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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그의 일대기

굴요긔2017.04.14 15:35조회 수 709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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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모임 SNS는 낚시인 줄 알았다. 실제로 이렇게 사람들이 모일 줄은 몰랐다.
 
" 안녕하세요. "
" 네 안녕하세요. "
 
우리 네 사람은, 모텔 방에 앉아 어색한 자기소개를 나눈 뒤, 챙겨간 소주를 개봉했다.
 
40대로 보이는 아저씨가 종이컵 소주잔을 각자에게 돌렸다.
" 역시 맨정신에는 좀 힘들겠죠? 일단 좀 마십시다. "
 
36살의 내가 말했다.
" 그렇네요. 맨정신에는 좀... 아, 근데 학생들은? 술 괜찮나? "
 
20대로 보이는 청년이 잔을 앞으로 내밀었다. 
" 아, 저는 술 괜찮아요. 주세요. "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소년이 과자를 집어 먹으며 말했다.
" 저는 과자만 먹으면 돼요. "
 
이렇게 보니, 자살 모임이라기보다는 그냥 평범한 동호회의 정모 같았다. 이 모두가 오늘 죽을 사람들이라니, 이상한 기분이었다.
친목 도모의 현장 같은 술잔이 돈 뒤, 중년 사내가 물었다.
 
" 죽기 전에 억울하지 않게 썰이나 풀고 죽읍시다. 여러분은 뭐 때문에 죽으려고 그럽니까? "
" ... "
 
우린 서로를 돌아보다가, 시선이 어린 소년에게 집중됐다. 가장 궁금하긴 했다. 그 나이에 어떤 일을 겪었길래 이런 결심까지 하게 된 걸까?
 
" 저는요... "
 
소년은 창피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다가 말했다.
 
" 아무도 없는 줄 알고 야동을 크게 틀어놓고 보다가...가족들한테 들켰어요... "
 
...응??
 
" 가족들 볼 면목이 없어서... 죽기로 결심했어요... "
 
뭐...라고? 아니 지금 그러니까.......뭐?? 지금 저딴 이유로 자살을 하겠다고??
나는 어이가 없었다. 그런데,
 
" 아이고 저런...정말 죽고 싶었겠구나... "
" 끔찍한 일을 겪었네요... "
 
다른 두 사람이 긍정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아닌가?!
 
" 아니아니아니! 잠깐, 잠깐만요! "
" 음? "
" 네? "
 
내 다급한 말에 모두가 의아한 얼굴로 날 돌아보았다. 당신들 지금 그런 표정 지을 때가 아니잖아!
 
" 이상하잖아요! 뭘 납득하고 그래요?! 이, 이봐 학생! 겨우 그런 이유로 자살하겠다고?! "
" 네? "
" 아니아니, 그깟 이유로 자살하면 안 되지! "
" 아...! 안 되나요? "
 
뭐가 '안 되나요'냐?! 장난해?!
 
" 당연하지! 그 정도는 그냥 '죽고 싶다!'고 농담으로 말할 정도의 일이지, 정말로 죽을 일은 아니라고! "
" 아아... 그래도 가족들 보기가 면목이 없어서... "
" 그 무슨 바보 같은 소리를! 아니 지금 학생이 느끼는 그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는 충분히 알겠는데, 그게 그렇게 심각한 일이 아니야! "
" 네? 그래도 가족들은... "
" 학생이 어떤 짓을 했든 간에, 학생 가족은 절대 학생을 부정하지 않아! 오히려 그깟 일로 자살을 선택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족들에게 면목 없는 짓이야! "
" 아...정말이요? "
 
소년은 흔들리는 듯했고, 나는 얼른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며 동의를 구했다.
 
" 당연하지! 두 사람도 그렇게 생각하죠? 이 학생은 절대 자살을 하면 안 돼요! 그렇죠? "
" 으음~ 그렇군! 자네 말이 맞네. 학생은 여기 어울리지 않는 것 같구만. "
" 그래... 너는 자살하면 안 되는 게 맞는 것 같아.. "
" 아아... "
 
소년은 바닥을 바라보며 말없이 있다가,
 
"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맞아요. 우리 가족들은 저를 부정하지 않을 거예요! 감사해요! "
" 그래 그래! "
 
소년의 결심에 우리는 크게 고개를 끄덕여 기뻐했다. 자살을 말린다는 게 이 모임에서의 일이라기엔 이상한 모양새이긴 했지만, 저딴 이유로 자살하는 건 정말 아니었다.
그러자 막상, 이제부터 저 소년을 어떻게 해야 하나, 조금 난감했다. 소년 앞에서 우리끼리 자살을 할 수도 없지 않은가?  
나는 고민했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생각을 안 하는 건지, 술잔을 돌렸다.
그러다, 20대 청년이 침울해진 얼굴로 입을 열었다.
 
" 저는 정말로 자살밖에 답이 없어요... "
 
그의 말에 우리는 다시 무거운 얼굴이 되어 집중했다. 
 
" 사랑하던 여자애가 있었어요. 학창시절부터 친구 사이였던 그 친구와는, 대학교에 들어와 2년 정도 연애를 하다가 헤어졌습니다. 그래도 저희 친구들이 모두 학창시절부터 뭉쳐 다니던 친구들이라, 다 같이 계속 친구 사이를 유지했죠. 그런데... "
" 그런데? "
" 그 친구가 얼마 전 시집을 갔어요. 저는 전남친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다른 친구들보다 더 진실한 마음으로 축하해주고, 축의금도 20만 원이나 내고 왔죠. 그런데... 축의금 봉투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어요. 관리비 봉투였던 그 돈은... 만팔천 원이었어요. "
" 아... "
" 친구들 모두가 알았겠죠! 제가 18,000원만 냈다는 사실을요! 친구들이 저를 뭐라고 생각하겠어요?! 전 여자친구의 결혼식 날에, 축의금 만팔천 원을 낸 저를요! 하~아... 그래서 전 자살하기로 했어요. "
 
" ...응?? "
 
아니, 잠깐만...뭐?? 축의금 만팔천 원 냈다고 자살하겠다고??
 
" 정말 괴롭겠구만... 자살하고 싶겠지... "
" 세상에...정말 죽고 싶겠네요 형... "
" 엑? "
 
이 사람들은 또 뭘 수긍하고 있는 거야?!
 
" 아니아니아니! 잠깐, 잠깐 잠깐! 잠깐만요! "
" ? "
" 이봐요! 지금, 뭐, 그깟 일로 자살하겠다는 겁니까?! 축의금 만팔천 원 때문에?! "
" 그깟 일이라니요?! 얼마나 창피한데요! 그 기분을 아세요?! "
 
청년은 심각한 얼굴로 되물었지만-, 아 뭐라는 거야 진짜?!
 
" 아니아니, 누가 그런 일로 자살을 해?! 그게 뭐라고?! 축의금 잘못 냈다고 말하고 다시 주면 되지! "
" 이미 시간이 많이 흘렀다고요! 결혼식 날에 모인 저희 친구들 사이에 소문이 다 퍼졌을 거라고요! 제가 다시 준다고 해도, 그 소문을 다 주워 담을 수 있겠어요?! "
" 이익...! "
 
정말, 가슴이 답답했다!
 
" 다 주워 담지 못하면 또 어때?! 살면서 몇 번이나 만날 사이라고! 그냥 잘못 냈다고 정정하고, 아는 사람들만 알아주면 되는 거지! 무슨 그깟 일로 자살을 말해?! "
 
나는 조금, 화가 날 지경이었다. 내 격한 반응에, 청년도 조금 저자세로 말했다.
 
" 그, 그래도...진실을 알지 못한 사람들한테 나는 찌질남이 되어있을 텐데... "
 
" 그러니까!! 그게 뭐 어쨌다고!! 이봐, 잘 들어요!! 그런 사람들은! 당신을 그렇게 신경 안 써!! 당신한테 그렇게 관심이 없어요 관심이!! "
" 아... "
" 아니, 신경 쓴다고 쳐도! 몇 번 볼일도 없는,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말든, 그깟 게 뭐 큰일이라고 자살을 해?! 어?! 오히려 그깟 일로 자살했다는 이야기가 사람들한텐 더 우스운 이야기라고! 다들, 안 그래요?! "
 
내 말에 다른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청년도 깊게 생각하는 듯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 듣고 보니 정말 맞는 말씀이시네요... 예. 맞아요. 제가 생각하는 것만큼, 사람들이 저한테 관심이 있을 것 같지 않네요. 그냥 가까운 애들만 알아주면 될 일이네요. "
" 그래그래! 그렇다니까?! "
 
청년은 자살을 철회했고, 우리는 기쁘게 고개를 끄덕였다. 또다시 모양새가 이상하지만, 자살 모임에서 두 번째로 자살자가 구조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임의 정체성이 모호해졌다. 남은 두 사람이 무사히 자살을 할 수 있는 분위기인가 이게?
나는 조금 난감해진 얼굴로 남아있는 40대 아저씨를 쳐다보았다. 한데, 그는 내 시선을 오해했는지, 자기 사연을 말하기 시작했다.
 
" 제가 자살을 결심한 이유는...휴~ "
" 아.. "
" 제가 정말 사랑으로 몇 년을 키운 구관조가 있습니다. 그런데 집에 놀러 온 친구를 너무 잘 따르지 뭡니까? 그래서 친구와 저는 양쪽에서 구관조를 부르며 오라고 테스트를 해봤는데...백이면 백 모두 친구에게 날아갔습니다. 제 사랑을 배신당한 거죠... 그래서 저는 자살을 결심했습니다. "
" ...하?? "
 
구관조가...뭐? 지금 무슨, 뭐를...뭐??
 
" 와~ 정말 가슴 아프셨겠네요~ "
" 배신감이 크셨겠어요..."
" ... "
 
나는 이제, 더 놀랄 기운도 없었다. 이 세 사람은 도대체 자살을 뭐라고 생각하는 걸까? 정신이 어떻게 된 걸까??
 
" 잠깐, 잠깐만요 좀!! 제발!! "
" 음? "
" 뭐라고요? 구관조 때문에 자살을 하시겠다고요? "
" 예... 정말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찢어집니다. "
" 허... 아저씨 미쳤어요 진짜?! 왜 그러세요 정말!! "
" 네? "
" 그게 뭐라고, 뭐 어쨌다고 자살을 해요! 구관조가 딴 데로 날아갈 수도 있는 거지!! 누가 미쳤다고 그딴 걸로 자살을 해요!! "
 
내 말에 그는 얼굴이 시뻘게져서 열변을 토했다!
 
" 무슨 그런 말씀을! 사랑을 배신당한 그 마음을 아십니까?! 내가 구관조를 얼마나 애지중지해왔는데! 분명 우린 서로 교감을 느껴왔다고 몇 년 동안 생각해왔단 말입니다! 그게 배신당한 그 충격을 아십니까?! 그 모든 게 거짓이었다는 충격을 아느냔 말입니다!! " 
" ... "
 
나는, 정말, 정말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이 사람들은...이 사람들은 도대체가!!
 
" 아니, 그깟 구관조, 새대가리가 날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는 거지, 그게 뭐라고! 그게 뭐라고 자살을 합니까?! 네?! 그리고, 내가 사랑을 줬다는 것에 만족하면 그만이지, 구관조 따위에게 사랑 못 받는다고 세상이 무너져요?! 예?! 자살은 개뿔! 그냥 집으로 돌아가요! 집으로 돌아가서, 앞으로는 구관조한테 먹이도 싸구려 주고! 너 못생겼다고 말도 해보고! 배신자라고 욕도 하고!! 예?! 구관조 따위한테 목매달지 말고, 자기 인생을 살라고요!! "
" ... "
 
나는 숨이 찰 정도로 토해내 버렸다. 그러자 그는, 비 맞은 구관조 같은 모습으로 고개를 숙였다.
 
" 드,듣고 보니 맞는 말씀이십니다.. 사랑이 항상 쌍방향 일 순 없는데... 내 사랑이 아까워 그런 마음이 들었나 봅니다. 휴~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집으로 돌아가서 그놈한테 너 못생겼다고 욕 좀 해줘야겠습니다. 그러면 속이 좀 풀릴 것 같습니다! "
" 그래요 그래! "
 
나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데 생각해보니.
 
" ... "
 
이게 무슨 자살모임이야? 자살하자고 모인 사람 넷 중, 세 사람이 거지 같은 이유로 자살을 결심한 사람이라니?
 
" 하-참... "
 
나는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을 잃었다. 과연 내가 자살할 수 있을까? 이 분위기에서는, 절대 실패다. 내가 이 상황에 무슨 자살을 할 수 있겠는가?
 
내가 씁쓸해 있을 때, 세 사람이 갑자기 나를 보았다.
 
" 그런데, 자네는 왜 자살을 결심했는가? "
" 그래요. 궁금하네요. 무엇 때문에 자살하려고 하시나요? "
" 맞아요! 형은 왜 죽으려고 해요? "
 
" 아... "
 
그들의 시선에, 나는 내 이유를 말해줘야 함을 느꼈다.
내가 자살을 하려던 이유는-. . . 
음? 뭐였지?
 
" 어라? 아, 잠깐만요. "
 
내가 자살을 하려던 이유가...? 이유가... 그 이유가...아! 맞아!
 
나는 이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진짜 이유가 있었다.
 
" 휴~... 결혼까지 약속한 여자를 만났는데...그 여자가 꽃뱀이었습니다. "
" 아이고 저런! "
 
" 정말 바보 같이 당했습니다. 그녀는 사업을 핑계로, 병을 핑계로, 결혼식을 핑계로, 제게 돈을 요구했습니다. 바보 같은 저는 다 퍼주었죠. 저축도 다 퍼주고, 대출까지 받아서 퍼주고, 나중엔 부모님까지 속여가며 돈을 퍼주고 말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친구들한테까지 손을 벌리고...친구들이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말해줘도 귀를 닫고선 듣지도 않았습니다. 정말 어리석었죠. "
" 아유... "
" 그녀가 갑자기 도망을 간 뒤에야 알았습니다. 모든 게 거짓이었다는 것을... 저는 정말 머저리였습니다. "
" 쩝... "
" 이제 저는, 정말로 자살밖에 답이 없습니다. 가족들 볼 면목도 없고... 주변엔 병신이라고 소문도 다 나고... 그렇게 믿었던 사랑에 배신당한 충격에 잠을 이룰 수도 없고... "
 
그래. 나는 죽어야 했다. 이들 중 유일하게 나만이 자살을 해야 할 사람이었다. 
한데,
 
" 에이~ 무슨 그깟 일로 자살을 결심하나? "
" 난 또 뭐 큰일이라고~! 그깟 게 뭐라고, 자살할 일도 아니네! "
" 세상에 그깟 걸로 자살하면, 누가 살겠어요~! 형 엄살이 심하네요~! "
 
뭐라고...? 이 사람들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 무슨...! 그깟 일이라니?! 제가 얼마나 고통스러운데! 당신들이 뭘 안다고 그런 소리를 합니까?! 당신들이 제 기분을 압니까?! "
 
" 왜 몰라요? 우리 다 알죠~ "
" 뭐?? "
 
안다고? 당신들이??
 
벙찐 내가 쳐다보자, 소년이 웃으며 말했다.
 
" 형이 가족들 볼 면복 없는 거, 다 알아요. 그렇지만, 형의 가족은 그런 일로 형을 부정하지 않아요. 무슨 일이 있어도 형의 가족은 형의 가족이에요. "
" ... "
 
20대의 청년이 웃으며 말했다.
 
" 주변에 소문나고 손가락질받는 거? 별거 아니에요. 그 사람들은 별로 관심도 없어요. 그냥 형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사람들만 알아주면 되는 거죠. "
" ... "
 
40대의 아저씨가 웃으며 말했다.
 
" 사랑에 배신을 당했을 땐, 그냥 욕이나 합시다. 그깟 여자는 별것도 아니잖습니까? 가치가 있습니까? 욕하고, 내 인생 살면 되는 거지. "
" ... "
 
나는 무언가,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 그들의 저 가벼운 설득에, 왜 이렇게 흔들리게 되는 걸까? 왜 다 맞는 말 같은 걸까?
난 그들에게 뭐라 반박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들은 웃었다.
 
" 이제 보니 이 모임에 자살할 사람이 한 명도 없었네? "
" 이렇게 된 거, 그냥 잠이나 자고 집에 갑시다~ "
" 그래요~ 한숨 푹~ 자고 집에 가면 되겠네요~ "
" ... "
 
이상했다. 그들의 말대로, 나는 왠지, 잠이 왔다. 
잠이 왔다.
 
.
.
.
 
 
" 으...! "
 
아침이었다. 어젯밤의 숙취가 몰려온 난, 머리를 감싸고 찡한 기분을 느꼈다.
한데, 
 
" ...뭐야? "
 
방에 아무도 없었다. 모두 어디로 간 거지? 모두들 나만 두고 아침에 떠난 걸까?
그렇다면 조금, 섭섭한 일이다.
 
나는 좀 더 기다려보다가, 대충 씻고서 방을 나섰다. 모텔을 나가기 전, 카운터에 물었다.
 
" 저기.. 어제 저랑 같이 온 사람들은 아침에 다 나갔나요? "
 
카운터 직원은 나를 알아보는 눈치였다. 한데-,
 
" 네? 어제 혼자 오셨는데요? " 
" ...예? 혼자요? "
 
무슨 소리야?
 
" 예, 제가 정확히 기억합니다. 어제 손님이 혼자 소주 봉다리 들고 들어가셔서 걱정이 좀 돼가지고... 무슨 일 날까 봐 말입니다 하하하 "
 
무슨 말이야? 내가 혼자였다고?
 
" 아니아니 잠깐만요.. 제가 혼자였다고요? 4명이 아니라요? "
" 네. "
" 아니 그, 다른 사람들 없었어요? 중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애랑, 20대 청년이랑, 40대 아저씨랑- "
" 없었는데요? "
" 예? 아니-, 분명히 넷이었다고요! 그 사람들이랑 같이 들어갔는데?! "
 
직원은 정말 모르는 눈치였다!
 
" 누구를 말하는 건지 원... 그 사람들이 누군데요? "
 
" 누구라니? 그 사람들은요! 그 사람들이 누구냐면요...! "
" ? "
" ... "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기억을 떠올리려 애를 써야 했다. 
그들이 누구였더라? 우리가 처음 방에 둘러앉아서, 서로 자기소개를 뭐라고 했더라?
 
" ...! "
 
아! 아아아아-! 
 
생각났다. 다 생각났다. 모든 기억이 났다-
 
 
중학생 소년이 말했다.
[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김남우예요. ]
 
20대 청년이 말했다.
[ 안녕하십니까? 제 이름은 김남우입니다. ]
 
40대 아저씨가 말했다.
[ 반갑습니다. 저는 김남우라고 합니다. ]
 
그리고, 내가 말했다.
 
[ 저는 김남우입니다... ]
 
 
아아...
 
 
" 손님? 그 사람들이 누군데요? "
" ... "
 
카운터 직원의 질문에, 나는 대답했다.
 
" 그 사람들은... 김남우입니다. 자살 따위는 절대 하지 않는 사람이죠. "
" 예? "
 
나는 돌아서, 모텔을 나섰다. 
날씨가 좋았다.
 
가서, 못생긴 구관조 한 마리나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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