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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너 우리 보이지???

title: 이뻥아이돌공작2016.06.11 17:00조회 수 1334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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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군대 휴가 나왔을 때 겪은 일화입니다.


 당시 가볍게 남자친구 한명, 여자친구 한명과

술 한잔 했습니다. 

술자리를 끝내고 남자친구와 먼저 헤어지고

여자친구를 집에 바래다 줄 때였습니다.


그 동네는 초등학교 중학교가 있었고, 그 일대는 농담삼아 "할렘"이라고 부를만큼 빈곤과 범죄가 많던 곳으로 악명 높았습니다.


그래서 무서운 얘길 극도로 싫어하는 여자친구에게 귀신이며 무서운 얘길 해주곤 깔깔거렸습니다.

무사히 집에 도착해서 잘 들어가라고 하는데

그 친구가 "너 이제 가는 길에 귀신 만난다! 자기들 얘기 많이 한 놈 잡아가버려라!" 라고

토라진 채 들어갔습니다.


사실 그 집에서 저희 집까진 언덕 하나를 넘으면 가는 15분 거리였습니다.


앙칼진 모습에 귀엽다며 문자를 쓰며 집으로 걸어가는 중에..

언덕길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날은 금요일 밤이었고 가는 길은 식당, 술집 등 꽤 번화가였는데 이상하리만치 어둡도 조용했습니다.


괜히 한기가 들어 고개를 푹 숙이고 문자를 쓰는 휴대폰만 바라보며 오르막을 걷고 있었습니다.


그때 제 시야에 들어온 건 평상에 앉아있는 소녀의 다리 한쌍과 그 소녀을 바라보는(저를 등지고 있는) 다리 한쌍이었습니다.


 나이는 한 중학생쯤 되겠는데.. 라고 생각한 건

소녀들이 흰 양말에 학생들이 신는 삼선슬리퍼를 신고 있었고 인근에 여자중학교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예전에도 밤늦게 돌아 다니다가 치한으로 오해를 산 적이 있던 터라, 눈도 마주치지 않고 소녀들 옆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정말 딱 스쳐지나는 순간. 문득 이 늦은 시간에 우범지대에서 소녀 둘이 위험할텐데...라고 생각이 들어 시계를 보자 11시 45분.


그 때.


머릿 속에서 스치는 생각이 

"저 사람, 우리 보이나봐" 였습니다.


아까 괜히 무서운 얘길 했구나.. 쓸데없는 무서운 생각을 하는거구나... 하며 걷고 있는데

등 뒤에 시선이 따가워 도저히 참을 수 없었습니다.


언덕 정상에 오르고 제가 내리막을 가면 그 소녀들 시야에서 사라질테니 그때부터 집까지 죽어라 뛰었습니다.


평소와는 다르게 길가에 차 한대도, 사람 한명도, 심지어 문을 연 가게도 하나 없었습니다.


 더욱이 한 여름 밤에 어울리지 않는 스산한 바람과 길가에 가로등조차 나무들에 가려 어둑어둑 했습니다.  

도로를 가로질러 미친듯이 뛰는데..


또 머릿 속에서 

"너 우리 보이지???"라는 생각과 

왠지 모를 소름이 돋아 마치 따라오고 있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참을 달려 집으로 향하는 골목 쪽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는 그 "따라오는" 느낌이 없어졌습니다.


나 혼자 이상한 생각을 한거야.. 잘 못 본거야. 하며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소녀 둘이 이 시간에 나를 쫓아 오는 것 같아 무서웠다고 귀신같다고.


친구는 막 웃으며 이 시간에 니 얼굴보고 따라갈 소녀는 없으니 귀신 맞는가보다 하며 장난을 쳤습니다.


저는 진지하게 만약 내일 일어나서 연락이 없거든 봉변 당한줄 알아라고 문자를 보내고 문득 고개를 들었는데..

놀이터에 있는 정자에 시선이 갔습니다.


그리고 어둠 사이로 저를 향해 반듯이 서있는

두개의 실루엣을 봤습니다..


다른 사람이 아니고 아까 그 소녀들이구나..

나를 쫓아온거구나...라고 느낀 것은..


그 실루엣에 목 부분이 단발머리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남자라면 목선이 보이고 여자는 목선 대신 머리카락이 보이겠죠.)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눈을 감고 미친듯이 달렸습니다. 그리고 아까 미친듯이 따라오는 듯한 소름 역시 느껴졌습니다.


 왜 그렇게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대로 가다간 분명 따라 잡힌단 생각에

집 앞에 항상 늦은 시간에도 불이 켜져있던 신문배급소 까지만 뛰어가자 라고 생각했습니다.


 눈을 질끈 감고 어림 짐작으로 달렸습니다.

그리고 실눈을 떴을 때, 신문 배급소는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저는 "끝났구나.."라고 포기하듯 걸음을 늦췄고 그 순간 뒤에서 미칠듯이 따라오는 것이 제 앞을 스쳐지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제 내 뒤가 아니라 앞에 있겠네"라고 생각하고

차마 눈을 뜰 수 없어 가느다란 실눈을 뜨고 고갤 푹 숙이고 제 발끝만 보며 

"난 잘못없다. 아~ 안보인다. 아~피곤해"라며 헛소리를 지껄였습니다.

그길로 집에 들어왔고 씻지도 않고 그대로 자리에 누웠습니다.


아침에 눈이 떠지는걸 보니 별 일은 없었구나.. 꿈이었구나 싶었는데, 때마침 친구의 전화가 왔습니다.


 "에이~ 살아있네~" 


???

그저 악몽이길 바랬는데 꿈이 아닌 겁니다..


"뭐가..?"


친구는 어제 장난은 쳤지만 제가 문자 보낸 시간이 이상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연락해본거랍니다.

11시 40분쯤에 헤어진 녀석이 15분 걸리는 집까지 가는 길에.. 2시 45분에 전화와 문자가 와 있었다며..

저보고 세시간동안 어디서 자빠져 잤길래 헛소릴 하냐며 놀렸습니다.


저는 전날 있던 일들, 여중생으로 보이는 것이 절 따라왔던 일. 휴대폰을 보며 그 소녀들의 다리가 눈에 들어왔던 일들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 헛소리 하지 말라며 피시방이나 가자며..


저도 제가 미친건가 싶어 그냥 친구를 만나 피시방에 갔습니다.


가는 길에 어제 그 언덕이 있었는데..


친구와 저는 순간 아무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소녀들이 앉아있던 그 자리에 노란색 폴리스 라인 테이프가 쳐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여있던 동네사람에게 얘길 들으니

어젯밤 이곳에서 여중생 두명이 살해당했다고 합니다...


제가 본 것은 그 소녀들의 영혼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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