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소개팅 후기 썰

시골의_다나2015.11.29 10:48조회 수 689추천 수 4댓글 3

    • 글자 크기


싱글로 얼마나 산건지 가늠도 안되고 있을때


친구로부터 소개팅 하겠냐는 연락이 옴..


홈런을 쳐보겠다고 칼을 갈고 나간건 아니고..


여자 만날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도 안나서 다시 느껴보고 싶어 나감..


소개팅은 너무 오랜만이라 요즘 트랜드를 여동생한테 물어봄..



"소개팅 할건데 밥 뭐 먹어야 되냐?"


ㄴ"딱히 먹고싶은거 없으면 파스타나 피자가 무난하지.."


"피자헛 가면 되냐?"


ㄴ"어린이날이냐??"


"그럼??"


ㄴ"기둘려봐.."



동생이 알려준 가성비 좋은 파스타집으로 약속 잡고 ㄱㄱ


신사도 정신으로 먼저 와서 기다리려고 했는데 주차비 아끼려고


동사무소 찾다가 지각함..


레스토랑 도착..


나보다 대가리가 하나 더 있는 모델같은 알바가 문 열어줌..


테이블이 꽉찬걸 보니 맛집인듯..굿 초이스 ^^..


"저 예약했는데.."


ㄴ"성함이?"


"백달구요.."


ㄴ"일행분 와 계십니다..테이블 안내 도와드리겠습니다.."


오호호...존나 긴장돼...ㅋㅋㅋ


누굴까..안이뻐도 돼..그냥 평범하면 돼..피부만 좀 하얬으면..


자 지금부터 확인 들어가 보겠습니다~


따라라라 쿵짝짝 쿵짝짝 쿵짝짝~


여자 혼자 앉아 있는 테이블은 오직 하나..


코너를 돌자 실루엣이 보인다..


싸늘하다..


가슴에 비계가 날아와서 꽂힌다..


그...그...걔 있잖냐..


학생들 폭행해서 짤린 서울대 음대 교수같이 생긴 여자애가 앉아있음..


물론 그여자보단 조금 날씬하지만 의미없는 숫자놀음..


기사도 정신으로 내색하지 않았다..


나도 많이 부족한놈 아니던가..


제발 늦었다고 불같이 화내고 나가버렸으면 좋겠다만


순한 말투로 웃으며 인사를 하네..


해물파스타 시킴..


다른 메뉴들은 뭘로 만든건지 알수 없는 이름들뿐이라..


그리고 피자도 한판 시킴..


좀 양이 많은듯 하지만...


원래 촌놈들은 짜장면 2개 시키면 탕수육도 하나 시키는 버릇이 있다..


안그럼 외식하는 기분이 안남..


카톡 프로필에 얘는 꽃밭...나는 람보르기니를 올려놔서 서로에


대한 외모를 모르고 나옴..


목소리는 겁나 좋았는데..


나도 노력중이지만 얘도 싫은 내색없이 생글거리며 잘 먹더라..


이와중에 스파게티는 겁나 맛있었음..


내가 새우를 안먹고 남겼더니 왜 안먹냐며..


까먹기 귀찮아서 그렇다니까 나이프 2개로 능숙하게 해체해서


내 접시에 올려줌..


뭐냐..


왜 이런거에 호감도가 상승하는건지..


피자가 반정도 남았는데 포장해서 피클까지 챙겨 넣어쥼..


"이거 랩 씌우지 말고 전자렌지에 돌리세요.."


뭐...뭐냐...호감도가 계속 올라가..


먹을만큼 먹어서 식당을 나오는것처럼 행동했지만 2시간 넘으면


견인조치 한다는 동사무소 경고문땜에 매우 불안했다..


처음 봤을때만 해도 이따가 다리를 절어볼까 별의별 내 매력도를


떨어뜨릴 궁리를 존나게 했는데 웬지 조금 더 같이 있고 싶어짐..


그렇다고 술을 먹는다거나 지루하게 영화를 보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나 : "저기 의상디자인 전공하셨다고.."


교수님 : "네.."


"저 정장사야 되는데 좀 골라주세요.."


ㄴ"지금이요?"


"네.."


ㄴ"그래요.."



지금 딱 이정도다..


같이 옷을 사러 가고 싶은 정도의 호감..


절대로 애프터를 한다거나 밤늦게 술을 마실정도는 아님..


아무리 외모가 육중해도 처음 본 소개팅남이 지 옷좀 골라 달라는게


좃같고 자존심 상할법도 한데 마치 지 옷을 사러 가는것마냥


신나서 매장을 휘젓고 다님..


얘땜에 정장 안감 패턴이 중요한지 처음 암..


새로 산 정장을 들고 매장을 나오는 길..


이미 동사무소 데드라인 4시간을 넘겼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좋음.


견인됐을줄 알았던 내 차가 멀쩡히 서 있는걸 보니 행복하기까지 함..


뭔가 얘 복덩이 같음..


무의식적으로 얘한테 잘 보이기 위한 행동까지 하는 나를 보고


흠칫놀람..


교수님 집까지 모셔드리고 집으로 돌아오는길..


뭐지..이 오랜만에 느껴지는 심리적 안정감...


며칠후 시크한척 문자를 보냈지..


몇시간후 돌아온 답장..


'죄송해요 그날 제가 잘못된 사인을 드린것 같아요..

다른 좋은분 만나실거에요'


개씨발 빡치네..진짜...



시골의_다나 (비회원)
    • 글자 크기
댓글 3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187 원피스 상디 요리책을 구입한 디씨인4 사니다 381 3
1186 (고전) 길에 쓰레기 안 버리는 남친5 개Dog 460 3
1185 공익 급발진.jpg4 잊지맙시다 576 3
1184 만화 우리 남편이 달라졌어요2 붉은언덕 335 3
1183 언냐들이 극혐하는 여름패션.jpg1 1등당첨자 432 3
1182 친오빠가 요리 유튜버면 생기는 일1 미친강아지 336 3
1181 군대 자살 막은 선임 썰.ssul2 휴지끈티팬티 474 3
1180 언니에게 별 다섯개 준 썰3 제미니 592 3
1179 백신 맞고 딸치다 입원한 사람.jpg3 뚝형 806 3
1178 만화 여자를 꼬시는 방법..manhwa3 gawi 585 3
1177 가출한 남친찾으러 헬스갤러리에 간 여친4 마춤법파괘자 599 3
1176 만화 용사와 마왕이 사귀는 manhwa1 붉은언덕 386 3
1175 만화 김연경 선수 팬이 그린 만화.jpg2 뚝형 336 3
1174 pc방 알바 썰5 개Dog 817 3
1173 남편들이 감동받는 순간1 1등당첨자 413 3
1172 여친 사촌동생이 전여친입니다3 오마이가뜨 547 3
1171 지금 여자친구 사귈때 진짜 안맞고 이상형도 아니었는데1 냥이사모 423 3
1170 만화 국민연금 manhwa2 붉은언덕 338 3
1169 만화 인어공주 실사 리메이크 manhwa(약스포)3 붉은언덕 383 3
1168 엄마랑 레고 조립한 디씨인5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409 3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