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그게 정말 저승사자였을까? 고민했던 몇년전일.ssul

내이름은유난떨고있죠2023.11.08 14:15조회 수 11325추천 수 2댓글 1

    • 글자 크기


베오베에서 글 눈팅하다가

빌라에 불이 12일째 켜져있어요

이글보니까 갑자기 떠오르는 일이 있어서 글써봐요..


한 5년전쯤인가...

우리엄마가 시골집에 집안일때문에 한달정도 내려가 계셨을때 일인데

우리 옆집에 할머니 두분이 살고계셨어요

그때 저는 직장에 취직한지 얼마 안되서  

아침 8시쯤 출근하고 저녁 7시쯤 집에 돌아오곤하는 

제법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있었어요


근데 어느날 보니까 우리 옆집에 

복지관에서 가져다드리는 빵봉지가 몇일이 지나도 

계속 문고리에 걸려있는거에요..

그걸 보니까 출퇴근시간에 매일매일은 아니어도 

한번씩은 꼭 마주치곤하던 옆집 할머니들을 요즘들어 못뵈었다는걸 느낀거에요

사실 저 처음에는 두분이서 어디가셨나..? 하고 별생각이 없었어요ㅜㅜ


또 몇일이 지나고 어느날 출근하는 길에 현관문을 잠그다가 

옆집 문고리에 여전히 걸려있는 그 빵봉지를 보고선..

갑자기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일이 있었어요


몇주전인가.. 엄마가 시골집 내려가기 전이었어요

평소 그냥 인사만 하고 지내고 서로 왕래같은건 없었는데 

그날은 이상하게 우리엄마한테 옆집 할머니께서 

우리집에 좀 와달라고 되게 간곡히 부탁하셔서 

무슨일 있으신가 걱정되서 들르셨대요


집에 가보니까 할머니들이 엄마 손을 잡고 베란다랑 구석이랑 현관문쪽을 가르키면서

저기 저 검은것들 좀 어떻게 해달라고 무섭다고.. 검은게 계속 온다고하시더래요

현관문에 검은게 검은게 계속 서있다고하시고

베란다있는데서 검은것들이 자꾸 꾸역꾸역 올라온다고.. 

엄마가 어리둥절해서 올라온다고요? 검은게 올라와요? 물으니까 검어..검어 라고

정확하고 세세하게 표현은 못하시고 그저 검은거라고만ㅠㅠ;;;

굉장히 두려워하시는 표정으로..


그렇지만 우리 엄마눈엔 이상한 그 무엇도 찾을수 없었기때문에

그저 연세가 많이 드시고 심신이 약해지셔서 헛것을 보시나.. 하고 말았대요

우리엄마가 워낙에 이런면에서는 둔감하신분이라... 

무교이시고 평생에 점같은거도 한번 안보신분이시거든요

(저도 엄마닮아서 이런데 둔감하고 몸은 약한 편이지만 

가위같은건 단한번도 걸려본적없는 체질임;)

그저 할머니네 집안이 그동안 거동이 불편하신 두분이서만 지내셔서인지 

정리정돈도 잘 안되어있고 해서 청소 좀 해드리고 

식사챙겨드리고 그냥 왔다고 이런 얘기해주셨던게 순간 생각이 나는거에요


그래서 출근하는길에 아파트 경비실에 들러서 경비아저씨한테 얘기를했어요

옆집할머니네 집에 걸려있는 빵봉지가 벌써 몇일째 그대로있다고

되게 마음에 걸린다고 한번만 확인해주실수없냐고 하니까 알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찝찝한 마음으로 출근하고 일하다보니까 정신없는나머지 그날하루 할머니일은 잊고있었어요


근데 퇴근하고 오니까 경비실 아저씨가 절 보고는 알려주시더라구요..

할머니 두분이서 돌아가셨다고.. 

할머니 한분은 자폐증을 앓고계셔서

언니할머니께서 먼저 돌아가셨어도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돌아가신 언니할머니옆에 누워계시다가 굶어 돌아가셨다고...ㅠㅠ


사람 마음이란게 참... 그 얘기듣자마자 저 너무 무서워서 

짐챙기고 곧장 이모네집으로 가서 엄마 올라오실때까지 지냈네요

그 순간엔 정말 무섭고 소름끼친다는 생각밖에 안들었어요

옆집이래지만 바로 벽하나두고.. 

나는 먹고 자고 씻고 tv보고 놀고 언제나처럼 평온하고 평범한 일상을 보냈는데

할머니 두분은.. 

특히 자폐증 앓으셨던 할머니는 그 오랜시간동안 

얼마나 괴롭고 외롭고 아프셨을지ㅠㅠ

그것이 그저 돌아가셨다, 한마디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슬픈 죽음이라는 생각은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야 들더군요

그리고 고독사라는 말이 얼마나 아픈말인지도 이때 처음 깨달았어요...

또 저 자신이 싫어지더라구요 

내가 그 빵봉지를 보고 뭔가 이상하다 생각한 바로 그순간 

할머니네집 초인종을 눌렀다면

적어도 한분은 지금도 살아계셨을지도 모르는일인데...

별일없겠지 하고 넘어간 내 귀찮음때문에 한분이 고통속에 돌아가셨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니까 한동안 너무나 괴로웠어요ㅠㅠ


다쓰고나니까 이건 무서운얘기가 아니라 슬픈썰이되버렸;;;;

암튼.. 오유분들 요즘같은 시대에는 사람들이 너무 오지랖떤다면서 

스스로 자기 주변일에 무관심한걸 정당화하려는 경향이 좀 있는거같지 않아요?

그치만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내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행동은 필요한거같아요..

사람들한테 민폐끼치고 그 사람 사고방식에 귀찮은 참견을하는 오지랖이랑

주변인들이 잘사는지 잘지내는지 궁금해하는 오지랖은 구분해야할듯..


음...이걸 어떻게 마무리해야하지...;;;;

암튼 위에 베오베간 글도 그렇고요 제경험도 그렇고요... 

오유분들 주변사람들한테 무심한듯 시크하게나마ㅋ 챙길줄아는

좀 더 살가운 사람들이 되었음해요 ㅠㅠ



출처: 오늘의유머 imgoing 님



    • 글자 크기
이병장의 장난 (by 욕설왕머더뻐킹) 귀신에게 만원을 뜯겼어요 (by 백상아리예술대상)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8217 실화 나는 지금도 모텔이 쌔하고 무서워3 오레오 12642 2
8216 실화 갑자기 시간이 느려지는 순간3 Lkkkll 12614 2
8215 실화 내가 겪은 기이한 현상들 마지막1 오레오 12530 2
8214 실화 부산 사상구 파란 철문집 폐가5 title: 하트햄찌녀 12472 4
8213 실화 산부인과 공포괴담4 스사노웅 12349 3
8212 실화 귀신과 10년째 동거하는 여대생입니다 64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2188 4
8211 실화 마곡역 괴담3 욕설왕머더뻐킹 12151 2
8210 실화 네비가 안내한 공동묘지5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12122 2
8209 실화 사람이 살수없는 집(약스압) 4-23 title: 다이아10개나는굿이다 12018 5
8208 실화 강화도 모녀 살인사건 놈이랑 구치소에 있었던 썰2 title: 하트햄찌녀 11841 4
8207 실화 여우 얘기3 욕설왕머더뻐킹 11823 3
8206 실화 전 여친의 피부샵 귀신 썰14 익명_7bfe6b 11805 8
8205 실화 태국의 화장(火葬)9 title: 하트햄찌녀 11796 2
8204 실화 엄마2 우다 11700 1
8203 실화 너무너무 무서웠던 엄마가 주워온 전신거울 이야기 2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 11643 0
8202 실화 한국의 폐가들.jpg3 title: 잉여킹냠냠냠냠 11613 1
8201 실화 무덤 앞 약수터3 욕설왕머더뻐킹 11551 3
8200 실화 오싹한이야기: 군대에서...4 욕설왕머더뻐킹 11531 2
8199 실화 이병장의 장난5 욕설왕머더뻐킹 11358 2
실화 그게 정말 저승사자였을까? 고민했던 몇년전일.ssul1 내이름은유난떨고있죠 11325 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