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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바위앵무

title: 양포켓몬자연보호2022.01.10 00:15조회 수 1134추천 수 1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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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배. 평소에 '입조심' 하고 계신가요?
내가 무심코 뱉은 말이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거,
반대로 나 역시도 누군가의 말로 인해 상처 입을 수 있다는 거, 아시죠?
갑자기 무슨 쌩뚱맞은 소리를 하냐구요? 그게요. 오늘 점심에 '굴찜'을 먹고 왔거든요.
아, 뭐에요! 완전 이상하단 눈으로 쳐다보네! 어쨌든 굴은 맛있게 잘 먹었는데요,
한번씩 그 굴이 옛날 우리 엄마 살던 마을을 떠올리게 하거든요.
아시죠? 저 경상남도 남해군이 고향인거.
왜 있잖아요, 제가 가끔 고향 사투리로 '어서오시다~' 하면 그게 뭐냐고 엄청 놀려댔으면서 설마 까먹고 있었어요?
남해군 창선면 지나서 차로 좀 더 가다보면 해안도로 따라 바다가 펼쳐지는데 그 마을은 그 중에서도 골짜기에 있거든요... ]


평소와 다름 없던 회사에서의 어느 날, 점심식사를 마친 뒤 후배와 커피를 마시던 중 그녀가 꺼낸 옛날 이야기.

나는 그녀의 어머니가 겪었다는 어촌마을 일화에 깊이 빠져들고야 말았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그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해본 것이다.

그 이야기가 너무나 인상 깊었기에 나는 이번 여름 휴가지를 남해군에 위치한 '그 마을'로 골랐다.
운이 좋다면 '그것'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면서...

... ...


그녀(즉 후배의 어머니)는 남해군 안에서도 깡촌에 속하는 시골 마을에 살았다.
마을주민들은 반은 농업, 반은 어업을 하며 생업을 이어나갔다.

인터넷은 커녕 전화도 흔하지 않던 시절인지라 외부와의 연락망을 갖춘 단 한 사람이 마을 내 권력자로 군림하고 있었다.
그가 바로 어촌계장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건조한 원양어선을 타고 먼 바다를 항해하다 돌아온지라 세계 경제 돌아가는 모양새도 잘 파악하고 있는 엘리트였지만 그 실력에 비해 인성이 따라주지 못 하는 사람이었다.



- 할배 노망났능교? 달뱅이논 일 년 쌔가빠지게 호미질해삿트만 묵도 몬하는 걸 키워놨노?

- 이 가스나들이 밭을 매든지, 청각이라도 따든지, 와 책을 들고 얼쩡거리삿노? 누가 느그 고등학교 보내준다카드나?


마을주민들은 어촌계장의 간섭 끝에 따라붙는 악담 때문에 저마다 마음 속에 상처를 한두개쯤 가지고 있었다.

돈 없고 힘 없는 사람일수록 악담의 빈도와 강도는 더해져서, 일제시대 순사보다 어촌계장이 더 하다는 평도 나돌았다.

그러나 외부와 마을 간의 유통을 중간에서 입맛대로 휘두르는 그를 만류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수산업 쪽 인맥이 워낙 풍부한 까닭에 이장님조차 그저 '어촌계장, 거 목소리가 너무 크니까 쪼매 낮추소' 하는 게 고작이었다.

자유경제를 찬양하는 라디오 방송이 매일 흘러나왔지만 마을주민들의 삶은 식민지 시절과 비교해 딱히 나아진 게 없었다.

수탈, 착취, 폭언ㅡ... 그러나 순종하는 법말고는 다른 해결책을 강구할 생각조차 못 하는 순박한 사람들뿐이었다.



' 이게 참말로 사람 사는기가? 하루종일 허리가 뿌사지도록 일해도 받는기 쥐꼬리만하노? '
' 바위앵무 들을라, 입조심하이소! '
' 글마라도 우리 대신 속 시원-하이 얘기해주모 좋큿다. '
' 쓰읍-! 함부래이 참으소. 바위앵무가 듣는다카이! '



'바위앵무가 듣는다'는 말은 마을에 속담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말로, 입조심을 주의하거나, 반드시 지켜져야 할 비밀에 대해 강조할 때 자주 쓰이곤 했다.
마을 밖 사람들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마을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말을 자주 인용했다.
그 이유는 마을 해안가로 다가가면 알 수 있었다.

파도 소리, 바람 소리, 갈매기 우는 소리-...
그 사이에 희미하게 섞여들려오는... 속닥속닥, 무언가의 속삭임.
점점 다가갈수록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목소리.


" 배곰파- "
" 밤무로가자- "
" 바이앵무 시끄러버죽겠메- "


... 사람인가? 아무리 둘러봐도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다.
목소리만 선명할 뿐이다. 검은 바위에 푸른 파도가 부딪치면 하얀 거품이 햇빛과 함께 흘러내린다.


" 아이고 허리야- "


헌데 분명히 목소리가 들린다.
시선을 바위 가까이로 가져간다. 가까이, 더 가까이.
뭔가 잔뜩 붙어있다. 다닥다닥. 시꺼멓고 딱딱한 것들이다.
꿈틀거리며 돌기가 튀어나온다. 분홍색이다. 미끌미끌해보인다. 기다랗다.
그것이 한바탕 꿈틀거리다가 쏙 들어간다. 그 순간, 구멍에서 소리가 나온다.


" 배곰파-! "


조금 전까지 입맛을 다시던 것이 배가 고프다고 했다.
살짝 어설픈 발음이지만 분명히 말했다. 그러나 진짜 배가 고파서 말을 한 것은 아닐 것이다.
흉내내기다. 검은 껍질과 분홍색 혓바닥을 가진 이 생물은 목소리를 흉내내고 있다.


" 배곰파-! "


아마도 한 번에 한 가지 말만을 외울 수 있는 듯 하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한 가지 말만 반복한다.


" 배곰파-! "



그 옆의 녀석도 따라한다. 옆의 옆 녀석도 따라하는데, 발음이 조금 더 뭉개져있다.
멀리 가다보면 나중에는 " 매곰바! " 정도로 바뀌어 원래 말을 모르면 알아듣기 힘들 정도다.
아마 말이 주변으로 전이되는 모양이다. 

한 녀석이 말을 외우고, 반복하면, 어느 순간 주위 녀석들도 그 영향을 받아 비슷하게 따라하는 모양이다. 

해안가에서 들려오던 목소리의 정체는 이 녀석들이다.
이 녀석들이, '바위앵무'다.


" 그물 거둣나ㅡ "
" 빨리 안 오고 머하노- "
" 무릎아푸다 - "


말은 군락마다 다르기도 했고, 바위마다 다르기도 했으며, 때론 한 바위에서 앞면 뒷면이 각각 다른 말을 하기도 했다.
마을에 가까이 있는 바위앵무는 새로 외운 말을 하고 있었고, 외딴 곳에 있는 바위앵무는 몇 개월 전, 심지어는 몇 년 전에 들었던 말을 계속해서 반복해오고 있었다.


" 쉿 ! "


그러나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은 " 쉿! " 이었다.
옛날부터 바위앵무와 함께 바닷가를 공유해 온 마을 사람들인만큼, 지나갈 때는 무심코 이야기를 하더라도 돌아올 적에는 일부러 "쉿! 쉿!" 소리를 내면서 마을로 돌아가곤 했다. 

바위앵무가 개인적인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 하도록 '쉿' 소리를 들려주는 것이다.

쉬시시시시.... ㅡ. 쉬이-시시시시...


해안가 멀리에서 들리는 '속닥속닥' 소리의 정체는 해안을 까맣게 뒤덮은 바위앵무의 쉿쉿 소리였다.
이렇듯 무심코 뱉은 말을 주워담는 관습이 있었기에 '바위앵무가 듣는다'는 속담이 생긴 것이다.

나랏님에 대한 불평, 식민통치에 대한 불평, 어촌계장에 대한 불평ㅡ...
삶의 애환에서 나온 불평불만이 행여나 권력자의 귀에 들어가 누군가 해를 당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마을사람들 간의 약속이었다.

이렇듯 잔잔한 평화를 원했던, 그렇기에 슬픔도 고통도 참아왔던 마을에 어느 날 고함이 울려퍼졌다.
그 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마을회관에서 나는 소리가 저 멀리 바위앵무까지 들릴 듯 쩌렁쩌렁거렸다.


- 어데서 이런 책을 읽노? 제정신이가? 니가 빨갱**이가? 간첩년이가?

- 아버지도 배 타고 세계를 돌아보셨으면 아시잖아예! 빨갱이가 아니라 다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드려면 다양한 고전과 사상을 공부해야 맞는 겁니더!

- 야이 년아, 그거야 배운 놈들이 알아서 하는거고! 나이 차면 시집이나 가지, 어데 이딴 책을 읽어? 누가 대학 보내준다드나?

- 제가 벌어서 제가 간다는데 뭐가 문젭니꺼?

- 어디서 아비한테 말대꾸야, 말대꾸가!

- 아악!


매섭게 뺨 때리는 소리에 구경꾼들마저 눈을 움찔거렸다.
어촌계장과 그의 딸 간의 싸움이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딸은 이미 몇 차례 뺨을 맞은 듯 두 볼이 빨갛게 부어올라있었다.


- 이게 다 뭣이고? 자본론이니, 정치와 사상이니, 니가 이딴 걸 볼 필요가 뭐가 있노?

- ...

- 누가 니보고 정치 하라드나? 나라에 인물이 없어서 니가 이런 걸 공부하나? 니는 그냥 신랑 잘 만나서 신랑 내조만 하면 되는거지, 어딜 싸돌아다닌다는 말이고? 어릴 때부터 책상머리 앞에 앉아있는 걸 가만 놔둣더니 이 사단이 난다!

- 가시나는 공부하면 안 됩니꺼? 가시나는 훌륭한 사람 되면 안 됩니꺼? 마르크스가 뭐 김가 글마처럼 진성 빨갱입니꺼?
빨갱이는 나쁜 짓까지 하니까 빨갱이지, 대놓고 말해서 아버지 같은 사람 때문에 빨갱이들이 떼거지로 들고 일어난 거 아닙니꺼!
거래 중간에서 마진은 착복하고, 사람들 임금 체불하고, 노동 시키는 건 남들보다 곱배기로 시키고, 사람이 사람답게 못 살고, 하고 싶은 소리 못 하고, 마을 사람 전부 다 쉬쉬쉬쉬!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앞마당에 묶어놓은 개처럼! 참고, 참고, 또 참고!
그런다고 누가 잘 먹고 잘 살게 해준답니꺼! 그래놓고 아버지가 마을 사람들 볼 낯이 있습니꺼!

- 이 *년이요. 뭐라고 쳐씨부리삿노?

- 빨갱이 나쁜 거 누가 모릅니꺼? 누구는 대한민국 국민 아닙니꺼? 남자, 여자, 노인, 소인, 천하의 바보천치도 알 건 다 압니더!
빨갱이 나쁜 거 맞아예, 근데 빨갱이보다 더 나쁘게 행실하는 사람들은 누가 벌해줍니꺼? 부끄러운 줄 아이소!

- 입 다물어라.

- 사람들한테 돈 들어오는 거 속이지 말고, 정부에서 보조 나오는 거 가로채지 말고, 이리저리 숨카놓은 거 다 꺼내서 마을 사람들한테 돌아가야 할 만큼 전부 돌려주세요! 남들한테 함부로 말한 것도 사과하시고예!

- 닥치라니까!

- 아버지 같은 사람 때문에 빨갱이가 생긴 겁니더. 사람을 사람답게 살게 해주면 되는 건데 그걸 안 해주니까 서러운 마음, 그걸 이용해서 달콤한 말로 살살 꼬드기가 권력 잡는기 딱 괴뢰놈들 하는 짓 아닙니꺼?


그 순간 구경꾼들 속에서 누군가 용기내어 외쳤다.


" 옳소! "


그러자 '쉬쉬쉬~' 하던 사람들이 한 두명씩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 저번에 충무시로 가져간 물량, 알고보니 그 값보다 배로 받았다면서예! 다 압니더! "

" 똑바로 하시다! 우리 천치 아입니더! "

" 얼라 때리지 마소! 바위앵무가 다 듣는 거 모릅니꺼! "


콰악, 콱, 콱!
조금씩 모이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언제 그랬냐는 듯 쏜살같이 흩어졌다.
마을회관 안에서 목침을 가져온 어촌계장이 딸을 생닭 두들기듯 잡아패고 있었다.
이빨과 함께 피가 후둑후둑 흙바닥에 떨어지자 기겁한 사람들이 사라져버렸다.


웬 불빛이 한참 마을을 밝혔다.
달집태우기도 아닌 것이 몹시 밝았다.
어촌계장이 딸이 가진 책을 모조리 가져와선 기름을 붓고 태워버린 것이다.


앞니가 달아나버린 입을 멍하니 벌린 채 불꽃을 한참이나 쳐다보던 딸은 끝내 집이 아니라 해안가로 향했다.

늦은 새벽 그 걸어가는 모습을 본 사람은 없었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녀가 해안가로 향했음을 알아낼 수 있었다.
해안가를 따라 그녀가 남긴 말들이 바위앵무의 입을 빌려 전해지고 있었다.


" 흐흐으. 여자로 태어난기 죄다 "

" 내는 사람도 아이가 "

" 다 같이 잘 살먼 안 되나 "

" 그래 살면 행복하나 "

" 내는 책도 뭣도 엄는 년이다 "

" 다신 곰부 안 한다 다신 아버지 딸로 안 태어난다 "


마지막엔 " 크에에엑! " " 우에에엑- " 하는 소리가 들리고, 그 끝 나무에 걸린 채 흔들리는 것은...
축 늘어진 한 사람의 꿈이자, 혼이 벌써 달아난 육신이었다.

딸이 자살하기 전 남긴 목소리가 해안가에 가득하단 사실이 아버지인 어촌계장에게 전해지지 않을 리 없었다.

어촌계장은 생업은 뒷전으로 한 채 망치로 바위앵무를 죽어라 깨부수고 다녔다.

그 과정에서 딸이 흐느끼며 남긴 독백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들었다.
한 바위에는 수 백마리의 바위앵무가 붙어있었고, 같은 말을 반복했으니 듣고 싶지 않아도 들어야만 했다.

여자로 태어났음을 원망하고, 아버지의 자식으로 태어났음을 원망하고, 불평등한 세상을 원망하고, 마침내 목을 매달고, 고통 속에 죽어가는 소리까지 전부, 전부, 거듭, 거듭해서ㅡ.. 들었을 것이다.


그러다 마침내 어촌계장까지 자취를 감췄다.

그 역시 마을 사람들에 의해 쉽게 발견되었다. 마찬가지로 바위앵무 덕분이었다.

높은 바위에 달린 바위앵무를 깨부수던 중, 해초에 발이 미끌려 반대편 구덩이로 떨어진 모양이었다.
떨어지며 남긴 단말마가 바위앵무를 통해 전해지고 있었다.


" 우아아악! "

" 우아아악 ! "

" 우아아악 ㅡ ! "


하필 머리가 떨어진 곳에 커다란 바위앵무가 있었는데, 완전히 으깨져버린 그의 얼굴 사이로 바위앵무의 혓바닥이 날름날름 튀어나왔다 들어가기를 반복하고 있는 처참한 몰골이었다.


그러다가 " 우아아악! " 하고 본인이 남긴 비명소리가 들려오는 것이다.



그 뒤 마을 사람들은 부녀의 시신을 잘 수습하여, 최선의 예를 다해 장례를 지내주었다.
그리곤 사람들을 동원하여 해안가에 있던 바위앵무를 모두 제거했다.

바위앵무가 사라졌으니 '바위앵무가 듣는다'는 말은 자연스레 쓰이지 않게 되었고, 대신 마을사람들 사이에 저절로 '갈등의 원인이 될 만한 말을 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자리잡게 되었다.



새 어촌계장은 선출되자마자 어촌계 장부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동시에 일하는 사람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주었고, 사람간의 차별과 갈등이 사라진 마을에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이 더해지자 마을은 나날이 번창하여 오늘날에는 해양수산부에서도 추천하는 우수 어촌체험마을로 자리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회사 후배로부터 전해들은 그녀의 고향에 얽힌 이야기이다.
여름 휴가지로 선택한 이 마을에 도착하니 그런 사건이 있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다.

마을사람들은 '어서오시다ㅡ' 하면서 우리 가족을 반갑게 맞이했고, 깨끗하게 관리된 해안가의 바위 사이로는 싱싱한 굴이 가득 자리잡고 있었다.


" 아빠! 굴이 엄청 많아! 전부 다 굴이야! "

" 여기서 딴 굴은 우리가 저녁에 먹을 수 있대~ "

" 진짜? 오예, 나 다 캐도 돼? "


신난 아들의 뒷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단순한 전설은 아니었을까, 아니면 과장된 이야기는 아니었을까, 아무래도 좋다, 아름다운 휴가지를 잘 선택한 것 같으니까라고 생각하며 자리를 옮기려는 순간, '아아' 하는 소리가 언뜻 들려왔다.


뭐지, 파도가 찰랑이는 바위로 다가갔다.
수시로 파도가 덮쳐오는 바위였기에 지금껏 발견되지 않았던 걸까.
검은 껍질. 그리고 날름거리는 돌기.


" 우아아 "


분명 바위앵무가 틀림없다.
이렇게나 멀리 와있는지라 과연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어촌계장이 남긴 단말마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비밀인지, 마을 사람들의 쉿쉿 소리인지 이제 와서 알 길은 없지만ㅡ...

와자작!

나는 굴 캐는 호미로 바위앵무를 으깼다.

이로써 아주 오래 전 부녀의 명복과 마을의 평화, 갈등의 해소를 위해 바위앵무를 함께 없앴던 마을 사람들과 마음이 이어진 것이겠지.


" 아빠ㅡ! 거기서 뭐해? 보물찾기? 여기 진짜 큰 굴 있어! 와 봐! "

" 오케이, 기다려! "


나는 굳이 이 이야기를 아들에게 말해주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바위앵무'가 실존했다는 사실을 알리지도 않을 것이다.
다만, 바위앵무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교훈만큼은 마음 속에 새기려 한다.

어디선가 바위앵무가 듣고 있다는 것.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는 사실을.   

 

 

출처 : 네이버 카페 왓섭! 공포라디오 - 환상괴담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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