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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고시생이 겪은 기괴한 일들 7편 하(약스)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2015.11.09 14:27조회 수 918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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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Ui6MS


다시 뛰어 올라갔다. 센서등의 불이 켜지고

역시 집은 없고, 그저 벽이고, 검은물은 조금씩 차오르고



뛰었다. 그저 뛰어 올라갔다. 계속 뛰었다.



처음엔 내가 물보다 훨씬 빨랐지만,

그것도 계속 올라가니 내 체력이 점점 고갈되었다.

점점 내 속도는 검은물에게 따라잡히고 있었다.



미칠듯이 숨이차올랐다. 옆구리가 아프고, 땀이 마구 나며

온몸이 고통스러웠다. 특히 맨발로 뛰어서 그런지 발바닥이 너무나 아팠다.



그 물은 그런 나의 사정 같은 건 아랑곳 없이 똑같은 그 속도로

계속 차오르고 있었다.



너무 힘들어서 결국 네 발로 걷는 짐승처럼 손까지 쓰며

계단을 헉헉 거리며 올라갔다.



얼마쯤 올라갔을까. 더이상은 저 물이 차오르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올라갈 자신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숨이 차오르고

힘들어졌을 때, 처음으로 벽이 아닌 문이 보였다.



그런데 보통의 집 문 같이 생긴 그런 문이 아니었다.

뭔가 80년대식, 한참 구식의 단순한 디자인 철문, 게다가

먼지도 많이 쌓여서 사람 손길이 닿지도 않은 그런 문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내가 그런걸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한시라도 빨리 저 물이 차오르는 것에서 달아나야한다.





그런 생각에 난 생각도 않고 아랑곳없이 그 문을 잡고 열었다.





???



어어??



이거 잘 안 열린다.



뭐지. 뭐지.



물은 거의 바로 밑까지 올라왔다



뭐야 이거 왜 안 열려





뭔가 삐걱삐걱 거리긴 하는데 잘 안 열렸다.

아마도 문 자체가 워낙 오래되어 잘 열리지 않는 듯 싶었다.





아, 안돼

제발 열리라구

열려!





문 손잡이를 거칠게 잡아당기고 발로도 쿵쿵 차고

온갖 생쇼를 다 한 결과 간신히 문이 열렸다.





옥상이었다. 이제 더이상 올라갈 수가 없다 이런...

물은 거의 차올라서 결국 옥상까지 스며들어오고 있었다.



앞을 바라보자 저~ 앞에 뭔가 낭떨어지 같은 게 있었는데

그 뒤에 다시 여기 옥상처럼 무언가 건물이 있었다.



낭떨어지 같은게 좀 무섭긴 했지만 그래도 뛰어넘으려면

뛰어넘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저 반대편으로 넘어가면 물이 따라올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렇잖아? 물은 무조건 아래로 떨어지는 법이니.





어느 덧 물은 거의 바로 뒤까지 따라와있었다.



겨우 이 정도 물에 내가 익사할 일도 없고, 그저 발만 적셔지는 것이겠지만

저 소름끼치는 물엔 내 신체의 일부도 닿고 싶지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망설임 없이 저 건물 반대편을 향하여 뛰어갔다.

힘껏 뛰면 뛰어넘을 수 있겠지.





???



그런데 내 마음이 너무 급해서였을까.



빠르게 뛰던 난 발이 꼬여 자빠지고 말았다.



너무나 아팠다. 정신차릴 수 없을 정도로 아팠지만, 이대로 넘어져있으면

저 물이 다가올 것 같다는 생각에 아파할 틈도 없이 냅다 다시금 달렸다.



그리고 건물 반대편으로 뛰려던 순간.





어???





그런데 낭떨어지 아래가 아까 내가 봤던, 그 검은 암흑이 아니었다.

아니 정확히는 낭떨어지 같은게 없었다.



아파트 옥상의 평범한 난간이었고, 그 난간 아래는

아찔할 정도의 높이차이로, 한참 아래에 놀이터가 있었다.

어두운 새벽에, 아무도 없는 놀이터.



반대편 건물? 그딴 것도 없었다.

아파트 다른 동 건물의 옥상은 훨씬 멀리 떨어져 있었다.

내가 도움 닫기해서 힘껏 뛴다고 닿을 수 있는 그런 거리가 아니었다.





하.. ?





뒤를 돌아보았다.



물 같은 건 없었다.



그저 내가 아까 와서 밝혀져 있던 센서등이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는지 자연스레 다시 툭 하고 꺼질 뿐이었다.

그 센서등이 꺼지자 옥상 문 안의, 내가 나왔던 그 아파트 계단 안은

칠흑같은 어둠 속으로 변해버렸다.





그러자 그제서야 뭔가 머릿속으로 이해가 갔다.



그 악마인지 뭔지가,





나를 여기까지 넣은 것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날 죽이려고.





아까 실수로 넘어져서 정신이 들지 않았더라면,

보이는 대로 힘껏 도움닫기하여 반대편 건물로 뛰었더라면,





난 아마

공무원 시험의 스트레스와, 집안 가족들과의 불화가 겹쳐

그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어머니 아버지에게 크게 혼난 바로 그 날 새벽에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한 걸로



그렇게 난 잊혀졌겠지



그렇게 내 인생은 끝났겠지. 그저, 시험압박의 스트레스와

가족들과의 불화로,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걸로, 그렇게.







진짜



완벽한 죽음이다.





소름끼쳤다.





그래. 그 악마인지 악령인지 귀신인지 뭔지가

삽시간에 날 여기까지 밀어넣은거다.

지금 여기 죽음의 바로 앞, 아파트 옥상 난간 앞까지...





그럼 그 '무언가'는...



지금 내 근처에 있는 건가?



죽기 바로 직전에 안 죽었다고 다시금 호시탐탐 내 옆에서 날 노리고 있을까?



이렇게 아무도 없는 곳에서 아무도 모르는 억울한 죽음을 당해야 하는 건가?





모르긴 몰라도 지금 내 근처에 있다는 거 아냐?

여기 아무도 없는 이 깜깜한 한 새벽, 아파트 옥상에서?





온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한 겨울 새벽의 추위만해도 내 몸을 덜덜 떨리게 만드는데,

이 모든 소름끼치는 사실이 날 공포로 더욱 옥죄여 더욱 떨리게 만들었다.





어딨지? 내 목숨을 노리는 그건 어딨을까?



저 문 뒤 암흑 속에서 날 노려보고 있을까?

아니면 내 옆?



아니면 내 뒤 지금 옥상 난간 뒤에서 날 잡아당기려고 하고 있을까?





엄마....

아빠....



살려줘요...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 건... 이건 아니잖아...

원출처 인스티즈 



자연보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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