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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저주받은 컴팩트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2015.03.17 13:19조회 수 1148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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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2010년) 초에 있었던 일이다.


저번의 '융합체' 사건때문에 알게 되었고,


내 인생에 두 번째로 직접 만나게 된 '보이는 사람'인 H와 관련된 일이다.







B가 A에게 연락을 해서 '한 번 만나자'고 한 모양이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대학 때부터 A는 B(에게 붙어 있는 것)를 피했지만


오히려 B는 A에게 호감이 있는 것 같았다.


작년부터 이런 저런 일로 A가 B와 얽히는 일이 생겨서


앞으로도 계속 친하게 지내고 싶어하는 것 같다.


A는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고,


지난 번 일 때문에 찝찝한 구석이 있어 승낙했다.


그렇지만 B와 단 둘이 만나는 건 내키지 않으니


나에게 함께 만나 달라고 부탁했다.


찝찝한 구석이라는 게 무언고 하니,


곯아떨어진 B가 I의 집에 도착했을 때


바로 강경하게 반대하지 않은 것 때문이었다.



A가 말하길,


지난 번에는 정말 엄청난 상태였다고 한다.


"우물 사건 때에는 그냥 도망치기만 하면 됐지만,


저번에는 H가 그것들이 도망칠 길을 막아버렸으니까...


방 문이 흔들리기 시작하고부터 계속 


멈춰야 하는 거 아닌가 고민했어.


만약에라도 B의 그것이 지게 되면 


B는 어떻게 될 지 생각했더니 너무 무서웠어..."




만나기로 한 당일, B와 약속장소에서 만났을 때


A가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들어가 자리에 앉자


B가 "이것 좀 봐~"하며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런 걸 컴팩트라고 하는 것 같다.


둥글고 평평한 것 두개가 포개어 접히게 되어 있고,


두 쪽 다 내부에는 거울이 달려 있었다.


언뜻 봐도 오래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A의 표정은 아직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앤틱 물건이야. 


저번에 담력 테스트하러 갔는데


도착하기 전에 내가 잠들어 버렸잖아?"


B는 그 후 '담력 테스트 장소를 알려 준 사람'인 H를 만났다.


"H씨가, 자기가 이상한 곳에 데려가서 쓰러진 게 아니냐며


사과하면서, 미안하다고 이걸 주는 거 있지?


고급스러워 보이고, 나도 굉장히 마음에 들긴 한데


값이 좀 나가는 물건같아서 답례로 과자라도 보내야 하는 거 아닌가 몰라."



적당히 이야기를 나누고 B와 헤어진 후에,


A가 바로 H에게 연락을 해 며칠 후에 만나기로 했다.


약속장소에 나타난 H는 '우리가 B를 만났다'는 말을 듣자마자 


A가 무슨 말을 할 지 다 알아챈 것 같았다.


A가 "대체 무슨 꿍꿍이야!!"하고 무섭게 화를 내자


H는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좋은 아이디어 아냐?"


저주받은 집처럼, 저주받은 물건이 실존한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실은 반지 사건 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지만,


골동품이나 리사이클 제품 중에서도 


드물게 그런 것들이 숨어 있다고 생각하면 두렵다.



그 컴팩트는 확실히 고급스러워 보였지만


H는 단 한 푼의 돈도 지불하지 않고 얻었다고 한다.


오히려 울며불며 돈을 줄 테니 제발 좀 받아달라고 부탁을 받았다.


저번 I의 일 때문에 이 곳 저 곳에 정보 수집을 하던 때에


H가 '볼 수 있다'는 사실도 널리 퍼지게 되었다.


물건에 붙어 있는 것을 쫓아 달라고 부탁을 해 오는 사람도 있었다.


H는 아무 것도 씌어 있지 않으면 그렇다고 알려 주고,


때때로 정말 무언가가 씌어 있으면 쫓아 주고 용돈벌이를 했다.


스스로 처리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값나가는 물건은 받아들이고,


(처리하고 난 후에 팔아 치움.)


봉납해서 끝날 경우에는 처리 방법을 조언해 주는 등


벌이가 쏠쏠했다.



"당연히 내 목숨은 아까우니까


버거운 경우에는 못 한다고 거절했지.


그 거울은, 내 실수야.


거울에서 떨어지질 않으니


본체 통째로 쫓아내면 되니까


리스크도 작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잘못 생각했어.


그래서 B에게 부탁했지."


그렇게 말하고 H는 껄껄 웃었다.


H에게 들은 바로는


그 컴팩트는 주인의 부재를 용납할 수 없다고 한다.


버리려고 하면 무언가가 방해를 해서


아무리 해도 버릴 수가 없었다고 한다.


붙어 있는 건 H가 감당할 수 없으니 오래 가지고 있기는 싫고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도 양심에 찔려서 


처리가 곤란했던 물건이었다.


"본체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 갈 수는 없는 녀석이고,


B의 그것과 싸울 수 있을 만한 레벨도 아니니까 문제 없고.


B, 잠들지 않았잖아?"


H는, B가 그 컴팩트를 잠시 애용해 주기만 하면


점점 닳고 깎여 나가서 사라질 거라는 변명을 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A가 나에게 연락한 게 5월 말이었다.


B가 그 컴팩트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H에게도 연락해 보니, 


평소엔 그렇게 여유롭던 H가 몹시 당황했다고 한다.


어쩌다보니 나와 A, H가 함께 다음 소유주를 찾아 갔다.


A가 B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B가 컴팩트를 어떤 친구에게 보여 줬더니


그 친구가 몹시 부러워하며 잠시라도 좋으니 빌려 달라고 해서


빌려줬더니 친구가 돌려 주지 않았다.



A가 "그 사람 폰에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다."고 하자


A의 기분을 오해했는 지,


"다른 사람한테 선물받은 건데 미안해서 어쩌지..."


몹시 풀이 죽었다.




A가 B에게 들은 친구의 이름과 몇 가지 정보를 토대로 


어렵사리 B의 친구가 사는 곳을 찾아 내었을 때,


B의 친구는 이혼을 전제로 별거 중이어서


자택에는 부재중이었다.


집에는 남편만 있었고,


'부인에게 빌려 준 컴팩트를 돌려받고 싶다'고 말하자,


어두운 표정으로 거의 말도 없이 물건을 건네 주었다.


그 때, 양 손목에 붕대를 감고 있던 그의 소매자락 안 쪽으로


살짝 무언가가 보였다.



물건을 건네 받고 B의 친구 집을 물러나


A와 H에게 확인해 보았다.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었다.


둘 다 '사람의 이빨자국'이라고 말했다.


"그거 부인의 이 자국이었지..."


"그렇겠지... 결국은 일이 났군."


H마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H 탓이야."


"그래. 내 탓이야.


저주받은 컴팩트라고 말하면


B가 늘 몸에 지니고 다닐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 책임감 없는 짓은 애초부터 하질 말았어야지.


그런 비싸보이는 물건은 도둑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못했어?


대체 왜 그렇게 생각없는 짓을 한 거야!"


A의 가시돋친 말에 H는 침묵했고,


찝찝함이 풀리지 않은 채로 우리는 헤어졌다.


컴팩트는 H가 가지고 돌아갔다.


A가 말하길,


이젠 컴팩트에는 아무 것도 붙어 있지 않다고 했다.


B가 몇 개월 간 지니고 다녀서 붙어 있던 것은 사라졌는데,


마지막 발악이었는지, 단말마였는지는 몰라도,


B의 친구는 그 영향을 받았을 거라고 한다.



그 후, 내가 6월에 H와 술자리를 가졌을 때,


(융합체 사건 이후, 어쩌다보니 연락하고 지내게 되었다.)


말끔해진 컴팩트를 판 돈에 조금 더 얹어서


B의 친구에게 송금했다는 말을 들었다.


늘 아무 생각 없어 보이던 녀석이었지만


그 일은 마음에 걸렸나 보다.



그 컴팩트에 붙어 있던 것의 정체.


B의 컴팩트가 없어 지기 전에


A가 H를 불러 냈을 때에 조금 들은 게 있다.


난 무슨 말인 지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H가 '봤을' 때엔


'네 발 달린 포유류에 곤충 날개가 돋아 있는' 생물이 들러붙어 있었다.


A는 모습을 보진 못했지만,


붕붕거리는 날갯짓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포유류에 곤충 날개가 붙어 있는 게 뭐지?


다른 차원의 생물인가?"


내가 묻자, A와 H가 마치 짠 듯이 나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A는 아무 말도 해 주지 않았지만,


H는 하하하 억지 웃음을 터뜨리고는


"인간이 원한이나 저주로, 정신의 형태마저 일그러져 버리면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게 참 무섭지.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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