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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그날 밤

Juwon12022020.07.25 01:46조회 수 474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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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저희 집이 비어서 친구를 집에 불렀습니다. 둘이 음악도 듣고 수다도 떨고 하다 보니 시간은 이미 새벽 두세 시가 다 되어 있었습니다.


저희 집 설명을 하자면 현관문이 있고 현관문 바깥에 통유리로 된 샷시 미닫이문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 방 창문과 현관문이 같은 라인에 달려있어서 창문으로 바깥이 다 보입니다.


새벽까지 친구는 컴퓨터를 의자에 앉아있고 저는 누운 채로 수다를 떨고 있는데 갑자기 바깥 샷시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간밤에 제방에서 담배도 피웠고; 


순간 머릿속으로 큰 하고 생각이 스쳤고 현관문을 봤는데 하필이면 현관문도 잠가 놓지 않았습니다.


너무 당황했지만 태연한척 "엄마야?" 하고 현관문 뒤의 사람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하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고 그 사람은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가족이라면 들어오지 않을 이유가 없을 텐데 라고 생각할 쯤 직감적으로 문 뒤에 있는 사람이 우리 가족이 아니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도 그럴게 저희 가족은 어머니와 언니와 저 이렇게 여자뿐이거든요.


그러나 현관에서 느껴지는 기척은 분명 남자였습니다.


그 때 갑자기 스치는 생각에 집안에 남자가 있는 척 한다면 쫄아서 가지 않을까 하는맘에 제 방에서 아무도 없는 안방으로 말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 오빠! 누구 왔나봐! 밖에 나가봐!"


정말 무서워서 덜덜 떨렸지만 그렇게 몇 마디를 던졌고 현관문 밖의 그 남자는 나간 듯 했습니다.


나가는 기척이 들리자마자 잽싸게 현관문을 잠그고 의자에 올라가 창밖을 봤는데 저는 한 번 더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깥 샷시문 아래쪽에 분명히 남자로 보이는 하얀 목장갑을 끼고 있는 팔뚝이 보였습니다.


네, 그 남자는 아예 간 것이 아니라 바깥 유리샷시문 밑에 엎드려 있었던 것입니다.


정말 무서워서 눈물이 핑 돌 지경 이였지만 한 번 더 용기를 내서 최대한 큰소리로 경찰에 신고를 하는 시늉을 냈습니다.


그리곤 가까스로 마음을 다잡고 다시 창밖을 봤는데 저는 다시 한 번 까무러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깥문밖의 남자의 팔뚝은 안보였지만 하얀 밧줄이 계단을 스르륵 내려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경찰에 신고하는 소리를 듣고 허둥지둥 자리를 뜨느라 밧줄을 놓고 갔나 봅니다. 


가까스로 밧줄 끝을 잡고 다시 올라오진 못하겠어서 계단 아래에서 밧줄을 당겼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밧줄을 보는 순간 그 남자가 우발적으로 우리 집에 들어오려고 했던 게 아니었고  


하필 새벽에 문이 열려 있었기 때문에 남자가 조금만 더 대담했다면 무슨 일이 생겼을까. 


친구도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교차했습니다.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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