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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의과대학 괴담

에불바리부처핸썸2015.09.28 17:36조회 수 891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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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대학원 학위 과정 중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실 건물에서 겪은 일입니다.

저는 의학 관련 연구실에서 근무를 했었는데, 저희 실험실이 2008년에 다른 실험실과는 떨어진 옆 건물로 옮기면서 이상한 경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새로 옮긴 건물은 총 3층 건물로, 가운데 로비로 들어가면 계단과 엘리베이터가 있고 1층 왼쪽으로는 법의학교실, 계단 옆으로는 여자 화장실, 왼쪽으로는 시체 냉동고실이 있었습니다. 2층이 저희 실험실이 이사한 곳이었고, 3층은 해부학실습실이었습니다.

제 실험은 새벽까지 해야 하는 실험이 많아서 새벽까지 홀로 연구실에 남아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람들이 다 퇴근한 늦은 저녁 시간이 되면, 창문이 모두 닫혀 있는데도 불구하고 연구실 건너편에서(연구실이 꽤 커서 복도가 가운데에 있고 좌우로 개인 책상들이 배열된 구조였습니다) 끼익끼익- 하는 의자 돌리는 소리가 나곤 했습니다.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보면 조용해지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 끼익끼익- 다시 의자 돌리는 소리가 나곤 했었습니다.

또한 아무도 없는 새벽 2, 3시쯤이면 가끔 위층에서 책걸상 끄는 소리가 들리고 발소리가 들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위층은 해부학실습실이라 새벽에 실습을 하지도 않을 뿐더러 대부분은 자물쇠로 잠겨있습니다.

2층에도 화장실이 있어서 화장실을 갈 때면 3층 복도의 계단에서 누가 내려오는 발소리를 듣곤 했고 출입증이 있어야지만 들어올 수 있는 연구실 내부에서도 제가 자리에 있으면 복도를 거니는 발자국소리를 듣곤 했습니다.

제가 환청을 듣거나 예민한 편이 아니냐고 하신다면 전 전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만 유독 실험실이 그 건물로 옮긴 후부터 계속 그런 일이 발생했고, 제가 친구와 함께 있거나 다른 사람과 있을 때는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사실 제가 귀신의 존재를 믿게 된 가장 커다란 경험은 지금부터 말씀드릴 일입니다. 너무 무서웠던 경험이라 지금도 생생합니다.

사람들은 평소처럼 모두 퇴근하고 (대략 6, 7시쯤이면 거의 퇴근합니다) 그날은 저도 9시 반 쯤 퇴근했습니다. 이미 밖은 어두컴컴했지만, 실험이 일찍 끝났다며 신나게 퇴근준비를 하고 기숙사를 향해 건물을 나서는데, 문득 화장실을 들렀다가 가야겠다는 마음에 1층 화장실을 가게 되었습니다.

1층은 휑한 로비가 있기는 하지만 왼편으로는 법의학교실이라는 팻말과 거의 잠겨있는 문, 오른편으로는 해부학실습용 시체 냉장고가 있는 공간이 있지만 로비 쪽으로는 그냥 막혀있는 벽으로 보여서, 거의 1층에는 꽤 넓은 여자화장실이 전부입니다.

이 여자화장실은 다른 화장실에 비해서 이상하게 천장이 높고, 들어가서 오른쪽 벽이 시체 냉장고와 맞닿아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평소에는 환한 대낮이 아니고서는 왠지 무서운 기분이 들어서 잘 사용하지 않는 화장실이었습니다. 그날따라 집에 빨리 가고 싶어서 아무 생각 없이 1층 화장실을 간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화장실의 구조는, 손잡이가 없는 무거운 문을 왼편으로 젖혀서 밀고 들어가면, 문은 굳이 닫지 않아도 스스로 닫힙니다. 문이 닫히면 문 뒤쪽으로는 커다란 전신거울이 벽에 붙어 있고, 오른쪽으로는 또 다른 커다란 거울이 있는 세면대가 두 칸, 정면으로는 화장실이 세 칸이 있는 구조입니다. (입구 쪽에서 보면 화장실 한 칸의 옆면이 보이는 구조)

이 화장실에 처음 들어갔을 때부터 뭔가 기분이 이상한 기분이 들고, 누군가가 화장실에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쯤해선 용무가 조금 급했지만, 기분이 이상해서 화장실 세 칸을 모두 열어 다른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제일 첫 번째 칸으로 들어갔습니다.

화장실 문은 제가 들어올 때 닫혔고 그 이후로 문이 열리는 소리나 닫히는 소리는 듣지 못했습니다. 문소리가 워낙 커서 제가 못들을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볼일을 보고 있는데 바로 옆 칸에서 뭔가 신경질적으로 휴지를 도르륵 푸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저는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 들어왔기에 기겁을 했지만 제가 잘못 들었겠지 생각하며 의연한척 볼일을 마치고 나가서 다시 옆 칸을 확인했지만 역시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무리 이상해도 손은 씻고 가야했기에 세면대로 재빨리 향했습니다. 구부정하게 앞으로 숙이고서 손을 씻고 있는데, 누군가가 제가 매고 있던 백팩을 힘껏 뒤로 당긴 듯이 갑자기 제 상체가 뒤로 젖혀졌습니다.

그 힘이 어찌나 강하던지, 씻던 손이 튕겨져 나온 것도 물론이거니와 한발 물러서지기까지 했습니다. 분명 제가 들어가서 나올 때까지 문은 열리지 않았고 화장실 구석구석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했고, 세면대의 뒤쪽으로는 전신거울뿐 아무도 없고 제가 메고 있던 백팩이 어디에 걸릴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 일이 있고 저는 기겁하고 다시는 그 화장실에 가지 않았고, 얼마 후 그 건물이 재건축하며 그 화장실은 없어졌습니다. 나중에 들은 소문으론, 해부학실험용 시체 중엔 무연고자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 세상으로 편안하게 가지 못한 영혼들이 그곳에 남아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출처 : 잠들수 없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 [투고] 아무셔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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