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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기억을 삽니다

title: 밧대리Dorothy2016.11.01 07:05조회 수 58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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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삽니다.]








한가한 오후, 뭐.. 모든 백수들이 그러하듯 밤늦게 게임하다 자고 오후 늦게 일어나는게 내 일상이다.




"아.. 머리가 왜이리 아프지..."




터덜터덜.. 전부 일을 나가고 아무도 없는 58평짜리 고급아파트 부엌으로 걸어간다.


그리곤 부시시한 머리를 긁으며 냉장고를 열었다.




"뭔놈의 냉장고에 음료수 한통이 없냐"




아쉬운대로 옆에 물통을 꺼내 냉장고문을 닫는다.




"꿀꺽...꿀꺽..... 크...."




물통째 급하게 마시다 입가에 흘린 물을 닦으며 식탁위에 있는 토스트와 우유, 그리고 쪽지를 보았다.




"에휴.. 백수는 아들도 아니지? 아침밥이 아주그냥..아..점심인가..에라이, 내가 드러워서 취직을 하던가 해야지..에휴.."




토스트를 쓰레기통에 던지며 쪽지를 집어들었다.




'오늘 고모들 오신단다.

신발장위에 돈올려놨으니까

엄마아빠 퇴근할때쯤에 그걸로 PC방에 가있어.'




"**......"




쪽지도 토스트와 같은신세가 됐다. 취직을 안하는것도 아니고 못하는건데 도대체가 이놈의 집구석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사람취급도 안시켜준다....안에서부터 목까지 차오르는 욕지거리를 애써 삼키며 신발장으로 간다.




"그래, 나가준다 나가줘, 이러고나서 고모들한테는 일나갔다고 하겠지... 그지같은 집구석."




그리고 신발장 위에서 발견한 5만원짜리 신권한장.




"하이고... 어머니... PC방가는데 5만원이라뇨. 그냥 아예 집을 나가라고 하시지."




5만원권을 손에 쥐고 집을 나섰다.








햇빛이 얼마나 무심한지, 내 그지같은 기분은 하나도 생각 안해주고 자기만 잘났다고 광채를 한껏 뽐내고있다.


진짜 너무 덥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퇴근시간에 맞춰서 나오는건데 괜스레 후회가 된다.


어디 밥먹을만한곳 없나 상가를 주욱 훑어보고 있을때....


['기억'을 삽니다.]





"...?"




내눈이 잘못된것인가? 기억을 산다고하는 간판이 보였다. 근데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


저렇게 이상한 간판이 8차선 교차로 핫플레이스에 떠억! 하니있는데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다닌다...


바쁜 현대인들이라서 그런가? 새삼 그렇게 생각하니 기분이 더 *같아졌다. 마치 나만 백수라서 보이는것 같지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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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분이 *같아져서 나도모르게 그만 바로앞까지 와버렸다. 화풀이 할만한 곳이 없어서 왔을지도 모른다.


내가 이렇게 예민했었나.. 가게 바로 앞에서 보니 가게 한쪽에 걸려있는 게시판이 눈에 띄었다.


'기억을 사고, 팝니다. 가격은 그자리에서 즉흥적으로 책정합니다. ^^*'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 일단 문을 박차고 들어가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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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생각보다 깔끔하게 되어있었다. 그냥 그저그런 흔한 카페? 한가지 특이한점이있다면 테이블이 단 '하나'뿐이라는것.




"어서오세요. ['기억'을 삽니다.]입니다."




안쪽에서 깔끔한 차림의 꽤 미인인 여자한명이 나에게 걸어오며 밖에 보았던 그 괴상망측한 간판을 소개하며 인사말을했다...


근데.......상당히 낯이 익은 얼굴이다.


내가 물었다.




"저... 저희 혹시 어디선가 만나지 않았나요?"




그여자가 미소를 잃지 않으며 대답했다.




"그런소리 많이 듣네요. 저한테 '또' 작업걸러 오셨나요? 호호.."




"...."




별.. 미친...년을 다보겠네... 헌데 정말 이상하리만큼 어디서 본적이있는 것 같은 얼굴이다.


가만히 생각을 해봐도.... 전혀 기억이 안난다...




"아.... 아니에요. 요 근처 자주다니는데 처음보는 간판에다가... 그.. 좀... 특이해서 들어와봤어요. 뭐하는곳이에요?"




"앞에 써있지 않나요? 저희는 기억을 사고, 파는 매장입니다."




그리고는 또 웃음을 짓는다...




"에... 저 .... 그러니까.. 읽긴했는데, 잘 이해가 가지않네요."




"호호..매번 오실때 마다 똑같은 질문을 하시네요."




"예?"




"아무것도 아니에요. 신경쓰지마세요. 그보다 ... 밖에 그쪽 손님이 오신거같은데요..?"




"밖이요?"





사이렌소리. 매장 테라스 너머로 보이는 곳에 진풍경이 펼쳐졌다. 여러대의 경찰차가 가게 밖에서 이쪽을 보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갑자기 몹시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경찰? 이게 무슨일이죠? 제 손님이라뇨..?"




"글쎄요..? 호호.. 손님도 참.. 이번엔 실수하신거같네요? 어제 입고오신 옷을 그대로 입고 이렇게 사람많은곳을 돌아다니시면 어떻게요? 그 피...범벅된옷을.."




"피범벅이라뇨....? 그냥 하얀옷인데요?"




"아..? 어머 죄송해라.. 제가 실수로 그 옷에대한 기억도 지워버렸나보네요...?그냥 흰옷으로 보이시는구나.. 다른손님들에게 참고할게요. 호호호.. 사과의 의미로 예~전에 두번째로 오셨던날 하셨던 부탁을 들어줄게요. 원래 고객님외에 남의 기억은 지우면 안되는건데... 히히"




"아니 지금 도대체 무슨 말을..."






문너머로 경찰 사이렌소리와 경찰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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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8시 뉴스 소식입니다. 오늘 오후 2시경 OO동 연쇄살인범 강력 용의자가 검거되었습니다. 그동안 아홉차례에 걸친 살인에도 현장에 증거한번 남기지 않던 범인이었습니다만, 오늘 오후 OO동 교차로에서 피범벅이 된 옷을 입고있는 한 20대 남성을 지나가던 시민이 경찰에 신고하여 조사끝에 어제 열번째 살인사건 피해자의 혈흔과 일치한것으로 밝혀져, 자세한 조사경위를 거친후 구속할것으로 보여집니다.경찰은 이에...."








"우리 동네잖아..? 세상참 말세로구만......"






"그러게요. 그러고보니 고모들 오실때 되지않았어요. 당신?"






"이제 금방올거야, 근데 잘곳이 없네.. 어쩌나..."






"끝에 방하나 비었잖아요. 생각좀 하고살아요 여보!"






"아 참 그렇지. 내정신좀 봐.. 요즘 계속 가물가물하단말야..?"






"나이들어서 그래요. 저도 가끔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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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삽니다.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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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써보는거라 잘 썻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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