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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신숙주와 푸른 옷을 입은 동자.

title: 잉여킹냠냠냠냠2017.09.27 13:00조회 수 1698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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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숙주는 고령이 본관인 사람으로서 자는 범옹이라 하였고 호는 보한재라 불렀습니다.

세종 무오가 되는 해에 진사과에 장원으로 합격하였고 기미가 되는 해에 문과 급제하였으며 다시 을묘 되는 해에 합격하였습니다.

 

그가 서장관으로 일본에 갔는데 그의 재주와 이름이 널리 드러나 사람들이 몰려들어 그의 시를 앞다투어 청하였고,

그의 시를 본 이들은 그 절묘함에 탄복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이후 사신으로 갈 때면 반드시 신숙주의 안부를 묻고는 했다고 합니다.

경진이 된던 해 가을 강원, 함길 두 도를 책임지는 절도사가 되어 신숙주가 오랑캐의 땅 깊숙히 들어갔다고 합니다.

 

오랑캐가 야음을 틈타서 공격하는데 온 군영이 소란스러웠으나

신숙주만은 그 와중에 꼿꼿이 앉아 움직이지 않으면선 오히려 사람을 불러 놓고는 다음과 같이 시를 외웠습니다.

 

"오랑캐 땅에 서리가 내리니 요새는 춥고

쇠로 된 말은 백리 길을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구나.

새벽이 되어도 싸움이 그치지 않으니

누워서 가로걸린 북극성만 바라보고 있노라."

 

그러자 장수들과 군사들은 그의 편안함을 보고는 동요함이 없었다 합니다.

그리고 이 일은 신숙주가 어릴 적에 경험했던 이야기입니다.

 

어릴 적에 경복궁에서 열린 정시庭試에 응시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 거대한 물건이 입을 벌려서 대궐 문을 가로막고 있는데 사람들이 모두 그 입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이에 신숙주가 크게 눈을 뜨고 보니 한참을 바라보는데 어떤 푸른 옷을 입은 아이 하나가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그 아이는 소매를 끌면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공께서는 저 물건이 입을 벌린 게 보이십니까? 제가 조화를 부려서 잠시 공을 이곳에 서서 멈추게 하였습니다."라고 하니

신숙주가 그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대체 어떠한 아이이냐?"

"저 또한 사람입니다. 공을 보니 귀한 상인데 함께 머물면서 따라다니고 싶습니다." 했던 것입니다.

 

집에 돌아왔는데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일어나고 머물고 움직이며 멈추고 하는 것에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밥을 나누어 주면 먹는 소리는 나는데 음식은 줄지 않았고, 집안일의 좋고 나쁨과 과거의 좋고 나쁜 것까지 다 알려 주었습니다.

 

신숙주가 일본으로 사신에 가게 되니 그 동자에게 명하여 바다길을 살펴 보게 하여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고

이런 까닭으로 신숙주가 사신으로 가게 되면 늘 항상 따라 가더니 신숙주가 죽고 말자 그 동자 또한 죽었다고 합니다.

 

죽기 전에 신숙주가 자손에게 명하여 청의 동자 제삿상을 따로 차리게 하니

자손들이 신숙주의 기일忌日이 되면 따로 한 상을 차려서 청의동자를 위한 제사를 지내었다고 합니다.

 

세조가 일찍이 말하기를,

"제나라 환공에게는 관중이 있었고, 한고조에게는 장량이 있었으면 당태종에게는 위징이 있었던 것처럼 내게는 신숙주가 있었다."라고 했다 합니다.

세조 정축년에 벼슬이 영의정에 이르렀으며 시호는 문충文忠이고 성종의 사당에 배향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강효석의 대동기문에서 기록되어 전해지고 있습니다.



맛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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