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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폴더가이스트

title: 금붕어1ss오공본드2014.12.27 08:46조회 수 980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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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섯살 즈음의 이야기이다. 우리집은 청주의 00동에 이사를 갔었다. 이사를 간 곳은 1층짜리 단독주택이었는데. 우리는 그 집 반지하에 세들어 살게 되었다. 

당시에는 그런식의 단독주택이 많았다. 80년대를 거치며 신식으로 지어진 그러한 양옥집들은 신식으로 지어졌다고는 하지만, 이미 10년은 훌쩍 넘은 집들이 많았다. 빨간 벽돌로 지어진 집에 반지하에 세들어 살게 되었지만. 일단은 그 전에 살던 곳 보다 좋았기 때문에 내 입장에서는 기분이 많이 좋았던 것 같다.


또한 그 집 2층에는 내 또래 친구도 있었기 때문에 그 애 집에가서 인물은 만화로 괴수와의 싸움에서는 실사로 변하는 틀촬물을 많이 보곤 했는데. 그 시리즈를 거의 전부 가지고 있었던지라 그 아이와도 많이 놀았던 기억이 있다.


하여간, 그 반지하의 집은 지금 생각하면 도저히 살 곳이 못되는 듯 싶었다. 


도배도 새로했고, 반지하 치고는 창문이 큰데다가 앞에 가로막는 것이 없어서 햇볕도 잘 드는 편이었지만. 이상하게 그 집은 매우 한기가 심했다. 거기에 늦봄 무렵에는 수채구에서 구더기가 올라오는 등 매우 이상한 집이었다.


물론 형편이 어려웠던 우리집은 당시 근처 집값에 비해서 매우 싼 가격에 내놓은 집이 맘에 들었지만. 그래도 이상하게 싼데다가 그리 나쁘지 않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집이 잘 나가지 않았던게 마음에 걸리는 편이었다.


보일러도 괜찮은 편이고, 햇볕도 잘 드는데다가 그닥 나쁘지 않은데. 싸게 내놓은 집이라... 당시 전에 우리가 살던 집이 보증금이 30만원에 월세 5만원이었던 것을 기억하면, 이 집은 매우 싼 편이었다. (지금은 상상도 못하는 가격이겠지만. 당시에는 물가가 싼 편이었다. 90년 91년도 이야기니까.) 이런 집이 근 10개월간 나가지 않았던 것은 매우 이래적인 일이었다.


그 즈음이었을까? 내가 이상한 소리를 하기 시작했던 것이?


아버지가 일을 나가시고 어머니와 내가 같이 있을 즈음. 


"엄마. 저 아저씨 누구야?"


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실제로 뭐가 보이는 것 처럼 허공을 처다보는 모습에 어머니는 크게 놀라셨다고 한다. 혹여 어렸을 때 죽다 살아난 탓으로 병이라도 있는건가 싶어 병원까지 가서 그 힘든 시절에 CT촬영까지 할 정도였으니 얼마나 이상해 보였는가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런 이상도 없었고. 나는 별로 그것에 개의치 않고 혼자 잘 놀았다. 유아원에 가서는 그런 이상행동을 보이지 않았고. 유독 집에서 가끔식 그런 소리를 했는데. 우리 가족이 있는 상태에서만 그랬으므로, 주변 사람들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했다.


그런 어느날 갑자기 내가 화들짝 놀라며 방의 가운데를 가리키며 소리쳤다고 한다.


"엄마, 엄마아! 아저씨가 둥둥 떠다녀! 아악!"


아직 기본적인 이지가 생기기 이전의 아이라도 놀랄만한 광경이었는지 울지도 못하고 계속 한곳만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다고 했다. 어머니는,


"뭐야! 뭘 보고 그러는거야!"


라며 같이 놀라셨고 나를 끌어안고 밖으로 도망나오셨다.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오실 때 까지 근처 아버지 친구분 집에 가서 놀았다. 이윽고 아버지가 돌아오시고, 집에 돌아가 내가 가리킨 곳을 뜯어보았다. 내가 가리켰던 곳은 새로 벽지를 칠한 곳이었는데, 벽지가 그 곳만 불룩 튀어나와 있었다.


그것은 그러니까, 예전에 썻던 전등이 달려있는 곳이었다.


과거에는 형광등이 천정에 붙어있기도 했지만 오래된 집에는 전등갓을 달아서 천정밑에 대롱대롱 매달아 놓기도 했는데. 아마 그것을 고정하기 위해 달아놓은 고리가 있던 자리인 모양이었다. 그리고 난 그 자리를 가리키며 맨날 집에 들어온다는 아저씨가 매달려 있다고 소리쳤고.


다음날 날이 밝고 아버지가 출근하시자 어머니는 불이나케 윗집으로 올라가 자초지종을 물었다.


처음에는 무슨 말도안되는 소리냐고 묻던 주인아주머니가 이윽고 밝힌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우리가 이사오기 전, 한 가족이 살고 있었는데. 구정에 아이와 엄마가 시골에 먼저 간다며 버스를 타고 내려가다가 버스가 사고를 당해서 전부 사망했다는 것이었다. 당시 그 뉴스가 크게 보도가 되었었는데. 버스가 바닥을 구르며 안에 있던 승객들이 대부분 사망했기 때문이기도 했고. 죽은 승객중에 아이들이 많았던 탓도 있다고 했다. 또한 명절에 이러한 사고가 난 것은 큰 충격이기도 했고 말이다.


일 때문에 같이 내려가지 않았던 남자만 살아남아, 크게 절망하고 술어 쩔어 살았다는데. 아무리 불쌍해도 집세도 내지않고 맨날 술만마시는 남자를 둘 수 없었던 아주머니는 남자에게 집세를 주든가 빨리 나가달라고 말했고, 그 말에 남자는.


"걱정마쇼. 금방 나갈거니까."


라고 말한 뒤 소식이 없었다.


결국 참지 못하고 며칠 후 아주머니가 다시 집에 내려갔을 때 냄새가 심하여 문을 따고 들어갔더니 남자가 목을 매고 자살을 했었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어머니는 당연히 이 집에서 살 수 없다고 하셨고. 아버지와 상의하에 일단 집에서 나오기로 하여 근처 모텔이나 여관을 전전해야 했다. 하지만, 그것도 하루이틀이지 결국 집에 다시 돌아가게 되었는데. 어느날 저녁, 집이 나왔다는 소식에 부모님은 자고 있는 나를 두고 서둘러 밖으로 나가셨다.


부모님이 나가시고 얼마나 되었을지는 모르지만. 커튼이 얼굴을 매만지는 느낌에 눈을 뜨자. 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나 혼자만 앉아있었다. 

간혹 어머니도 근처에 품팔이를 다니셨기에 혼자있는 일이 많았었던 나는, 잠결에 부모님이 없는것을 깨닫고도 별로 무서워하지 않았었다. 다만 창문을 바라보았는데.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혹시나 싶었던 어머니가 창문을 닫아놓으셨는지. 창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하지만 이상한 건 커튼이 나풀거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난 별로 기이하게 여기지 않고 다시 자리에 누웠는데. 눕고보니 이번에는 천정에 걸려있던 빨래들도 저들끼리 흔들거리고 있었다. 


그때야 뭔가 이상함을 느꼈던 나는 몸을 일으켜 빨래들을 바라보았다.


속옷이나 하얀 티셔츠 같은 경우에는 집안에 널어놓으시는 경우가 많았는데. 밖에 널어놓으면 검댕이나 먼지가 많이 붙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방 안에는 하얀색 빨래들이 흔들거리고 있었다.


한참을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빨래들의 움직임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이상함을 느꼈던 난 벌떡 일어나 집 밖으로 나가려 했었다. 하지만 다섯살 짜리 꼬맹이가 움직여봐야 얼마나 움직이겠는가. 


그때 빨래들이 부지불식간에 공중을 날아다녔고, 부엌의 찬장에서 그릇들이 쏟아져 내렸다. 스테인레스 밥그릇이 대부분이었기에 몇개 안되는 접시들만 깨져나갔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공포스러운 모습이었다. 문이 부엌과 가까웠기에 나가고 싶었지만 나가지 못하고 어쩔줄 몰라하던 나는 접시들이 전부 떨어져 깨져나가자 후다닥 뛰어서 문을 열고 나갔다.


다행히 문은 잠겨있지 않았는데. 당시 우리집의 문은 얇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서 불투명 유리가 달려있는 정말 문구실 하기 힘든 문이었다.(지금도 있는곳이 있을까 모르지만. 정말 발로 뻥 차면 부숴지는 문이다. 절대 튼튼하지 않기 때문에 문도 매우 가볍고. 문고리로 잠기는 식이 아니라 잠금쇠를 옆으로 밀어서 잠그는 형식이었다. 이를테면 공중화장실의 잠금쇠와 비슷했다.) 그런 문이다보니 몸으로 쾅 치고 밖으로 뛰쳐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는 대문 밖으로 뛰쳐나가자, 이제 들어오시는지 부모님이 놀란 얼굴로 날 받아 안아주셨다.


"왜 그래? 무슨일이야? 응? 꿈꿨니?"
"아니! 아니아니! 안에 막 날아다니고!"


난 눈물은 펑펑 흘리지만, 놀라서 아이처럼 엉엉 울지도 못하고 마구 이상한 소리를 쏟아냈다고 했다. 그러자 아버지가 집으로 뛰쳐들어가셨는데. 집은 이미 엉망이 되어있었다. 내가 아무리 난동을 피워도 절대 할 수 없는 형태였다고 한다. 다섯살짜리가 찬장의 그릇들을 꺼내서 떨어뜨릴 수 있을리도 없으니 말이다.


결국 우리는 다시 집을 구할 때 까지 여관을 전전해야 했다.



그러던 즈음 어디 타블로이드 기자인지가 나타나서 우리 가족과 인터뷰를 했다. 그들은 우리와 함께 그 집으로 가보자고 했고. 끔찍해서 돈과 몇가지 생필품만 챙겨 나왔던 우리 가족은 아직도 그 당시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집에 돌아가야 했다.


당시 돈이 급했던지라, 돈을 준다는 기자의 말에 같이 집으로 간 우리가족은 그때서야 집의 흉흉한 풍광을 마주하고 할말을 잃었다. 하지만 기자는 꼬치꼬치 캐물었는데, 집의 여기저기를 둘러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아, 이거 폴터가이스트 현상이네요. 영국등의 유럽에서는 자주 발생한다는 현상인데. 한국에서는 이런 일을 들은 경우가 별로 없는데. 신기하네."


기자는 그렇게 말하더니 연신 방안을 찍었다. 


"이야, 이런게 다 지박령 때문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여기서 자살하신 분도 있고. 꼬마야. 너 정말 뭔가 봤었니?"
"네. 무서운 아저씨 봤어요."

기자는 내게 몇가지 더 묻고는 부모님과 대화를 하다가 이내 다시 돌아갔다고 한다.

다행히 기자는 바로 아버지께 돈을 드렸다고 했는데. 큰 돈은 아니었지만, 당장 살곳이 없었던 우리에게는 매우 소중했었다. 


근데 왜 다행이냐고?


그 이유는 그 기자가 돌아간 이후로 아무 소식도 없고, 기사도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편집장이 기사를 잘라버렸을 수도 있겠지만. 당시 돌아가는 기자를 향해서 내가 말했던 것이 부모님을 섬뜩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난 그 기자의 등을 가리키며 말했다.














"엄마. 저 아저씨 어깨위에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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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썻던 폴더가이스트 이야기를 다시 각색해서 써봅니다.


뭐 실제로는 이정도로 스팩타클하지는 않았고.


그냥 말 그대로 물건 날아다닌거 경험한 정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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