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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막내 동생 성별이 바뀐 SSUL.txt

title: 다이아10개나의라임오지는나무2023.11.07 15:53조회 수 2774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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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얘기는 아니지만 여러모로 공포? 기묘?한 일이라서 공게에 씁니다.

 

공게에 안 어울린다면 댓글로 말씀해주세요. 자삭하구 게시판 옮길게요 ^^

 

그럼 시작합니다.

 

 

1999년 저희집은 딸, 딸, 딸의 세딸래미 집이었습니다.

 

아빠 친구들도 셋째인 여동생이 태어나기 전까지 아빠를 '딸딸이 아빠(경상도에서는 슬리퍼는 딸딸이라고도 합니다.)', 여동생이 태어난 후로는 딸이 셋이라고 '쓰리빠(슬리퍼의 일본식 표현쯤인데, 아직 남아있는 일제의 잔재겠죠?ㅠ)'라고 놀렸습니다.

 

아빠도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았고, 결혼 전부터의 로망인 아들과 목욕탕 가기, 밤낚시 가기는 그저 꿈일뿐이었습니다.

 

아들을 무지 원하셨던 아빠가 기뻐할 일이 생겼는데, 바로 넷째가 생긴겁니다.

 

아빠는 아들이었으면 좋겠다는 기대에 부풀어 계셨죠.

 

하지만 그 때에는 태아의 성별을 알려주는 것이 불법이었습니다. 성별에 따른 선택적 낙태를 막기 위해서였죠. 지금도 불법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그 때는 그랬습니다.

 

아빠, 엄마가 수소문 끝에 불법이지만 아이의 성별을 가르쳐준다는 병원을 찾았고, 6개월 차에 접어들었을 때였습니다.

 

의사가 

 

"딸이네요."

 

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말하니 제가 들은 것 같지만, 어릴 때 부모님께 들은 이야기입니다.)

 

아들만 바라보던 아빠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죠.

 

아빠는 많이 실망하시고, 엄마는 그럴 필요 없는데 미안해 하시고...

 

진짜 공포는 의사의 다음 말이었습니다.

 

 

"딸도 많으신데, 지우시죠? 지우는 게 안 낫겠습니까?"

 

 

어처구니 없죠. 아무리 딸 많은 집에 또 딸을 가졌다 하더라도 장애아도 아니고 멀쩡한 애를 지우라고, 그것도 의사가 낙태를 권유하다니요...

지금 생각해도 ㅂㄷㅂㄷ

 

물론 의사의 말에 순간 흔들렸다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그 때 아빠가 갈등하고 계신 엄마한테 

 

"이미 생겨난 생명이고 자식인데, 어떻게 죽이겠노. 그냥 낳아서 잘 키아보자."

 

라고 하셨답니다.

 

그래서 엄마도 낳는 쪽으로 마음 잡고 병원을 옮겨서 다녔습니다.

아무래도 애 지우라고 하는 의사한테 계속 진료를 받을 수는 없으니까요.

 

당시 집이 상당히 어려웠고, 엄마는 딸 가진 미안함에 먹고 싶은 게 있어도 아빠한테 말 한 번 꺼내지 못했고, 그나마 생각 난 것 중 먹은 것은 토마토 하나였습니다.

그 때 제가 초등학생이었는데도 엄마가 참 안됐다고 생각할 정도로 어렵게 임신 기간을 보내셨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출산일에 가까워진 6월.

 

 

엄마는 꿈을 꾸셨습니다.

 

엄마가 야밤에 산 속 한 가운데 서 있었답니다.

 

그 때 구름을 타고 엄마가 어린 시절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께서 신선의 모습을 하고 내려오셨습니다.

 

외할아버지의 품에는 보자기에 싸인 무언가가 들려 있었는데, 엄마가 할아버지께 반가움을 표하기도 전에 할아버지께서

 

"에잉! 또 딸이다. 아나. 받아라!"

 

하고는 품에 있던 파란 보자기를 엄마한테 휙 던졌답니다.

 

엄마는 엉겹결에 그 파란 보자기가 떨어지지 않게 받았고, 받고서 살펴보니 그 안에는 갓난 아기가 싸여 자고 있었습니다.

 

엄마가 '어?' 하고 고개를 들어 본 사이 할아버지는 사라지고 없었고, 엄마는 그 때사 잠에서 깨셨습니다.

 

 

 

그런 꿈을 꾸고 몇 주 되지 않은 2000년 7월

 

엄마는 출산 당일에도 재왕절개를 하기로 하셔서 아침까지 집에 계셨는데, 그 때 엄마 표정이 안 잊혀지네요.

뭔가 미안함? 서글픔? 같은 게 초등학생도 알아차릴 정도였습니다.

 

엄마가 수술실에 들어가면서도 아빠한테 "또 딸이라서 미안해서 어떡해"라고 하셨답니다.

 

아빠는 괜찮다고 잘 하고 오라고 엄마를 수술실로 보내고 밖에서 대기 중이셨습니다.

 

 

 

수술이 끝나고 엄마가 병실에 누워있다가 마취가 겨우 깼는데, 흐릿한 의식으로 주위를 보니 아빠가 안 계시더랍니다.

 

엄마는 '아... 딸이라서 실망했는가부다.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병실에 없을 수가 있나.' 하셨답니다.

 

서러운 마음으로 누워있는데, 병실 문이 열리면서 아빠가 엄청 커다란 꽃바구니를 들고 나타나셨답니다. (당시 싯가로 10만원 상당 ㄷㄷ 집안 사정 생각하면 아빠도 참 대단하신 듯 ㅋㅋ)

 

아빠가 누워 있는 엄마한테 숨을 헉헉 고르면서 그러셨습니다.

 

"아들 낳은 거 축하한다."

 

 

 

엄마가 수술실에 들어간 뒤 몇 시간이 지나고

 

보호자 대기실로 간호사가 들어오며

 

"배ㅇㅇ(엄마 성함) 산모님, 왕자님 출산하셨습니다."

 

라고 했답니다.

 

근데 아빠는 아들이라는 말만 듣고, 엄마가 아닌 줄 알고 그자리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고 계셨답니다.

 

보호자 대기실이 잠잠하자 한 번 더

 

"배ㅇㅇ 산모님 보호자분??!"

 

이라고 했고, 아빠는 그제서야 일어나서 "네? 네."하셨습니다.

 

"배ㅇㅇ 산모님, 왕자님 출산하셨다구요. 축하드립니다."

 

라고 재차 알려드렸습니다.

 

아빠는 그재서야 얼굴이 확 피면서 꽃바구니를 사러 병원 밖으로 뛰쳐나가셨답니다.

 

그리고 부리나케 병실로 뛰어들어 오신 거구요.

 

 

엄마는 아직까지도 이 얘기를 종종 하시면서 그러십니다.

 

니네 할아버지가 ㅈㅎ(남동생 이름) 성별을 바꿔주신 거라고.

병원에서도 딸이랬는데, 낳고보니 아들이니 이건 분명 할아버지가 바꿔주신 거라고.

 

과학적으로는 말도 안 되지만, 엄마가 딸 가졌다고 힘들어 하시는 걸 보신 외할아버지께서

생전에 가장 이뻐하셨던 둘째 딸 힘들지 말라고 아들이라는 걸 미리 알려주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종종 듭니다.

 

 

 

사족이지만, 동생의 성별을 미리 알려주며 낙태를 권유했던 의사는 그 뒤에 다른 산모 가족들에게 고소 당해서 감옥에 들어갔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잉과응보겠지요??

 

공게에 올린 이유도 제대로 된 진단 없이 낙태를 권유한 의사 때문입니다.

 

만약 그 때 의사의 권유대로 아기를 지웠다면, 우리집 막둥이가 없었을 거라 생각하니 끔찍하고 무섭네요...

 

출처: 오늘의유머 패기돋움체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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