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러

지난달 내가 겪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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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나는 낮에 혼자서 차를 운전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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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자형 교차로에서 신호 대기에 걸리는 바람에, 나는 심심해서 여기저기 시선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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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문득 백미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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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차 뒤에는 웨건이 멈춰 있었고, 운전석에는 남자가 앉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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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별다를 문제가 없었지만, 조수석에 이상한 것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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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것이라고는 해도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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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옷을 입은 긴 머리카락의 여자가 조수석에 앉아 있었습니다만, 모습이 묘하게 이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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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에 앉은 운전석의 남성보다 앉은키가 너무 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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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의 위치가 남성의 어깨쯤에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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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라면 그 정도 키라도 이해가 되겠지만, 그 여자의 머리 크기나 어깨 폭을 봐서는 분명 성인 여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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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보통 자리에 앉으면 남자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곳에 머리가 있을텐데, 그 여자는 어떻게 봐도 머리가 너무 낮은 곳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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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눈도 이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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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썹과 눈매가 완전히 치솟아, 차 바깥의 무엇인가를 노려보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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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러로 보일 뿐이었지만, 나는 그 여자의 모습에 등골이 오싹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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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흔들리는 것인지 내가 떨고 있는 것인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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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사이 신호는 파란불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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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둘러 액셀을 밟고, 좌회전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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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다시 백미러를 보자, 웨건은 그대로 직진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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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이 길은 T자형 교차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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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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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건은 앞에 있는 벽에 무서운 기세로 충돌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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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둘러 차에서 내려 웨건 쪽으로 달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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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차에서도 사람들이 내려 달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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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운전석을 들여다 본 나는, 너무나 큰 공포에 사로잡혀 말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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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건 안에는 한 명만 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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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붉은 옷을 입고 있는 긴 머리의 여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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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수석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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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만이 실제 존재하는 것이고, 남자는 귀신이었던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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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마지막으로 무서운 것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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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내가 백미러로 보았던 것처럼 붉은 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것은 피에 젖어서 붉게 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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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하얀 옷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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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대체 거울을 통해 무엇을 보았던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