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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신령

아니2016.05.16 08:07조회 수 1040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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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나도 당사자가 아니었다면 믿지 못하겠지.

실은 나, 중학교 때 죽으려고 생각했어.

엄청난 괴롭힘에 시달리고 있어서 교사도 못 본 척했어.

부모님은 불륜으로 재미를 보던 중이라 나에게 관심 없었지.

온몸에 멍이 들어서 그날은 얼굴도 맞아서 숨쉬기도 힘들었어.


내가 살던 곳이 상당한 시골이라 정말 외지고 알려지지 않은 장소가 있었어.

질 나쁜 양아치 같은 아이들도 들어가지 않는 곳.

정말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장소였다고 지금도 생각해.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걷고 있는데 조금 넓어진 공간이 나오더군.

죽으려고 생각했던 주제에 목매다는 밧줄이나 칼 같은 것도 없고, 가방에는 책 종류와 학용품.

어떻게 할 것도 없어서 근처 나무에 기대어 그대로 자고 말았어.

이것은 나 혼자만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매일 잠을 못 잤다.

온몸이 아프고 정신적으로 피곤해서 안 잘 수가 없었어.

온몸이 아파서 참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피곤했는지 바로 잠이 들었어.


그랬더니 학교에 있을 때 같은 웅성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어.

내가 책상에 푹 엎드려 있었는데 들려오는 거야. 욕이.

관계없는 이야기도 들려오지만. 하지만 평소처럼 구체적인 욕은 아니었어.

기분 나쁘다든지, 죽었으면 좋겠다든지, 냄새난다든지. 그런 말은 아니었어.

하지만 확실히 욕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어.

이런 곳에서 겨우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도 이렇게 겪어야 하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드니까 눈물이 나오더라. 그래서 소리 높여 엉엉 울었어.

귀가 찌릿하고 눈앞이 캄캄하고 몸도 비틀거리고 기절할 때까지 울었어.


정신이 들어 보니 내 눈앞에 세 사람이 서 있었어.

우리 동네 유지 격이던 유명한 할머니와 본적은 없지만

그 가문의 사람 같은 남자와 여자.

사실 나는 이 할머니의 손자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어. 그래서 아무도 내 편이 되어주지 않았지.

그런데 할머니가 나를 데리고 바로 손자에게 데리고 간 거야. 얼굴조차 보고 싶지 않았는데.

그런데 손자가 있는 곳에 도착하니까 아무것도 무서울 게 없어 보이던 그 녀석이 그때만큼은 떨고 있었어.

그러더니 갑자기 무릎을 꿇고 사과하더군.

그리고 어찌해서 우리 집에 연락이 가서 스트레스와 부상으로 잠시 입원하게 되었어.

그리고 퇴원하고 나니까 모든 것이 변해 있었지.


지금까지 학대했던 놈들과 교사, 게다가 교장까지 나에게 사과하러 왔어. 영문을 알 수 없었어.

그리고 며칠 후에 그 할머니 집에 초대를 받아 가게 되었어.

그 할머니가 동네의 유력자가 될 수 있는 이유라는 게

어떤 예언? 미래? 그런 걸 말해주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었어.

아마도 내가 그때 죽으려고 찾아갔었던 그 숲 속의 뭔가가

할머니의 머릿속에 어떤 영상을 보여준 거 같아.

나중에 들어보니, 내가 기절 한 시간에 할머니의 머릿속에

내가 집이나 학교에서 당하고 있는 처지와 숲에 쓰러져있는 영상이나 소리를 보고 들었다고.


거짓말 같은 이야기지만, 정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믿을 수밖에 없었지.

할머니는 청렴결백 한 사람이니까, 내가 받고 있던 지나친 처사에 분노한 것 같아.

하지만 원래대로라면, 이런 경우는 없다고 하더군.

숲에 들어간 사람들은 모두 정신 이상을 초래하거나 죽거나.

어쨌든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오지는 못한 것 같아.

그리고 할머니가 나를 찾아온 결정적인 이유. [숲의 신령이 내게 말했단다]

할머니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어.


[ㅇㅇ(내 이름)의 목소리는 매우 듣기 불쾌하다! 다시는 못 오게 해라! 다음에는 봐주는 것 없어! 기분 나쁘다!]

이렇게 정말 기분 나쁘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날 이후 숲에 가는 일은 없었지만

내 부모뿐만아니라, 주위의 사람들이 나를 기분 나쁜 물건 취급하듯 나를 대하고 되었고

결국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중학교를 졸업과 동시에 도시로 도망가버렸어.

그 후에 직장을 구해서 일도 하게 되었고 결혼도 하게 되었어.

아이도 태어났는데, 어느 날 부모님에게서 연락이 오더군. 화해를 위해서 수십 년 만에 귀향하게 되었지.


집에 가기 전에 그 숲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다섯 살짜리 딸이 막 우는 거야.

숲 앞에 어떤 소냐가 무서운 얼굴로 보고 있었다고 말하더라.

더 이상 가고 싶지 않다는 딸을 아내에게 맡기고 아직 살아 계시던

할머니와 부모님에게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을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집으로 돌아갔어.

그 후로, 아무 일도 없어. 한마디로 잘살고 있어. 지금도 신령님에게 감사하고 있어.

지금도 정말 무서웠던 건, 나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들의 태도가 180도 변하게 되면서 느꼈던 공포였어.

나만 다른 세계에 던져진 것 같은 기분이랄까?



아니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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