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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엄마 친구분이 만난 호랑이

title: 하트햄찌녀2023.01.30 12:00조회 수 3792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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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친구분의 어머니가 겪으신

아주 짧은 이야기야.



그 분이 사시는 곳은 전라도 어디쯤이었대.



자세한 지명은 울 엄마도 기억을 못 하더라구.



산에 둘러싸인 곳이였다나봐.



그래서 어릴 적부터 소쿠리 하나씩 들고

친구들끼리 봄이면 나물 캐러 가는 게

일이고 낙이고 그랬대.



그 날은 친구들 서너명이랑 산딸기를 따러

산으로 들어갔었어.



근데 산딸기가 너무너무 많이 열린 거야.


넝쿨따라 줄줄이.



그래서 친구들이랑 저도 모르게 신이 나서

산 속으로 좀 깊히 들어가셨대.



그렇게 열심히 산딸기 따면서 꺄르륵거리고

재밌게 노는 와중에 뭔가 뒤에서 누군가

이 쪽을 바라보는 것 같은 시선같은 게 느껴졌대.



그래서 주위를 홱홱 둘러보니까

어느새 꽤 깊은 곳까지 들어와있는데다

암것도 안 보이는데

그 시선은 계속 느껴지니까 무서워진거야.



친구들한테 우리 이제 그만 집으로 내려가자고

말하고는 주섬주섬 짐을 챙기는데

저 쪽 수풀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난 거지.



다들 순식간에 굳어서

그 소리가 난 쪽을 쳐다봤는데 글쎄,


정말 딱 애기 호랑이구나 하는 크기의

조그마한 호랑이 새끼가 있더래.



근데 귀엽긴 귀여워도 맹수잖아.



다들 너무 놀래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서 있는데

그 호랑이 뒤 쪽으로 뭔가가 쑥 하고 나타나더래.



덩치가 어마어마하게 큰, 진짜 다 자란 호랑이였어.



아마도 그 새끼 호랑이의 엄마였겠지.



큼지막한 엄마 호랑이가 나타나자마자

뒤에 있던 다른 친구들은 엄마야!!!!!

소리지르면서 다 도망을 쳤대.



근데 친구분 어머니는 발이 얼어붙어서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더래.



또 그 분이 계셨던 자리가

호랑이랑 가장 가까운 위치였고.



그런데 그 무섭고 살떨리는 와중에도

드는 생각이 호랑이 모자가 참 예쁘더래.



굉장히 고고하고 아름다운 느낌?



그래서 맘 속으로 생각하기를


'아드님이 정말 잘생기셨네요.

같이 내려오신 건가봐요.'


같은 생각을 하셨대ㅎㅎㅎ



그렇게 그 분에게는 정말 영겁;의 시간처럼

느껴졌을 시간 동안 호랑이는

친구분 어머니를 잠시 응시하다

애기 호랑이랑 함께 숲 속으로 들어가버렸대.



그리고 친구분 어머니는 호랑이가 사라진 다음에

정신 빼놓고 산 밑으로 조금씩 내려오다가

좀 익숙한 곳 쯤에서

긴장이 풀려서 기절하셨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신이 들었을 땐 집이었대.



먼저 내려간 친구들이 어른들한테 말해서

어른들이 산으로 올라와서 업고 내려왔다고.



여하튼 그렇게 정신없던 하룻밤이 지나갔어.



다음날 아침 일찍 눈이 떠지셨대.



아직도 얼떨떨해서 아침 공기 마시고

정신 좀 차리려고 마당으로 내려섰는데

집 장지문 앞에 뭔가가 있더래.



저게 뭐지? 하면서 가서 보니까

어제 산 속에 놓고 온 소쿠리인거야.



근데 자기는 가지고 온 기억이 없거든.



어른들이 가지고 오셨을까 생각도 해 봤지만

호랑이가 한 번 나왔던 곳인데다

정신도 없었을 텐데 거기까지 올라가서

소쿠리를 챙겨가지고 왔을 리가 없고.



그래서 그 분은


'아 호랑이님이 나한테 가져다 주신 건 가보다.'


생각하셨대.



나중에 엄마 친구분한테 이 얘기 해 주시면서

무서운 맹수라는 생각, 도망쳐야돼

이런 생각보다 좋은 생각을 했기 때문에

호랑이가 그걸 느낀 거 같다고

그래서 자기도 해치지 않고

돌아간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래ㅎㅎ





그리고 이건 이 분의 또 다른 에피소드인데

호랑이 얘기랑 같이 들은 얘기니까

이야기 해 볼게.



울 엄마 친구분 어머니가

동물을 평소에 정말 예뻐하셨나봐.



돌아가시기 전까지 집에서 큰 개를

(종이 잘 기억이 안 나ㅠㅠ)

세 마리를 키우셨는데

진짜 엄청!!! 예뻐하셨대.



보통 큰 개들은

마당에서 재우고 먹이고 하면서 키우잖아.



근데 잘 시간 되면 거실 마루에

큼지막한 방석 세 개를 깔아놓고

거기서 한 마리씩 자게 하셨대.



애들 잘 때 춥다고.



그리고 먹는 것도 일부러 고기 사다가 먹이고

아이 키우듯이 지극 정성으로 키우셨대.



개들도 자기가 사랑받는 거 아니까

주인을 엄청 잘 따르고 그랬었대.



근데 몸이 안 좋으셔서

나중에는 거의 병원에 계셔야했고

그래서 강아지들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해.



그러다 어느 날 돌아가셨대.



근데 정말 신기한 게

친구분 어머니가 돌아가신 그 다음 날

그 개들 세 마리 모두가 죽어버렸대.



엄마 친구분도 이유를 모른대.



밥 챙겨주러 갔는데

가만히 누워서 자는 듯이 죽어있었대.



쥐약을 먹은 것도 아니고 뭐 탈이 난 것도 아니고

원래 건강하던 애들이었는데.



아마 너무 슬퍼서 죽은 거 같다고 얘기하시더래.




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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