한 건 아닌데..
아냐. 나한테 사과할 건 없고.. 그냥 아직까지도 찝찝해. 
아무리 사람 취급을 안 했다지만 어떻게 반 친구가 다쳤다는데 
사람 걱정보다 지 빵 걱정을 먼저 할 수 있는 걸까? 
박 모 죽었다고 이미 부장 쌤이 말한 뒤였는데..
 
 
[차원놀이]

보람아 안녕~! 먼저 와있었네?
어제 점심시간 때 애들이랑 봤던 글 기억나? 차원놀이! 
그거 그냥 이세계로 가는 법이라고 인터넷에 널린 구라 짜깁기한거야. 
내가 해봤는데 아무 이상없잖아. 이렇게 학교에 와서 너도 만나고. 
다른 차원은 무슨. 
근데 그거 자기가 하는 게 아니라던데? 
인터넷에 다른 글도 보니까 자기가 가고 싶어서 가는 게 아니라 
남이 보내고 싶은 사람을 생각하고 같은 날에 시도하면 둘 중에 하나는 영영 가버린다던걸? 
그때 너랑 나랑 같이 보고 하지 않았나? 
네가 같이 하자고 했는데 봐! 둘 다 학교에 왔잖아. 그것도 제일 먼저! 
근데 기분 이상하긴 하다- 남을 없애는 주문이라니..
 저기.. 조금 이상하지 않아?
왜 나한테만 그림자가 생기지?
응? 사람 말 씹지 말고 대답 좀 해봐.
뭐라고 좀 해봐..
기분 이상해지려고 그래..
 
 
[원양어선]

지금은 해양과학고로 이름이 대부분 바뀌었지만
옛날엔 ‘수산고등학교’라고 하여 어선 항해사와 
기관사를 양성하던 학교가 있었다.
아버지께서도 당시 수고를 나와 마도로스 생활을
오래 하시다 어머니를 만나 뱃일은 그만두셨는데,
배 타던 시절 이야기를 몇 번인가 내게 해주셨지만
유일하게 지금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는 단 하나.
“한 번 나가면 최소 반 년이고, 한국 오는데는 3년.
고기는 잡을 때 잡아야지 때 놓치면 재미 못 본다.
그땐 지금처럼 통신도 어렵고, 선원들 대우가 인간
취급을 안 해줬다이가. 그때 우리 배 작업원 하나가
크레인 작업 중에 상자를 떨구는 바람에 그대로 골로 가뿐기라. 
선장이 우리 앞에서 안 들어간다고, 고기 만선 시킬 때까진 못 들어간다고. 
우리가 힘이 있나? 완전 짜부가 된 사람을 조각조각 쓸어담아서 
최대한 사람처럼 반죽해서 냉동실 어창 구석에 놔두고 고기 또 잡았지. 
결국 반 년 지나서 회사에 사람 죽었다고 보고했다이가. 
모르냐고? 알아봤자 뭐 본사에서 뭐 어쩔긴데? 
사람 죽어서 싣고 다닌게 어데 자랑이가?“ 
해물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아버지셨지만 왠지 냉동시킨 건 절대 안 드셨는데.. 
그 기억 때문일까? 돌아가신 지금으로선 물어볼 길이 없다.
 
 
[부부 등산]

 물망초 정 마담인가 뭔가 하는 여자하곤 확실히 정리한 거 맞죠?  
어떻게 사람이 그래요. 집에 저하고 애들이 당신만 바라보고 사는 줄 알면서 어떻게 그 여자랑 놀아나요.
그 여자가 뭐 그렇게 예뻤어요? 딸까지 있는 아빠가 그렇게 색을 밝혀서야 되겠어요? 
그래도 정신 차렸으니까 용서해줄게요. 당신이 먼저 오붓하게 둘이서만 여행가자고 한 건 처음이니까. 
조금 감동 받았네요. 나란 여자 참 바보야. 그렇게 실망하고도 산에 가자고 했다고 벌써 풀려가지곤. 바보같이, 
눈물이 나려고 그래. 내 맘도 모르고. 됐어요, 과일은 무슨 과일이야. 내가 깎아줄게요. 
됐다니깐.. 뭐 그럼 좀 깎아줘요, 애들한테 말없이 나온 여행이니 사랑의 도피 느낌 나고 좋네, 
기왕 그러면 오늘은 공주 할래. 당신이 깎아줘요. 오늘은 누구 부인, 누구 엄마 안 할래요. 
저기, 그 칼 과일 깎기엔 좀 크지 않아요? 
과일도 잘 못 깎는 양반이 무슨 그런 칼을 쓰겠다고.. 
저기, 잠시만, 여보, 왜 그래요? 여보,
살려주세요..
 
 
[특효약]
 

 우리 집은 살림이 넉넉했다. 
덕분에 난 어릴 적부터 먹고 싶은 건 뭐든지 먹고 자랐고, 부족한 줄 몰랐다. 
그러니 좀 으스대는 편이었고, 버릇도 없었다.
누나 셋 아래 막내아들인 나였으니 모두 오냐오냐, 
갈수록 개차반 짓을 하던 나는 급기야 고기반찬이 없으면 밥을 안 먹었다. 
이 일로 아버지 심기를 건드렸지만 나는 막내아들을 내쫓으랴, 하며 더욱 땡깡을 부렸다. 
그럼 그렇지, 그 날 저녁에도 뜨끈한 고깃국이 나왔다! 
아주 맛있게 후루룩 비우니 ‘더 주랴?’하시며 내 그릇에 한 덩이를 덜컥 주시는데,
“으악!”
시골 깜둥이도 아니고 내가 애지중지하던 요크셔테리어 뽀삐가 대가리만 삶긴 채 담겨있는게 아닌가.
그 날 이후로 나는 반찬투정을 부리지 않았지만
부작용인지 고기를 입에 댈 수조차 없었다.
그게 내가 채식을 시작한 이유다.
 문제는 내가 아버지가 되고 난 요즘, 무심코 아들 마음대로 하도록 놔뒀더니 반찬 투정이 심하다. 
피는 못 속인단건가.. 한 방에 해결할 방법은 이미 알고 있으니 상관없는데.. 
아들놈이 기르는 건 고양이라서. 뭐.. 교육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지!
 
 
 
 
출처 : 루리웹
 


    • 글자 크기
베트남 최대의 고스트 스팟, Thuan Kieu Plaza (by 제임스오디) 제발.. (by 아이돌공작)
댓글 2

댓글 달기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