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Reddit

제 2의 이름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2016.07.25 16:51조회 수 1295추천 수 1댓글 0

    • 글자 크기


이 이야기는 제가 아는 친구에 관한 겁니다. 생에 만나본 사람 중 가장 회의적인 친구죠. 또한 가장 믿음직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어떤 일을 또 겪고 나선 제게 알려주더군요. 전 인터넷에 그의 일화를 소개해서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도 되겠냐고 물었고, 그는 수락했습니다.

 

그의 이름에 관련된 이야기에요. 이름과, 그 이름에 얽힌 우연한 사건들 말이죠. 친구는 미국 중서부의 한 가정에서 태어났는데, 부모님은 그에게 M으로 시작하는 이름을 지어주셨어요. 하지만 그 친구는 항상 미들 네임인 피에르로 불러달라고 했습니다.

 

최초의 사건은 피에르가 십대 후반일 때였습니다. 그는 밤중에 아주 친한 친구의 집에 전화를 걸었죠. 그러자 피에르의 친구의 아버지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중요한 건 그 아버님이 피에르를 어릴 때부터 계속 알았다는 점이에요. 

 

“저에요, 피에르!” 아버님은 잠깐 말이 없더니, 전화거신 분이 누구냐고 되물었다고 해요. “피에르요. 아들 베프도 모르세요?” 그러자 아버님은 반문했죠. “어…... 제프구나? 잠깐만.” 그리고 피에르는 전화기 너머로 아버님이 소리치는 걸 들었습니다. “아들! 제프한테 전화 왔다! 빨리 받아라!” 피에르는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 알지 못했으나, 전화가 혼선이 일어났거나 그랬다고 생각했다더군요. 하지만 그 사건 이후로 30년간, 피에르가 자기를 소개할 때마다 사람들은 “제프”에게 만나서 반갑다고 인사하곤 했습니다.

 

몇 년 후 피에르가 여동생과 타고 가던 차가 뒤집어져서 병원에 실려간 적이 있었습니다. 둘 다 들것에 실려가면서 의식이 들어왔다 나갔다 했는데, 구급대원들이 피에르를 정신차리게 하려고 계속 질문을 했습니다. 그들은 으레 환자에게 하듯 자기 이름을 아느냐고 물었고, 피에르가 자기 이름은 피에르라고 답하자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좋아요, 제프 씨. 병원에 가는 중이니까 숨을 편하게 쉬세요. 동생 분도 무사합니다. 제프 씨. 정신 놓지 마세요.” 심지어는 피에르의 동생 섀넌도 구급대원들이 달려와서 그녀와 그녀의 오빠인 “제프”의 신원을 파악하는 질문을 던졌던 걸 기억해요. 병원에 도착한 후엔 차트를 작성하며 다시 피에르라고 불리긴 했지만, 피에르보다 두 배는 더 시니컬하고 회의적인 동생조차도 구급대원들이 피에르를 제프라고 불렀던 것이 똑똑히 기억난다고 합니다.

 

또 피에르는 20대 때 미국 남서부를 여행하며 다녔는데, 한번은 길에서 히치하이킹 중이던 나바호 족 노인을 태운 적이 있다고 합니다. 노인은 아주 지쳐 보였고 말이 거의 없었는데, 피에르가 대화를 좀 터보려고 이렇게저렇게 말을 걸자 “자네 이름이 뭔가?” 그렇게 물었다더군요. 피에르는 아주 천천히 그리고 또박또박 자신의 이름을 말했고, 나바호 족 노인은 고개를 돌리며 이렇게 중얼거렸다고 해요. “그런가... 그렇군... 그래. 제프.”

 

이런 일이 피에르에겐 수십 년에 걸쳐 다양한 상황에서 일어났습니다. 그 중에도 대다수의 경우는 직접 얼굴을 보고 대화할 때였고요. 저 또한 피에르 바로 옆에서 그런 사건을 목격한 적이 딱 한번 있습니다. 피에르와 저는 서로를 빼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디너 파티에 초대받은 적이 있죠. 식사를 마친 후 발코니에서 피에르와 함께 담배를 태우고 있는데, 한 남자가 올라오더니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저도 제 이름을 말했고, 다음은 피에르의 차례였죠. 저희 둘 다 꽤나 희귀한 이름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소개할 땐 이름을 아주 공들여서 발음합니다. 그 남자는 악수를 청하고 미소지으며, “만나서 반가워요, 제프 씨.”라고 하더군요. 전 진짜로 놀라서 숨을 집어삼켰습니다. 모기 같은 소리로 그 남자에게 혹시 피에르의 이름을 뭐라고 들었는지 물어봤죠. 그는, “제프라고요. 확실히 들었어요. 제프 맞죠? 혹시 제가 잘못 들은 건요?” 몇 번이고 캐물었지만 그는 계속 제프라고만 하고, 피에르란 이름은 전혀 듣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이 미스터리는 제가 피에르에게 처음 들었을 때부터 꽤나 기이하게 여겼고, 직접 경험한 다음부터는 거의 집착에 가깝게 생각이 납니다. 피에르와 제프라는 이름은 서로 전혀 비슷한 구석이 없는데 말이죠. 피에르는 가명을 사용한 적도 없고, 가족 중에도 제프란 사람은 없습니다. 몇 년이고 이 일에 대해 조사를 해봤지만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 아무런 단서도 없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경우를 또 알고 계시다면 부디 제게도 알려주세요. 단순한 추측이건, 현명한 조언이건 모두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 글자 크기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6408 단편 산길의 괴담3 여고생 1557 3
6407 실화 누군가한테 들은 삼풍 백화점 이야기!4 여고생 2525 0
6406 실화 투신 자살 현장에 갔을 때6 여고생 3608 5
6405 사건/사고 (주)백화양조 여고생 숙성 살인사건1 여고생 2405 2
6404 단편 회생병원1 여고생 1391 0
6403 실화 친구와 낚시터에서1 여고생 1416 0
6402 실화 지하철 괴담2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3832 4
6401 실화 [에피소드 17] 어둠속의 구조요청 [4편] - 작은 부제 트라우마 지혜로운바보 981 3
6400 단편 미용실의 머리카락 여고생 1494 3
6399 단편 세번 연속 흉이 나왔다2 여고생 1279 0
6398 단편 의과대학 괴담2 여고생 1304 1
6397 2CH 할머니의 일기1 여고생 1007 3
6396 실화 인적이 드문 화장실1 여고생 1265 1
6395 단편 무서운 이야기1 여고생 1323 2
6394 단편 원한 서린길1 여고생 1013 1
6393 단편 계승되는 피1 여고생 1142 0
6392 단편 퇴마 사이트1 여고생 1315 0
6391 단편 목만 있는 병사2 여고생 810 0
6390 단편 군대괴담1 여고생 912 1
6389 실화 실화 할머니 이야기1 여고생 1637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