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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친구에게 들은 실화

패륜난도토레스2024.02.26 16:03조회 수 92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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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눈팅만 하다가 이렇게 글을 써보는데, 좀 부끄럽네요. ㅋ

대학시절 X알 친구에게 들었던 실화구요,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때는 대략 4~5년 전 경북의 곶감 유명한 고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그 당시 선선한 바람택배가 낙엽을 배달해주던 가을이었다고 합니다.

친구는 당시에 전문계 고교 3학년 재학 중이었고, 가정형편이 어려워져 자기 용돈은

자기가 벌어보자는 마음에 중국집 배달알바를 했었습니다.

 (추운겨울 날 종종 짬뽕 시켜서 우리 아르바 왔냐고 놀려먹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크크)

친구는 동네 xx동의 담당이었는데 그 동네에는 특이한 여성분이 한 분 계셨다고 합니다.

모 아파트의 사시는 분인데 특이하게도 이분이 거의 매일 저녁마다 자장면 한 그릇과 X지 멘솔 하나를 주문했다고 합니다.

배달을 가려는데 사장님이 X지 멘솔(음란마귀 금지욬ㅋ)-(는 아무도 생각 않는데 작성자만 음란마귀)

하나를 주시면서 배달할 때 같이 갖다 주라고 했다는군요.

워낙에 단골이고 거의 매일 시키다시피 하니 담배를 보루 째 사다놓고 배달 갈 때 마다 갖고 간답니다.

자장면 한 그릇과 엣X 멘솔(어감이 이상해서 안 되겠어요.)을 들고 배달을 가니 배달시킨 여성분이 문을 아주 사알~~짝

열고 팔꿈치도 안보일 정도로 손만 살짝 빼서 돈을 주고는

“그릇이랑 담배는 문 앞에 놔두고 가주세요.” 라고 했답니다.

친구는 뭔 배달을 이렇게 시켜? 하고 의아해 했지만 그 여성분 목소리가 옥구슬 구르는 소리같이 예뻐서 당시에는

그런 생각을 못했다더군요.

뭐 일이 바쁘니 관심을 끊었고, 자주 배달가다 보니 일상적인 대화나 몇 마디 말 나누는 정도는 했답니다.

그렇게 해가 넘어 1월 중순쯤 됐을 때까지 그 여성분은 하루, 이틀에 한번 자장면 한 그릇씩을 주문했다고 하네요.

손만 살짝 내보이며 계산을 하는데, 여성분 얼굴이 궁금할 법도 하고, 왜 저러는지 궁금할 법도한테 워낙에 무신경한

 놈이라 신경도 안 썼답니다.

그 1월 중순쯤 넘어서는 3일에 한번 닷새에 한번 꼴로 배달시키는 횟수가 줄어가다가 한동안 주문이 없었는데 유난히도

추운 날 배달전화가 왔답니다.

눈이 상당히 많이 내리는 시기였고, 말 그대로 물 사발 얼어터지는 계절에 배달 일을 하려니까 겁나 서글프더랍니다.

몸도 으슬으슬 추우니 캔 커피나 하나 마시자 싶어서 아파트 앞 편의점에서 따뜻한 캔 커피 하나 사서 주머니에 쑤셔 넣고

아파트로 올라갔답니다.

문을 두드리니 문을 열어주셨는데, 그 보면 추운 겨울날 집 문을 딱 열면 훈훈한 기운이라 해야 하나 따뜻한 바람이 얼굴에

 쏴아~ 하고 <s>드루와</s> 느껴지잖아요. 돈 계산하려고 장갑도 벗고 있던 차라 돈을 건네받는데 그날따라 여성분이 문을 활짝 열더랍니다.

그때 친구가 진짜 너무 소름끼치고 깜짝 놀라서 심장마비 걸릴 뻔 했답니다.

너무 예뻐서요. 등허리까지 내려온 생머리에 또렷한 이목구비에 창백할 정도로 새하얀 피부에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혀 지지 않는다고 하네요.

쨌든 계산은 해야 하니 자장면 넘겨주고 돈을 받으려는데 여성분이

“ 음... 저기 죄송한데, 제가 오늘은 현금이 없어서요. 카드도 없고, 정말 죄송한데 다음에 오실 때 같이 계산하면 안 될까요?”

라고 했답니다.

친구는 단골손님이고 또 별로 궁금하진 않았지만 베일에 싸여진 그 여성분의 얼굴도 보고

생각보다 상당한 미인이었으니 눈 호강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시라고 했답니다.

그러고 돌아서서 가려다가 주머니에서 따뜻한 캔 커피 꺼내서 건네주면서 여성분이랑

몇 마디 나눴는데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집 안이 쌀쌀한데, 그러다 감기 걸려요.”

“아! 이런걸, 추운 날 고생하시는데 드시지 않으시고...”

“껄껄 괜찮습니다. 날 때부터 튼튼하게 나서요. 이정도 추위정도는 뭐. 일이 바빠서 이만 가봐야겠네요.”

하고 철가방 들고 돌아서니 뒤에서 여성분이

“아.. 감사합니다. 커피 잘 마실게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조심히 돌아가세요.”

 

 

으잉? 감사했다니? 하고 돌아보니 그 사이에 문 닫고 들어갔는지 안보이더랍니다.

밤에 그릇 찾으러 가니, 자장면은 전혀 건드리지도 않은 채로 문 앞에 있었다네요.

일단 그릇은 찾아야하니 들고는 왔는데 괜히 기분이 찜찜하더랍니다. 불어서 못 먹을 것 같았지만 버리면 아까우니 내용물

 옮겨드리고 그릇만 갖고 가자 싶어서 초인종을 누르니 대답고 없고 인기척도 없는 것 같고, 문을 콩콩 두드리면서 계십니까~

 하는데, 옆집에서 할머니 한 분이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들고 나오시더랍니다.

할머니 日

“총각 거기서 뭐 하요? 인자 빈집인디”

“예?”

“아까 초저녁에 여기 배달 왔었는데요? 아까까지만 해도 계셨었는데”

무슨 소리하시냐고 할머니를 빤히 쳐다보니 얼굴이 허옇게 변해서는 다시 집으로

들어가시더랍니다.

그릇 찾아서 찝찝한 기분으로 내려가는데 경비아저씨가 보이더랍니다.

경비아저씨한테 가서 xxxx호 아가씨 이사 가셨냐고 오늘 초저녁에 자장면을 시켰었는데

방금 그릇 찾으러 와보니 안 계시고, 옆집 할머니는 빈집이라던데 뭔 일 있었냐고 물으니

경비 아저씨도 인상이 딱딱하게 굳더랍니다.

“음.. 초저녁에 사람이 있었다고요?”

“예”

“그럴 리가 없는데? 누가 장난친 거 아녀요?

“에이 그럴리가요. 저 여기 자주 배달 오는거 아시잖아요. 그 집 아가씨를 제가 모를 리가 없잖아요”

“헐퀴”

잠깐 정적이 흐른 후에 경비아저씨께서 대략적으로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 집 아가씨 그제 죽었어요. 총각.”

친구는 순간 의아하기도 하고 소름이 돋아서 곧바로 가게로 돌아왔고, 한동안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았답니다.

 

 

 

후에 아파트에 찾아가 들은 이야기로 그 집에 살던 사람은 정말 착하고 어여쁜 간호사 아가씨였는데,

한 날 같은 동에 사는 총각 두어 명이 술 먹고 그 아가씨 집에 쳐들어가서 심한 폭행과 성폭행을 했다더군요...

그 과정에서 뜨거운 냄비를 엎어서 머리부터 가슴 아래까지 심한 화상을 입었고, 간호사 일도 그만두고 집밖에도

나가지 않고 그렇게 지냈답니다.

이렇다 할 가족도 없는 아가씨여서... 찾아오는 이도 없고, 돈도 떨어져 가고,

전기도 가스도 끊기고, 차가운 냉골에서 고독사 했답니다..


아파트 복도의 cctv를 확인해보니 배달 간 그날 그 집문 앞에 친구 외에는 아무도 없었고,

혼자 허공을 보며 중얼중얼 하다가 자장면 그릇과 캔 커피를 내려놓고 돌아가는 장면만 찍혀있었다더군요.


흠 그 날 저녁 고독함과 괴로운 기억에서 벗어난 그 아가씨가 자신의 고독함 속에서 유일하게 소통했던 제 친구를 만나고

가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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