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행복한 아주머니

title: 병아리커피우유2015.10.22 11:45조회 수 920추천 수 5댓글 3

    • 글자 크기

어렸을 때 저는 달동네에 살았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형편이 다들 좋진 않았지만, 서로 도우면서 가족같이 지냈습니다. 어느 날 한 아주머니가 저희 동네로 이사 왔습니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져서 이사를 오게 되었다고 들었죠. 그 아주머니는 이사를 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가방에 거울을 잔뜩 넣고 돌아다니면서 거울을 팔았습니다. 생계유지를 위해선 거울이라도 팔아야 한다면서 말이죠.

매일 같이 행복해 보이는 미소를 달고 다니셔서 아이들은 그 아주머니를 행복한 아주머니라고 불렀습니다. 곧 그 아주머니는 동네사람들하고 아주 많이 친해졌습니다.

어느 날 엄마의 심부름으로 근처 구멍가게를 향하던 나는 행복한 아주머니가 저 멀리서 걸어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주머니는 언제나처럼 미소를 지으며 막 심부름거리를 사고 나오는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안녕 꼬마야. 거울을 하나 살래?"

우리 집엔 거울도 있었고, 어린 저에겐 그런 돈도 없었기에 고개를 가로 저었습니다.

순간 너무나도 놀라고 말았습니다. 제가 사지 않겠다고 고개를 흔드는 순간 아주머니의 얼굴이 불쾌한 걸 봤다는 표정으로 일그러졌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필요하면 꼭 사렴."

생각해보면 돈이 없어 보이는 꼬마인 저에게 거울을 사라고 이야기한 것도 이상한 거죠. 그 날 이후로 저는 아주머니가 조금 무서워져서 두 번 다시 마주치지 않기 위해 피해 다녔습니다.

며칠 뒤 저는 이상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제 친구와 놀다가 들은 얘기였습니다.

"나 요즘 너무 무서워."
"뭐가?"

"며칠 전에 엄마가 이상했어."
"왜?"

"아빠가 절대로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괜찮아. 비밀로 해줄게 말해봐."
"아, 정말로 안 되는데……. 그럼 꼭 비밀 지켜야 돼?"

이야기는 이러했습니다.
어느 날 행복한 아주머니가 친구의 집으로 찾아와서 친구의 어머니에게 거울 사기를 권했다고 합니다. 마침 거울이 필요했고 다들 힘들게 사는걸 알기에 친구의 어머니는 거울을 사셨다고 하네요. 티비 옆에 거울을 세워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날부터 친구 어머니께서 손거울을 수시로 보시면서 웃고 계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엄마……. 엄마…….왜 자꾸 거울만 봐…….응?"
"엄마 정말로 예쁘지 않니?"

"응?"
"참… 곱다……. 참… 예쁘다……."

참다못한 친구 아버지께서 거울을 부셔 버리셨다고 하네요.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지만, 며칠 전 저에게 신경질 내듯한 아주머니를 생각하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친구랑 헤어지고 집에 돌아갔는데, 저희 어머니는 그 아주머니의 손거울을 들고 계셨습니다. 저를 보고 거울로 시선을 옮긴 엄마는 조용히 중얼거리며 집안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참… 곱다……. 참… 예쁘다…….“

순간 이성을 잃어버린 저는 어머니의 손거울 뺏어서 마당에 던져버렸습니다. 왜 그랬냐고 엄청 혼났지만, 당시 저는 어머니를 기이한 무언가에서 지켜냈다고 뿌듯했습니다.

혹시 우연의 일치로 친구 어머니와 저희 어머니께선 비슷한 말을 한 걸지도 모릅니다만, 얼마 후에 동네어르신들이랑 행복한 아주머니랑 싸우고 이사 가신걸 생각하면 역시 기이한 무언가가 있었던 건 아닐련지요.

    • 글자 크기
댓글 3

댓글 달기


제목 글쓴이 추천 수 조회 수
고딩이랑 ㅅㅅ한 33살 썰10 마춤법파괘자 4 8472
내가 벤츠를 안 사는 이유10 title: 애니쨩노스트라단무지 5 375
36살 까지 살고 있다는 강아지10 내이름은유난떨고있죠 4 13614
혐오주의) 햄스터 고문하고 방치한 디시인10 title: 연예인1버뮤다삼각팬티 3 1582
저기.... 시작한지 이틀??10 NoveltyBoy 3 676
낙하산 없이 자유낙하10 여고생너무해ᕙ(•̀‸•́‶)ᕗ 3 886
암투병하던 36살 아내 .jpg10 시티은행 4 36062
남자눈에만 보이는 존재감10 닭강정 5 408
외모 때문에 억울한 카이스트 박사님10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3 4955
일하다가 졸도하는 알바녀10 k2k23 5 476
요즘 10대들한테 ~하삼 이라고 말하면..10 배또롱 4 2312
vip 될라고 노가다 중인데ㅡㅡ10 미니이니 10 734
미술학원에서 성기 노출 썰10 도둑질한_헨더슨 3 19681
"후배 여직원이 자꾸 대쉬해서 걱정입니다"10 당근당근 3 40504
식당에서 오징어 덮밥 시키지 마세요......jpg10 그란데말입니 3 419
검거되었다더니 하루만에 사기글 올라왔네요.10 지혜로운바보 3 616
일진녀에게 붙잡힌 찐따 manhwa10 붉은언덕 3 9137
레벨 어떻게 올리나요10 그냥사람 4 2451
인류가 멸망할뻔 했던 충격적인 사건10 title: 유벤댕댕빚과송금 3 29891
세상 사는 맛을 느낀 남편10 몬스터X 3 233
첨부 (0)