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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소리를 흉내내서 집으로 들어오려던 그것 (실화)

title: 이뻥아이돌공작2018.07.04 16:56조회 수 1930추천 수 3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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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살때 추석연휴때 일이다.


명절때 고향에 가지않는 친구 몇이모여 술을 한잔 하기로 했다.

대여섯명정도 모여 조촐하게 놀려고 했었는데 생각보다 한가한 인간들이 많아서
열댓명정도 모여 의도치않게 판이 커져버렸다.

밤 1시쯤.
한참 음주를 즐기고 있는데 전화기가 울렸다.

발신자를 보니 엄마였다.

나는 대뜸 불안안해지기 시작했다.

엄마는 정말 웬만한 일이 아니면 밖에있는 자식들에겐 전화를 하지 않았다.


술자리를 빠져나와 조용한 곳에서 전화를 받았다.

엄마는 불안한 목소리로 나에게 집에 오면 안되겠냐고 물었다.

나는 무슨일이냐고 물었다.

엄마는 속삭이는 목소리로 밖에 누가 있는데 자꾸 집에 들어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나는 즉시 전화를 끊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면서
형에게 전화를 걸어 집으로 오라고 말했다.

헐레벌떡 집으로 달려가보니 다행이 집에서 멀지않은 곳에 있던 형이
먼저 도착해 엄마와 안방에 앉아 있었다.

나는 무슨일이냐고, 누가 왔었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형은 나에게 너 어디 있었냐고 물었다.
친구들이랑 00동에 술마시고 있었노라고 대답을 했다.

내게 정말 집에 다녀가지 않았냐고 물었다.

나는 그런적 없다고 대답하자 엄마는 무슨일이 있었는지 말을 해주셨다.


해가지고 형과 내가 외출을 하고 엄마는 연휴에 피로가 쌓여 
일찍 잠을 자려고 하셨는데 마침 이웃에 친구분이 찾아와 음식을 나눠 드시며
늦은 시간까지 수다를 떨며 노셨다고 했다.

12시가 넘어 친구분이 돌아가신 후에 
엄마는 안방에서 티비를 보고 계셨다고 했다.


그때 대문소리가 들렸다고 하셨다.

엄마는 " 누구세요? " 라고 하시며 대문쪽으로 나가는데

문밖에서 내가 " 문 열어주세요. " 하더란다.


엄마는 이상한 느낌에 발걸음을 멈추고 물어보셨다.

" 늦는다면서 일찍왔네. 무슨 일 있었나? " 라고 물으니 

내가 " 빨리 열어 주세요. " 라고 하더란다. 


분명히 내 목소리였다고 했다.

목소리는 분명 나인데 말투는 아주 건조했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나는 집에선 엄마에게 존댓말을 하지 않았다.


엄마는 문밖에 있는게 내가 아님을 짐작하고 

" 잠깐만, 엄마 옷갈아 입고있다. 잠시만 기다려라. " 라고 말하니까

" 아- 빨리 열어주세요. 다리아파요. 빨리요. " 라고 
짜증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고 했다.


엄마는 전화기를 집어들고 형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처음엔 형이 받지 않자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밖에 있는 그것이 들을까봐 작은 목소리로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신거였다.

엄마는 전화를 끊고 문뒤에 숨어 고개만 빼꼼히 내밀어 대문밖을 훔쳐보니
문밖에 그것은 아무 말도 안하고 대문고리를 잡고 한번씩 흔들어 보았다고 했다.

우리집은 대문이 낮아 보통의 성인남자 코정도 까지는 보이는데
엄마의 말로는 만화 코난이나 김전일에 나오는 범인그림자 같은게 
좌우를 살피더니 문고리를 한번 흔들어보고 " 엄마-" 하고 부르더란다 

한참을 그러더니 

" 에이 씨X !! " 이라고 나즈막한 소리로 욕을 하더니
대문 오른쪽 내리막길로 내려가는 두개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란다.


그러더니 왼쪽 오르막쪽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형이 집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나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못가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안방에서 엄마가 잠들때까지 곁에서 밤이 새도록 잠들지 못했다.


내가 17살때는 내게 엄마목소리를 흉내내던 무언가가 집으로 들어오더니
이제는 내목소리까지 흉내를 내가며 우리집에 들어오려는 그것은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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